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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무력감에 휩싸인 ‘그레타 세대’
[COVER STORY] 위기의 코로나 세대- ② 격차
[123호] 2020년 07월 01일 (수) 마르쿠스 데트머 economyinsight@hani.co.kr

마르쿠스 데트머 Markus Dettmer 프랑크 호르니히 Frank Hornig
안톤 라이너 Anton Rainer 토마스 슐츠 Thomas Schulz
게랄트 트라우페터 Gerald Traufetter 로빈 빌레 Robin Wille
<슈피겔> 기자

   
▲ 제약회사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몇몇 독일 학생이 이 회사가 마련한 직업학교 교실에서 널찍이 떨어져 수업을 듣고 있다. REUTERS

오늘날 독일 청년 세대가 자유롭고 독립적이고 취업 걱정이 없어 보인다 해도, 경제 측면에선 코로나19 이전부터 전망이 그리 좋지 않았다. 청소년 연구자 클라우스 후렐만은 “청년이 부모 세대의 부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들이 할 수 있는 건 기껏해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도 유지할 게 있을 경우에 한해서다.
이는 젊은 노동자건 젊은 고융주건 상관없이 모든 계층에 적용되는 문제다. “청년 세대에게는 코로나19 여파 극복이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자르나 뢰저(32)는 말한다. 이 여성은 앞으로 슈바벤 지방 뮌델스하임에 있는 콘크리트 제조업체에서 가족기업의 경영을 맡을 예정이다. 뢰저는 40살 이하 가족기업가 이익을 대변하는 청년기업가협회 회장이다.
뢰저에 따르면 앞으로 2년 안에 25만 개 가족기업에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것이다. “수세대 걸쳐 쌓아올린 것의 일부를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정부는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도 청년 세대를 위한 정치를 하지 않았다. 그것이 지금 다시 보인다.” 뢰저는 거대한 부채의 산이 기업가정신을 억압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되도록 빨리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국가에도, 더 많은 임금을 주는 일자리가 필요한 젊은이에게도 좋은 변화가 아니다.

세대 간 임금 불평등 급증
지난 수십 년 동안 젊은이와 기성세대의 임금 불평등은 커졌다. 55~64살 평균 순자산은 2013~2019년 많이 늘어났지만 25~34살 평균 순자산은 정체됐다. 25~35살이고 소득수준 최하위에 있는 사람은 물가 상승을 고려해 비교했을 때, 1980년대 중반 같은 나이대 저소득층보다 소득이 5분의 1가량 적다.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루카스 주스탈라는 미국 투자회사 리먼브러더스 파산 뒤 직업 초보자가 경제 붕괴로 어떤 고통을 받는지, 이 고통이 얼마나 오래가는지를 조사했다. “우리는 경기침체로 상처가 치유되는 대신 단순히 감춰져 있을 뿐임을 알게 됐다.” 젊은 사람은 2009년 이후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계약직으로 불안정한 노동시장 안에서 버티고 있었다. 주스탈라는 그 불안정이 지금 자비 없이 노출된 것이라면서 “가장 쉽게 해고할 수 있는 이들이 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취직한 사람 대부분은 더 낮은 임금에 만족해야 한다. 수년 동안 회복하지 못한 핸디캡이다. 위기가 지난 뒤 장기 실업을 겪지 않았거나 비숙련 노동자로 낙인찍히지 않는 다음 세대가 첫 일자리를 놓고 경쟁 상대가 되기 때문이다.” 독일노동연구원(IZA) 대표이사 힐마어 슈나이더의 말이다.
33살밖에 안 된 젊은 연구원인 주스탈라가 다음 세대를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젊은이는 주택 비용 상승과 낮은 소득 증가로 이전 세대보다 부를 쌓기 어려웠다. 젊은 노동자는 직업 경력에서만 손해를 보는 게 아니다. 인생의 중요한 기점, 가족을 만들고, 집을 마련하고, 재산을 모으는 일은 60대가 아닌 30대에 이루어진다. 주스탈라는 “만일 이것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느끼면 사람들은 다른 결정을 내린다”고 말한다.
부족한 학교 수업과 대학 교육도 마찬가지로 경제적 상처를 남긴다. 루트거 뵈스만은 “노동시장에선 평균적으로 교육 기간 1년당 수입이 10% 증가한다”고 말한다. 라이프니츠 경제연구소의 교육경제학센터 책임자인 뵈스만은 교육과 경제적 성공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외국의 교사 파업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교 폐쇄는 학생의 능력 개발 부족으로 이어졌다. 뵈스만은 “장기적으로 분명히 부정적인 재정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여름휴가 연구조사에 따르면, 저소득층 학생과 경제 능력이 있는 학생의 격차가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뵈스만은 “지금 집에 머물면서 책을 읽는 아이는 아무것도 잃지 않겠지만, 다른 아이는 큰 손실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일 학생 중 많은 수가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
교육 연구자의 추정에 따르면, 이번 학년에서 수업의 3분의 1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근로소득이 3~4% 줄 수 있다. 해당 학생 그룹은 그들의 전체 직장생활에 걸쳐 수십만유로를 덜 벌게 된다.
비슷한 상황이 서독 지역에서 1차 석유파동 이후 있었다. 1976년 <슈피겔>은 당시 직업 초년생을 ‘잉여 세대’라고 묘사했다. 해마다 점점 더 많은 베이비붐 세대가 포화한 노동시장에 진입했다. 1983년 서독의 25살 이하 청년 중 62만3천여 명이 취업하지 못해, 청년 실업률 최고점을 찍었다. 인구가 훨씬 늘어난 통일 독일에서도 다시 도달한 적이 없는 수치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 독일 바이덴에 있는 한 직업학교 전경. REUTERS

