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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스페인 청년실업률 30%
[COVER STORY] 위기의 코로나 세대- ③ 대안
[123호] 2020년 07월 01일 (수) 마르쿠스 데트머 economyinsight@hani.co.kr

마르쿠스 데트머 Markus Dettmer 프랑크 호르니히 Frank Hornig
안톤 라이너 Anton Rainer 토마스 슐츠 Thomas Schulz
게랄트 트라우페터 Gerald Traufetter 로빈 빌레 Robin Wille
<슈피겔> 기자

   
▲ 이탈리아의 두 젊은 여성이 중년 여성이 일하는 걸 지켜보고 있다. REUTERS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에도아르도 퀄레(28)는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 티베르 강변 잔디밭에 앉아 미래를 생각하고 있다. 로마의 어느 화창한 오후였다. 봉쇄 완화 조처인 방역 2단계가 막 시작(5월4일)돼 거의 2개월 동안 사실상 연금 상태에 있던 이탈리아인들이 드디어 문밖에 나갈 수 있게 됐다.
에도아르도도 얼마 전까지 영국 런던에서 게임개발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 그에게 필요한 영국 대학 졸업 학위를 이미 취득했고 업계도 호황이었다. 런던에는 그를 고용할 만한 회사가 많이 있었다. 어머니 생일을 맞아 봉쇄 직전 로마에 왔는데 이제는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나는 대기 중”이라고 에도아르도는 말했다. 이른 시일 안에 영국에 일자리가 있다면 그렇다는 소리다.
여동생 다리아 퀄레(26)도 옆에 앉아 있었다. 그도 런던에서 대학을 다녔다. 인류학을 전공한 다리아는 르완다나 팔레스타인 같은 곳에서 활동하는 국제협력단체에서 일하고 싶다. 하지만 국제기구와 계약이 만료돼 연장하지ㅈ 못했다. 지금 다리아는 오빠와 함께 다시 부모 집에서 살고 있다.

비관적인 ‘V(바이러스)세대’
다리아와의 조용한 대화 속에 실망이 섞여 있었다. 이탈리아는 여태까지 그의 세대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 특히 국제금융 위기는 이탈리아 젊은이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많은 사람이 최근에야 상황이 나아졌다고 얘기하기 시작했다. 스페인도 마찬가지다. 스페인에선 ‘잃어버린 세대’를 논한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두 남유럽 국가의 청년 실업률은 약 30%에 이른다.
그래도 외국에 대안이 있었다. 지난 10년간 이탈리아 젊은이 100만 명 정도가 다리아와 에도아르도처럼 이탈리아를 떠났다. 대부분 영국과 독일로 이주했다. 이제 이 출구가 일단 차단됐다.
“우리 세대는 지금 사회에서 작동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 삶이 얼마나 취약한지 겪고 있다”면서 다리아는 긴 목록을 나열했다. 부족한 보건의료 시스템, 빈약한 교육 기회, 일자리 부족, 노동시장의 불평등, 이주민의 어려운 상황….
에도아르도도 동의했다. “이런 취약성을 우리는 평생 알고 지내왔다. 나는 우리 세대가 사회를 더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어쩌면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이 변화를 촉발할지도 모른다.”
남매는 지난 몇 주 동안 깊이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 “우리가 나중에 책임지는 위치에 설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할 때, 이 경험을 반영할 것”이라고 다리아는 자신의 세대에 대해 말했다.
최근 이탈리아 정부의 의뢰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젊은 이탈리아인은 스페인 젊은이와 함께 유럽에서 가장 비관적인 젊은 세대다. 그중 60%는 팬데믹으로 그들의 미래가 위험에 놓여 있다고 본다. 보통 그들은 부모에게서 독립해 다른 도시에 살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다. 이탈리아 젊은이 중 3분의 1이 이런 계획을 포기했다. 다른 나라에 견줘 아주 많은 수다. 그들 고향에선 이미 ‘V세대’라는 명칭이 떠돈다. 바이러스의 V다.
특히 25∼30살 젊은이들이 좌절한다. 이들은 지금까지 이탈리아에서 노동시장이 번성하고, 젊은 인재를 찾기 위해 기업이 노력하는 진정한 호황기를 경험한 적이 없다. 그들에게 코로나19는 잃어버린 10년 동안 두 번째로 닥친 최저점이다.
밀라노 가톨릭대학 인구학 교수 알레산드로 로시나는 말했다. “유럽 어떤 나라도 이탈리아처럼 코로나19에 심하게 타격받지 않았고, 이탈리아처럼 경제가 완전히 폐쇄된 곳도 없다. 이탈리아 젊은 세대는 가장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는 이탈리아 청소년을 상대로 한 연례 연구를 책임지고 있다.
알레산드로와 오랫동안 얘기하다보면, 이탈리아 젊은이들이 왜 저항하지 않는지 놀라게 된다. 이탈리아 정치권은 오랫동안 과학·연구·직업 교육에 투자를 적게 했다. 고용률이 극도로 낮다. 한 학자는 말했다. “모든 시스템이 가족을 기반으로 한다. 부모가 전부 책임져야 한다. 인맥관계로 자식을 취직시키고 집을 사줘야 한다. 가족의 과도한 보호를 받고 국가로부터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는 치명적인 조합이 젊은 세대와 이탈리아의 미래를 가로막고 있다.”
이런 사회 흐름은 코로나19로 더욱 강화됐다. 알레산드로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봉쇄 기간에 이탈리아에선 주로 나이 든 남성 노동력을 고용하는 기업이 필수 기업으로 분류돼 폐쇄되지 않았다. 젊은이들이 주로 일하는 직장은 폐쇄됐다. 예를 들어 여행업, 첨단기술산업, 요식업 같은 분야다. 그에 따르면 방역 2단계에서도 계속될 것이다. 기성세대는 그들의 안전하고 보조금을 받는 직업을 유지했고, 젊은이들은 기간제 일자리 계약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알레산드로는 이탈리아를 재건할 때 유럽연합(EU)은 최소한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젊은 세대를 덜 육성할수록 이탈리아는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이 적어진다.” 기성세대가 태도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알레산드로는 지적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나라는 항상 똑같이 머물러 있을 것이다. “시민은 개인 재산을 쌓으면서, 동시에 젊은 세대에게 부담이 되는 엄청난 공공부채를 축적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몇 주, 몇 달 동안 유럽에서,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세대 사이에 분배를 두고 많은 투쟁이 일어날 것이다.
많은 갈등을 불러왔지만, 기회이기도 하다. 수년에 걸친 토론에서 지금까지 질질 끌어온 새로운 대안을 시행해야 할 때다.

