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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높여 서민 내쫓고 탈세·돈세탁 의혹도
[ISSUE] 독일 부동산 큰손 로켓인터넷- ② 분노 유발 ‘전격전’
[118호] 2020년 02월 01일 (토) 마르틴 크노베 economyinsight@hani.co.kr

마르틴 크노베 Martin Knobbe 
안톤 라이너 Anton Rainer
필리프 자이프트 Philipp Seibt
안드레아스 바세르만 Andreas Wassermann
로빈 빌레 Robin Wille <슈피겔> 기자

   
▲ 잠버 삼 형제는 1999년 이베이와 유사한 인터넷 경매업체 알란도를 키워 이베이에 고가에 매각하면서 유명해졌다. 이들은 2007년 로켓인터넷을 설립해 최근까지 실리콘밸리 성공 사례를 신흥국에 이식하는 사업모델에 주력했다. 이 때문에 ‘카피캣’(모방꾼)이란 지적도 받는다. 왼쪽부터 피터 킴벨 최고재무경영자(CFO), 올리버잠버 최고경영자(CEO), 알렉산더 쿠틀리히 이사. REUTERS

잠버 형제의 부동산 사업을 보는 시선이 비판적인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업계에서 이들은 언제나 다른 경쟁자보다 가혹하고 공격적이라는 평판을 여러 해 동안 받았다. 많은 사람이 염려하는 것은 이들이 부동산 분야에서도 이런 사업 방식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 잠버 형제가 미국 페이스북을 모방해 만든 ‘스투디VZ’ 누리집.
스티브 잡스와 제프 베이조스가 신경제 영웅이던 세계에서 잠버 형제는 자발적으로 악역을 맡았다. 이들은 세상을 개선할 방법 같은 연설은 하지 않는다. 최신 공학 마니아도 아니다. 2011년 10월 올리버 잠버가 자신이 인수한 회사 경영진에게 보낸 전자우편 내용은 가히 전설적이다. 전문에서 그는 ‘피로 서명한’ 경영계획서를 요구하면서, 자신의 전략을 ‘전격적 침공’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들이 세운 로켓인터넷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큐베이터’로, 몇 주 안에 신규 회사를 부화하는 ‘벤처기업 산실’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언론사 기자에게는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좋은 사업모델이 중요하다는 말도 했다. 또 ‘이 좋은 사업모델은 개인이 스스로 생각해낼 필요가 없다. 경쟁자에게서 간단히 훔쳐오면 된다’고도 실토했다.
로켓인터넷이 ‘전격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데는 거대한 복제 군대의 도움이 한몫했다. 이 세상 어디에선가 새 기업이 선풍을 일으켰다 하면, 거기엔 어김없이 로켓인터넷 지부가 창업자 틈 사이에 끼어 있거나, 다른 경쟁자보다 앞서 투자했다. 스투디(Studi)VZ는 페이스북을 거의 복사한 모양새이고, MzVideo는 유튜브 복제물이다. 미국의 최대 경매 사이트 이베이(Ebay) 역시 알란도(Alando)라는 이름을 달고 독일 시장에 나타났는데, 알란도 로고는 이베이 로고와 아주 비슷하다. 잠버 형제가 이 기업의 최고경영자로 수장에 오른 기간은 불과 100일로, 이후 소문에 떠도는 대로라면 알란도를 4300만유로(약 553억원)라는 거액에 원래 창안자인 이베이에 되팔았다. 이 거래는 잠버 형제가 달성한 최초의 대규모 매각액으로 이들이 지금 소유한 막대한 재산의 초석이 됐다.
