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커버스토리
     
안정성 높아 수요와 공급 풍부
[COVER STORY] 중국 방역채권- ① 발행 요건과 실태
[120호] 2020년 04월 01일 (수) 장위 economyinsight@hani.co.kr

 장위 張榆 류차이핑 劉彩萍 왕쥐안쥐안 王娟娟 <차이신주간> 기자

   
▲ 2020년 3월13일 중국 상하이 루자쭈이 금융지구 육교에 설치된 시세 전광판에 3% 이상 급락한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의 주가지수가 보인다. REUTERS

코로나19 충격으로 기업에 자금 압박이 가중되자, 금융 당국은 ‘전염병 방역채권’과 ‘녹색통로’를 제시했다. 하루빨리 전염병을 극복해 피해를 입은 기업이 눈앞의 위기를 넘어설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였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중국은행간시장거래상협회, 상하이증권거래소, 선전증권거래소가 두 유형의 기업 채권 발행에서 녹색통로를 개설해 시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코로나19의 예방과 통제에 쓰고,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기업이 이에 해당한다. 기관과 기업은 신속하게 반응했다. 2월3~18일 562억위안(약 9조9600억원) 규모의 채권 62건이 발행됐다. 새로 발행한 40건의 채권 이름에는 ‘전염병 방역채권’이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인민은행이 방역 지원을 위해 마련한 녹색통로에는 2월17일까지 신청한 금융기관이 없었다. 인민은행 관계자는 은행으로선 특별재대출 쪽이 금리가 더 낮고 직접적 지원이라서 금융채권을 발행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방역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모두 방역에 쓰는 것은 아니다. 이미 발행한 채권에서도 조달자금의 22.36%만 전염병 방역이나 운영 비용으로 쓴다. 나머지는 기한이 도래한 대출 상환과 운영비 보충에 쓴다. 방역채권 표면금리는 같은 등급·기한의 다른 채권보다 낮게 책정됐다. 방역에 참여하려는 시장의 의지와 주력 은행의 자금 재배치 수요, 풍부한 유동성, 발행 주체의 높은 신용등급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에도 방역채권의 청약 열기가 뜨겁다. 일부는 희망금리밴드 하단보다 낮은 금리를 제시했다. 비은행 금융기관보다 은행이 더 적극적이었다. 발행 단계에서 정책 호재가 작용했지만 시장에선 기회에 편승하려는 기업을 경계했다. 여러 기관은 방역채권 또한 채권이라서 발행 조건에 맞아야 하고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상협회와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녹색통로가 심사 속도를 앞당기는 것이지 기준을 낮추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녹색통로로 신청한다고 모든 문제를 덮어주지는 않는다. 물어볼 것은 물어보고, 정보공시가 불충분하면 보완을 요구할 것이다. 다만 ‘특수한 상황에서는 특별하게 처리하고, 급한 일은 서둘러 처리한다’는 원칙에 따라 발행 속도를 앞당기는 것뿐이다.” 기관투자자 사이에선 재난복구특별채권을 발행해 피해 지역 복구에 쓰는 방안도 논의하기 시작했다.

