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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짝퉁 온상 인체 유해 제품도 여럿
[BUSINESS] 초저가 온라인쇼핑몰 주의보- ① 현황
[118호] 2020년 02월 01일 (토) 크리스티나 크니르케 economyinsight@hani.co.kr
크리스티나 크니르케 Kristina Gnirke 
알렉산더 퀸 Alexander Kühn <슈피겔> 기자
 
   
▲ 온라인쇼핑몰에 입점한 값싼 중국산 물건이 문제가 되고 있다. 80~90% 저렴하지만, 제품 불량이거나 환불과 반품이 안 되는 사례가 많다. 이베이 로고. REUTERS
예테 크라프트(25)가 새로 산 무선 청소기는 2~3분 남짓 먼지를 빨아들인 뒤 작동을 멈췄다. 청소기 배터리를 충전하려 했지만, 상자에 충전 케이블이 들어 있지 않았다. 인근 전자상가에서 기종에 맞는 케이블을 사려 했지만, 중국 소매상이 판 이 청소기에 맞는 케이블은 없었다.
2019년 5월 크라프트는 온라인쇼핑몰 줌(Joom)에 전자우편을 보냈다. 배송료 포함 104유로(약 13만원)에 구매한 청소기 때문에 그로부터 오랫동안 줌과 전자우편을 주고받아야 했다. 전자우편을 주고받을수록 실망은 커졌다. 매번 다른 직원을 상대해야 했다. 어떤 날은 리나, 또 어떤 날은 기젤라였다. 이들이 쓴 전자우편은 독일어 번역기에서 나온 글처럼 형식적이고 성의 없었다.
크라프트는 청소기와 케이스 사진, 포장 상자를 저울에 올려놓은 사진 등을 보냈다. 청소기가 원래 정해진 무게대로 배달됐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한동안 크라프트가 전자우편에 회신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남편이 입원해서 혼자 두 아이를 돌봐야 했다.” 크라프트가 바빠서 이틀 동안 답신을 못하자, 줌은 자동으로 대화를 중단했다. 크라프트는 다시 처음부터 문의 절차를 밟아야 했다. 
줌과 크라프트의 제품을 둘러싼 논쟁은 이후 점점 더 격렬해졌다. 크라프트는 10% 할인 제의를 거절했다. “청소기가 작동하지 않는데 할인이 무슨 소용이냐.” 환불은 아예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나았다. 줌은 ‘기술적인 이유’는 환불 규정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5개월이 흘러, 10월에 줌은 “반품 문의 기간이 끝났다”고 알려왔다. 크라프트는 청소기를 쓰레기장에 버렸다.
   
▲ 이베이와 아마존 등 세계적 규모의 온라인쇼핑몰은 중국 무역상을 디지털 시장으로 끌어들인 대표 기업이다. 이베이와 아마존에서 파는 중국 물품에 소비자 불만이 많다. 아마존 로고. REUTERS
 
새로운 쇼핑 시대 표방하는 ‘줌’의 민낯 
줌은 누리집에서 ‘새로운 쇼핑 시대’라고 자칭했다. “줌이 유럽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쇼핑 앱”이라며 2억5천만 번 다운로드됐다고 자화자찬했다. 라트비아에 있는 줌은 매달 전세계 2500만 명이 자사 앱을 이용한다고 강조했다. 이 중 100만 명은 독일에 거주한다. 앱에는 주로 중국 제조사와 소매상이 물건을 올리는데, 할인율이 종종 90% 이상이다. 아시아의 제품 생산 비용이 판매 지역보다 무척 낮아서 가능한 일이다. 품질이 현저히 낮은 제품을 생산할 때도 있다. 
어떤 제품은 인체에 해롭다. 종종 안전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전자제품을 팔고, 독성물질을 포함한 장난감과 사용 금지 첨가물이 들어간 화장품이 거래된다. 독일 시장에는 내놓지도 못할 물건이다. 유명 제품을 표절한 상품도 많이 거래된다. 하지만 독일 관청이 중국 상하이나 선전에 있는 상인에게 접근할 방법이 없다. 줌을 통해 국경을 넘는 제품의 다수가 검사를 거치지 않은 채 소비자에게 배달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슈피겔>과 독일 제2텔레비전방송 <ZDF>가 줌을 공동 조사한 결과다. 
 
