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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위험 예측 시스템 필요”
[집중기획]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인터뷰
[120호] 2020년 04월 01일 (수) 이자벨 휠젠 economyinsight@hani.co.kr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019년 10월 취임했다. 불가리아 출신 경제학자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예산·인적자원 담당 부위원장을 했다. 취임 6개월을 맞아 코로나19와의 싸움, 중국과 미국의 기술 경쟁에서 유럽의 기회에 관한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들려줬다.

이자벨 휠젠 Isabell Hülsen
미하엘 자우가 Michael Sauga
<슈피겔> 기자

   
▲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2020년 1월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했다. REUTERS

손님 맞을 때, 아직도 악수하나.
그렇다. 대신 수시로 예방 차원에서 손을 씻는다. IMF 같은 거대 국제기구에 코로나19는 이중삼중 과제를 의미한다. 우리는 전염병이 경제에 미치는 결과를 분석하면서 직원도 보호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로 많은 지역을 봉쇄했고 수많은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코로나19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얼마큼일까.
현시점에선 시나리오만 있을 뿐 구체적인 전망은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19 위험성과 중국의 회복 속도, 세계에 미칠 영향 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시나리오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브이(V)자 형태다. 이 경우 코로나19가 단기간 급격한 경기침체를 초래하겠지만, 성공적으로 극복하면 이후 그만큼 강력하게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코로나19는 18년 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처럼 일부 국지적인 피해만 일으킬 것이다. 당시 사스는 전세계 경제성장률을 0.1% 남짓 떨어뜨렸다.
사스 때처럼 큰 피해 없이 지나가는 시나리오가 얼마나 현실성 있을까.
신뢰할 만한 전망을 하기엔 시기상조다. 코로나19는 전과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스 때보다 두 배나 늘어났다. 또 2003년에는 세계경제가 활황기였다. 반면 지금은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경기 속도에 제동 거는 수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급진적인 대책을 추진했다. 중국 정부의 위기관리가 적절했다고 보나.
중국은 강력한 대응책을 일관되게 추진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금리를 내렸고, 경기부양을 위해 1150억달러(약 136조8천억원)를 추가로 풀었다. 옳았다고 본다.
IMF는 2019년 가을에 2020년부터 상당 수준의 경기 급랭이 올 것을 언급했다. 지금도 유효한가.
이후 인도, 칠레, 홍콩 등의 경제가 실망스러운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합의해 세계경제에서 큰 위험요소 중 하나가 사라졌다. 전세계 중앙은행 50여 곳이 지난 몇 달간 기준금리를 내렸다.
제대로 된 대책이었다고 생각하나.
물론이다. 각국 정부가 경제성장 지원을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코로나19가 예상보다 더 심각한 파장을 불러온다면 추가 경기부양책을 펼칠 것이다.

미-중 무역합의 큰 성과
여러 전문가가 중국과 밀접한 관계인 독일과 유럽이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렇게 생각하나.
하나로 얽힌 전세계가 코로나19로 더욱 불안정해졌다. 우리 모두 적응하고 대비해야 한다. 일촉즉발의 긴장이 감도는 국제 무역부터 이란 사태, 오스트레일리아 산불에 이어 코로나19 사태까지 일어났다. 이제는 불확실성이 새로운 일상이 됐다. 다른 한편으로 유럽은 오래전부터 저성장, 저생산성, 저인플레이션, 저금리의 ‘4저’ 시대에 접어들었다. 유럽은 이 덫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어떤 방법으로 말인가.
유럽연합은 미국 기업과 비교해 유럽 기업 생산성이 낮은 이유를 되돌아봐야 한다. 지금까지 유럽 경제 원동력이던 교육·연구 부문이 뒤처지는 이유, 불가리아와 프랑스 젊은이가 싱가포르와 대한민국 동년배 젊은이와 비교해 수학과 독해에서 뒤처지는 이유 등 말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기후보호를 위한 지출을 확대하려 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2050년까지 유럽을 이산화탄소 중립 대륙으로 만든다는 ‘그린딜’을 발표했다.
유럽이 기후변화 전쟁에서 강력한 역할을 맡으려는 것을 환영한다. 이를 통해 유럽은 기술·경제적 글로벌 선두주자로 다시 발돋움할 수 있다. 그린딜은 유럽 성장동력과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방책이 될 수 있다.
전세계가 동참하지 않는다면 그린딜은 위험할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몇 달간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수많은 고위 정치인과 대화했다. 모두 이산화탄소 중립 경제로 전환을 원한다고 느꼈다. 선진국이 옆에서 지원한다면, 빈국도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할 것이다. 한 예로 화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던 케냐는 지열과 태양열 개발을 위해 세계은행과 여타 국제기구 지원을 받았다.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오른쪽)가 2019년 10월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금융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사진을 찍었다. REUTERS

