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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동안 미국 대통령들의 사랑을 받다
[김미영의 브랜드 읽어주는 여자]
[118호] 2020년 02월 01일 (토) 김미영 kimmy@hani.co.kr
   
▲ 버튼다운 셔츠

 
에이브러햄 링컨, 프랭클린 루스벨트, 존 F. 케네디, 리처드 닉슨, 제럴드 포드, 조지 H.W. 부시,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의 공통점은? 미국 대통령을 지낸 인물이라는 점이다. 공통점은 또 있다. 모두 미국 남성복 브랜드 브룩스브라더스(Brooks Brothers)를 즐겨 입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를 시작으로 현재 45대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까지 역대 미국 대통령 45명 가운데 40명이 브룩스브라더스 옷을 입었다. 그중 링컨, 케네디, 오바마,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때 브룩스브라더스 코트를 입었다. 이는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배경이기도 하다.
키가 크고 마른데다 팔이 길었던 링컨은 특별 제작한 양복이 필요했기 때문에 브룩스브라더스 옷을 유독 좋아했다. 1865년 포드극장에서 암살될 때 독수리 문양과 함께 ‘One Country, One Destiny’(하나의 국가, 하나의 운명) 문구가 안쪽에 새겨진, 브룩스브라더스에서 특별 제작한 양복과 코트를 입었다고 한다.
 
   
▲ 런웨이에서 걷는 모델 뒤로 브룩스브라더스의 양 모양 로고가 보인다
변화와 혁신 주도
미국 대통령의 양복으로 유명한 브룩스브라더스 역사는 1818년 4월7일 45살의 헨리 샌드 브룩스가 뉴욕시 체리 스트리트와 캐서린 스트리트 북동쪽에 ‘H.& D.H Brooks & Co.’라는 양복점 문을 연 것이 시초다. 당시만 해도 기성복 개념이 없어 모두 양복점에서 정장을 맞춰 입었다. 브룩스브라더스 역시 양복점으로 출발했으며, 고급 원단을 사용한 까닭에 대통령 정장을 만드는 양복점이 되었다.   
‘브룩스브라더스’라는 회사 이름은 1850년 엘리샤, 대니엘, 에드워드, 존, 아들 4명이 가업을 물려받으면서 브룩스 형제가 운영한다는 뜻으로 바꿨다. “최고 품질을 다룬다. 공정한 이윤으로 최고 상품을 판매해 우리의 가치관을 추구하고, 우리의 가치관을 이해하는 사람에게 거래한다”는 창업 이념 아래, 202년 동안 시대를 넘나들며 앤디 워홀, 캐서린 헵번, 휴 잭맨, 저스틴 비버 등 수많은 유명 인사가 사랑한 아메리칸 클래식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브룩스브라더스는 기성복 역사에서 ‘최초’라 할 수 있는 아이템을 대거 선보였다. 1845년 미국 최초의 기성복 컬렉션을 출시해 양복 대중화에 기여했다. 폴로 선수의 셔츠칼라 고정 방식에서 영감받아 제작한 ‘폴로 버튼다운 셔츠’(옷깃을 단추로 고정)와 1953년 ‘브룩스위브’라고 하는 워시앤드웨어(세탁 후 다림질하지 않고 바로 입는 셔츠) 드레스셔츠를 전신으로 1998년 출시한 ‘논 아이론 드레스셔츠’, 19세기 영국군 전유물이던 ‘레지멘탈타이’의 줄무늬 방향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꿔 1902년 선보인 ‘랩 스트라이프 타이’, ‘블레이저’(캐주얼 재킷)와 ‘시어서커슈트’, ‘아가일(마름모) 무늬 양말’ 등이 브룩스브라더스에서 최초로 선보인 아이템이다.
‘논 아이론 셔츠’는 바느질로 축소되거나 틀어지는 걸 막기 위해 심 부분에 특수 테이프를 붙여 봉제한 다음, 특수 열 처리로 압력을 가해 셔츠 형태를 유지하도록 했다. 온종일 입어도 구김이 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유명 TV 프로그램 <오프라 윈프리쇼>에서는 이 셔츠를 ‘미러클 셔츠’라고 극찬했다. 설립자 손자인 존 브룩스가 폴로 대회를 보다가 선수들이 바람에 방해받지 않도록 옷깃에 단추를 달아 고정한 것에 영감을 얻어 만든 버튼다운 셔츠는, 패션 역사상 가장 많이 모방된 디자인으로 꼽힌다. 
브룩스브라더스는 이처럼 200년 넘는 시간 동안 품질과 스타일을 연구하며 지속해서 혁신을 추구했다. 전통과 과거를 존중하되, 혁신과 도전을 추구하는 미래지향적인 철학과 안목을 꾸준히 이어왔다. 
브룩스브라더스 리본에 매달린 양 모양 로고의 기원은 6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르고뉴공국의 필립공이 1430년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황금 양모 훈위’로, 이후 유럽 상인들이 화려하고 고귀한 것을 상징하는 용도로 썼다. 브룩스브라더스는 1850년 사명 변경과 동시에 공식적으로 이 로고를 채택, 고급 이미지를 강조했다. 
 
   
▲ 200여년의 역사를 지닌 브룩스브라더스는 링컨, 케네디, 클린턴, 오바마, 트럼프 등 미국 대통령이 즐겨 입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브룩스브라더스 제공
‘리본에 달린 양’ 로고
최초 기성복, 대통령 양복으로 불리며 미국인은 물론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브룩스브라더스는 1988년 소유권이 영국 의류 브랜드 ‘막스앤드스펜서’(Marks & Spencer)로 넘어가면서 역사와 명성에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2002년 이탈리아 안경테 제조사 룩소티카그룹 창업주 레오나르도 델 베키오의 여섯 번째 아들 클라우디오 델 베키오가 인수한 뒤로 다시 ‘아메리칸 클래식’에 집중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2018년 창립 200주년을 맞아 한국을 찾은 델 벨키오는 “브룩스브라더스는 패션산업계의 유산이다. 200년간 끊임없이 추진해온 혁신을 바탕으로, 수백 년이 흐른 뒤에도 좋은 브랜드로 인식되도록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브룩스브라더스는 현재 20여 개국에 500개 이상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는 2008년 브룩스브라더스코리아로 공식 진출했다. 국내에서는 아메리칸 클래식 스타일을 대표하는 ‘브룩스브라더스’를 포함해 아이비리그룩에서 영감받은 프레피(사립학교 학생복) 스타일로 구성된 캐주얼 라인 ‘브룩스브라더스 레드 플리스’ 브랜드에서 양복과 캐주얼 의류 외에 넥타이, 모자, 벨트, 지갑, 가방, 신발, 스카프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 ‘94학번’으로 1990년대 중반 물질적 풍요 속에서 자유분방하고 개성을 추구하던 동시대의 문화를 자신만의 개성으로 추구하던 ‘X세대’ 문화를 직접 겪었다. 20여 년이 흐른 지금도 그때처럼 신세대의 마음가짐으로 젊고, 멋스럽게 나이 들기를 바란다. 뷰티와 패션에 관심이 많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0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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