초고속 처리 통로
코로나19 영향으로 전국에서 업무 재개가 늦어지고 기업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 방역용품을 제공하는 기업은 일시적으로 자금 수요가 발생했다. 기업에 안정적인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거래소협회는 1월28일 ‘녹색통로’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2월7일 채권시장에선 지역·업종·분야, 세 가지 기준이 제시됐다.
“방역채권을 제안한 것은 기업들 눈앞에 닥친 급한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전염병 영향으로 일부 제조업 등 대기업에 유동성 자금 수요가 생겼다. 공장 가동을 중단했지만 임금과 전기요금 지급, 단기부채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거래소협회 관계자는 말했다.
2월1일, 인민은행과 재정부 등은 피해가 심각한 지역과 업종의 기업 또는 방역에 참여한 기업의 채무 금융수단 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심사 과정에 녹색통로를 개설하도록 통지했다. 선전거래소와 상하이거래소는 이 통지를 바탕으로 모집한 자금을 관련 상품에 적용했다. 국가발전개혁위 문건은 적용 대상을 더 넓혔다. ‘후베이 지역’ 또는 ‘피해가 심각한 업종’으로 제한하지 않았다. 제시된 기준에 맞으면 전담 직원이 맡아 업무 처리가 빨라진다. 증권사 관계자는 2019년 비준 문서를 받은 채권의 자금 용도를 변경했는데, 발행 준비부터 성공까지 업무일 기준으로 6일 만에 끝났다고 말했다.
조건에 맞는 채권은 이름 끝에 ‘(방역채권)’이라고 덧붙일 수 있다. 2월18일 기준, 이미 발행했거나 발행 예정인 채권 62건 가운데 40건에 이 이름이 추가됐다. 시장마다 기준은 통일되지 않았다. 거래상협회는 코로나19 방역에 사용하는 자금의 비중이 발행액의 10% 이상일 때 ‘(방역채권)’이라고 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모집한 자금 전액을 방역 활동에 쓰면 ‘(방역특별채권)’이란 이름이 붙는다. 상하이·선전거래소는 구체적인 기준을 밝히지 않았지만 거래소협회 지침을 참고할 예정이다.
거래상협회 관계자는 방역채권은 일반 금융상품에 특정 이름을 추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발행인이 채권에서 이 이름을 추가하려면 투자설명서에 코로나19 관련 사항과 금액, 기대 효과를 구체적으로 밝히면 된다. 또 만기까지 모집한 자금 용도를 바꾸지 않는다고 약속해야 한다. 용도 변경이 필요할 때도 바뀐 용도 역시 방역에 해당해야 한다.

   
▲ 2020년 3월2일 중국 베이징 자오상은행 지점 앞에 건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체온을 재기 위해 줄 서 있다. 은행들은 방역채권 인수에 적극적이다. REUTERS

모집 자금 용도
2월18일 이전에 발행했거나 발행 예정인 채권 62건 가운데 자금 용도를 명확하게 밝힌 채권은 47건이다. 445억5천만위안(약 7조8천억원)을 모집하기로 했다. 이 자금의 22.36%가 방역과 관련해 쓰일 예정이다. 방역 관련 운영자금은 코로나19 사태로 늘어난 의료물자의 구매와 생산, 공급에 쓰인다. 기타 자금의 수요는 그 밖의 생산과 경영 활동에 관련된 것을 말한다.
만기가 돌아와 채권을 다시 발행하는 차환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평균 50%가 넘는다. 감독 당국 관점에선 각 거래소와 거래상협회에서 발행하는 채권은 원래 채무 차환에 사용할 수 있다. 방역채권이란 이름이 추가된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국가발전개혁위는 요건을 완화해 “자산의 질이 우량하고 투자를 모집한 사업의 운영 상황이 양호하지만, 코로나19 피해를 본 기업은 신규 회사채를 발행해 2020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 채권의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다른 거래상협회 관계자는 10% 최저 요건을 설정한 것에 충분한 편의를 제공해, 기업의 정상적인 자금조달 수요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동시에 방역에 필요한 자금 수요를 공개해 더 많은 기업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방역 업무에 투입하도록 돕기 위한 목적도 있다.
“표면금리가 3.55%인데 모집 예정액의 2.9배에 이르는 응찰률을 기록했다. 2017년 이후 사모채권에서 최저금리를 기록했다.” 2월18일 샤오싱시 교통투자그룹유한공사는 저장성에서 첫 방역 회사채 ‘20샤오싱01(방역채권)’을 발행한 뒤 이렇게 광고했다. 이 채권은 전형적인 방역채권이다. 발행 주체의 신용등급과 채권평가신용등급이 모두 AAA이며, 발행 규모는 14억위안이었다. 발행 비용을 뺀 모집자금을 모두 회사 채무 상환과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유동자금 보충에 사용할 계획이다.
표면금리가 낮은 것은 최근 발행한 방역채권의 특징이다. 화타이(華泰)증권 고정수익팀이 2월13일 이전에 발행한 방역채권 25건을 분석한 결과 대다수가 시장 시세보다 낮았다. 국영기업채권과 23~119BP, 민영기업채권과 29~415BP 차이가 났다. 시장 참여자들이 방역채권에 관심 갖고 투자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 팀은 평가했다.
저금리는 여러 요인으로 생긴다. 수요 측면에선, 정책 영향으로 방역에 참여하려는 자금이 많다. 시장의 다른 신용채권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은행은 만기가 된 채권의 재투자 대상을 찾아야 한다. 공급 측면에선, 지금 단계의 발행 주체가 대부분 해당 업종이나 지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다. 최근 2년간 경영실적과 현금흐름이 나쁘지 않아 안전한 편이다. 거시적 관점에선, 시장 유동성이 풍부하고 춘절 이후 금리도 약간 내린 상태다. 일부 신용채권은 시세 조정 속도가 느려 실제 수익률이 시세보다 하락한 것으로 느껴진다.
“우리가 접촉한 기관투자자를 보면, 방역채권이라고 해서 위험요인 통제 기준을 완화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경기 하강 가능성이 크다. 발행 기업이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면 투자자가 손실을 책임져야 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자 청약 열기와 시장 완화 기조가 어느 정도 작용했는지는 정량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2020년 2월28일 장쑤성 화이안의 의료용품 공장. 코로나19 예방과 방역에 자금을 쓰는 기업은 저금리 방역채권을 신속하게 발행할 수 있다. REUTERS

