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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품은 베를린 전기차 메카 가능성
[FOCUS] 독일에 공장 짓는 테슬라- ② 머스크의 야심
[117호] 2020년 01월 01일 (수) 마르쿠스 브라우크 economyinsight@hani.co.kr

마르쿠스 브라우크 Markus Brauck
마르쿠스 데트머 Markus Dettmer
지몬 하게 Simon Hage
기도 밍겔스 Guido Mingels
안드레아스 바서만 Andreas Wassermann  
<슈피겔> 기자

   
▲ 일론 머스크는 ‘자동차의 나라’ 독일에서 발판을 굳혀 그 나라의 우수한 인재와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체계적으로 실행해왔다. REUTERS

일론 머스크는 통 큰 장담을 하는 인물로 잘 알려졌다. 그는 천재와 과대망상증 환자 사이에 놓인 좁은 산마루 위에서 움직인다. 이를테면 2025년부터 화성 여행을 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또 완전 자동 운행되는 자동차를 시장에 내놓겠다고도 장담했다. 2017년이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2020년을 바라보자고 했지만 그 역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독일 브란덴부르크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짓겠다는 머스크의 결정은 얼마나 믿을 만할까. 공장 건설지로 예정된 독일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인건비와 에너지 비용이 많이 든다. 목표를 높게 설정하는 머스크 계획을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점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새 제안은 기존 경제, 옛 기술자의 숙련 기술 없이는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능력 있는 기술자와 기계 제작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미래를 향한 아이디어를 대중이 시장에서 사는 상품으로 변화시켜줄 인력 말이다.
머스크는 2014년 <슈피겔> 인터뷰에서 “독일에는 유능한 기술 인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아무도 중요시하지 않던 계획을 선보였다. “장기적으로 내다볼 때, 테슬라는 독일 땅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게 될 것이다.” 그 시기는 5~6년 뒤가 될 거라고 했다. 상당히 정확한 예측이었다.
자동차 나라에서 발판을 굳힘으로써 그 나라의 우수한 능력을 흡수하겠다는 목표를, 머스크는 그때부터 체계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2016년 테슬라는 아이펠 지역 프륌에 본사를 둔 중형기업 그로만엔지니어링(Grohmann Engineering)을 매입했다. 그로만엔지니어링은 고도로 전문화된 자동화 기술을 보유한 굴지의 기업으로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던 회사다. 보슈(Bosch), 베엠베(BMW), 다임러(Daimler)가 모두 그로만 고객사였다. 머스크는 ‘테슬라그로만오토메이션’(합병 뒤 회사 이름 바꿈)이 테슬라 외 어느 기업에도 제품을 조달하지 않도록 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

   
▲ 테슬라는 독일에 생산공장을 세워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들의 본거지에서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모델 3를 유럽 시장에 판매해 테슬라를 세계적 브랜드로 키워내겠다는 것이다. REUTERS

