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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 맞은 독일 청년들
[COVER STORY] 위기의 코로나 세대- ① 실업
[123호] 2020년 07월 01일 (수) 마르쿠스 데트머 economyinsight@hani.co.kr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경제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여러 나라에서 고용시장 충격이 커지고 있다. 이 유례없는 재난의 충격은 노동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세계의 청년에게 더 가혹했다. 채용 기피에 따른 취업난은 물론 직업교육 기회조차 얻기 힘들다. 독일 청년과 한국 청년의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 세대’로 불리는 청년층의 고용 현실은 필연적으로 일자리 양극화 심화와 불평등 악화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_편집자

마르쿠스 데트머 Markus Dettmer 프랑크 호르니히 Frank Hornig
안톤 라이너 Anton Rainer 토마스 슐츠 Thomas Schulz
게랄트 트라우페터 Gerald Traufetter 로빈 빌레 Robin Wille
<슈피겔> 기자

   
▲ 제약 기술자를 위한 독일의 한 직업학교 교실이 코로나 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로 텅 비어 있다. REUTERS

어쩌면 이는 나라 전체에 안개처럼 드리운 미래를 향한 공포일 수도 있다. 야부즈 다스킨은 기센과 함부르크 대학에서 공부한 6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교환학생, 여섯 번의 인턴십이 모두 헛된 물거품이 되는 건 아닌지 두렵다.
그는 올가을 회사에 다니면서 재학생 취업자로 졸업논문을 쓸 생각이었다. 많은 회사에 지원서를 냈지만 대부분 거절당했다. 답변은 똑같았다. 코로나19 탓에 재학생 취업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다스킨은 “계획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청년들의 ‘경제적 흉터’
요즘에는 어디서나 이런 상황에 부닥친 직업학교와 대학 졸업생 얘기를 들을 수 있다. 여행사 직업교육이 취소되고, 마케팅 회사 교육생 자리가 없어졌다. 신입 호텔리어가 갈 곳이 없고, 항공사 루프트한자에서 일하는 게 꿈이던 젊은 엔지니어는 취업할 수 없다. 정식 직업교육생으로 취업한 사람이 거의 없는 직업학교 졸업반 학생은 공황 상태다.
2020년 젊은이 50만 명이 졸업해 사회로 나온다. 독일 연방 노동청장 데틀레프 셸레는 이들이 ‘얼어붙은’ 노동시장에 진입한다고 말했다. 늦여름에는 직업훈련생 50만 명이 견습을 시작하려 한다. 그때까지 그들을 받아줄 곳이 몇 개나 남아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셸레는 “2020년이 코로나19의 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기업에 직업교육을 계속하라고 압박한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심각한 경기침체 상황인 것을 고려하면 직업교육 감소는 피하기 힘들다.
현재 20~30대에겐 어이없는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 세대는 끝없이 계속될 것으로 보였던 호황기, 독일 경제가 계속 성장한 황금기에 태어나 자랐다. 실업률은 역사상 최저 수치를 기록했고, 인력은 부족한데 일자리는 넘쳐났다. 얼마 전까지 그들 삶은 어떠했는가? 어떤 미래가 이들을 기다렸던가? 졸업 뒤 우선 세상을 둘러보기 위해 외국에 나갔다가, 때가 되면 일자리를 찾았다. 구직 활동도 그다지 필사적이지 않았다.
위험을 조금 감수하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세워도 되고, 처음엔 돈을 조금 적게 벌더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로 결정해도 됐다. 새 직업 세계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모바일 또는 글로벌? 중국 상하이 공유 오피스에서 온라인 마케팅을 해보는 것? 세상이 그들에게 열려 있었다.
그러나 이 시대는 끝났다. 코로나19 사태는 경제 분야와 노동자에게 충격을 주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가장 고통받는 이는 아마 젊은이일 것이다. 금융위기 때도 그랬고, 코로나19 사태에선 더욱 그럴 것이다. 지금까지 약 75만 개 기업이 단축근무를 신고했다. 이런 상황에 누가 인턴 자리를 만들어 교육생을 받고 싶겠는가? 고용을 줄여야 할 판에 얼마나 많은 기업이 경험 없는 초심자를 고용할까? 2~30대 가운데 약 30%가 기간제 계약직으로 일한다. 이들은 상황이 악화하면 일차로 해고된다.
아직 각 고용기관과 인사부서에서 발표한 최종 데이터가 많지 않지만, 징후는 명확하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수공업 업체 가운데 4분의 1이 직업훈련 축소를 계획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젊은 전문가’들을 위한 초심자 일자리가 3월 초부터 4월 말까지 거의 40% 정도 줄었다고 분석했다. 케임브리지 노동시장연구원의 크리스토퍼 라우가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주 동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5살 미만 노동자의 10%가 일자리를 잃었다.
여기에 도덕적 위기도 추가된다. 얼마 전까지 지구를 구하는 일을 가장 중요한 삶의 목표로 정의한 젊은이 수백만 명이 해당한다. 이들은 일자리가 몇 개 없어지더라도 더 지속가능한 경제, 더 공정한 자본주의, 더 기후친화적인 기업을 요구했다.
‘그레타 세대’(Z세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가 되고 싶던 청소년이 경제성장 정책에 심하게 반대하기 힘든 코로나19 세대가 되어야 하는 저주를 받은 것이다. 만약 자기 직업의 미래를 희생해야만 한다면, 누가 경제를 희생해 기후를 보호하자고 시위할 수 있을까?
게다가 한두 해의 일도 아닐 것이다. 과거 경제위기에서 증명됐다시피, 불황기에 노동시장에 진입한 사람은 장기간에 걸친 저임금과 경력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금융위기 이래 잘 연구된 이 효과를 경제학자들은 ‘경제적 흉터’라고 말한다. 영향받은 이들에게서 수십 년 동안 흔적이 보이기 때문이다.