‘그린딜’ 유럽 성장동력 기대
그린딜에서 독일은 어떤 역할을 맡게 될까.
다른 국가와 달리 충분한 재정 자원을 보유한 독일은 유리한 위치에 있다. 녹색경제 전환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하지 않다. 독일과 프랑스 정부, 유럽연합은 민간자금을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유럽은 미국보다 한참 뒤떨어져 있다. 유럽 자본시장 동맹은 발전이 더욱 필요하고, 은행 부문에서 국경을 넘어서는 합병이 더 많아져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힘겨루기가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유럽은 둘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유럽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세계에서 경제·화폐 동맹을 완성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경쟁력이 있어야 유럽은 세계 무대에 발맞출 수 있다. 유럽이 디지털 플랫폼 세계에서 존재감이 없는 현실은 심히 우려스럽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유럽연합은 단호하게 행동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유럽은 더욱 자부심을 가져야 하고 지리멸렬한 상태에 허우적거릴 여유가 없다.
미국이 분열된 유럽을 배려할 리 없다. 미국은 중국이 글로벌 경제대국이 되는 것을 어떻게든 막으려고 한다. 중국과 완전히 분리되려고 한다. 이는 유럽에 무엇을 의미하는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부문별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불을 뿜는 기술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은 이에 발맞춰가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세계경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하게 엮여 있다. 상호 분리가 우리 모두를 부유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글로벌 부채 관리 가능한 수준
글로벌화는 세계 금융 부문을 더욱 강력하게 연계한다. 부채 증가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냄비 속 개구리 이야기를 해보자. 처음에는 냄비에 담긴 물 온도가 서서히 올라가서 개구리는 따뜻하다고 좋아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개구리 목숨을 위협할 정도까지 물이 끓어넘친다. 글로벌 부채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현재 국가, 일반 가계, 기업 부채는 무려 188조달러(약 21경9천조원)에 이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 더 늘어났다. 엄청난 규모의 글로벌 부채를 우려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동안 부채 관리를 잘하겠다고 모두가 강조했다. 실패한 이유는 뭔가.
초저금리로 돈을 빌리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었다. 다른 한편으로, 원하는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점점 더 위험한 프로젝트에 투자하면서 파산 위험이 커졌다.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투명성을 갖춘 저임금 국가에 지원하는 것이었다. 정부의 국채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 부채가 늘었다. 위험은 아직 관리 가능한 수준인가.
안심되는 대목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저항력을 키웠다는 점이다. 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단행된 개혁 덕분에 자기자본비율과 유동성이 커졌다. 그러나 위험요인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은행 영업이 금융시스템 중심부에서 주변부로, 은행시스템 밖 기업들로 옮겨갔다. 미국 기업 부채가 대표적인 사례다. 국제 금융감독 기관과 협의해 위험요인을 관리·감독하고, 필요하면 확대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 주제가 2020년 초 워싱턴에서 열리는 분기별 총회에 안건으로 다뤄지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하면 ‘냄비 속 개구리’ 상황을 막을 수 있나.
단계적 변화 특징은 언제 상황이 급변할지 누구도 정확히 예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험수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투명성이 중요하다. 그러면 우리는 개구리한테 이제 냄비에서 뛰어나올 때라고 적시에 말해줄 수 있다.

ⓒ Der Spiegel 2020년 9호
Unsicherheit ist die neue Normalität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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