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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 네 번째 기가팩토리 건설
[FOCUS] 독일에 공장 짓는 테슬라- ① 유치 과정
[117호] 2020년 01월 01일 (수) 마르쿠스 브라우크 economyinsight@hani.co.kr

전기자동차 생산업체인 테슬라(Tesla)가 독일 브란덴부르크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에 독일이 열광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테슬라가 독일 땅에서 성공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자동차업계 발전을 엄청난 속도로 이끌 것은 명확해졌다.

마르쿠스 브라우크 Markus Brauck
마르쿠스 데트머 Markus Dettmer
지몬 하게 Simon Hage
기도 밍겔스 Guido Mingels
안드레아스 바서만 Andreas Wassermann
<슈피겔>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이 2019년 11월1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골데네렌크라트(황금핸들) 자동차상 시상식에서 베를린 신공항 부지 인근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REUTERS

일론 머스크는 2019년 내내 독일발 우편물을 잔뜩 받았다. 그의 마음을 사기 위해 접근하는 독일 연방주 장관들이 보낸 편지다. 그중에는 자신의 연방주를 광고하는 장관도 있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머스크가 2018년 유럽에 대규모 생산공장 기가팩토리(Gigafactory)를 짓겠다는 뜻을 밝히자, 독일 연방정부들이 너나없이 머스크에게 몰려들었다. 마치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자본이 탄탄한 매수자를 향해 무더기로 달려들듯이 말이다.
니더작센주 경제부 장관 베른트 알투스만은 “니더작센주가 자동차산업 분야에서 세계 톱클래스 지역에 속한다”고 선전하는 편지를 보냈다. “전 유럽의 운송 도로가 교차하는 니더작센주는 전기를 이용한 교통수단, 교통의 첨단 자동화 체제, 자율주행 분야에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그는 “개인적으로 머스크와 만나 니더작센주가 가진 이 모든 장점을 자세히 설명하고 싶다”고 했다.
베를린시 경제부 시의원 포프 역시 자신의 지역구를 선전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베를린에는 자율주행 차량을 시험할 구간이 아주 많다. 베를린이야말로 국제 기업을 위한 독일의 핵심 지역이다.” 여기에 더해 그는 “독일 정부 지원을 요청하는 신청서 작성을 도울 뿐 아니라 머스크에게 최적의 공장 터까지 제안할 수 있다”고 썼다.
앞다퉈 공장 유치 희망 뜻을 밝히는 편지가 독일에서 쇄도한 반면, 머스크는 이 공장 유치 희망 신청자를 서로 반목시키면서 가차 없이 어부지리를 추구했다. 기가팩토리 건설에 관여한 인사들은 경쟁자가 누구고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 알지 못했다. 유럽 전역에서 도시 30여 곳이 지원했을 거라는 추측만 있을 뿐 그 수가 정말 맞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

독일 도시, 테슬라에 잇단 러브콜
브란덴부르크주도 공장 유치 사업에 뛰어들었다. 협상이 뜨겁게 개시된 시점인 2019년 7월, 외르크 슈타인바흐 경제부 장관은 평균 일주일에 두 번꼴로 테슬라 쪽과 통화했다. 협상에는 머스크가 직접 나서지 않았다. 대신 4~6주에 한 번 보고만 받았다. 그런 다음 어느 후보자와 계속 협상할지 결정했다.
테슬라는 협상 속도에서도 독일 위에서 압력을 행사했다. 테슬라 쪽 담당자들이 하루 이틀 일정으로 끊임없이 독일로 날아왔다. 반면 독일 연방주 대표자나 대표단이 미국에 간 일은 한 번도 없었다. 협상 정보가 털끝만치도 외부로 흘러나가면 안 된다는 테슬라 쪽 요구는 이런 방식으로 단기간에 상대방에게 분명히 전달됐다.
9월 초가 되자, 공장터 협상 대상자가 10곳으로 좁혀졌다. 테슬라는 여러 팀을 구성해 동시다발적으로 협상했다. 그로부터 약 2주 뒤 열린 워크숍에서 브란덴부르크주 인사들이 테슬라 쪽 담당자 25명과 함께 둘러앉았다. 테슬라 쪽 인사들이 체크리스트와 요구사항이 길게 적힌 카탈로그와 도면을 지참하고 이틀 일정으로 독일에 왔다. 그러고는 브란덴부르크 주정부에 4주 뒤가 아니라 지금 당장 요구사항에 답변하라고 밀어붙였다.
정작 머스크는 공장터 입지 결정 일주일 전쯤에야 처음으로 디트마어 포이트케 브란덴부르크 주총리, 슈타인바흐 장관과 통화했다. 슈타인바흐는 “이 일에 결정권이 있는 사람과 목소리로 우선 인사하겠다는 취지였다”고 당시 통화 내용을 떠올렸다.
머스크와 브란덴부르크 주총리 회동 일정은 이보다 훨씬 뒤에 잡혔다. 일주일 뒤 오후 5시30분, 장소는 아들론호텔이었다. 베를린 시내 브란덴부르크문 앞에 있는 유서 깊은 호텔이다. 주로 상류층이 머물렀는데, 100여 년 동안 국내외 유명 인사가 숙박한 곳으로 알려졌다. 너무 촉박하게 잡힌 일정이라 포이트케 주총리는 이 면담에 참여할 수 없었다. 결국 머스크와 슈타인바흐 장관 두 사람이 회동을 했다. 그조차 겨우 1시간짜리 면담이었다. 심지어 슈타인바흐 장관이 유치 동의서에 서명할 때 머스크는 이미 자리를 떠나고 없었다. 머스크 대신 테슬라 쪽 다른 인사가 그의 이름으로 서명했다.

