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국제
     
‘더러운’ 석탄에서‘깨끗한’ 수소로
[FOCUS] 중국 수소경제의 명암- ① 잠재력
[118호] 2020년 02월 01일 (토) 리류첸 economyinsight@hani.co.kr

 리류첸 黎柳茜 청링커 曾凌軻 <차이신주간> 기자

   
▲ 이산화탄소 배출 초저감 기술을 갖춘 중국의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REUTERS
산시성이 중국의 ‘수소밸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언뜻 세련되게 들리는 이 목표를 산시성만 선택한 것은 아니다. 광둥성 포산, 산둥성 지난, 지린성 바이청 등 전국 20곳 넘는 지역에서 비슷한 구호를 들고나왔다. 다만 산시성은 수소밸리가 되기 위한 수소제조법으로 석탄가스화를 선택했다. 
석탄 생산지로 유명한 산시성의 석탄 생산량은 중국 전역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석탄은 산시성의 기간산업이다. 하지만 비중이 너무 커서 오히려 ‘자원의 함정’에 빠졌다. 지역경제가 석탄산업에 과도하게 의존해, 석탄산업 경기에 따라 성장률이 출렁였다. 석탄 의존에서 벗어나 새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산시성의 중요한 목표다.
그런데도 수소밸리 계획은 석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9년 11월 산시성 공업정보화청은 대형 석탄기업인 양취안석탄(陽泉煤業)그룹과 산시코크스석탄(山西焦煤)그룹, 루안(潞安)그룹 등과 수소에너지산업 관련 전략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고, 석탄을 이용한 수소에너지를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세 가지 수소생산법 
2차 에너지인 수소는 환경친화적이고 재생가능한 에너지다. 오랫동안 화학공업 원료로 쓰였다. 최근에는 수소를 에너지로 개발해 전통 에너지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가 대표 사례다. 휘발유나 경유 자동차가 유해 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반면, 수소차에선 물만 나온다. 하지만 석탄으로 수소를 만드는 과정이 그렇게 ‘청정’하지 않다. 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석탄에 있는 탄소, 유황 등 오염물질이 나온다. 
석탄을 이용한 수소제조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석탄에서 직접 수소를 만드는 석탄가스화다. 석탄을 기체로 만든 뒤 합성기체로 전환하고 수소를 분리해 추출하는 방법이다. 다음은 석탄화학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라는 의미의 부생수소다. 코크스나 반성코크스 등을 사용한 석탄화학제품 생산공정의 부산물로 수소를 만든다. 석탄으로 메탄올이나 합성암모니아를 만드는 공정에서 나온 합성가스에서 수소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셋째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수전해법이다. 
산시성 석탄기업들은 세 방법을 모두 검토했지만 아직 구체적 사업 단계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실질적으로 착수한 사업은 손에 꼽을 적도로 적다. 석탄을 이용한 수소 생산은 어떤 장애물을 만났을까? 석탄 매장량이 풍부한 이 지역이 수소밸리로 거듭나 산업구조를 전환하고 도약할 수 있을까?
석탄기업이 수소에너지 사업에 진출하면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마오중창 칭화대학 원자력신에너지기술연구원 교수 겸 국제수소에너지협회 부주석이 말했다. “석탄기업은 필요한 설비와 공법을 대부분 보유해, 직접 수소를 추출하거나 부산물로 수소를 만드는 과정 모두에서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다.”
산시성 다퉁탄광(大同煤礦)그룹유한공사는 60만t 규모의 석탄 이용 메탄올 생산사업을 기반으로 부생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 사업의 책임 엔지니어는 석탄을 이용한 메탄올 제조 과정에 설비를 추가하면 수소를 추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공정에 다시 투입하던 가스를 ‘재활용’하는 것이다.
산시성 석탄기업들은 석탄화학제품 부산물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부생수소법을 선호한다. 현 공정을 활용하기에 자원의 순환 이용에 해당하고, 석탄에서 수소를 직접 추출하는 것보다 투자비용이 적어서다. 다퉁은 부생수소법으로 연간 수소 5천t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퉁의 관련 업무 책임자 야오판은 “연구 결과 이 사업에서 생산한 수소로 다퉁시와 주변 지역의 수소에너지 수요를 채울 수 있다”며 “수소의 수송 반경 200㎞를 초과하면 경제성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이 사업은 입찰이 끝났다.
 
