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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세계의 시장’
[BUSINESS] 요동치는 글로벌 공급망- ② 전망
[124호] 2020년 08월 01일 (토) 장얼츠 economyinsight@hani.co.kr

장얼츠 張而馳 첸퉁 錢童 <차이신주간> 기자

   
▲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시카랑에 있는 오토바이 헬멧 공장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스티커 부착 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헬멧은 일본은 물론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로 수출된다. REUTERS

미국 기업은 중국 공급망 의존을 체감한 적이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가장 치열했던 2019년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 조사에서 미국 기업 87%가 ‘공장을 중국에서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라는 응답은 3%, ‘중국과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로 이전하겠다’는 응답은 10%였다. 2017년과 2018년에 벌인 비슷한 조사에서도 ‘이전할 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각각 92%와 90%였다.
그 이유를 보면, 2019년 미국 기업 95%가 중국 시장에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중국에 투자했고, 그 가운데 24%만 수출도 동시에 고려한다고 답했다. 피더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외국 기업이 대규모로 중국에서 철수한다는 증거가 없다며, 일부 기업이 중국을 떠나는 건 정상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노동집약형 기업은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동남아시아로 이전할 것이고, 중국에서 생존할 수 없는 기업도 있을 것이다.
2020년 4월17일 앨런 비브 주중 미국상의 회장은 “공급망 구성을 주도하는 것은 시장의 힘”이라며 “미국 정부가 비용을 보조하는 등 일부 인위적 요인을 제공할 순 있지만 대다수 미국 기업이 공급망 구성을 검토하도록 만들기엔 부족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주중 미국상의가 회원사에 ‘중국+1’ 전략에 따라 동남아와 멕시코 등에 공장을 세워 공급망 위험을 분산하도록 독려했다고 밝혔다.
케르 깁스 상하이 미국상의 회장은 코로나19로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철수하진 않겠지만, 다음 감염병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각심은 갖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처럼 파괴력이 강하고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이번 세기에 한 번만 출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메르스와 사스 등 비슷한 바이러스가 있었고 앞으로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 공급망 다원화가 큰 흐름이 될 것이다.”

   
▲ 인도 제2의 제약업체 루핀의 생산공장에서 직원들이 알약 검사 작업을 하고 있다. 미국은 복제약의 40%를 인도에서 수입하는데, 인도 제약사는 원료의 70%를 중국에서 가져온다. REUTERS

