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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임기 1여 년, 최정우 회장의 반전 카드는?
[국내이슈 ]위기의 포스코
[122호] 2020년 06월 01일 (월) 정혁준 june@hani.co.kr

 정혁준 편집장

   
▲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020년 5월1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철강업체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3차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임기가 1여 년 남았다. 최 회장은 권오준 전 회장이 ‘박근혜 게이트’ 연루 논란에 휩싸이면서 2018년 4월 돌연 사임한 뒤 그해 7월27일 9대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했다. 회장이 되자 비전 ‘위드 포스코’(With POSCO·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를 내놓았다.
최정우 회장 취임 당시, 포스코는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려 국민 신뢰가 크게 추락했다. 이에 최 회장은 취임 초기 개혁을 내세워 위기를 돌파하려 했지만, 2년 성적표는 초라한 편이다.

경영과 주가, 초라한 실적
먼저 실적을 보자. 포스코는 2020년 4월24일 1분기(1~3월) 연결기준 매출 14조5458억원, 영업이익 7053억원, 순이익 4347억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조4천억원 줄고, 영업이익은 4976억원(-41%), 순이익은 3437억원(-44%) 감소했다.
포스코는 실적 하락이 “코로나19 사태로 판매 감소와 가격 하락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건설 등 주요 산업이 얼어붙어 철강 수요가 줄고 제품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는 어떨까. 포스코 주가는 최 회장이 취임한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취임 직후인 2018년 8월1일 주가는 33만4500원이었다. 이후 계속 하락해 2019년 2월27일엔 ‘심리적 지지선’인 2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2020년 3월27일엔 종가 13만3천원으로 바닥을 찍었다. 5월19일 현재 17만원이다. 취임 때와 비교하면 주가는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시가총액도 2018년 8월1일 29조1천억원에서 2020년 5월19일 현재 15조5천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시가총액 순위도 5위권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16위에 머물고 있다.
잇따른 직원 사망사고로 ‘위드 포스코’ 천명도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2월20일 처음으로 ‘하청 사망사고 비중이 높은 원청 사업장 명단’을 내놓은 결과를 보면, 포스코 포항제철소, 삼성전자 기흥공장, 대우조선해양, 현대제철 등 10개 회사에서 2018년 한 해 동안 산업재해 사고로 노동자 15명이 숨졌는데 모두 하청 소속이었다. 이 가운데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4명이나 됐다. 비용 절감을 위해 ‘위험의 외주화’를 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과 노사 문제 놓고도 논란
국토교통부가 2019년 5월13일 공개한 ‘2018년 산재 확정 건설공사 사망사고 현황’에서도 포스코 자회사 포스코건설의 사망자는 10명으로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민주노총이 2019년 포스코건설에 ‘최악의 살인기업상’을 줄 정도로 오명을 입었다.
포스코 사 쪽의 강경한 노조 대응도 논란거리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50년 ‘무노조 경영’을 깨고 2018년 9월17일 출범했다. 하지만 사 쪽인 포스코 노무협력실은 일주일 만에 노조 대응 대책회의를 열어 맞섰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사 쪽 문건을 입수해 공개한 내용을 보면, 포스코 새노조를 강성노조로 낙인찍고 부정적인 인식을 극대화하고, 새노조를 직원과 고립시켜 무력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 쪽이 노조 파괴 공작을 벌였다고 추 의원은 설명한다. 금속노조는 그해 10월 사 쪽이 노조 가입을 방해했다며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 임원 27명을 부당 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했다.
포스코 ‘노조 와해’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1988년 포스코에 노조가 세워졌을 때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와 사 쪽이 손잡고 노조를 와해했다. 노조 집행부는 강제로 사표를 썼고, 2만 명 넘는 노조는 무너졌다. 그 뒤 노조 이름은 유지됐지만 사실상 ‘휴면 노조’였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삼성과 함께 포스코 무노조 경영을 ‘반노조 범죄행위’로 규탄했다.
포스코의 전직 임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월6일 ‘다시는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게’ 노사관계법과 노동삼권 보장을 선언했는데, 삼성의 이런 방향 전환과 비교하면 포스코의 노조 대응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동권 탄압은 정부 개입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2020년 3월18일 민주노총 포스코지회와 공적연금강화공동행동 등은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영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이후 주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국민연금공단이 대주주로서 포스코 경영의 정상화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권한을 책임 있게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공단은 포스코 지분율 11.8%를 갖고 있다. 금속노조도 성명을 내고 “포스코의 각종 불법행위와 부실경영으로 일어나는 회사 손실은 기금 수익 악화로 이어져 국민연금 가입자 피해를 불러온다”며 “위법행위와 부실경영에 대해 현 경영진의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 임기는 2021년 3월 주총까지다. 물론 연임에 나설 수도 있다. 2022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영향을 덜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성적으로 연임에 나서겠다고 한다면 회사 이해관계자한테 선뜻 동의받기 쉬워 보이지 않는다.
1여 년 남은 지금, 최 회장은 경영과 노사 문제에서 지금까지와 다른 반전 카드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 회장에게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0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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