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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와 사회적 거리 두기
[COVER STORY] 코로나19 팬데믹 공포- ③ 대처 방안
[120호] 2020년 04월 01일 (수) 부 단단 economyinsight@hani.co.kr

 부 단단 Wu Dandan 게오르크 파리온 Georg Fahrion
크리스티나 크니르케 Kristina Gnirke 마르틴 헤세 Martin Hesse
마르틴 뮐러 Martin U. Müller
카타리나 그라사 페테르스 Katharina Graça Peters
미하엘 자우가 Michael Sauga 베른하르트 찬트 Bernhard Zand
페로니카 하켄브로흐 Veronika Hackenbroch
<슈피겔> 기자

   
▲ 코로나19가 세계경제 침체 우려를 높이는 가운데, 2020년 3월9일 영국 런던 거리를 한 여성이 걸어가고 있다. REUTERS

스티븐 로치는 코로나19가 세계경제 침체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수년 동안 홍콩에서 모건스탠리 아시아 지사장으로 일했다. “수많은 무역분쟁과 정치적 위기 상황으로 세계경제는 이미 악조건에 놓여 있으며, 코로나19로 위험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취약한 경제에 엄청난 충격이 추가로 가해지면,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심각한 경기침체로 끝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를 빠르게 통제하더라도, 적잖은 부문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중산층이 큰손이 된 관광업계의 경우 여행사, 호텔, 항공사는 대대적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사스 대유행 전만 해도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이 연간 수십만 명에 그쳤다면, 지금은 무려 800만 명에 이른다. 타이, 필리핀 등 전통적인 관광 국가와 지난 수년간 중국 노선을 크게 확대한 항공업계에서 현재 중국이 갖는 의미는 이보다 훨씬 크다.
영국항공을 비롯한 항공사들이 더는 베이징과 상하이 노선을 운행하지 않고 있다. 전세계 대기업이 외국 출장을 줄이겠다고 발표하면 항공부문 매출은 대폭락을 피할 수 없다. 현재 세계 각국이 하늘길에 빗장을 속속 걸면서 항공업계는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 2003년 사스로 100억달러 이상 손실을 입었던 관광업계는 코로나19 피해액이 이보다 훨씬 클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제원자재거래소 관계자들은 중국에서 여행, 무역, 생산 거래가 줄면 필요한 원자재도 줄어든다고 전망한다. 1월 말 국제원자재거래소에서 구리, 니켈, 옥수수, 콩 가격이 급락했다. 유가가 다시 최저치를 찍은 뒤 그대로 유지된다면 오히려 세계 경기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 산유국이 다시 유가 인상 결심을 했기 때문이다. 오펙은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필요한 대책을 반드시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경제성장률 하락과 세계경기 침체
아직은 기업인, 금융인, 정치인 사이에서 코로나19를 비교적 짧은 시일 안에 막을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이 경우 코로나19는 경기 전문가들과 통계학자들의 데이터베이스에 작은 흠집을 남기는 데 그칠 것이다. 하지만 전염병 전문의 다수가 예상하는 대로 코로나19가 몇 달에 걸쳐 확산한다면, 특히 중국 비즈니스에 집중한 기업들의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미국 대기업 애플은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지인 중국 우한에서 컴퓨터와 스마트폰 부품을 생산한다. 중국에서 약 4300곳 매장을 운영 중인 미국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현재 매장 절반 이상이 영업을 중단했다.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된다면, 독일 기업과 경제 역시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독일은 서구 국가 중에서도 특히 중국 경제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독일 기계제조업체에 중국은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베엠베(BMW) 리무진 네 대 중 한 대가 중국에서 팔리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중국에서 연간 수익의 30% 이상 거둬들이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일단 중국에서 일하는 독일인 직원 대다수를 독일로 귀국시켰다. 자동차부품업체 콘티넨탈은 중국 출장을 금지했다.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의 피해도 엄청날 전망이다. 루프트한자는 하루 4회 상하이와 베이징 노선을 운항 중이다. 자회사인 오스트리아항공과 스위스항공도 중국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매일 12회 운항에 한 편당 승객을 최대 300명으로 산정하면, 하루에만 독일과 중국을 오가는 승객은 최대 3600명에 이른다. 함부르크 항공 전문가 하인리히 그로스봉가르트는 “승객 1인당 평균 매출액 1천유로(약 133만원)를 잡는다면 하루 손해액만 최대 360만유로에 이른다”고 추산한다. 중국이 항공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적었던 사스 사태 당시 세계 항공업계 매출은 35% 급락했다.
자동차부품업체 셰플러는 중국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셰플러 중국 공장 8곳에서 약 1만3천 명이 일하고 있다. 셰플러는 중국 자동차업체 지리, 폴크스바겐 등 현지 자동차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코로나19로 입은 경제 피해는 그리 크지 않지만, 중국 춘절 연휴가 연장되면서 셰플러는 2월10일까지 생산 중단을 연장했다. 우한에 행정팀 직원 6명을 둔 출장사무소를 운영 중인 셰플러 본사는 1월 말 직원의 중국 출장과 중국에서의 독일 출장을 금지했다. 우한 직원들은 현재 재택근무 중이다. 셰플러는 자체 생산라인이 다시 가동할 경우, 납품업체 생산 중단이 자체 생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파악하고 있다.