잠버 형제는 이 돈을 특히 잠바(Jamba)에 집중 투자했다. 잠바는 아동을 대상으로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휴대전화 시그널 톤 정기구독권을 팔던 회사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복제공장 콘셉트를 사업모델로 삼은 로켓인터넷을 통해 동남아시아, 브라질, 러시아 등 전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이 독일 기업의 기민함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카피캣’(Copycats·모방꾼)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하지만 사업모델은 특허를 낼 수 없는 품목이라서 그런 항의에 아랑곳없이 로켓인터넷은 카피캣 분야에서 세계 선수권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잠버 형제는 언론 보도가 나쁘게 나가는 것에도 신경 쓰지 않는다. 24살 때 이미 동물 털로 된 슬리퍼를 제작하도록 남미에 하청을 준 적 있는 올리버는 언젠가 로켓인터넷을 ‘초강력 매킨지’로, 자신을 ‘공격적인 인터넷 제1인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 잠버 형제가 미국 에어비앤비(Airbnb)를 모방해 2011년 설립한 빔두(Wimdu) 누리집.
‘공격적 카피캣’ 사업모델로 돈방석
잠버 형제는 사업모델을 그대로 모방해 위험성이 거의 없는 전략을 토대로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사업을 영위해왔다. 잠바 매각은 이들에게 2억3700만달러의 수익을 안겨줬다. 이후 주식 상장으로 더 많은 현금이 잠버 형제의 금고로 들어갔다.
실패 뉴스는 드물게 대중에게 들린다. 한 예로 공유주거 에어비앤비(Airbnb)를 복제해 2011년 설립한 빔두(Wimdu)는 지금까지 총 6230만유로 손실이 누적되면서 2018년 사업을 중지했지만,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잠버 형제의 복제 모델 콘셉트가 효력을 잃고 있음을 뜻한다. 실제 실리콘밸리의 새 아이디어를 베껴 쓰려는 잠버 형제의 시도가 좌초되는 일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전보다 훨씬 영리해져서 독자적으로 몸체를 불려가고 있다. 올리버는 2012년 <슈피겔> 인터뷰에서 “포뮬러1 경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그저 속도를 사랑할 뿐”이라고 말했다. 9년이 흐른 지금, 그들의 경쟁자가 잠버 형제보다 훨씬 더 빠른 경주차를 보유한 것으로 보일 만큼 분명하게 상황이 바뀌었다.
잠버 형제는 자신들 사업모델이 참혹하게 몰락할 것임을 진즉부터 알고 있었던 듯하다. 전세계에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부터 이들은 공고한 투자 대상인 임대주택과 사무실 건물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간헐적으로 개인 이름으로 매입했지만, 나중에는 수십 개 주식회사가 얽힌 조직을 통해 대규모로 일을 처리했다. 
마치 복잡한 배선도를 방불케 하는, 한눈에 꿰뚫어보기 힘든 그물 구조를 가진 조직을 통해서다. 이 회사들 소유자로 잠버 형제가 직접 명기될 때도 있고, 간혹 전직 은행가, 기업 상담가, 부동산업계 출신 전문가 등 주식 보유자가 함께 거론될 때도 있다. 
아직은 잠버 형제의 부동산 투자에서 누가 함께 이익을 얻었는지는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이 경우 자금의 종적은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되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같은 은밀한 조세회피처에서 끝나버리곤 한다. 이런 식으로 잠버 형제는 여러 해에 걸쳐 눈에 띄지 않게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토지 매입을 할 수 있었다.
잠버 형제가 부동산이라는 신규 사업 영역에서 처음 센세이션을 일으킨 때는 2015년 10월이다. 베를린 상징물 중 하나인 높이 77m 탑, 1920년대 템펠호프에 애초 출판사 건물로 지은 울슈타인하우스를 이들이 몇백만유로에 사면서다. 인터넷 창업계에서 탄탄한 관계망을 확보한 서비스업체 디지털콤팩트(Digital Kompakt)는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 매입 건을 계기로 잠버 형제의 부동산 야욕을 규명하는 데 주력했다. 당시 디지털콤팩트가 내렸던 결론은 이렇다. 잠버 형제는 장기 임대가 가능한 영업활동용 부동산을 베를린을 비롯한 독일 대도시에서 체계적으로 구매했다.
