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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와 사료로 검증한 반일 종족주의론
[편집자에게 듣는 경제와 책]
[124호] 2020년 08월 01일 (토) 고우리 woori@hanibook.co.kr

고우리 한겨레출판 편집부 차장

   
 

<‘반일 종족주의’의 오만과 거짓>
전강수 지음 | 한겨레출판 펴냄 | 1만6500원
처음부터 이 책을 기획한 건 아니다. 처음엔 토지경제학자인 전강수 교수(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님과 함께 대한민국 부동산 문제를 비판적으로 짚어보려 했다. 원고를 집필하고 있을 때 여섯 명의 저자가 함께 쓴 <반일 종족주의>가 출간됐다.
책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페이스북에 올린 비판 글이 기폭제가 돼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급기야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 기이한 열광이 지난 얼마 뒤 전강수 교수님에게 연락이 왔다. “지금 내가 이것을 쓰지 않으면 안 되겠소.”
전강수 교수님은 <반일 종족주의> 핵심 저자인 이영훈 선생과 대학원 선후배 사이다. 함께 안병직 선생 밑에서 공부한 인연이 있었다. 안병직 선생은 서울대 운동권의 대부였다. 선생의 한국경제사 강좌에는 경제학과는 물론 서울대가 떠들썩할 만큼 많은 학생이 몰렸다. 이영훈 선생은 그중에서도 발군의 수제자였다고 한다.
그런 이영훈 선생이 쓴 <반일 종족주의>와 그 후속작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은 전강수 교수에게 충격적인 변절로 다가왔다. 그 이념적 우회전을 가장 잘 증언해줄 사람이 전강수 교수다. 그는 이 책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편집자로서 동의하고 지지해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영훈 선생은 스승 안병직 선생과 더불어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한 대표적인 경제학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힘을 실어준 뉴라이트의 선봉 세력이다. <반일 종족주의> 저자 여섯 명 중 다섯이 경제사 전공자다. 책은 일제강점기 경제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일제강점기에 토지 수탈이 없었다? 쌀 수탈도 없었다? 산미증식계획으로 조선 농민이 잘살게 됐다? 등). 저자들은 모두 일제의 식민지 수탈 자체를 부정한다.
<반일 종족주의>가 나온 뒤 역사학계를 중심으로 반박서 몇 권이 출간됐다. 이를 반박한다며 다시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이 나왔다. 하지만 지금껏 <반일 종족주의>의 경제사 서술을 정면으로 반박한 책은 없었다. 이런 주장과 반박, 재반박에 이어 또 다른 재반박에 이르기까지 반일 종족주의를 둘러싼 학계 논쟁은 무엇이 진실인지 혼란스럽게 한다. 우리는 ‘저명한 학자’라는 타이틀의 후광 때문에 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할 때도 있다. 주장과 반박에 뒷받침할 근거는 있는가. 논리는 얼마나 탄탄한가. 방어 논리는 정교한가. 그 결론은 믿을 만한가. 우리는 이런 것을 따져봐야 한다.
저자 전강수 교수가 반일 종족주의에 반론하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나는 ‘주장’이 어떤 전략과 방법을 거쳐 ‘그럴듯한 것’으로 성립되는지 생생히 볼 수 있었다. 저자는 원본을 꼼꼼히 해체하고 분석하면서, 범인을 찾아가는 추리소설처럼 거침없이 반론을 펼쳐나간다. 통계와 사료를 일일이 검증했다.
‘미 전시정보국 49번 보고서’에 나와 있다는 문단은 몇 군데서 뽑은 문장을 한 문단처럼 합쳐놓았으며, 뽑힌 문장도 원문 그대로가 아니고 교묘히 각색돼 있었다. 학자로서 써선 안 될 방식으로 주장을 전개하기도 했다. 자기에게 유리한 내용만 취사선택해 쓴 것이다. 위안부 문제에서 문옥주 할머니 증언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면서도, 정작 일본인 헌병에게 강제로 연행됐다고 증언한 내용은 믿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장에 맞선 반론을 전개할 때마다 실체가 점점 뚜렷이 드러난다.
전강수 교수는 이렇게 정리한다. “그는 한국인의 반일 종족주의를 개탄하지만, 실상은 자신이 ‘혐한 종족주의’에 빠져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진실이 진실이라고, 마음 놓고 자녀들에게 가르치시라. 그 반대가 아니라.
전강수 교수는 대학원에서 일제강점기 한국경제사를 전공하고 〈식민지 조선의 미곡정책에 관한 연구〉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제의 경제 수탈을 연구한 전문 식견을 가진 학자다. 경제 수탈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토지 수탈과 쌀 공출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외 사료를 섭렵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반일 종족주의론, 토지 수탈, 쌀 수탈, 한일 청구권 협정, 위안부 문제 등 다섯 가지 주제에 걸쳐 <반일 종족주의>와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의 주장을 치밀하게 검토한다. 두 권에 나오는 반일 종족주의론을 모두 꼼꼼히 읽고 종합해 반박한 유일한 책이다. <반일 종족주의>에 반박할 책 단 한 권을 찾으신다면 이 책을 권한다.

   
 

거대한 분기점
폴 크루그먼·토마스 프리드먼·최배근·데이비드 그레이버·토마스 세들라체크·타일러 코웬·뤼트허르 브레흐만·빅토어 쇤베르거 지음 | 최예은 옮김 | 한스미디어 펴냄 | 1만5800원
책은 경제학 권위자, 신진 학자, 저널리스트 등 8명이 자본주의와 경제 미래를 전망한 논설집이다. 거대한 분기점에 다다른 오늘날 시급히 논의해야 할 주제를 다룬다. 코로나19 이후 각국에서 논의하는 기본소득도 소개한다. 자본주의 미래와 그 보완책을 놓고 저자들의 시각이 다르다는 게 특징이다.



 

   
 

코로나 시대, 부의 흥망성쇠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지음 | 시목 펴냄 | 1만6800원
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변화하는 거시경제를 예상한다. 1장은 코로나가 불러온 경제 지각변동, 2장은 언택트 기반 서비스 산업을 다룬다. 3장은 명암이 엇갈리는 투자 시장, 4장은 코로나발 타격이 우려되는 전통산업을 얘기한다.






 

   
 

빅체인지: 코로나19 이후 미래 시나리오
최윤식 지음 | 김영사 펴냄 | 1만6800원
미래학자인 저자는 강제적으로 경험하는 비대면 시스템이 대면 시스템으로 되돌아간다고 전망한다. 소비가 급반등하고 정부 경기부양책이 쏟아지고, 막대한 빚으로 생명을 유지한 기업과 국가는 2년 안에 파산한다고 내다본다. 동학개미운동으로 투자 흐름이 대전환하고, 암호화폐는 사라지고 정부 주도 디지털화폐가 부상한다고 예상한다. 양극화, 진영 갈등, 혐오가 심화한다고 전망한다.




 

   
 

성두현의 자본론 읽기
성두현 지음 | 해방 펴냄 | 2만2000원
마르크스가 쓴 <자본론>을 혼자 읽기 쉽지 않다. 책은 <자본론>을 실천적이고 혁명적으로 읽는 길을 제시한다. 예를 들면 <자본론> 전반에 관철된 ‘물신성’ 개념을 정확하게 짚어준다. 생태 문제, 여성 문제를 현실과 연계해 <자본론>의 의의를 설명한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0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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