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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 탓 양돈 포기 속출 가격 안정 1년 더 걸려
[ISSUE] 돼지열병 휩쓴 중국- ① 실태
[115호] 2019년 11월 01일 (금) 두차이차이 economyinsight@hani.co.kr

 두차이차이 杜偲偲 <차이신주간> 기자

 
   
▲ 2018년 11월 중국 베이징 팡산구에서 방역 당국 직원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견된 농가 부근 마을로 이어지는 도로에 검문소를 세워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REUTERS
2018년 8월 랴오닝성 선양에서 처음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나왔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8개월 만에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고, 이제 1년 이상 지났다. 전례 없는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양돈농가일 것이다. 일반 소비자는 조금 늦게 피해를 체감했다. 2019년 하반기부터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고 일부 지역에서 공급 부족 현상까지 빚자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 후유증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격 급등세
‘돼지고기와 곡식은 천하를 평안하게 만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돼지고기는 중국인의 주요 식재료다. 전체 육류 소비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돼지고기를 먹기 힘들어진다면 중대 민생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최근 몇 달간 국민이 마음 놓고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가격 안정과 물량 확보를 위한 전쟁을 벌였다.
2019년 8월 중순부터 조금씩 오르던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자 돼지열병 피해가 소비자에게도 전달됐다. 9월10일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8월 육류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30.9% 올랐다. 이로 인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은 1.31%포인트 기록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6.7%, 전월 대비 23.1% 올랐다. 대체품인 다른 육류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소, 양, 닭고기의 가격 상승폭도 11.6~12.5%였다. 이미 4~7월에도 돼지고기 가격이 꾸준히 올라 동기 대비 18.2%, 14.4%, 21.1%, 27% 상승률을 나타냈다.
농업농촌부 자료에 따르면, 9월2일 전국 500개 농촌 집산유통시장에서 거래된 새끼돼지 평균가격은 ㎏당 50.07위안(약 8천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95.1% 상승했다. 9월3일 기준 전국 농산물 도매시장의 돼지고기 평균가격은 ㎏당 34.72위안까지 올랐다. 7월31일보다 41.37% 올랐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13주 연속 올라 최고가를 고쳐썼다. 지역별로는 7월 구이저우에서만 가격이 소폭 하락했고 나머지 지역에선 모두 올랐다. 광시성의 상승폭이 전월 대비 54.5%로 가장 컸다. 
양돈정보 제공업체 소우주왕(搜豬網)의 펑융후이 수석분석가는 말했다. “지난 7개월 동안 기록된 가격 상승은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사육 주기에 따라 1년6개월 사이에 110~120% 정도 오른 적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6개월 남짓에 누적 상승폭이 160%에 이르렀다. 1월 말 ㎏당 10위안이던 저지방 생돈의 평균가격이 9월 초 26.5위안까지 올랐다. 이런 상승폭은 처음 본다.”
 