경제학자 루돌프 히켈은 “이 투자에 참여한 사람들은 신속한 자금회전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단시일에 건물을 보수한 뒤 임대료를 배로 올려 다시 팔 의도가 아니라 건물을 임대해서 임대 수입을 얻는 것이 장기 목표였을 것이라는 말이다.
레겐스부르크의 국민경제학 교수이자 부동산 전문가인 토비아스 유스트는 잠버 형제의 노선 변경을 비판적으로 본다. 정보기술(IT) 기업이 본연의 핵심 사업이 아닌 부동산에 투자한다면, 비단 IT 기업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도 경고 신호가 된다고 우려를 표한다. 그 결과가 가격 역동성 가속화로 나타날 것이라는 진단이다. 다른 말로, 잠버 형제는 부동산 시장에서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를 지속해서 올리고, 그 결과 가격 거품이 생길 위험이 커지도록 부추긴다는 것이다.
현재 베를린에선 잠버 형제 때문에 불거진 ‘고급 주택화’에 항의하기 위해 시민이 의기투합했다. 크로이츠베르크 구역 우르반 거리에선 잠버 형제에게 팔린 주택단지 주민이 ‘우리는 모두 여기에 머문다’라고 쓴 펼침막을 창밖에 내걸었다. 인근의 소규모 음악클럽 역시 당장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노이쾰른 구역에선 한 시민자치단체가 단골주점 존속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작은 성공을 거뒀다. 72살인 이 주점 주인의 임대계약이 2년 연장됐다. 그러나 임대료는 두 배로 올랐다. 주인은 5년으로 계약 기간을 연장하기를 바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잠버 형제의 부동산 사업은 다른 임대업자들과 달리 가혹하게 세입자를 쫓아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베를린 시민들이 임대료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REUTERS
‘유령회사’ 활용 공격적 건물 매입
공동 출자자로든 독자 소유주로든 잠버 형제가 배후에 있는 회사들은 베를린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토지대장 기록을 보면, 이들은 베를린 거의 모든 구역에 땅과 건물을 소유했다. 그중에는 프렌츨라우어베르크 구역의 슈투벤카메르슈트라세에 있는 1950년대 임대 가옥이나 라이니켄도르프 구역 발트슈트라세의 상가 건물도 있다. 이들의 부동산 매입 명세서에는 20세기 초 매혹적인 유흥지였던 프리드리히슈트라세의 아드미랄팔라스트, 쿠어퓌르슈텐담에 있는 옛 바이엘(Bayer) 콘체른 본부 등 어마어마한 건물도 포함됐다.
잠버 부동산 제국의 지배자는 삼 형제 중 막내인 알렉산더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2016년부터 투자회사 아르반티스(Arvantis)를 독자적으로 소유했는데 이 회사는 베를린과 뮌헨, 영국 런던에 각각 사무실을 두고 있다. 세 곳의 부동산회사가 홀딩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있는데, 그중 아우구스투스매니지먼트아키텍처 주식회사도 눈에 띈다. 바로 알렉산더플라츠에서 멀지 않은 ‘건강의 집’을 관리하는 회사다.
잠버 형제 제국에선 공동 투자회사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일 세무서의 손이 잘 닿지 않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2017년 3월 선아일랜드(Sun Island) 회사가 베를린-노이쾰른 구역의 조네날레에 건물 여러 채를 아우르는, 약 5천㎡의 거대한 지역을 매입했다. 그 회사의 공동 출자자 중에는 코모더스(Commodus)도 있었다. 아우구스투스 발표에 따르면 잠버 형제는 이 코모더스의 영업용 부동산 펀드에 ‘소극적으로 아주 소수의 주식’에만 출자했다고 한다.