   
▲ 독일의 한 철강업체에서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지금 청년 세대는 이런 업체에서 기술을 배울 기회조차 갖지 못 할 것이다.REUTERS

직업교육마저 부실투성이
함부르크의 대학생 야부즈 다스킨은 그중 한 명이 될 수도 있다. 회사에서 일하며 현장 가까이에서 졸업논문을 쓸 수 없다면, 직업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채용 기회와 초임이 줄어든다. 다스킨은 이미 전공과 상관없이, 그저 안정적이기만 하면 아무 일자리나 찾을까 생각하고 있다.
이후 세대의 상황도 더 나아지긴 힘들 것이다. 몇 달 동안 학교 수업이 없다면, 학생 대부분은 학업 손실을 회복하지 못한다. 교육 연구원들은 생애소득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혼란에 빠진 세대가 코로나19 사태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2020년에만 독일 정부는 366억유로(약 49조5천억원)의 새 공공 부채를 지게 될 것이다. 기업가 타레크 뮐러는 “젊은이는 두 배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서 “이 위기는 더 큰 변화를 야기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좋게 발전할 리 있는가? 한편에는 계속 늘어나는 부를 소유하고, 후대에 기후변화에 시달리는 지구와 거대한 부채를 남기는 베이비붐 황금 세대가 있다. 다른 한편에는 줄어든 소득으로 앞선 세대가 남긴 부채를 갚으면서 동시에 세계가 멸망하지 않도록 지속가능한 경제를 유지해야 하는 그레타-코로나 세대가 있다. 독일에서 유례없을 정도로 세대 갈등 소재가 많은 상황이 아닌가?
로빈 에발트(19)는 위기 속 영웅이지만 그로 인해 아무런 이득도 없었다. 그는 빌레펠트 근처 슈퍼마켓에서 소매업자 직업교육을 받고 있다. 몇 주 전부터 졸업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원래 그는 교육과정을 이미 끝냈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시험이 6월 말로 연기됐다. 그것도 최대한 빠른 시기에 치르는 경우다. 에발트는 계속 일하면서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 “공부할 시간이 없다. 한편으로는 시험을 치를 수 있을지 없을지조차 알지 못한다.”
특히 팬데믹이 벌어진 첫 주는 짜증 나는 시간이었다. 사재기를 하려는 사람들이 슈퍼마켓에 몰려드는 동안, 에발트의 직업교육은 완전히 중지됐다. “우리 교육생들은 계산대에 앉아 있거나 매대 정리만 했다.” 온종일 단순 노동만 했다. 3년차 직업훈련생인 그는 급료로 한 달에 약 1050유로(약 142만원)와 코로나19 위험수당을 받는다. 직업훈련은 거의 못 받았다. 물품 주문 방식은 일이 끝난 뒤 저녁 시간에 스스로 익혀야 했다.

