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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전에 ‘임금위기’ 있었다
[기획]한국의 노동
[9호] 2011년 01월 01일 (토) 이상헌 economyinsight@hani.co.kr
국제노동기구(ILO)의 ‘세계임금보고서’(2010/2011)가 발표됐다.임금 문제를 장기적으로 본다면, 이번 경제·금융 위기 전에 이미 위기가 있었을 것이다.즉 ‘임금위기’를 경제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는 경제학자도 있다.특히 한국의 임금은 ILO가 제기하는 문제, 즉 임금 불평등 심화와 저임금 확산, 노동과 자본 간 배분에서 임금몫의 역사적인 저하 추세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이코노미 인사이트>는 불안한 한국 노동의 생애를 국제 수준에서 비교·진단한다.일자리를 늘리려면 기업가들이 분발해야 한다고 주창하는 글도 함께 붙인다.편집자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연구정책조정관   일전에 한 유명한 미국 경제학자가 항의 서한을 보내온 적이 있다.그는 국제노동기구(ILO)가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과도한 임금 삭감을 경계하고 최저임금제도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게 불만이었다.게다가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이 견해에 동조하는 양상을 보이는 데 실망했다는 것이다.미국의 예를 들면서, 최저임금이나 단체임금협상은 노동시장을 왜곡할 뿐이라는 경제학 원론적 얘기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 경제학자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해, 중국에서 임금을 획기적으로 인상시켜서 소비수요를 진작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올해 들어 평균 20% 가까이 최저임금을 인상한 조치도 고무적이라 했다.말하자면, 내 나라의 임금은 과도하니 인상해서는 안 되고, 남의 나라 임금은 낮으니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임금을 둘러싼 일종의 ‘님비(NIMBY·공공의 이익에는 부합하지만 자신이 속한 지역에는 이롭지 않은 일을 반대하는 이기적인 행동) 현상’이다. 이 에피소드는 단순한 님비 현상 이상의 의미가 있다.이 미국 경제학자가 임금을 생산비용으로만 보았을 때는 ILO의 정책 견해에 실망한 것이고, 임금을 소비수요의 주요한 축으로 보았을 때는 중국에 실망한 것이다.임금이 생산비용이자 소비수요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 전혀 새로울 게 없는 사실이지만, 후자의 측면은 오랫동안 무시됐고 최근 위기를 통해 ‘재발견’됐다. 1990년대부터 경제위기 이전까지는 임금억제 정책이 대세를 이루었다.단체임금협상이나 최저임금과 같은 정책은 임금유연성을 해쳐서 결국 경제성장을 제약한다는 믿음에 기반해, 대대적인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이 도입됐다.세계은행은 이 정책적 변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급기야 각종 노동규제를 수치화한 고용유연성 지표를 기업환경지표의 일부로 개발해 각국의 순위를 매겨 발표했다(무수한 비판에 직면해 2010년부터 이 지표를 공식 지표에서 누락시켰다). 이런 정책적 변화가 임금에 미친 영향은 적잖았다. 위기 전의 위기: 임금몫의 저하 경제위기 직전까지의 임금 동향은 ILO가 발표한 ‘2008년 세계임금보고서’(Global Wage Report 2008/2009: Minimum wages and collective bargaining-towards policy coherence)에서 분석된 바 있다.이 보고서는 특히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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