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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더 부유해지는 세상 이제 바꿔야 하지 않을까
[편집자에게 듣는 경제와 책]
[123호] 2020년 07월 01일 (수) 박영신 rosa1917@munhak.com

박영신 문학동네 편집자

<자본과 이데올로기>
토마 피케티 지음 | 안준범 옮김 | 문학동네 펴냄 | 3만8천원

   
 

토마 피케티는 더 이상 수식이 필요 없는 세계적인 스타 경제학자다. 그가 2013년에 내놓은 <21세기 자본>은 두꺼운 경제학 전문서적인데도 전세계 200만 부 이상 팔렸다. 책은 21세기 자본주의사회에서 자본수익률이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소득을 초과하는 정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음을 경제학적으로 증명하려고 했다.
학계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이 책이 전세계 이목을 순식간에 집중시킨 이유는 바로 ‘돈이 돈을 버는 세상’을 이미 직관적으로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진 게 없는 이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돈이 돈을 버는 속도를 따라잡기란 불가능함을 복잡한 경제학 수식을 모르더라도 누구나 체감하고 있다. 그로부터 6년 뒤 토마 피케티는 다시 책 <자본과 이데올로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현대 경제 불평등 연구의 대가 피케티가 ‘이데올로기’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자본과 이데올로기>에서 1300쪽에 이르는 본문에 160개 이상의 통계 자료를 내놓았다. 이 통계로 증명해 보이려는 건 경제 불평등과 정치 불평등이 서로 뗄 수 없이 연결됐다는 점이다.
책은 경제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정치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방대한 역사적 증거로 제시한다. 정치와 경제가 누구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지 진지하게 생각할 때라는 것도 구체적인 자료로 보여준다. 현재 세계정세와 경제 현황, 문제점을 미세한 부분까지 들여다볼 기회를 선사한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모두에게 경제 번영을 가져오리라는 믿음은 실패했고, 능력과 노력에 따른 결과의 불평등은 합리적이라는 능력주의는 ‘출발선의 불평등’을 은폐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주장을 신봉하는 이가 많다.
<자본과 이데올로기>에서 피케티는 이런 주장이 당대에 득세한 정치 이데올로기이며, 역사적으로 아주 오랫동안 지속된 가진 자들의 허위 논리임을 보여준다. 20세기 미국과 유럽의 경제성장이 강력한 누진세로 부의 재분배와 궤를 같이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그런 주장의 논거다.
그러나 미국 로널드 레이건과 영국 마거릿 대처의 신자유주의가 승리한 1980년대 이후 치솟는 불평등의 파고는 낮아질 줄 모른다. 책에서 피케티는 현재 빈부 격차와 불평등이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 최고조에 이른 유럽의 상황과 닮았고, 다시 한번 일어날지 모를 전쟁의 위험을 섬뜩하게 경고하는 듯이 집요하게 보여준다. 그럼에도 현재 선진국의 정치 상황은 이런 위험을 잠재우고 새롭게 경제 번영을 가져올 만한 능력과 기획을 갖추지 못했다는 게 피케티가 내린 중요한 결론이다.
현대 정치는 20세기 정치와 다른 모양새를 보인다. 과거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하던 유럽 사민주의 정당이 고학력자와 고소득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바뀌면서, 자본가의 이해를 대변해온 우파 정당과 번갈아 집권하거나 연합하고 있다. 이는 선진국 정당정치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피케티는 두 정당정치 형태를 ‘브라만 좌파’와 ‘상인 우파’로 이름 지었다. 두 정치세력이 결국 외면하는 집단은 빈자와 노동자라고 통렬하게 비판한다. 코로나19 위기를 통해 미국과 유럽의 공공의료 서비스와 방역의 후진성에 전세계가 깜짝 놀랐다. 코로나19 사태는 무엇보다 사회를 고르게 품지 못하는 선진국 정치의 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임이 명백하다.
피케티가 이런 불평등과 정치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내세운 대안은 무엇일까? 대안은 사회적 평등을 강화하는 참여사회주의를 중심으로 정치와 경제 모두를 아우른다. 초국적 자본이 제약 없이 축적되는 것을 제한하고 대를 이어 소수에게 자산이 집중되는 세습자산의 확산을 막는 방안이 책 마지막에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어떤 이들은 너무 급진적이라거나 비현실적이라고 비난할 것이다. 그러나 인류 역사는 누구나 동등한 교육 기회를 누리고, 누구나 재산 소유를 추구하고, 누구나 평등한 참정권을 가지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피케티는 극단적인 빈부 격차와 불평등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옹호하는 이들이 누구인지 돌아보라고 제안한다.
인류는 민주주의 이전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도 명백하다. 다만 더 정의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 뿐이다.

   
 

코로나 사피엔스
최재천·장하준·최재붕·홍기빈·김누리·김경일·정관용 지음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작진 기획 | 인플루엔셜 펴냄 | 1만5천원
석학 6명은 각각 생태·경제·사회·정치·심리 분야를 분석해, 코로나19가 우리 삶과 세계에 가져올 변화와 기회를 심층 진단한다. 이들은 ‘코로나 사피엔스’라는 새 용어로 인류의 삶을 정의하며, 코로나 사태 뒤 완전히 다른 체제 아래 살아야 할 신인류에게 폭넓은 통찰을 제시한다.



 

   
 

직장 갑질에서 살아남기
박점규 지음 | 한겨레출판 펴냄 | 1만3800원
여성 직장인의 미투 사건,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놓인 4명 이하 사업장, 파견법을 악용하는 업체 등 법이 있지만 유명무실하거나, 필요한 법이 없는 사례를 보여주며 실행 가능한 대안을 조목조목 제시한다. 저자의 메시지는 날카롭고 분명하다. 직장 갑질 문제를 기업인의 양심에 맡기지 말고 정부가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잘 살고 싶어 나누기로 했다
전성실 지음 | 착한책가게 펴냄 | 1만6천원
저자는 경제성장을 위해 집중화하는 과정에서 배제되고 보이지 않게 된 일·돈·사람을 마을에서 볼 수 있는 나눔이 일어나도록 하자고 말한다. 경제성장으로 나누는 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나눔을 눈에 보이도록 활성화해 경제가 순환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마을과 지역에서 경제가 순환하면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김호 지음 | 김영사 펴냄 | 1만4800원
저자는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변환하라고 조언한다. 직장을 다니면서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는 법, 직업인이 되기 위해 배워야 하는 기술, 인간관계와 마인드셋(사고방식)까지. ‘나’를 잃어가는 직장인에게 ‘직업인’이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을 전수한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0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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