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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관객 감소 세계 흐름 종합오락으로 탈출구 모색
[ISSUE] 도쿄 모터쇼 2019
[115호] 2019년 11월 01일 (금) 박중언 parkje@hani.co.kr

박중언 부편집장

   
▲ ‘도쿄 모터쇼 2019’ 누리집 화면 갈무리

10월24일부터 12일 동안 열리는 ‘2019 도쿄 모터쇼’가 갈림길에 섰다. 시대와 기술 변화에 따라 해마다 참가 업체와 방문객 수가 줄어들면서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본 자동차업계는 유료 관람객 100만 명 유치라는 담대한 목표를 내세우는 등 총력전 태세에 나섰다. 관람객 눈길을 끌기 위해 다양한 부대 행사도 곁들이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번 모터쇼에는 외국 자동차업체 참가가 특히 저조하다. 2년마다 열리는 이 행사에 제너럴모터스 등 미국 업체들과 이탈리아 피아트는 2017년부터 발길을 끊었다. 일본자동차공업회에 따르면 2017년 참가한 외국 업체는 3개사 19개 브랜드에 지나지 않았다. 올해는 일본에서 수입차 판매 점유율이 높은 독일 업체 가운데 아우디와 베엠베(BMW), 폴크스바겐이 도쿄 모터쇼 사무국에 불참을 통보했다. 스웨덴 볼보, 프랑스 푸조-시트로앵도 불참 의사를 밝혔고 한국 현대차도 참가하지 않는다. 주요 참가 업체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프랑스 르노에 그쳤다. 국제 모터쇼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외국 브랜드의 신차와 새 기술을 보기 어렵게 됐다. 일본 자동차업체까지 포함한 전체 참가 브랜드도 2017년 34개에서 이번에 23개로 줄었다.
   
▲ ‘도쿄 모터쇼 2019’ 누리집 화면 갈무리
외국 브랜드 잇단 불참
도쿄 모터쇼 관람객(유료) 수는 1991년 200만 명을 넘겨 최고치를 기록한 뒤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2013년 90만 명에 머물러 최고치 절반 아래로 떨어졌고, 2015년 80만 명, 2017년 77만 명으로 줄었다. 이 분위기를 반영해 도요다 아키오 일본자동차공업회장은 9월2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박람회(CES) 사례를 들면서 “도쿄 모터쇼도 모델 변경을 하지 않으면 지리멸렬해져 행사 자체가 문 닫고 말 것이라는 느낌까지 든다”고 말했다.
유료 관람객 100만 명 유치를 위해 도쿄 모터쇼는 두 행사를 본받았다. 하나는 라스베이거스 CES다. 이 행사처럼 인간 생활 전반의 미래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과거처럼 자동차 판매 촉진 수단으로서 모터쇼의 매력은 더는 기대하기 힘들다. 디지털 발달로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새 차와 기술 정보가 빠르게 전달되는 상황에서 전시회를 보러 오라는 게 효율성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하는 차라도 신선한 느낌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자동차 외에 여러 산업이 함께 참가해 관람객이 미래의 다양한 기술을 맛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업체들 CES로
또 다른 벤치마킹 대상은 테마파크다. 도요다 회장은 일본의 인기 스포츠 경기인 고교야구 고시엔대회나 하코네역전마라톤 등 100만 명 넘게 모이는 이벤트와 달리 도쿄 모터쇼 자체로는 “관람객 70만 명 동원이 한계”라고 말했다. 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열쇳말은 ‘체험’이다. 가족 동반으로 즐기는 테마파크처럼 체험 가능한 프로그램을 추가해 발길을 끌겠다는 방침이다. 도요다 회장은 일본의 대표 놀이공원인 도쿄 디즈니랜드 입장객 수와 같은 하루 평균 약 9만 명의 관람객 확보를 강조했다.
신차 발표나 요즘 주요 흐름인 자율주행과 친환경 기술을 선보이는 것은 기본이다. 일본전기(NEC)의 하늘을 나는 차, 도요타의 미래 이동차 APM, 파나소닉의 콘셉트카 SPACE-L 등이 관람객을 만난다. 고속통신 기술을 활용한 미래 스포츠 관람과 얼굴 인식으로 결제할 수 있는 점포도 체험할 수 있다. 자동차 경주 게임을 하는 이(e)모터스포츠대회와 공식 드론 경주 같은 즐길 거리도 포함됐다. 젊은이와 아이 취향의 기획과 전시를 하는가 하면 아이돌그룹 라이브쇼까지 동원됐다. 모터쇼 성격에서 벗어나 종합엔터테인먼트 행사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또 고교생 이하는 무료입장을 허용했다. “관람객을 조금이나마 더 늘리겠다는 의도”다.
일본은 중국과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자동차시장이다. 하지만 인구 감소와 젊은층의 자동차 이탈로 판매가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외국 브랜드도 훨씬 큰 시장인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 집중하는 추세를 보인다. 굳이 그리 멀지 않은 도쿄 모터쇼까지 힘을 쏟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본 업계가 안간힘을 쓰지만 도쿄 모터쇼의 ‘지반침하’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다른 나라 모터쇼에서도 참가 기업과 관람객 감소 현상이 나타나 모터쇼 존재감이 현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바로 옆 나라 프랑스의 르노가 불참해 국제 모터쇼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했다. 이 행사에 참가한 일본 자동차업체는 혼다가 유일하다. 
미국에서는 이미 자동차 관련 전시의 주무대가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매년 1월 열리는 CES로 이동했다. 포드를 비롯해 주요 업체가 잇따라 CES 전시에 참가했다. 특히 자동차와 첨단 기술이 접목해 CES는 자연스럽게 자율주행 등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 전시장으로 주목받았다. CES는 가전박람회에서 최신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회로 탈바꿈했다. 관람객이 CES로 쏠리자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어쩔 수 없이 2020년부터 개최 시기를 1월에서 6월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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