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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자격’ 갖추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경제와 책]
[116호] 2019년 12월 01일 (일) 문주연 yewtree1223@dasanbooks.com
문주연 다산북스 편집자

<위대한 투자의 거장들> 시리즈
롤프 모리엔·하인츠 핀켈라우 지음 | 강영옥 옮김 | 다산북스 펴냄 | 각 권 1만5천원
 
   
 
전무후무한 수익률을 기록한 투자 지주회사 ‘버크셔해서웨이’ 수장, ‘오마하의 현인’ ‘금세기 최고의 투자가’, 워런 버핏을 수식하는 말은 실로 화려하다. 그런 인물답게 버핏에 대해 쓴 책도 무수히 많다. 그가 만든 포트폴리오를 하나하나 분석하는 책,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서한’을 해설하는 책…. 
이처럼 수십 권에 이르는 책이 있지만 다시 버핏 책을 선보이는 건, 그의 ‘일생’을 다룬 책은 없기 때문이다. 버핏이 투자한 기업만 살펴본다고 그의 전략을 깊이 이해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게 배우기 쉬웠다면 그가 ‘투자의 현인’이라는 경지까지 오를 수 있었을까? 의구심이 들던 때 ‘투자가의 삶과 철학을 한번에 만나본다’는 콘셉트의 <위대한 투자의 거장들> 시리즈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었다.
이들 책은 1부와 2부로 나눠, 1부에서는 투자가 일생을, 2부에서는 전략과 철학을 소개한다. 1권을 보면 버핏은 유년시절부터 도매가로 산 코카콜라를 이웃집을 돌아다니며 소매가로 팔아 수익을 올린 ‘타고난 사업가’였다. 이때 그는 ‘25센트를 투자해 30센트 매출을 올린다’는 원칙을 노트에 써놓았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도 마진율을 계산해 이를 지킨 것이다. 그런가 하면 중고 핀볼머신을 사서 이발소에 설치한 뒤 거기에서 생기는 수입을 이발사와 나누고, 친구와 함께 골프장 이곳저곳에 떨어진 골프공을 주워 되파는 사업 수완을 차근차근 키워나갔다. 
주식 투자에 관심 갖게 된 버핏은 벤저민 그레이엄의 저서 <현명한 투자자>를 읽은 것을 계기로 컬럼비아대학원에 입학해 그레이엄에게 투자를 배우기 시작한다. 이때 인연으로 졸업 뒤 그와 월스트리트에서 함께 일하며 가치투자자로 성장한다. 
투자하는 족족 성과를 거두며 승승장구하던 버핏도 시련을 겪는다. 주유소 사업으로 큰돈을 날리기도 하고, 인수한 기업에 파격적인 정리해고를 감행했다가 큰 비난을 사며 기껏 쌓아놓은 평판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심지어 믿어 의심치 않던 스승 그레이엄의 전략을 이용하고도 큰 위기를 마주해 고민에 빠지니, 버핏의 젊은 시절은 흔히 알려진 것보다 굴곡이 있었던 듯하다. 물론 이 모든 위기를 극복했기에 버핏은 현재 자리에 올라 있다. 동업자 찰리 멍거의 조언을 기꺼이 받아들여 ‘보완형 가치투자’ 전략을 완성한 것이다. 
이 책의 미덕은 무엇보다 투자가들 일생을 한 편의 영화처럼 그려내 자연스럽게 투자가의 철학과 전략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은 실수가 뼈아픈 실패로 다가오는 장면을 보면 절로 안타까워지는 반면, 투자 열풍이 불 때는 조용히 관망하다가 거품이 꺼지자 행동에 나서 엄청난 수익을 거두는 버핏 성공기를 읽으면 짜릿하기까지 하다. 물론 2부에서는 복잡한 투자 용어도 나오지만, 이들 일생을 찬찬히 읽어나가기만 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 공부하듯 줄을 그어가며 읽을 필요는 없다. 
<위대한 투자의 거장들> 시리즈는 워런 버핏에서 벤저민 그레이엄, 찰리 멍거로 이어진다. 이들은 든든한 동업자이자 서로에게 멘토와 멘티였던 관계다. 전략은 얼핏 비슷해 보일지 모르나, 투자를 대하는 자세와 신념은 제각각이다. 검소하고 묵묵한 버핏, 날카로운 분석가이자 풍류가였던 그레이엄, 버핏과 달리 언제나 과감하고 배짱 두둑한 멍거 일생을 비교하며 살펴보는 점도 이 시리즈의 매력이다. 여기에 밸류리더스 신진오 회장이 각 투자가를 소개하는 가슴 따뜻한 추천 서문도 책 앞에 수록됐다. ‘국내 가치투자의 거장이 말하는 위대한 투자가’는 한국 독자에게 유의미하게 다가갈 것이다. 
편집자 시선에서 보면 책 외관도 매력으로 꼽을 수 있다. 투자가들 책은 왜 항상 베개처럼 두껍고 고전적인 디자인이어야 하는가? 투자가마다 다른 파스텔톤 색으로 곱게 무장한 양장 제본 책은 가히 ‘클래식’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하다. 귀띔하자면 다른 투자가를 다룬 책도 이어서 나올 예정이니, 책장 한쪽을 ‘투자가를 위한 칸’으로 비워두는 것도 좋겠다.
투자 전략에만 천착해서는 그들의 복잡한 성공 비결을 모두 배울 수 없다. 이들이 단순히 ‘성공한 투자자’를 넘어 ‘위대한 투자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 시리즈는 투자가의 전략과 함께 그들이 전하는 삶의 지혜까지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귀감이 된다. 매일 요동치는 주가를 보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든 투자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인사이트 책꽃이