시장 개입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가 시장에 개입했다. 9월1일부터 광시성 난닝시는 현지 10개 농산물시장에서 돼지고기 판매 물량과 가격을 제한했다. 판매자는 직전 10일 평균 시장가격보다 10% 싼 가격으로 돼지고기를 팔고 소비자는 하루에 1kg 이상 살 수 없도록 했다. 광저우시 발전개혁위원회는 9월7~30일 시장가격보다 10% 싸게 비축 냉동육 1600t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농업 전문가는 최근 정부 부처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자주 받는다며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꼴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지난해 관련 부처에 2019년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할 테니 단단히 준비하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모두 귀담아듣지 않았다. 지난해까지는 수치가 그만큼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급 부족은 이미 정해진 일이었다. 부족분을 채우지 못하면 어떻게 되겠나?”
8월 말부터 관련 정부 부처와 함께 돼지사육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내용은 기반시설 건설, 대출금리 보조, 보험, 분뇨 처리, 농기구 구입 등 여러 분야를 포함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여러 정책으로 돼지 사육을 독려하지만 사육 규모를 회복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돼지고기 대체품 생산량을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어 2019년 육류 공급 부족은 기정사실이었다. 적어도 4분기까지 돼지고기 가격은 높은 구간을 유지할 것이다. 
펑융후이는 돼지고기 가격이 얼마나 오랫동안 상승세를 유지할 것인지는 어미돼지 사육 두수로 가늠할 수 있다고 했다. 
“모돈 사육 두수가 증가세로 돌아서는 전환점이 나타나면 생돈 가격 하락 시점을 추산할 수 있다. 과거 경험에 비춰 모돈 사육 두수가 늘어나기 시작해 1년이 지나야 비육돈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다. 따라서 돼지고기 가격이 내려가려면 적어도 1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다.”
농업농촌부 시장정보화사 탕커 사장(司長)은 얼마 전 기자회견에서 2019년 하반기에 돼지고기 수급이 더 악화돼 가격이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닭고기와 달걀, 우유 등 축산제품 생산량이 늘고 소비구조가 변해 수입 돼지고기와 가공품이 어느 정도 늘면 전반적으로 육류시장 공급량이 확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여 년 전에도 전염병으로 돼지고기 생산량이 급감해 가격이 급등했다. 2006년 중국에서 발생한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때문이었다. 판천쥔 네덜란드합작은행 농업식품연구자문 담당은, 이 질병은 새끼돼지가 죽거나 어미돼지가 유산하는 증상을 초래했지만 어미돼지 사망률은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6년 6월부터 2008년 4월까지 23개월 동안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했다. 펑융후이는 “최장 기록이었다. 중간에 가격이 떨어지긴 했지만 3개월을 넘기지 못했고 하락폭도 30% 미만이었다. 줄곧 요동치며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때 정부는 생돈 사육 두수가 8~10% 줄었다고 발표했지만, 업계 통계를 보면 사육 두수와 번식 가능한 돼지가 20% 정도 줄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지금 아프리카돼지열병 피해 상황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 2019년 9월 베이징 월마트를 찾은 고객이 냉장 진열된 돼지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REUTERS
3분의 1이 양돈 포기
2018년 8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에 전파된 뒤 전국 10여 개 성, 시, 자치구를 찾아 전염병 피해 상황을 취재했다. 특히 신장위구르자치구와 시짱자치구, 하이난성에서 잇달아 발병이 보고된 뒤 단 8개월 만에 전국으로 확산된 원인을 파악하려고 남쪽 광둥·광시성과 북쪽 허난·산둥성 등 양돈농가가 집중된 지역을 찾아갔다. 여러 지역에서 수많은 돼지가 증세를 보이다 죽은 것을 확인했다. 발병 속도와 확산 범위, 피해 돼지 규모가 이전에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발열, 식욕 부진, 발적, 귀 부분 청색증, 피부 괴사, 출혈, 장기 출혈, 사후 내장 비대 등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났지만 확진 판정을 받지 못해 보상에서 제외된 사례가 많았다. 양돈농가는 손실을 만회하려고 서둘러 살아 있는 돼지를 처분했다. 여러 마을을 돌아다니는 가축 수송차를 따라 바이러스가 이동해 도시와 성 경계를 넘나들며 방역체계를 뚫고 지나갔다. 
돼지가 갑자기 떼죽음을 당하자 양돈업계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가난한 농촌을 지원하려던 노력도 타격받았다. 산둥성 린이시 탄청현 법원에서 만난 관계자는 “최근 자금난으로 대출을 갚지 못해 구속 등 강제 조처를 당한 축산농가가 많다”고 전했다.
“타격이 너무 크다.” 1천 마리 규모의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축산업자는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 농장 주인끼리 서로 연대보증을 선다고 했다. 돼지들이 갑자기 죽자 살아 있는 돼지를 헐값으로 팔아야 했고, 많은 농장이 자금난을 겪었다. 대출이 많은 농가가 빚을 갚지 못하면 연대보증인 여러 명이 함께 타격을 입었다. 국가통계국이 최근 산시성 진청시 현지에서 조사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 영향으로 연간 생돈 180만 마리를 출하하던 산시성 최대 양돈 도시 진청에서 양돈 농가 3분의 1이 양돈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농촌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0월부터 생돈 사육 두수가 현저하게 줄었다. 2019년 7월까지 생돈 사육 두수가 전년 동기 대비 32.2% 줄었고, 번식 가능한 모돈 사육 두수는 31.9% 감소했다. 세계에서 돼지를 가장 많이 기르고 먹는 중국은 지난 5년 동안 생돈 사육 두수 3억~5억 마리를 유지했다. 그 10분의 1 정도가 번식 가능한 모돈이었다. 사육 두수 감소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죽은 돼지 비중이 얼마인지는 아직 파악할 수 없다.
2019년 상반기에만 전국 돼지고기 생산량이 144만t 줄었다. 리쉐이룽 중국육류협회 회장은 올해 돼지고기 생산량이 15~20%, 800만~1천만t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40% 이상 감소해 1500만t 부족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왕지민 중국 농업과학원 농업경제연구소 교수는 “농업농촌부가 조사한 돼지 사육 두수 감소 현황에 비춰 연간 생산량의 20%에 해당하는 1천만t 이상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기온이 높고 비가 많이 와 농장이 밀집된 일부 남쪽 지역의 감소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정보제공업체 줘촹즈쉰(卓創資訊)의 리징 분석가에 따르면 북부 지역은 양돈농가가 분산돼 있고 사육을 다시 시작한 농가가 적다. 남쪽 지역에는 대규모 농장이 많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잠잠해진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이르면 2020년 춘절 이후에나 사육 규모가 회복될 전망이다. 리징은 “최근 3년 동안 돼지고기가 부족했다”며 “올해가 가장 심각하다”고 말했다. 
 
