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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의 권토중래, 중앙을 노린다
[핀테크 탐색기]
[123호] 2020년 07월 01일 (수) 이재운 damoyer@daum.net

이재운 <삼성전자의 빅픽처> 저자

   
▲ 성명환 BNK저축은행 대표(맨 오른쪽) 등 BNK 관계자들이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물건을 사며 전통시장 살리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대면의 시대, 지방은행이 중앙을 노린다. 서울에 밀려 자기 지역 한계에 머물러 있던 지방은행의 역습은 서울에서 겪은 보이지 않는 텃세를 이겨내며 새로운 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때마침 시장에 치고 들어오는 기업과 손잡으며 영역 확장과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비대면 계좌’로 시작하는 공세
지방은행이 핀테크 수혜를 본격적으로 누리기 시작한 계기는 역시 비대면 계좌 개설 허용이다. 이전에는 본거지 외 지점이 적은 물리적 한계 때문에 적극적인 영업이 어려웠다. 직원이 직접 계좌 개설을 원하는 고객을 찾아가는 방문 서비스까지 해가며 열을 올렸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은행권 비대면 계좌 개설은 2015년 12월부터 허용됐다. 초기에는 마케팅 예산과 노하우가 많은 서울권 은행이 적극적으로 앞서나갔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지방은행이 모바일로 빈틈을 파고들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등장은 지방은행에도 기회가 됐다. 2016년 정부가 인터넷 전문은행 시대를 열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두 곳에 사업 허가를 내주면서 금융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과거 회사 이름에 주목하던 모습에서 이제는 더 높은 금리와 편리한 서비스, 친숙한 이미지를 주는 은행에도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여기에 자동이체 거래 등을 자동으로 일괄 이전해주는 계좌이동제가 더해지면서 지방은행 활로 모색이 더욱 수월해졌다. 이를 놓치지 않고 지방은행은 수도권 등 본거지 이외 지역에서 잠재고객을 찾아나서면서 좋은 조건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금융신문>이 발표한 2020년 6월 첫째 주 기준 정기적금 최고우대금리 순위를 보면 제주은행(더탐나는적금), 부산은행(걷고싶은갈맷길적금), 경남은행(건강한둘레길적금)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대출상품 역시 직장인 신용대출 등 안정성이 높은 상품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타행 계좌로 대출금을 받는 상품도 있어 눈길을 끈다.

핀테크 플랫폼 업체와 협력
이런 상황에서 지방은행에 손을 내민 곳이 또 있었다. 바로 새로 떠오른 핀테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여러 투자자가 모여 우량 프로젝트에 대출해주는 P2P(개인간) 금융업체인 피플펀드는 전북은행과 손잡았다. 대출이 전북은행을 통해 실행되기에, 1금융권 기관이 갖는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내세우며 급성장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합작해 세운 핀크는 DGB금융지주(대구은행), BNK금융지주(부산·경남은행)와 각각 제휴했다. 이미 전북은행과도 손잡고 있던 핀크는 이를 통해 국내 송금 무제한 무료, 전국 하나은행ATM 무료 이용 같은 편리함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요즘 한참 뜨거운 토스 역시 전북·광주은행의 JB금융지주와 함께 전용 대출상품을 선보이는 협약을 맺었다.
기존 기업과 협업도 활발하다. JB금융지주는 더존비즈온과 손잡고 온라인사업 플랫폼인 위하고(WEHAGO)에서 펌뱅킹, 사이버 지점 운영 등을 진행하고 있다.
JB금융지주 카드사업을 담당하는 전북은행 카드사업은 신세계그룹과 함께 2017년 SSG카드도 선보였다. 간편결제 서비스인 SSG페이를 이 카드로 이용하면 별도 포인트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DGB금융지주는 CJ그룹의 통합 멤버십 프로그램인 ‘CJ ONE’과 함께 세븐적금 가입 판촉전을 진행했다. BNK금융지주는 롯데카드와 함께 모바일 전용 은행 서비스인 썸뱅크를 선보였다. 이런 연합 활동을 통해 지방은행은 이름을 알리는 동시에 전국 단위의 고객 확보 영업 기반을 마련하면서 영역 확장과 수익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오픈뱅킹과 데이터 혁신
오픈뱅킹은 지방은행의 도전에 날개를 달아줄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픈뱅킹이란 다른 은행 계좌도 자유롭게 조회와 이체 등 주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제도다. 서울 소재 은행을 주로 이용하던 이들이 자유롭게 지방은행의 고금리 적금이나 편리한 대출상품을 더 쉽게 이용하도록 장벽을 낮춰주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며 금융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디지털 혁신에도 앞장서는 모습이다.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는 개인정보의 빅데이터 활용을 추진하는 데이터 사업부터 금융기관 정보시스템 혁신까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클라우드·블록체인·리눅스 활용 등 최신 기술을 빠르게 도입한 것은 물론,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칭)가 전북은행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등 인터넷전문은행에 혁신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과 동반성장을 꾀하는 성장·육성 지원 사업 역시 활발하다. 피움랩(DGB금융지주), 썸인큐베이터(BNK금융지주) 등을 각자 운영하며 경쟁력 확보와 시너지효과 모색에 열심이다.
지방은행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대거 통폐합되면서 일부만 생존해 권토중래를 꿈꿔왔다. 모든 것이 평평해지는 핀테크 혁명 시대에 1금융권으로서 쌓아온 신뢰와 안정성을 바탕으로 금융혁신 첨병이 되기를 꿈꾼다. 새로운 흐름과 질서를 위한 지방은행의 도전은 그들이 더는 지방에 머무르지 않고 성장하게 한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 등 새로운 주자가 급성장해 위협하고 이자율 0%대 ‘제로금리’ 시대에, 핀테크는 지방은행에 이제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 금융이 파격적으로 변화하는 시대, 핀테크라는 새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기존 아성이던 금융권과 새롭게 부상하는 정보기술(IT) 기업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시장의 빈틈을 찾아 파고들며 사람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뛰는 핀테크의 진화를 살펴본다. 글쓴이는 경영학 전공 뒤 산업과 기술 분야 전문기자로 (뜻하지 않게) 일해왔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0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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