   
 
칼 폴라니-왼편의 삶
개러스 데일 지음 | 황성원 옮김 | 마농지 펴냄 | 2만9천원
세계적인 폴라니 연구자 개러스 데일이 방대한 자료 조사와 독자적 해석을 더해 완성한 최초의 폴라니 전기다. 부르주아 급진주의자에서 개혁적 사회주의자로 변신해가는 폴라니의 삶을 추적한다. 루카치·만하임·프롬·드러커·미제스·콜·토니·월러스틴 등 폴라니와 영향을 주고받은 수많은 인물이 나와 20세기 지성사로서도 손색없다.

 
 
 
   
 
데이터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리즈후이 지음 | 노만수 옮김 | 더봄 펴냄 | 1만7천원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원에서 일하는 중국 핀테크 연구 1인자 리즈후이가 ‘복제강국’에서 ‘혁신강국’으로 변신하는 중국을 전망한다. 지금까지 중국 정보기술(IT) 산업은 이(e)커머스, SNS 같은 개인 소비생활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제공했다. 앞으로는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클라우드 기반 기술이 유통·건강·의료·제조업 등 전통 산업과 융합해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의 시간
박번순 지음 | 지식의날개 펴냄 | 2만2천원
아세안의 자연자원, 주요 산업과 기업, 동남아 경제에 미친 화교 자본, 한국보다 앞서 진출한 일본 기업의 현황과 명암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활화산처럼 폭발 중인 베트남 경제, 아세안 공동체 출범과 미래까지 아세안의 모든 경제 주제를 망라한다. 저자는 대외의존도 70%에 이르는 한국이 세계 4대 시장으로 떠오르는 블루오션 아세안과 친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굿바이, 편집장
고경태 지음 | 한겨레출판 펴냄 | 2만원
10년 넘게 편집장으로 일한 고경태 22세기미디어 대표가 언론과 편집에 관해 쓴 책이다. 편집장이란 콘텐츠 리더로 있으면서 무슨 생각으로 어떻게 일했는지, 무엇을 추구했는지를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쾌도난담’ ‘직설’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등을 어떻게 기획했는지를 펼쳐 보인다. <한겨레> 토요판 기사 가운데 의미와 사연이 있는 커버스토리 10개와 연재기획물 10개를 추려 보여준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9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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