적극적인 은행
은행 자금은 방역채권을 인수한 주력이다. 공모펀드를 비롯한 비은행 자금도 청약에 참여했다. 하지만 방역채권은 금리가 낮고 채권의 ‘가성비’가 높지 않아 비은행 금융기관은 소량에만 참여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말했다. 공모펀드와 증권사 자산관리사업부에서 청약한 물량도 주로 은행 위탁자금이다. 자체 자금이라면 방역에 참여하는 것이 목적이다. “은행 간 금리도 낮아서 은행은 투자해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우리 같은 기관에 금리가 너무 낮은 채권은 곤란하다. 상품 수익을 어느 정도 보장하려면 그나마 수익성이 좋은 대상을 골라야 한다.” 베이징 공모펀드의 고정수익 담당 부총경리 말이다.
모집한 자금 가운데 방역에 쓰는 비율은 중요하지 않다고 비은행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말했다. 더 현실적인 기준은 발행 주체의 종합적인 자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특수한 시기에 발행하는 채권이지만 발행 주체의 신용등급에 따라 평가한다고 말했다. “괜찮은 발행사 채권은 주관사가 청약하지 않아도 사들인다. 발행인 자질이 미흡하거나 위기가 있었다면 주관사 추천과 구체적인 업종을 고려한다.”
은행이 비은행 금융기관보다 적극적인 이유는 두 가지라고 리위저 초상증권 고정수익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첫째, 은행자금은 일정 부분 채권에 투자해야 한다. 보유 채권 만기가 도래하면 다시 투자해야 한다. 지금은 신용채권이 방역채권 위주로 발행돼 그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다. 둘째, 은행과 발행 기업이 대출과 채권 발행 등 기존 업무 관계가 있을 때 방역채권으로 그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기존 여신 한도와 무관하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은행의 방역채권 투자는 완전한 시장 규칙에 따른 행동이 아니다.
방역채권 발행량이 늘어도 낮은 금리가 유지될 수 있을까? 리위저에 따르면, 방역채권 발행 수요가 왕성하겠지만 발행량이 늘면서 조달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저리 대출 보장 같은 정책 기조에 따라 시장의 동급 채권보다는 금리가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 시장에서 방역채권을 제외하면 다른 신용채권의 공급이 없는 실정이다. 보유한 채권 만기가 닥치면 재투자해야 한다. 이 때문에 앞으로 기업이 생산을 재개하면서 신용채권 발행량이 회복될 것인지 관찰해야 한다. 방역채권 이외의 채권 발행이 늘면 조달금리가 더 빠르게 올라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유동성이 풍부하고 기준금리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작아, 방역채권 금리는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고정수익 담당 애널리스트는 “연초에는 은행 자금이 여유로운 편이라서 2020년에도 지급준비율 인하와 금리 인하,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 전반적으로 금리가 내려간다. 지금까지는 시장 자금이 적극적으로 방역채권에 참여했지만 이 분위기도 점차 이성을 찾아갈 것으로 애널리스트는 내다봤다.
방역채권 금리가 너무 내려가면 주관사도 ‘청약 미달’이라는 난처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은행 투자부서 담당자는 “2월17일 베이징셔우농식품그룹의 2020년 첫 초단기융자채권(방역채권) 표면금리가 2.5%”였다며 “발행량의 30%만 청약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나머지 70%는 국가개발은행과 푸둥발전은행에서 인수했다.

ⓒ 財新週刊 2020년 제7호
“防控債” 供需兩旺
번역 유인영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권태호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장철규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