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시각
     
봉준호와 스티글리츠의 계단
[포토 인]
[119호] 2020년 03월 01일 (일) 곽윤섭 kwak1027@hani.co.kr

곽윤섭 기자

   
 

 1960년 개봉한 김기영 감독의 <하녀>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쥔 봉준호 감독과 그 자리에서 헌사를 받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연결고리 중 하나다. 봉 감독은 <하녀> 광팬이었으며, 스코세이지 감독은 2008년 <하녀>를 복원해 칸영화제에서 부활시키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영화 공간에서 핵심은 ‘계단’이다. 신분 상승을 꿈꾸며 도시로 왔으나 여공이나 하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여성에게 1960년대 이층집은 꿈에서도 오르고 싶은 곳이다. 하녀는 주인집 남자를 유혹해 아이를 가지지만, 우여곡절 끝에 계단에서 굴러 낙태한다. 복수심에 불타는 하녀는 주인집 부부의 아들(국민배우 안성기가 초등학생 아들로 나온다)을 계단에서 떨어져 죽게 한다.
이곳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에 있는 계단이다. 계단을 따라 왼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자하문 터널이 시작된다. 계단 장면이 유난히 많이 나오는 영화 <기생충>에서 기택 가족이 비 오는 날 내려간 그 장면이 여기서 촬영됐다. 
‘3등 선실’(작은 사진)은 세계 사진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한 장을 꼽을 때마다 등장하는 걸작이다. 미국 사진가 앨프리드 스티글리츠가 1907년 미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당대 최고 여객선 ‘카이저 빌헬름 2세’에서 찍었다. 1911년 처음 사진이 발표됐고 이 사진을 본 파블로 피카소가 “이 사진가는 나와 같은 영혼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진도 핵심은 1등 선실과 3등 선실 공간을 분리하는 계단에 있다. 아래쪽 3등 선실에 있는 사람은 이때도 그랬고, 이후로도 결코 위로 올라갈 수 없었을 것이다. 정작 스티글리츠 본인과 가족은 1등 선실을 썼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0년 3월호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권태호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장철규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