분노는 ‘그레타 세대’의 공통 감정
분노와 무력감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그레타 세대의 기본 감정이 돼가고 있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청년이 세대 간 정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들의 분노는 옳다”고 말했다.
무력감과 분노는 커지고 있다. 부채, 높은 부동산 가격, 전망 없는 현실이 뒤섞여 만들어진 폭발적인 혼합체다. 원래 지구를 구하기 위해 나선 세대, 항상 ‘제일 먼저 버려진다’는 느낌을 가진 세대를 휩쓴 완벽한 폭풍이다.
야코프 블라젤(20)은 독일에서 유명한 청년 기후보호 운동가 중 한 사람으로 루이자 노이바우어와 함께 청소년운동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그는 프랑크 플라스베르크의 정치 토크쇼 <냉정하지만 공정하게>에 출연했다.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함께 독일 ‘황금 카메라’ 시상식에 참석했다. 정치권은 항상 젊은이들 관심사를 무시했다고 블라젤은 말했다. ‘미래를 위한 금요일’은 이를 바꾸려 했다. 1년 가까이 연방 정치를 주도하고, 토론을 이끌고, 정부 의제에 영향을 미치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19가 이를 갑작스럽게 끝내버렸다. 이 시민운동은 거리에서 활동가들 모습을 보이고, 대규모 시위를 하고, 대중 앞에 나섬으로써 생명을 이어간다. 마지막 국제 기후보호 파업은 4월24일 진행됐다. 전세계 100개 이상 국가에서 활동가들은 2019년 가을처럼 수백만 명을 거리로 이끌려 했다. 하지만 시끄러운 구호 대신 베를린 국회의사당 앞에서 조용한 예술행사만 치렀다.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에 터무니없는 경험이었다고 노이바우어는 말했다. “갑자기 한번에 우리가 끊임없이 말한 인류의 거대한 실존적 위기를 다른 위기가 정치적, 개념적 측면에서 대체했다.”
블라젤과 노이바우어는 모든 수단을 써서 어떻게든 경제를 되살리는 데만 사회의 관심이 집중될까봐 두려워한다. 정치권이 어떤 잘못을 저지를지 말할 때 블라젤은 좌절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폐차 보상금과 기후 목표 완화, 기후 범죄자를 위한 보조금, 궁극적으로 루프트한자의 무조건적 구조. 그는 “기독교민주연합(CDU) 경제자문위원회의 바보들이 갑자기 기후보호 목표의 완화를 요구한 것은 매우 뻔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일이 정말 발생한다면 (운동세력의) 일부가 급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젤은 아직 세대 갈등에 대한 적절한 구호를 찾지 못했다. 청년들이 실제 반항할지도 확실치 않다. 분명한 것은 이들의 항의가 계속 확산, 지속하려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 세대는 경제위기와 기후변화 가운데 더 중요한 문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으로 분열될 수 있다. 사회적 문제인가, 아니면 생태적 문제인가?
“기후변화 논의는 항상 세대 간 정의의 문제였다”고 블라젤은 말한다. 그레타 툰베리의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의 핵심 구절은 “당신들이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는가? 당신들은 내 꿈과 어린 시절을 빼앗았다”이다. “어떻게 감히 그래요?”(How dare you?) 툰베리는 결정을 내리는 이들, 기성세대를 지목했다.

기성세대 연대 기대
아직은 ‘이제 우리 차례다’라는 분위기가 거리에 바리케이드를 칠 정도로 격화되지 않았다. 젊은이들과의 관계를 더는 망치지 말아달라는 기성세대를 향한 호소에 가깝다. 코로나19 발병 뒤, 봉쇄 조처가 시작된 이래 전세계 청소년은 집에 머물렀다고 노이바우어는 말한다.
젊은이들은 위험 그룹을 지키기 위해, 특히 노인을 보호하기 위해 연대를 보여주었다. 반대로 젊은이들도 기성세대가 연대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기후위기에서 가장 큰 위험 그룹은 결국 젊은이다. 그들이 이 지구에서 가장 오래 살아야 하고, 가장 오래 일하면서 가장 오래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아니면 ‘그레타 세대’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결국 모든 게 부유한 국가에 사는 청소년의 헛된 논쟁으로 끝나고,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젊은이들이 경험한 것처럼 생존 위기가 기후변화 걱정을 덮어버릴 것인가?

Ⓒ Der Spiegel 2020년 22호
“Jung, motiviert, abgehängt”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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