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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움직이는 사무실 ‘투미’
[김미영의 브랜드 읽어주는 여자]
[116호] 2019년 12월 01일 (일) 김미영 kimmy@hani.co.kr
김미영 부편집장
 
   
▲ 투미 제공
20~30대 대학생과 직장인에게 인기 높은 가방 브랜드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투미’(TUMI)다. 색상과 디자인은 단조롭지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애용했을 정도로 실용성은 물론 세련미와 고급스러움이 돋보인다. 
투미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는 데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 2004년 말 미국 대통령선거 기간에 검은색 투미 서류가방(알파 시리즈)을 든 모습이 자주 노출되면서, 이 가방은 ‘오바마의 움직이는 사무실’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지도자의 가방’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톰 크루즈·캐머런 디아즈, 모델 지젤 번천 등 유명인도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인사가 선택
투미의 역사는 1975년 미국인 사업가 찰리 클리퍼드가 미국 뉴저지에 세운 작은 가방 회사에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남미와 유럽에서 가죽을 수입하다 1985년 ‘투미’라는 이름으로 자체 브랜드를 만들었다. ‘우수한 디자인, 탁월한 기능성과 내구성을 갖춘 가방으로 여행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설립 이념 아래 여행용 트렁크와 비즈니스 가방을 주로 만들었다. 투미 이름은 찰리 클리퍼드가 남미에서 평화유지군으로 있을 때, 우연히 알게 된 페루 잉카문명 성상의 의식용 칼(TUMI)에서 따왔다. ‘성공과 행운’을 뜻한다.
찰리 클리퍼드는 가방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어떻게 여행하는지, 여행에 필요한 짐을 어떻게 꾸리는지 등 출발부터 도착까지 여행 과정을 확인하며 행동양식을 분석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방탄 나일론 소재 가방이다. 총알도 뚫을 수 없는 방탄 소재여서 튼튼하고 실용적일 뿐 아니라 가볍고, 때도 덜 타며 다른 소재보다 견고했다. 생활 방수는 물론 내구성과 마모 저항력이 높아 오래 써도 잘 망가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크리에이티브디렉터 빅터 샌즈는 “모든 일상을 편리하고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세계적인 수준의 비즈니스-트래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항공, 자동차, 스포츠웨어 등 세계 최고의 혁신산업에서 영감을 얻어 완벽한 여행을 위한 새 소재와 첨단기술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투미는 325개의 디자인과 특허 기술을 갖고 있다.
 
   
▲ 투미 제공
독창성과 기술혁신
투미는 방탄 나일론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고정관념을 깬 혁신 브랜드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1990년대에는 인라인스케이트 바퀴가 달린 여행용 가방을 발표해 또 한 번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찰리 클리퍼드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길거리를 질주하는 뉴요커 모습을 보고, 여행 트렁크에 인라인스케이트 바퀴를 단 것이 계기다. 그전까지 대부분 가방업체는 여행 가방용 바퀴를 따로 개발해 쓰는 것에 급급해 시도하지 않았던 발상이었다. 이후에도 투미는 화려한 외관보다는 편리하고 기능이 뛰어난 가방을 만들려고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했다. 다른 가방에 없는 특허 소재를 사용하고, 첨단 기술 장치를 더해 차별화를 꾀했다.
투미는 엄격한 기준과 철저한 공법으로 제작된다. 투미 가방은 거친 표면이나 컨베이어(운반 장치)에서 소재가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3500번의 마모 압박을 가하는 실험을 거친다. 110℃의 끓는 듯한 비행기 활주로에 노출하고, 3만5천 피트 고도의 영하 온도에 노출해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다. 8시간 동안 금속 부품을 소금물에 담가 녹이 슬지 않는지 살펴보며, 가죽·실·스트랩(끈) 등 부속품도 모두 강도 높은 시험 절차를 거친다.
지퍼 역시 자체 기술로 만든다. 예를 들어 지퍼 손잡이가 컨베이어에 끼었을 때 56㎏ 이상 힘이 가해지면 스스로 분리되도록 설계됐다. 컨베이어에 가방 지퍼가 끼더라도 지퍼 손잡이 부분만 떼어내면 지퍼가 열리지 않아 가방 안의 물건이 쏟아질 염려가 없다.
투미는 고객의 다양한 생활방식과 구체적인 요구에 맞는 제품을 차별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고객 의견을 듣고, 제품 성능을 모니터링한다. 그 덕에 고객에게 투미는 어떤 제품이라도 ‘믿고 사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었다. 소비자가 느끼기에 다소 비싸지만 그만큼 값어치를 한다는 신뢰가 쌓여 있다. 특히 투미 제품은 구매한 이들이 계속 재구매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 바코드로 품질 보증
투미 공식 매장에서 산 모든 제품은 전세계 어느 매장에 가도 품질보증(Warranty)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특히 구매한 첫해에는 항공사 과실로 망가진 가방도 무료로 수선해준다. 고객서비스 핵심은 투미 추적 장치(TUMI Tracer)다. 가방마다 20개 고유번호를 등록해 도난당하거나 분실된 가방이 발견되는 즉시 주인에게 돌려주는 안심 프로그램이다. 전세계 어느 곳에서 가방을 분실해도 습득한 사람이 수신자 부담 전화를 걸어 가방 고유번호를 알려주면 고객센터에서 정보를 조회해 주인에게 돌려준다.
현재 투미는 여행용 캐리어, 서류가방, 백팩뿐 아니라 핸드백, 액세서리, 벨트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12년에는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1997년 미국 샌타모니카에 첫 번째 매장을 연 투미는 20여 년 만에 75개국, 2200여 곳에서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글로벌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졌다.  
  
* ‘94학번’으로 1990년대 중반 물질적 풍요 속에서 자유분방하고 개성을 추구하던 동시대의 문화를 자신만의 개성으로 추구하던 ‘X세대’ 문화를 직접 겪었다. 20여 년이 흐른 지금도 그때처럼 신세대의 마음가짐으로 젊고, 멋스럽게 나이 들기를 바란다. 뷰티와 패션에 관심이 많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9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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