   
▲ 2019년 11월21일 미국 캘리포니아 호손 테슬라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머스크 회장이 사이버 트럭을 공개하고 있다. REUTERS

급작스레 결정된 유치 도시 베를린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위력 과시인가, 아니면 천재적으로 구사된 머스크만의 ‘절제된 표현’인가. 묘한 일은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베를린을 떠난 지 두세 시간 뒤, 머스크는 베를린에서 열린 ‘황금핸들’(골데네렌크라트) 자동차상 시상식에서 브란덴부르크, 즉 베를린공항 부지 인근에 스포츠실용차(SUV) 모델Y와 모델3 등의 차량과 배터리(전지)를 생산하는 공장과 디자인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말을 할 때 머스크는 부끄러운 기색으로, 마치 별것 아닌 듯 목소리를 한껏 낮췄다. 이에 비해 독일 쪽은 환호하는 분위기, 아니 열광의 도가니였다. 당시 분위기는 쇼를 진행하던 바르바라 쇠네베르거가 대표적으로 잘 보여줬다.
그날부터 다음날까지 “독일이 안도의 숨을 내쉬게 됐다”는 식의 발언이 이어졌다. 마치 머스크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옥신각신하는 자동차 국가를 절망에서 끄집어냈다는 투였다. “이정표를 제시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도 있고, “성탄 선물이 앞당겨 도착했다”거나 “큰 기회를 얻었다”고 강조하는 말도 들렸다.
머스크가 네 번째 국외 공장을 독일에 짓기로 한 결정은 독일이 여전히 자동차의 나라로 자부해도 되는 엄연한 증거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독일 자동차업체는 수모를 당했다. 머스크가 ‘황금핸들’ 시상식에서 혼자 빛을 발하는 동안, 업계에서 가장 비중 있는 매니저인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 보스’ 사장은 얌전한 태도로, 눈앞 광경에 감탄하면서 머스크 옆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머스크가 독일 자동차업계 등을 떠밀어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고 있으니 기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쇼는 쇼고,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다. 머스크가 이 시상식에 출연하기 불과 몇 시간 전 테슬라 콘체른(기업 결합 형태)은 이미 브란덴부르크주 투자은행에 전자우편 한 통을 보냈다. 이 테슬라 프로젝트에 브란덴부르크주가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신청서였다. 하지만 접수된 신청서를 은행 담당자가 검토하려면 신청서가 종이에 인쇄된 형태로 제출돼야 한다. 이 점에 관한 한 독일은 머스크라고 해서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다. 또 유럽연합위원회가 출력된 신청서 내용 전체를 허가해야 한다.
머스크가 브란덴부르크주 투자은행에 요구한 지원액이 얼마나 많았는지 은행 쪽은 밝히지 않았다. 만약 머스크 요구가 지멘스 콘체른이 혁신 캠퍼스 건설을 위해 산출한 액수를 기준으로 설정됐다면, 국민은 수입 3유로에 1유로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 경우 테슬라 쪽이 받는 보조금은 몇십억유로가 될 것이다. 머스크와 독일인은 경외와 견제 사이 어디쯤이라 할 만한 묘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독일인은 실리콘밸리 출신의 첨단기술 기업가, 머스크를 경탄한다. 온통 일에 빠져 있고 천재적인 인물인데다 절대 포기하는 일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테슬라는 지난 1~2년 사이 주가 폭락 등 악재로 거의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가 아슬아슬하게 비껴가는 시기를 여러 차례 겪었다. 무엇 하나 되는 게 없어 보였던 2019년 봄에는 주식 투자자의 불만이 고조돼 있었다. 그 시기를 다 보내고 머스크가 이끄는 회사 테슬라는 비로소 주가 상승 등 고공비행을 다시 시작했다. 모델3는 생산과정에서 하마터면 테슬라를 좌초시킬 뻔했던 차량인데, 현재 독일에서 최고 판매량을 보이는 전기자동차로 떠올랐다. 노르웨이나 네덜란드의 유사 전기차 시장에서는 모델3가 내연기관 자동차의 최고 인기 모델보다 많이 팔리고 있다.

픽업트럭과 모델Y로 재기 모색
여기에 후속 모델 제품도 곧 선보인다. 테슬라는 2019년 11월 말 신형 픽업트럭을 시장에 내놓았다. 2020년 중반기에는 탄탄한 몸집의 스포츠실용차 모델Y 생산도 개시할 예정이다. 원래 계획보다 6개월이나 앞당겨졌다.
2019년 12월부터 중국 상하이 테슬라 대규모 생산공장에서 모델3 등 신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기계를 가동한 지 겨우 168일 만에 제품 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신기록이라 할 만한 지표는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인 직원을 쓰지 않는 공장으로는 중국 안에서 최초다. 자동차 생산량은 연간 25만 대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테슬라는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 Der Spiegel 2019년 47호
Elon und die Deutschen
번역 장현숙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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