관망하는 기업
다퉁이 전망이 밝아 보이는 이 사업을 계획한 지 1년이 지나도록 공사가 시작되지 않았다. 그룹 관계자는 공장 터가 문제라며 언제 수소를 생산하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다퉁시에선 수소충전소 한 곳이 운영 중이다. 이 충전소는 수전해법으로 수소를 제공한다. 제조원가는 ㎏당 80위안(약 1만3천원), 판매가격은 70위안이다. 팔수록 손해라는 뜻이다. 이 수소충전소는 다퉁시 전역에 있는 수소연료전지버스 50대에 필요한 수소를 제공한다. 
다른 산시성 석탄기업 진메이(晉煤)그룹은 진청시에서 천연가스를 이용한 수소 생산과 수소충전소 운영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그룹 자회사가 현지에 수소충전소를 건설하고, 사업 초기에 필요한 수소는 외부에서 구매할 예정이다. 앞으로 석탄화학제품을 제조하는 자회사에 수소 추출 설비를 추가해 수소충전소에서 필요한 수소를 충당할 계획이다.
산시성 창즈시에 있는 루안그룹도 수소 생산과 수소충전소, 전료전지 등 수소에너지 산업에 진출하려 한다. 마쥔샹 루안그룹 부총경리는 먼저 수소충전소 2곳을 세운 뒤 10곳으로 늘리고 2024년까지 2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룹 자회사인 루안아쓰번수소동력(潞安阿斯本氫動力)과학기술유한공사가 동방전기주식유한공사와 협력해, 산시성 전환종합개혁시범구에 3기로 나눠 수소연료전지와 시스템 생산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3기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2만 대를 생산하는 규모가 된다. 하지만 루안그룹은 아직 이 청사진을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세 가지 수소 제조공정의 생산원가를 비교하면, 석탄가스화와 부생수소는 낮고, 수전해법은 높은 편이다. 중국 국가에너지그룹에 따르면, 원료인 석탄의 가격이 t당 600위안이라고 할 때 기술이 성숙한 석탄가스의 제조원가는 ㎏당 8.85위안(이산화탄소 처리비용 제외)이다. 부생수소의 제조원가는 ㎏당 10~16위안이다. 수전해법은 전기요금 비중이 커서 가정용 전기를 이용하면 ㎏당 30~40위안까지 올라간다.
산시성 석탄기업들은 대부분 수소사업을 구상하고 있을 뿐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는 않았다. 객관적 원인이 있는 기업도 있지만, 대부분 상황을 지켜보면서 기다리고 있다.
 
   
▲ 석탄기업 산시코크스석탄(山西焦煤)의 공장 내부. 산시성 공업정보화청은 이 회사와 전략적 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를 맺고, 석탄을 이용해 수소에너지를 생산하기로 했다. 산시코크스석탄 위챗 갈무리
높은 환경비용
오랫동안 중국은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청정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에너지 구조를 바꾸려고 노력했다. 이를 위해 석탄 등 ‘더러운’ 에너지의 사용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과 천연가스 등 청정에너지 사용을 늘렸다. 2010~2018년 중국의 1차 에너지 소비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69%에서 59%로 내려갔다. 
푸관윈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에너지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기고문에서 탄소로 만든 수소는 사용 과정이 깨끗하고 탄소 배출이 적지만, 깨끗하지 않고 탄소 배출이 많은 생산과정을 대가로 얻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석탄으로 만든 수소로 자원과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오염과 탄소 배출의 공간만 바꾸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석탄가스화 공정에는 석탄이 대량으로 소모된다. 지금 기술력으로 수소 1t을 만들려면 석탄 6~8t이 필요하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5~20t이다. 수전해법은 제조공정이 깨끗하다. 하지만 전력의 70%를 석탄으로 생산해 과정 전체를 계산하면 오히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탄소배출량도 많다.
수전해법의 에너지효율을 보면, 수소 1t을 생산하는 데 전기 5만~6만kWh를 소모한다. 전기에너지를 수소로 전환하는 과정의 에너지효율이 65~75% 수준이다. 석탄으로 만든 전력을 사용했다면 에너지가 석탄에서 전기, 다시 수소로 전환하는 과정을 거치는 셈이다. 에너지효율은 30% 이하로 떨어진다. 게다가 수소 1t 생산에 이산화탄소가 30t 이상 배출돼 탄소배출량이 석탄가스화 공법의 2~3배에 이른다.
석탄화학제품 부산물로 수소를 제조하는 부생수소는 잠재력이 있지만, 탄소 배출에 간접적 책임이 있다. 코크스 연소를 비롯한 석탄화학제품 생산공정에서 부산물로 수소와 함께 일산화탄소가 대량으로 만들어진다. 이 일산화탄소는 연소 과정을 거쳐 결국 이산화탄소로 바뀐다.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할 수만 있다면 ‘더러운’ 에너지를 가장 ‘깨끗한’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탄소 제거 문제로 업계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소에너지 업계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녹색 수소’와 적게 배출하는 ‘청색 수소’, 많이 배출하는 ‘회색 수소’로 구분한다. 녹색 수소는 제조공정부터 사용 단계까지 모든 과정이 깨끗한 수소에너지를 말한다. 재생가능에너지로 만든 수소,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제조법이 여기에 해당한다. 회색 수소는 석탄가스화처럼 탄소를 배출하는 수소제조법으로 만든 수소다. 제조 과정에서 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하면 청색 수소로 바꿀 수 있다. 
 
ⓒ 財新週刊 2019년 제44호
山西慾轉型“氫谷”煤制氫路徑引爭議
번역 유인영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권태호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장철규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