위험 방어와 효율 개선
의약산업은 지금 가장 주목받는 분야로 국가안보와도 연결된다. 미국은 복제약의 40%를 인도에서 수입하는데, 인도 제약사는 원료 70%를 중국에서 가져온다. 인도는 원료약품의 공급 중단을 우려했다. 최근 인도 정부는 1천억루피(약 1조6천억원)를 투입해 인도 기업의 원료약 생산을 늘리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등 의료용품을 ‘국민 건강에 직결되는 제품’으로 선정해 별도로 감독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외국인 투자 유치를 맡는 독일투자청(GTAI) 아힘 하르티히 투자부 집행이사는 “최근 독일 정부가 의료제품 시장에 개입해 유럽 차원에서 지역 공급망을 구성할 필요를 고민했다”며 “하지만 이렇게 하면 수익성과 기업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4월9일 유럽연합집행위원회 통상총국 자비네 바이안트 국장은 온라인 세미나에서 자급자족 방식은 효율이 떨어지고 믿을 수 없는 선택이라며 되도록 많은 국가가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해 부품 공급 다원화를 실현하는 게 확실한 대응책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다국적 컨설팅 전문 회사 매킨지의 알리케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타이 홍수가 발생한 뒤 공급망 유연화 논의가 유행했지만, 몇 달이 지나 기업이 정상을 회복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공급망의 위험 방어가 아닌 효율 개선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실적 개선을 우선해온 많은 다국적기업의 정책 결정에서 앞으로 위험 예방이 중요한 요소가 되고 주주도 공급망 유연성 강화를 요구할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나타났던 동향, 예를 들면 원격 업무와 공급망 지역화 등이 확대될 것이다.”
그에 따르면, 공급망 지역화에는 두 가지 방향이 있다. 먼저 서로 다른 국가에서 공급업체를 찾아 공급망의 지역화를 실현하는 것이다. 의약 분야에서 이런 방식을 채택해 서방국가가 인도와 중국의 원료약 의존도를 낮출 전망이다. 그다음은 재고 물량 확대다. 세계 각지에서 재고 보유량을 지금의 1주치에서 6주치로 늘리면 각국의 도시 봉쇄에 대응할 수 있다.
재고 확대와 공장 신축은 둘 다 기업 운영비를 늘린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모리스 코언 교수는 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경비 절감과 위험 방어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코로나19 사태는 저울이 위험 방어 쪽으로 기울어지게 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비교우위
공급망 조정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자 외국인 투자와 산업사슬 공급망 안정을 유지하는 게 중국 정부의 주요 업무가 됐다. 4월23일 공업정보화부 운행감독조율국 황리빈 국장은 국가신문판공실 기자회견에서 오랫동안 다국적기업이 세계에서 생산요소를 배분할 때 효율과 비용에 집중했고, 앞으로 일어날 조정은 기업의 선택이지 정부 의지로 결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황리빈 국장의 얘기다. “거대한 시장 규모는 글로벌 산업사슬이 중국에 머물도록 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완벽한 산업체계와 기반시설은 중국이 글로벌 산업사슬로 발전하게 된 강점이다. 코로나19는 글로벌 산업사슬 또는 공급망이 더욱 다원화되고 유연한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할 것이다. 우리는 더 높은 효율과 더 훌륭한 서비스, 더욱 우수한 기업환경으로 모두를 붙잡을 것이다. 앞으로 공업정보화부는 국제시장에 원료약과 생활필수품, 방역물자 등을 공급해 글로벌 산업사슬에서 영향력을 갖는 기업과 핵심 제품의 생산과 수출을 보장함으로써 국제 공급망을 안정시킬 것이다.”
단기적으로 국내 공급망을 조정해야 하는 압박은 크지 않다. PWC홍콩 파트너 얀 니콜라스는 고객사와 함께 2011년 타이 홍수로 공급망 단절 문제를 처리한 경험을 소개했다. “위기가 지난 뒤 다국적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급망 안정과 생산능력의 신속한 복구여서 단기간에 기존 공급업체를 찾아 서둘러 생산을 재개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전망이 어두운 것도 외국 기업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현금을 보유해야 할지 망설이는 이유다. 2020년 4월 초 조사에서 화난 지역 일본 기업의 22.3%가 중국에서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8.6%는 축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응답했다.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응답은 69.1%였다. 아힘 하르티히 독일투자청 집행이사는 “코로나19 발생 뒤 접수한 자문 건수가 15~20% 줄었다”며 “투자자 대부분은 사업을 연기했을 뿐 취소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국외에서 많은 경쟁사가 나타났지만 중국 기업은 경쟁력을 자신했다. 광저우야야오(廣州雅耀)전기유한공사는 30년 가까이 스웨덴 기업 이케아에 조명 제품을 공급했다. 한지제 부총경리는 베트남 등과 비교해 중국은 산업클러스터에 강점이 있다며 공장에서 필요한 수만 개 부품을 주장강삼각주 지역에서 모두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혁·개방 이후 40년 넘게 제조공법과 경영기법을 축적해 다른 지역보다 앞서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공장이 이전하려면 시기와 지역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인건비는 물론 해당 산업이 현지에서 얻을 수 있는 종합적인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 진입 문턱이 낮은 조명기구 제조업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중국 기업은 각자 특색이 있다.” 이 회사는 이케아에 납품한 제품의 납기 준수율이 99.9%에 이른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색된 국제관계를 지정학적 충돌이라는 큰 배경에서 가늠하는 중국 기업도 있다. 매출 80%가 국외에서 나오는 장쑤성의 복제약 제조사 임원이 상황을 설명했다. “중국 국외무역은 5년에 한 차례씩 지정학적 갈등에 휩싸인다. 지난번에는 일본, 이번에는 미국이었다. 이런 무역관계 불안정은 수출기업에 큰 영향을 끼친다. 결국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세워 도전에 대응하게 됐다.”
오구리 일본무역진흥기구 상하이대표처 수석대표는 외국 기업이 가장 바라는 건 지속적인 기업환경 개선이라며, 특히 2020년 1월1일부터 실시한 ‘외상투자법’을 이행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이 기구 대표처 가와부치 히데오 부소장은 주중 일본 기업은 불공정한 경쟁 환경과 정책 투명성 부족을 가장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오구리 대표에 따르면, 중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일본 기업이 중국 투자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3월17일 시세이도가 상하이에 화장품연구센터를 세우기로 했고, 4월17일 일본 유제품 제조사 야쿠르트는 우시첨단산업단지에 3억달러를 투자해 제2공장을 신축하기로 했다. “일본 기업은 먼저 시장이 어디 있는지 고려한 뒤 공장을 어디에 세울지 결정한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자 세계의 시장이다. 코로나19 사태도 이 사실을 바꿀 수 없다.”

ⓒ 財新週刊 2020년 제17호
全球供應鏈騷動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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