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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반격과 내부 도전 만만찮아
[BUSINESS] 프로세서 설계 혁명- ② 전망과 과제
[123호] 2020년 07월 01일 (수) 장얼츠 economyinsight@hani.co.kr

장얼츠 張而馳 <차이신주간> 기자

   
▲ 웨스턴디지털은 2019년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리스크파이브 서밋’에서 SweRV 코어 등의 소스 공개 계획을 밝히고, 리스크파이브 생태계 확장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웨스턴디지털 누리집

리스크파이브가 성장하자 마찬가지로 사물인터넷 시장을 목표로 설정한 ARM이 큰 압박을 받았다. ARM은 2023년 재상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래서 가격경쟁으로 리스크파이브 위협을 제거하긴 어렵다. 초기에는 리스크파이브가 학술 연구과제고 실제 응용된 사례가 거의 없다며 리스크파이브 영향력을 축소했다. 2018년에는 웹사이트를 개설해 ARM이 리스크파이브보다 우수한 5가지 이유를 열거했다. ARM 설계를 더 신뢰하고 안전하며 성숙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서 비판이 일자 웹사이트를 폐쇄하고 오픈소스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사과했다.
2019년 하반기, 리스크파이브 진영의 압박에 대응해 강도 높은 방안을 강구했다. 7월 ‘플렉서블 액세스’ 계획을 발표했다. 기업이 적은 비용을 부담하면 ARM이 보유한 IP를 검토하고 실험할 수 있고, 기술사용료는 최종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시점에 내면 된다는 내용이다. 이전에는 화웨이나 퀄컴 등 대기업이 ARM의 IP를 확보하려면 계약과 함께 먼저 비용을 내야 했다.

초조해진 ARM
이런 변화는 ARM 제품에 익숙지 않은 스타트업을 겨냥했다. 10월에는 맞춤형 명령어를 출시해, 기업이 일부 명령어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1단계로 최신 코텍스-M33 CPU를 시험하도록 했다. NXP반도체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첫 수혜자가 되었다. 코텍스-M은 마이크로컨트롤러(MCU)를 포함해 스마트밴드, 스마트전구, 온도감지기 등에 쓸 수 있다. ARM은 코텍스-M 프로세서의 누적 출하량이 500억 개가 넘어 ARM에서 성공한 CPU 가운데 하나라고 소개했다. 이안 스마이스 ARM 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출하량에서 코텍스-M33이 M시리즈에서 가장 인기 있는 CPU”라며 “앞으로 ARM이 공개할 모든 M시리즈 제품에서 고객사가 일부 명령어를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갑자기 맞춤형 명령어를 허용한 이유를 놓고 스마이스는 “기존 방식에서 ARM이 명령어를 설계할 때 고객의 보편적인 수요만 고려했다”며 “맞춤형 명령어로 개별 수요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마이스는 ARM이 심사숙고한 결과 일부 명령어를 고객사가 만들도록 허용함으로써 소프트웨어 호환 불가에 따른 파편화 문제를 방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프로세서 역사를 보면, 하나의 아키텍처가 맞춤형 명령어를 허용해 지속해서 관리하지 않으면 일정 시간이 흐른 뒤 주변화되거나 제한된 시장만 점령할 수 있었다.”
스마이스는 “앞으로 코텍스-R 시리즈 CPU도 일부 맞춤형 명령어를 추가하도록 허용하지만, 코텍스-A 시리즈는 제외한다”고 말했다. R시리즈는 하드디스크 컨트롤러나 자동차 에어백처럼 실시간 작동이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을 겨냥한다. 반면 A시리즈는 주로 스마트폰과 가상현실 헤드셋 등 고성능 기기가 대상이다.
ARM 쪽은 맞춤형 명령어 허용이 리스크파이브의 도전과 직접적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텍스-M 프로세서의 목표 고객은 리스크파이브와 많이 겹친다. 셩링하이 가트너 부사장은 “MCU는 줄곧 백화제방 시장이었고 통일된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없어 기업이 직접 개발한 프로세서 아키텍처를 썼다”며 “제품이 세대교체를 거듭해 일부 기업은 ARM을 선택하고 일부는 리스크파이브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스크파이브의 MCU 분야 출하량이 늘었지만 ARM 출하량이나 제조업체가 직접 설계한 아키텍처에 비하면 여전히 비중이 적다. ARM이 이 시장에서 진 것은 아니다.”
MCU를 제외하면, ARM이 30년 넘게 만든 소프트웨어 생태계는 여전히 최강의 보호벽에 싸여 있다. 중국 스타트업 관계자는 좀더 기다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리스크파이브로 ARM을 대체하면 기술사용료를 줄일 수 있지만, 개발주기 등을 고려하면 보이지 않는 비용이 많이 들어서다. “리스크파이브 생태계가 만들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 시놉시스의 글로벌 AI 분야 책임자 체킵 아크라우트는 “개인적으로 시장에서 새 프로세서 아키텍처가 성장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고객사는 자사 스마트폰 또는 컴퓨터의 프로세서가 어떤 명령어 집합을 사용하는지에 관심 없고, 원하는 소프트웨어가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새 명령어 집합이 ‘세상과 단절하고’ 새 애플리케이션에만 적용해도 된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과거에 나온 소프트웨어와 새 명령어 집합을 연결해야 한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해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을 수 있다.
ARM의 고위 임원은 리스크파이브가 특정 시장에서 성공할지 몰라도 사물인터넷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율주행차와 증강현실 기기 등 대량의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분야는 여전히 ARM이 주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리스크파이브에 대응하기 위해 2019년 7월 ARM이 발표한 ‘플렉서블 액세스’ 계획. ARM은 맞춤형 명령어를 내놓아 기업이 일부 명령어를 만들 수 있도록 허용했다. ARM 누리집