   
 
안전검사 하지 않은 중국 상품
이베이와 아마존은 중국 무역상을 디지털 시장으로 끌어들인 첫 번째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베이와 아마존에서 파는 중국 물품에 대해 소비자가 불평한다는 것이다. 새 쇼핑 플랫폼은 모든 빗장을 활짝 열었다. 그들은 좀더 공격적으로 광고하고, 말도 안 되는 가격을 제시한다. 그에 못지않게 더 엉망인 물건을 팔고 있다. 줌은 미국 경쟁업체인 위시(Wish)와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큰 쇼핑몰이다. 이 쇼핑몰들은 아시아의 작은 소매상이 독일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하루 평균 소포 25만 개가 중국에서 독일로 배달된다. 브란덴부르크 소비자센터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인터넷 사용자 2명 중 1명은 아시아 판매업체에서 물건을 샀다. 이 사실을 사용자 중 절반은 인지하지 못했지만, 독일 소매상은 잘 알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온 경쟁자가 독일 소매 고객을 점점 더 많이 흡수하고 있다. 중국 소매상이 공정하지 않은 수단을 썼기 때문이기도 하고, 소비자가 중국에서 온 제품이란 것을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시아의 쇼핑 경쟁자는 독일 법을 지키지 않았다.
책 <새로운 온라인 거래>를 쓴 경제학자 게리크 하이네만은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은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그는 책에 독일 기업의 어두운 전망을 담았다. “앞으로 몇 년 동안 독일 기업에 도저히 불가능한 가격으로 온라인 유통이 될 것이다. 독일 유통업자가 가장 낮게 제시할 수 있는 가격보다 훨씬 값싼 물건이 몰려올 것이다. 새로운 차원의 유통체계다.”
아주 싸지만 결국 쓰레기와 다름없는 물건을 사는 일은 소비자에게 돈, 시간, 신경을 많이 쓰게 한다. <ZDF>는 관련 조사를 하기 위해 줌, 위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15개 제품을 주문했다. 그중 11개 제품만이 온전하게 배달됐다. 전문가들이 배달된 제품을 검사했다. 절반 이상이 유럽 시장에선 허가될 수 없는 제품이었다. 어린이용 전동스쿠터의 경우 기계 부분이 조잡해서 전복 가능성이 있었고, 스쿠터 외부에 노출된 케이블은 합선 위험이 있었다. 향수에는 금지 첨가물과 확인되지 않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들어 있었다. 드론은 CE인증서(유럽으로 들어오는 제품에 대한 적합 표시로, 유럽 시장 진출에 필수적인 인증서)가 없는 제품이었다. 유럽연합 기준에 따르면 드론에는 반드시 인증서가 첨부돼야 한다. 전자담배에 붙은 증명서는 위조됐다.
저가 쇼핑 플랫폼에 직접 이 상황을 물었다. 판매되는 모든 제품이 이 정도까지 엉망이거나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답이 돌아왔다. 줌은 “전세계 소매상이 거래에 참여하고 수천㎞ 배달이 되는 전자상거래여서 관리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또 “시험하기 위해 구매한 상품에서 발견된 문제가 줌에서 파는 모든 제품의 질을 대변한다고 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소매상이 각국의 법을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위시는 “그동안 중개한 제품 1억8천만 개를 검사했는데, 시험 과정에서 기준에 맞지 않는 제품이 간혹 있었다”고 했다.
 
   
▲ ‘초저가’를 표방하는 온라인쇼핑몰 줌(Joom) 누리집
신뢰할 수 없는 저가 쇼핑몰 상품 
소비자보호센터들은 저가 쇼핑몰에서 파는 제품의 질을 점점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브란덴부르크 소비자센터에서 일하는 온라인거래 전문가 크리스티 다우첸베르크는 “2018년 저가 쇼핑 플랫폼 불만이 전년보다 두 배 더 많이 접수됐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물건을 네 번 반품했다는 이유로 위시 쪽에서 아무런 경고 없이 고객 계정을 닫아버려 108유로(약 13만원)의 물건을 반품하지 못한 일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위시 쪽이 내세우는 근거는 이렇다. “이 고객은 너그러운 반품과 환불 규정을 과도하게 악용했다. 하지만 계속 물건을 산다면 좋은 평판을 회복할 수 있다.” 아마존이 여러 해 전에 했던 방식과 비슷하다. 현재 온라인쇼핑몰은 고객 계정을 폐쇄할 때 적어도 사전에 경고 전자우편을 보낸다.
어떤 고객은 주문한 UBS 스틱이 도착하기도 전에 독촉장을 받았다. 주문자가 이 물건을 반품하기도 전에, 미수금 징수 업체를 보내겠다는 협박이 담긴 세 번째 독촉장을 보낸 것이다. 심지어 이 제품은 모조품으로 드러났다.
몇 주 전부터 다우첸베르크는 소비자를 골탕 먹이는 새로운 경향에 주목하고 있다. 자신이 주문한 제품 가격보다 더 값싼 물건을 받는 소비자 사례가 늘고 있다. 구찌 핸드백 대신 선글라스가 배달된다거나, 원피스 대신 양말이 온다는 식이다. 소비자가 물건의 하자를 어느 수준까지 참고 받아들이는지 시험하는 것 같다. 
 
ⓒ Der Spiegel 2019년 50호
Schnäppchenschrott
번역 이상익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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