   
▲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REUTERS

기본소득, 미래의 대안?
부유한 독일에서도 3분의 2 이상 대학생이 학업 외에 아르바이트를 한다. 주로 파트타임으로 요식업에서 일한다. 이 분야는 이동 제한 영향을 가장 심하게 받는 업종이다. 연방정부는 ‘이자 없는’ 대출로 지원하고 있다.
이것으로는 부족하다고 피아 코른도르페르는 생각한다. 그는 독일 뉘른베르크 공과대학에서 미디어 엔지니어링을 전공했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대부분 부업을 했다. 코른도르페르는 중소기업을 위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설계하고 교육해 한 달에 최대 1300유로(약 177만원)를 벌었다. “이 일이 중단됐을 때 어찌할 바를 몰랐다.” 부모에게 받을 수 있는 지원은 제한적이었다. 그는 생애 처음으로 대출을 신청했다.
이제 모든 시민이 국가로부터 최저 생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액을 받는 무조건적 기본소득을 도입할 때가 됐다고 코른도르페르는 말한다. 반대급부가 없는 기본소득이다.
기본소득은 때때로 논의된 주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독일인 절반 이상, 특히 젊은이들이 기본소득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무 조건 없이 모든 이에게 돈을 준다는 것은, 노동조합과 정치권에 낯선 개념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모든 것이 가능해졌다.
영국 스코틀랜드와 스페인에서는 이미 조건 없는 기본소득 도입을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 지난 몇 주 동안 50만 명에 가까운 사람이 독일 온라인 청원서에 서명했다. 핀란드는 최근 종료된 첫 번째 파일럿 프로젝트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기본소득을 받은 사람들은 ‘건강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고 느낀다. 팬데믹 시대에 바람직한 조합이 아니겠는가?
소규모 파일럿 프로젝트 외에, 독일의 한 협회에서 이 개념을 광범위하게 시험하고 있다. 등록협회 ‘나의 기본소득’은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금을 모아, 무작위로 선택된 운 좋은 사람들에게 1만2천유로(약 1630만원)의 연봉을 지급한다. 이미 600명 이상이 이 선물을 받았다.
마르코 유하스(30) 같은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청년은 예전에 도매상으로 일하면서 매일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평생 노후를 위해 절약하던 아버지가 64살에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보았다. 아버지처럼 살고 싶지 않았던 유하스는 독일 함부르크 클라이밍(암벽등반) 클럽의 트레이너가 됐다.
일은 즐거웠지만, 도매상으로 일할 때보다 수입이 적었다. 한 달 소득이 약 1300유로였다. 코로나19 사태로 클라이밍 클럽을 폐쇄하자 유하스는 시간제 일자리를 찾았다. 700유로의 시간제 일자리 임금으로는 월세를 내고 식료품 몇 가지를 사면 끝이다. “기본소득 없이 이 고비를 넘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유하스는 말했다. 최소한 감염병 예방법으로 기본소득을 끼워넣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다음번 바이러스 사태, 다음 팬데믹에는 이 수단이 준비돼 있을 것이다.

Ⓒ Der Spiegel 2020년 22호
“Jung, motiviert, abgehängt”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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