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파다하게 퍼진 정보를 없애기란 불가능하다. 그런 시도 자체가 애초 입소문으로 퍼진 정보를 위험한 병원체로 만들 뿐만 아니라 체제 전복 방법으로 작용한다. 중국이라는 감시사회에서 코로나19 위기는 단순히 전염병 대응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막스밀리안 프롭스트 Maxmilian Probst <차이트> 기자

▲ 2020년 3월1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거주하는 한 남성이 근심 어린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중국정부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감시사회를 더욱 강화하고있다. REUTERS

중국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어떤 감시체계에도 구멍은 있다. 지난 몇 년간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감시사회를 만든 중국 정부는 국민 사이에서 자유 요구가 거세게 일어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모든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두려워한 것은 ‘정치적 바이러스’였다. 실제 코로나19 발병 초기만 해도 중국 정부는 생물학적 코로나바이러스를 정치적 바이러스로 규정했을 정도로 두려움에 휩싸였다. 모순되게도 이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정말 정치적 바이러스가 돼버릴 수도 있는 결과를 낳았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형)이 돼버린 코로나19는 중국 체제를 근간부터 뒤흔들고 있다.
생물학적 바이러스와 정치적 바이러스를 혼동했다는 가장 분명한 근거는, 중국 정부가 후베이성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처음 발견한 안과의사 리원량을 대했던 방식에 있다. 중국 정부는 리원량이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을 알리며 위험을 경고하자, 그의 말에 귀 기울이기보다 오히려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 Die Zeit 2020년 6호
Das Virus des freien Denkens
번역 김태영 위원

* 2020년 4월호 종이잡지 81쪽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