선아일랜드의 40%는 ‘시럽저머니홀딩’(Sirup Germany Holding) 소유다. 출자주는 시럽 주식회사이고, 영업장소는 카리브 해안의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안의 토르톨라섬으로 돼 있다. 아우구스투스 사장은 시럽 주식회사와 관련해 “직접 알지 못하는 제3의 투자자 정도로만 알고 있다”며 “잠버 형제는 여기에 어떤 형태로도 관련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여러 갈래로 가지를 친 구조는 수도 도심의 알짜배기 시가지를 독점하는 게임인 모노폴리에서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진짜 소유주는 익명의 회사 뒤에 몸을 숨기고 있다. 세입자 눈에 띄지 않게 하거나, 탈세 목적도 있다. 더불어 부동산 구매에 쓴 돈의 출처가 어디인지 알아내지 못하도록 연막을 치려는 의도도 있다. 이 관계를 묻는 말에 아우구스투스 사장은 “우리 회사가 소유한 부동산은 전적으로 독일 회사로 모두 등록됨에 따라, 여기서 나온 수입에 세금을 내고 있다”고 서면으로 답했다. 다만 영업 배당분 인수를 해서 룩셈부르크의 부동산회사 같은 곳을 통해 부동산을 사는 일도 드물게 있었는데, 이 회사 역시 독일로 이전한 뒤부터는 독일 세무서에 적법하게 세금을 냈다는 답변이 적혀 있었다.
 
   
▲ 2019년 2월23일 독일 베를린 프리드리히스하인 지구렌바흐 거리에서 세입자들이 임대료 상승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REUTERS
부채 의존한 투자 여러 의혹 증폭
잠버 형제의 또 다른 기관인 ‘올리버 잠버 가족재단’도 의혹투성이다. 재단 누리집을 보면, 재단 본부는 뮌헨에 있고 결손가정 어린이의 복지를 돕는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재단에 전자우편을 보냈지만, 한동안 답변을 받지 못했다. 누리집에 제시된 주소로 보낸 편지는 되돌아왔다. 반송 사유란에 ‘수취인 불명’이라고 찍혀 있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더 지나서야 전자우편 답장이 왔다. 거기엔 “올리버 잠버는 로켓인터넷에 출자했던 자기 몫의 주식을 뮌헨에 본부를 둔 올리버 잠버 가족재단에 ‘리히텐슈타인 법에 따라’ 양도했다”고 쓰여 있었다. 이 재단이 전적으로 독일에서 납세 의무를 지기 때문에 총수입과 배당금은 독일 관세청에 세금을 내도록 돼 있다는 설명이었다. 다만 결손가정 어린이를 위해 활동한다는 항목에 대한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잠버 형제 부동산과 관련해서 눈에 띄는 점이 하나 있다. 토지등기부 대장을 보면 대부분 부동산에 막대한 부채가 기재돼 있다는 것이다. 쿠어퓌르스텐담에 있는 바이엘 본사 건물은 바덴뷔르템베르크은행에 3860만유로 부채를 지고 있었다. 이 토지등기부 대장으로는 토지 구입비 중 얼마큼이 비밀 자금에서 나왔는지 밝혀낼 수 없다. 기본 부채는 아마 은행을 다른 위험에서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다. 하나 확실한 건 부동산이라는 자산에 은행이 대규모로 관여한다는 점, 그래서 부동산 소유자라고 해도 그 집에 대해 전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이 부채야말로 잠버 형제가 기존 임대계약에 따라 거주하는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해 공공연히 애쓰는 것을 설명할 수 있을 듯싶다. 알렉산더플라츠 인근 ‘건강의 집’ 병원 건물처럼 임대료 수입을 더 많이 올려야 한다. 
뮐러는 지금 병원을 열 새 장소를 찾고 있다. 그러나 환자 기록카드를 넣은 서랍장은 이전할 때 가져갈 수 없다. 지난번 천장 사고 이후 습기가 스며들어 서랍장 나무판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병원을 새로 열기 위해 뮐러는 또 대출을 받아야 한다. 그는 혹여 너무 고령이라는 이유로 은행이 신규 대출을 해주지 않을까 걱정이다. 

ⓒ Der Spiegel 2019년 51호
Stumpfer Meißel
번역 장현숙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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