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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패션’ 선구자, 스텔라매카트니
[김미영의 브랜드읽어주는 여자]
[119호] 2020년 03월 01일 (일) 김미영 kimmy@hani.co.kr

 

   
▲ 환경보호를 테마로 한 스텔라매카트니의 2017 겨울 캠페인(가운데). 스텔라 매카트니(오른쪽).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영국 유명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48)는 비틀스 멤버 폴 매카트니의 딸이다. 스텔라매카트니는 2001년 그녀가 자신 이름으로 세운 고급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정교한 재단, 자연스럽고 매력적인 태도에서 우러나오는 자신감을 강조하는 디자인을 선보인다.
스텔라매카트니는 윤리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겨 기업이 자원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친환경 원료와 지속가능한 디자인으로 끊임없이 혁신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등 환경보호에 앞장서며 지속가능한 패션을 주장한다. 이런 배경엔 스텔라 매카트니 가족 모두 채식주의자이고, 어릴 적 시골 유기농 농장에서 자란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폴 매카트니 딸, 클로에 수석디자이너
스텔라는 폴 매카트니와 사진작가이자 동물보호 활동가인 린다 매카트니의 둘째 딸로 태어났다. 패션계에서는 1997년 26살 어린 나이에 클로에 수석디자이너로 영입되면서 주목받았다. 대학을 갓 졸업한 신예의 파격적인 임명을 두고 뒷말이 많았다. 여기에는 유명인 자녀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관심을 받은데다, 자신과 비슷한 유명 연예인 자녀를 친구로 둔 배경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스텔라는 리브 타일러, 케이트 허드슨, 귀네스 팰트로 등과 각별한 사이였다.
스텔라가 무니르 무파리즈 클로에 대표의 선택이 탁월했음을 증명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99년 가을/겨울 클로에 컬렉션에서 선보인 팬츠슈트는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면서도 섬세하고 사랑스러운 스타일의 전형을 보여줘 클로에를 단번에 젊고 발랄하며 섹시한 이미지로 바꿔놓았다. 당시만 해도 47년 전통의 클로에는 1970년대 전성기를 이끌었던 카를 라거펠트가 1983년 떠난 뒤 중년여성 브랜드로 이미지가 굳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동물애호가이자 채식주의자
스텔라는 클로에의 변화를 이끈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가 몸담은 이후 클로에는 여성이 선망하는 브랜드로 각광받았고, 스텔라 역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클로에는 스텔라매카트니 스타일에 열광하는 새롭고 젊은 고객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케이트 허드슨, 니콜 키드먼, 캐머런 디아즈, 마돈나 등 유명 연예인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스텔라가 클로에에 영입된 지 2년 만에 판매고는 4억2천만달러에 이르렀고, 임기 동안 판매는 500%까지 상승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스텔라 매카트니 영입 이후 클로에는 훨씬 나아진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변형됐다”고 평했다.
친환경주의자이자 동물애호가이며 채식주의자인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는 의류뿐 아니라 가방, 신발 등 소품에도 가죽이나 털 같은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다. 친환경 패션을 꾸준히 연구한 결과, 인조가죽으로 최고급 동물 가죽을 쓴 듯한 효과를 내고, 독특한 기술력과 코팅 작업으로 원단을 고급 스웨이드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또 잔인한 동물 사육과 보존, 염색에 사용되는 독성 화학물질을 피할 수 없는 모피 대신 ‘퍼-프리-퍼’(Fur-free-Fur·모피 사용 중단)로 포근한 퍼 의류의 매력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옷소매에 ‘퍼-프리-퍼’ 라벨을 크게 붙여놓았는데 이는 모피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의 표현이다.

   
▲ 스텔라매카트니 ‘팔라벨라 백’ 시리즈.

친환경 소재로 만든 가방과 신발
스텔라매카트니의 대표 가방인 ‘팔라벨라 백’(Fallabella Bag) 역시 가죽을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독특한 코팅 작업으로 스웨이드나 가죽처럼 보이도록 가공한 소재를 사용했다. 팔라벨라 백은 시즌마다 다양한 크기와 색상, 디자인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신발 역시 친환경 소재로 만든다. 초기만 해도 동물가죽을 사용하지 않는 ‘베지테리언(채식주의자) 슈즈’는 조소의 대상이었다. 그럼에도 스텔라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동물성 가죽 대신 100% 친환경 소재로 만든 엘리스는 스텔라매카트니를 대표하는 슈즈 컬렉션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엘리스는 영국 전통 슈즈로 꼽히는 더비(끈 달린 구두)와 몽크스트랩(버클과 벨트가 달린 구두)을 혼합해 탄생한 날렵한 모양, 과감한 나무 소재 플랫폼 힐과 톱니 형태의 고무바닥으로 출시하자마자 주목받았다. 스니크-엘리스, 이클립스스니커즈 등의 신발도 가볍고 착화감이 뛰어나 인기가 좋다.
이외에도 유기농 재료로 만든 속옷,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를 쓰지 않는 향수와 유기농 스킨케어를 출시해 스텔라매카트니의 모든 제품에서 친환경주의를 실천하고 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스텔라는 2009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선정한 ‘우리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중 한 명으로 뽑혔다.

여러 브랜드와 협업
스텔라는 아디다스, 에이치앤드엠(H&M), YSL(스킨케어), 갭, 레스포삭 등 여러 기업과 협업해 브랜드 인지도와 대중성을 지속해서 높였다. 특히 2005년 처음 출시된 ‘아디다스 바이 스텔라매카트니’는 졸라매는 끈(드로우스트링), 자수, 지퍼 장식 등으로 변형해 발랄하면서도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현재 남녀의류와 함께 핸드백, 신발, 아동의류, 안경, 여성속옷, 수영복, 향수 등을 제작하거나 라이선스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스텔라매카트니 컬렉션은 현재 100여 개국에서 살 수 있다. 런던, 뉴욕, 로스앤젤레스, 파리, 밀라노, 도쿄, 홍콩, 상하이 등 56개 플래그십 매장이 있다. 국내에는 2004년 진출했으며, 현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 롯데백화점 본점과 부산점에 입점했다.
2019년 7월에는 루이뷔통, 크리스찬 디오르, 지방시, 로에베, 셀린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LVMH그룹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사업과 전략 면에서 ‘지속가능한’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 ‘94학번’으로 1990년대 중반 물질적 풍요 속에서 자유분방하고 개성을 추구하던 동시대의 문화를 자신만의 개성으로 추구하던 ‘X세대’ 문화를 직접 겪었다. 20여 년이 흐른 지금도 그때처럼 신세대의 마음가짐으로 젊고, 멋스럽게 나이 들기를 바란다. 뷰티와 패션에 관심이 많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0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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