   
▲ 독일 노동부 장관 후베르투스 하일(오른쪽)이 사용자단체 대표와 함께 노동시장 문제를 다룬 학술대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REUTERS

시급한 국가의 재정 지원
교과서에 쓰인 이중 직업교육은 거의 없다. 업체는 교육생에게 현장 경험을 전수해야 한다. 젊고 싼 노동력을 착취하면 안 된다. 코로나19 사태 중이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사람이 물밀듯이 오는 슈퍼마켓에서 무슨 수로 직업교육을 하겠는가? 몇 달 동안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는 호텔에서 어떻게 손님 환대 방식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이런 딜레마를 청년 세대가 감당해야 한다. 잘해야 예상치 못한 초과근무이고, 최악은 해고와 단축근무다. 현재 후자가 대다수다.
독일노동조합총연맹(DGB)의 연방 청년위원장 마누엘라 콘테는 “이미 체결된 계약이 취소되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지원자에게 후일을 기약하며 위로하거나, 면접을 취소한다. 아예 연락을 끊기도 한다. 콘테는 “지금 미래 전문 인력을 양성하려는 생각을 가진 기업가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4월 현재, 직업훈련 지원자 가운데 교육생 계약을 하지 않은 인원이 절반 이상이다. 24만 명 이상이다.
얼핏 보면 이 수치는 아직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4월 독일 전역의 직업훈련생 일자리는 지원자 수보다 7만 개 이상 많다. 이 일자리 가운데 몇 개가 서류에만 존재할지 상황을 예측할 수 없어, 이미 서명한 직업교육 계약을 취소한 기업이 얼마나 되는지 아는 사람이 없다. 팬데믹 여파에서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지 못하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다. 현재 많은 전문가가 경제회복에 몇 개월이 아닌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직업교육생 중 3분의 1이 수공업 업체에서 교육받는다. 독일 수공업중앙회에서 소매업 완화 조처 이전에 회원에게 조사한 것을 보면, 4개 업체 중 하나는 직업교육 참여를 줄이려 한다. 오직 45%만 2019년과 같거나 그보다 많은 직업교육생을 고용할 계획이다.
코블렌츠대학의 사회학자, 노동시장 전문가 슈테판 젤 교수는 “재앙이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독일에선 직업교육이 많이 축소되고 일부 졸업생의 미래가 불확실해질 위험에 놓였다. 젤은 대부분 피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말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없었어도, 그동안 이중 직업 교육 시스템은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최근 직업교육에 참여하는 기업이 전체 기업 중 25%도 안 된다. 비율은 몇 년 동안 계속 하락했다. 책임은 돈 드는 직업교육생 일자리를 계속 줄여온 독일 증시 닥스(Dax)에 상장된 대기업에 있다. 더 작은 업체에서 교육받은 젊은 인력을 나중에 빼내가는 게 훨씬 비용이 덜 든다. 위기 상황에서 허점이 여실히 드러난 전략이다.
독일 수공업중앙회 회장 한스 페터 볼자이퍼는 “지금 직업교육을 하지 않으면, 3년 뒤 전문인력 부족 사태가 지금보다 훨씬 악화한다”고 말한다. 한번 직업교육을 포기한 회사가 다시 직업교육생을 받기란 힘든 일이다. 볼자이퍼는 국가의 재정 지원을 요구한다. 특히 3개월 동안 직업훈련생 평균임금의 75%를 일회성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동기를 부여하는 신호가 될 것이다.”
사회학자 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2020년 말까지 직업교육생 임금을 전부 국가에서 지급하라고 요구한다. 약 55만 명의 직업교육생에게 평균 600유로의 수당을 주려면 약 130억유로가 필요하다. 그는 수많은 지원 프로그램, 채권, 대출, 직접 원조와 비교하면 그리 많은 금액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제부 장관 페터 알트마이어(기독교민주연합)는 노동부 장관 후베르투스 하일(사회민주당), 노동조합 및 고용주 협회 대표들과 비상대책 회의를 할 예정이다. 국가에서 돈을 뿌릴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직업교육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며 상황이 나빠지면 즉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한 경제부 내부 인사는 말했다.
최소한 한 가지에서 경제부 장관 알트마이어와 노동시장 전문가 젤의 의견은 일치한다. 공식 통계 수치는 기만적이다. 독일 연방노동청은 예년보다 2020년 교육생 일자리가 8% 더 축소될 것으로 추정한다. 알트마이어도 만일 적절한 대응 조처가 없으면 가을에는 직업훈련 자리가 더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알트마이어는 내부적으로 전문인력 부족이 계속 심화하고, 그로 인해 경제학자들이 늦어도 2021~2022년에 오리라고 예상하는 코로나19 이후 상승세가 억제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 Der Spiegel 2020년 22호
“Jung, motiviert, abgehängt”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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