자동차 강국의 우수 인력과 기술 확보
머스크는 테슬라의 신형 자동차 모델을 대량생산하는 분야에도 독일 인력을 많이 데려왔다. 프리몬트에 있는 미국 공장이 완전히 혼란에 빠진 적이 있었다. 머스크가 너무 많은 것을 단번에 이루려 한 결과, 고도로 자동화된 생산공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과거 아우디에서 매니저로 일한 페터 호흐홀딩거에게 문제 해결 임무가 배당됐다. 그는 테슬라에서 3년 동안 생산 분야 사장으로 활약했다. 생산과정을 단순화하고, 모델3의 하루 생산량을 약 100대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그사이 호흐홀딩거는 전기자동차 벤처기업인 루시드모터스(Lucid Motors)로 이직했다. 다른 최고급 인력도 더 넓은 활동 영역을 찾아 테슬라를 떠났다. 책임엔지니어인 덕 필드는 애플로 갔다. 최근에는 머스크의 든든한 동지였던 기술부장 제프리 브라이언 스트라우벨이 테슬라를 떠났다.
테슬라는 경영진 이직 등으로 변동이 심하다. 이 현상은 머스크가 자기가 믿는 직원에게 종종 횡포라고 할 만큼 과도하게 부담을 주는 것과도 관련 있다. 늦은 밤 텍스트를 전송해, 당장 그 내용에 반응하고 신속히 행동에 옮겨줄 것을 기대하니 말이다. 그래서 이런 일을 당한 사람은 “테슬라 사장이 활기차게 훌륭한 사명을 수행하고 있다고 그럴싸하게 선전하지만 실제 직원을 대하는 걸 보면 전혀 그에 걸맞은 문화를 향유하지 못한다”고 혹평한다.
테슬라 비판자 가운데 회사를 가장 잘 아는 동시에 최상의 비판 능력을 가진 자로 인정받는 인물은 미국 작가 에드워드 니더마이어다. 수년 전부터 머스크와 테슬라에 대해 글을 쓰는 그는, 그 이유로 테슬라 팬의 분노를 사고 있다. 니더마이어는 “팬들의 모욕적인 댓글이 내 전자우편함과 소셜미디어 채널로 홍수처럼 밀려들어 넘쳐나고 있다”고 자신의 고향 도시 포틀랜드에서 연 대담에서 말했다.
2019년 8월 그의 책 <황당한 이야기: 테슬라에 관한 꾸밈없는 이야기>(Ludicrous: The Unvarnished Story of Tesla)가 미국에서 발간됐다. 니더마이어는 오래전부터 테슬라가 마지막 게임, 다시 말해 이 전기자동차 기업이 계속 이윤을 낼지에 관한 결정에 가까이 가고 있다는 진단과 전망을 해오고 있다. 이익을 내지 못하면 회사는 망하거나 매각될 것이다.
니더마이어는 “현시점에서 독일과 중국으로 공장을 확장하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선행해야 할 모델3 생산공정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여서, 장기적으로 생산을 감당할 표준에서 한참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는 “100년 넘는 자동차산업 역사에서 일어났다가 사라진 기업이 수천 개에 이른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그렇게 스러진 회사는 거의 잊히고 말았는데, 분기점 이상 시장점유율을 달성하지 못한 것이 이유였다고 그는 분석한다.
기업 몰락 원인이 무엇인지는 결정적인 문제다. 답을 찾아내기도 어렵다.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막강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 전체에서 보면 테슬라는 후발 주자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서 정작 누가, 어느 시장을, 자기 몫으로 확보해간다고 할 수 있을까.

   
▲ 독일 자동자업체들은 테슬라의 특징으로 여겨온 여러 면모를 모방하고 있다. 제조 이전 단계에서 전기자동차 신형 모델인 ID.3의 주문을 받은 폴크스바겐이 그런 사례다. REUTERS

테슬라 스타일 좇는 독일 자동차업계
두 세계가 여기서 충돌한다. 기술 변천을 누가 더 잘 관리하는지는 아직 판정 나지 않았다. 축적 경험을 바탕으로 품질 좋은 자동차를 대량생산하기에 용이한 폴크스바겐 같은 대기업일 수도 있다. 아니면 대체 모터와 막강한 기능을 보유한 컴퓨터, 여기에 인터넷과 긴밀히 연결된 신형 자동차를 발명했다고 주장하는 테슬라 같은 신참 기업일 수도 있다.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 사장은 오랫동안 기존 자동차 세계와 새로운 자동차 세계가 잘 결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쪽에선 자동차업계 선두주자 폴크스바겐이 하드웨어 제조에 특수한 기술을 제공하고, 저쪽에선 테슬라가 탁월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제공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그는 이미 오래전 머스크를 만나 동업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로 이적해서 근무할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딜은 성사되지 않았다. 두 대기업의 차이, 두 사장의 차이가 너무 커 간극을 메우기 어려웠던 것이 불발 이유 중 하나로 회자된다.
머스크를 지지하는 사람은 그가 변했다고 한다. 머스크가 공적인 자리에 나설 때 진지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걸 배웠다는 것이다. 머스크와 긴밀히 공동 작업을 하는 동료들은 그가 전과 달리 조용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독일화됐다”고 말할 만큼 절약 프로그램을 적용한 덕분에 테슬라는 50억달러에 가까운 여유 자금을 확보했다.
독일 테슬라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를 ‘독일 제품’(Made in Germany) 딱지를 붙여 팔겠다는 머스크의 계획은, 그의 논리로 보면 단순한 마케팅이나 개그가 아니다. 그에게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업과 같은 눈높이에서 전투를 벌인다는 의미다.
머스크의 도전을 받은 자동차 대기업들 또한 이제까지 테슬라의 독자 생산이 갖는 특징으로 간주된 여러 면모를 모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직 완성차를 보여줄 수 없는 제조 이전 단계임에도 고객에게 전기차 신형 모델인 ID.3 자동차 주문을 받은 폴크스바겐의 경우가 그렇다. 이런 진행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폴크스바겐에서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이 시도는 ‘머스크 방식’이라는 인상을 강력하게 보여준다.

ⓒ Der Spiegel 2019년 47호
Elon und die Deutschen
번역 장현숙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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