파편화 우려
그러나 만물인터넷(IoE) 시대에는 전용 프로세서를 가진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야 하므로 때마침 등장한 리스크파이브가 주요 프로세서 아키텍처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셩링하이는 “리스크파이브가 ARM, 엔비디아와 시장을 나눠 가지려면 성능이 뛰어나고 원가가 저렴한 몇 가지 유명 제품을 출시해야 하고 화웨이·삼성 등 대형 제조사 지원을 받아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텔과 ARM이 성공을 거둔 것도 각각 IBM 컴퓨터와 애플 아이폰이 크게 성공한 덕이었다. 대형 제조사들은 현재 리스크파이브를 시도하는 단계에 있다.
셩링하이는 중국과 미국의 과학기술 경쟁이 리스크파이브에 기회가 되리라고 전망했다. 기업이 인텔과 ARM 제품을 쓰지 못하리라는 위기를 느끼면 개방형 아키텍처를 시도할 수 있다. 2019년 5월16일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를 거래제한 명단에 올리고 미국 기술을 사용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지 못하도록 제한하자 중국 기업들은 국산화 필요성을 절감했다. 리스크파이브는 개방형 업계 표준으로 세계에 공개됐고 리스크파이브재단이 정치적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다.
리스크파이브 진영 내부에도 도전은 있다. “리스크파이브의 기초 명령어 집합은 간단하지만 다양한 상업 응용에 필요한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 없다. 기업이 새 명령어를 추가해 개선해야 한다. 기업은 자사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코드를 명령어로 바꾸는 컴파일러를 비롯해 나름의 개발도구를 만들 것이다. 이에 따라 리스크파이브를 채택한 기업들이 분열될 수 있다.” 셩링하이는 기업들이 이런 개발도구를 통일할 동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통일하면 고객사가 쉽게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리스크파이브 진영에서 한두 기업만 생존할 수 있다.
그러나 쉬타오 사이파이브차이나 최고경영자는 리스크파이브 생태계의 파편화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IP 공급업체가 리스크파이브에 속하지 않는 명령어를 추가하면 컴파일러 등 개발도구를 바꿔야 하고 리스크파이브 주류 생태계와 호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형 고객사는 특정 IP 공급사와 묶이고 싶어 하지 않아 이런 현상에 반대할 것이다. 게다가 몇 개 업체의 제품을 썼는데 각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호환되지 않으면 상당한 관리비가 생긴다. 대형 고객사 의견에 따라 업체들이 생태계를 파편화하지 못할 것이다. 리스크파이브의 통일된 생태계를 떠나면 타격받는다.”
바오윈강 중국과학원 컴퓨팅연구소 연구원은 파편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리스크파이브 진영에서 메인 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눅스는 리눅스 커널이 탄생한 뒤 부단히 세대교체를 추진해 성능을 개선했다. 리스크파이브의 프로세서 코어도 리눅스 커널처럼 끊임없이 새 기능을 추가해야 리스크파이브 진영이 빠르고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면 기업마다 각자 제품을 만들고 메인 라인에 대한 합의가 부족하다. 중국과학원 컴퓨팅연구소는 리스크파이브의 개방형 생태계에 주목하고 연구진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 메인 라인 개발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바오윈강은 밝혔다. “리스크파이브 진영의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시간을 어느 정도 예상해, 10년 단위로 성과를 평가할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이 조직, 관리하면서 모든 오픈소스가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비현실적이다. 오픈소스 생명력은 세계에 개방해 함께 협업하는 것이다. 분명 혼란한 과정을 거쳐 안정적인 상태를 찾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그 과정을 겪고 있다. 멍젠이는 “프로세서는 결국 애플리케이션과 결합해야 하므로 누군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향하는 길을 만들면 그것이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財新週刊 2020년 제13호
芯片設計進入革命時刻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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