   
▲ 도축할 돼지를 잔뜩 실은 트럭이 광둥성 둥관 도축장 바깥에 주차해 있다. REUTERS
가격 안정책 고심 
어떻게 하면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을까? 공급 측면에선 생돈 생산능력을 키우고 돼지고기 수입을 늘리는 것이다. 다른 육류로 대체할 필요도 있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소비가 줄어든다. 돼지는 사육주기가 길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여파가 아니더라도 공급 부족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할 순 없다. 펑융후이는 모돈 사육 두수가 증가세로 바뀐 뒤 자라서 새끼를 낳고 그 새끼가 자라 비육돈 출하 두수가 늘어나려면 적어도 13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소고기와 양고기 생산량을 늘리는 데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 수산물 생산량 증대는 한계가 더 분명하다. 펑융후이는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양어장을 만들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담수어는 연못을 파야 한다. 돼지농장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든다. 양어장 규모를 늘리지 않으면 생산량을 늘리기 힘들다.” 
닭 등 가금류 생산을 늘려 돼지고기 소비를 대체하는 방안은 가능하다. 가금류는 △번식력이 강하고 △사료 전환효율(FER)이 높고 △밀집사육 적응력이 뛰어나며 △자라는 속도가 빠르다. 펑융후이는 중국 양계산업이 축산 분야에서 유일하게 앞선 생산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현재 종계 사육 두수 증가율이 15% 넘는다. 상반기 육계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8% 늘었다. 2018년 생산량이 1994만t이었다. 지금 증가율을 기준으로 추산하면 올해는 300만t 정도 더 생산할 수 있다. 이 정도는 수입하고 밀반입된 돼지고기를 합한 물량과 같다. 돼지고기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국제시장에서 돼지고기 수입을 늘려 국내 부족분을 충당할 순 없을까? 답은 ‘불가능’이다. 국제시장의 공급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세계 돼지고기 생산량 1억1300만t의 절반 가까운 5404만t을 중국이 차지했다. 유럽연합(EU)의 2배, 미국의 4배다. 리쉐이룽 회장은 2018년 세계시장에서 돼지고기 무역량은 800만t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국제시장에서 돼지고기를 싹쓸이해도 부족분을 메울 수 없다는 얘기다.
세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중국 냉장·냉동 돼지고기 수입량은 119만3천t이었다. 리쉐이룽 회장은 중국이 돼지고기 제품 214만t을 수입해 세계 1위에 올랐다고 했다. 다른 국가의 수입량도 적지 않다. 2위 일본이 154만t, 3위 멕시코는 101만t을 수입했다. 일본도 올해 돼지열병이 발생해 돼지고기 수입을 늘릴 수 있다. 중국과 경쟁관계다. 판천쥔은 수입량과 국내 생산 증가분을 계산할 때 2019년 중국 육류 공급 부족분이 80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 財新週刊 2019년 제36호
豬少了,國人吃什麼?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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