   
▲ 2020년 3월18일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거리에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보인다. 코로나19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면 ‘사회적 거리 두기’와 함께 냉정함, 인내가 필요하다. REUTERS

BMW·폴크스바겐·루프트한자 등 피해
현재 확실한 것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다. 셰플러는 중국에서 연간 20억유로 이상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셰플러의 유럽 사업은 아직 제한적인 영향만 받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한 셰플러 제품의 약 10%만 수출되고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19는 무역에 민감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종합상사와 산업기업의 수출입을 관리하는 대형 물류업체는 “엄청난 수급 문제가 예상된다”고 입을 모은다. “공장 출입이 전면 금지되면서 제품 생산이 중단됐다.” 유통업계는 유통에 심각한 지연이 우려되면서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 내부 분석에 따르면 중국에서 서구로의 배송을 포함한 전체 유통 기간이 최소 일주일 지연되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와 홈쇼핑 채널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두 채널로 판매되는 물품의 최대 90%를 소비재가 차지하고 있다. “홍콩을 거쳐 배송이 가능하냐” 같은 문의가 줄을 잇는데, 그렇게 하기에는 화물 여력이 모자란다고 한다.
코로나19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수급난에 시달리는 복제약에도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복제약은 더는 특허 보호를 받지 않는 의약품을 의미한다. 혈압약, 갑상샘호르몬제, 항간질제 등 만성질환에 대해 기존에 약효가 인정된 대중 의약품 등이 속한다. 연방의약품·의약제품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260여 개 의약품과 의약제품이 여러 이유로 배송되지 않고 있다. 배송 불가 의약품에는 고혈압 치료제 칸데살탄과 항우울제 벤라팍신 등도 포함됐다.
적잖은 복제약과 그 원자재는 상당 부분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우한과 비교적 멀리 떨어진 중국 저장성에는 수많은 의약품 공장이 밀집해 있다. 이에 코로나19가 더 빠르고 더 멀리 전파될수록, 독일 내 환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의약품 수급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경제에 미칠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백신·치료약 개발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몇 년 동안 경기부양책을 몇 차례나 펼쳤다. 적잖은 은행과 기업이 상당한 부채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펼칠 수 있는 경제 수단은 제한적이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중국 전문 연구원 니컬러스 라디는 “금융위기 방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서구 국가에서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공포에 길들여지기보다 냉정함과 인내를
코로나19 발생 첫 몇 주간 ‘공포’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이 사스 이후 끊임없이 경고했고, 대표적인 싱크탱크의 위기 시나리오에서도 중요하게 언급되지 않던 공포에 중국 정부와 서구 정치인, 경제전문가는 전혀 준비돼 있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전세계 사람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점점 공포에 전염돼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우한과 인근 주민의 두려움은 전세계에 퍼졌다. 감염되지 않은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대만 출신 독일인으로 수십년 째 프라이징에서 사는 여성 리추이핑도 경험했다. 그는 1월29일까지 뮌헨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스포츠용품 박람회 ISPO에서 통역사로 일했다. 그가 박람회 등록카드를 제시하고 박람회장에 들어가려고 하자, 직원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내가 이제 막 중국에서 입국했고, 확진자라고 확신하는 눈치였다.” 리추이핑은 뮌헨 도심의 매장에 들어갈 때마다 자신을 바라보는 두려운 시선을 느꼈다. “아시아 고객에게 영수증을 줄 때면 뭐라도 묻을까 두려운 듯 손가락 끝으로 겨우 영수증을 건넸다.”
크리스텐 드로스텐 소장 같은 전문가의 견해에 따르면, 우한·황강·샤오간 등 봉쇄된 도시 주민이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것은 올바른 대처법이었다. 사회적 거리는 세계화와 완전히 정반대되는 개념이지만, 바이러스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최상의 방책이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세계화를 위해서라도 지금은 거리 두기와 함께 냉정함과 인내가 필요하다.

ⓒ Der Spiegel 2020년 6호
Keim der Angst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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