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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쓰레기통에서 식품 사냥하는 사람들
[LIFE] 폐기식료품 식용 합법화 논란
[114호] 2019년 10월 01일 (화) 알렉산더 퀸 economyinsight@hani.co.kr

대형마트 폐기물 컨테이너에서 음식을 구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인기가 있다. 많은 매장에서 이 ‘컨테이너 채집’(Containern)을 막으려 하지만, 이미 초보자 코스까지 생겼다. 컨테이너른(Containern)은 컨테이너를 동사화한 신조어로, 폐기물 쓰레기통이나 컨테이너에서 폐기식료품을 가져가는 것을 말한다.

알렉산더 퀸 Alexander Kühn <슈피겔> 기자

   
▲ 독일 대형마트 폐기물 컨테이너에서 음식을 구하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대형마트 쓰레기통을 뒤져 폐기식료품을 모으는 사람이 늘고 있다.

7월 그날 밤, 유독 보물을 많이 발견했다. 사람들의 환호성으로 판단하면 그중 제일 값진 수확물은 콜라비였다. 한 여대생이 독일 아헨에 있는 할인마트 뒷마당에 놓인 폐기물 컨테이너에서 건졌다. 콜라비는 투어에 참가한 이 여대생이 가장 좋아하는 채소다.
이날 대학생 다수가 속한 젊은이 10여 명이 아헨 시내를 돌아다녔다. 이들은 컨테이너 채집, 즉 마트 폐기물 컨테이너에서 식료품 찾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대부분 이날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이들은 돈이 없어 쓰레기통에서 먹을 것을 주워야 하는 처지는 아니지만, 무분별한 소비 우선주의를 비판한다는 의미에서 이 행위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그룹 리더는 경험이 많은 ‘쓰레기통 다이버’다. 그는 2주에 한 번 이런 야간 투어를 진행한다. 구성원 중 한 명은 노인이나 장애인 등을 위한 생활지원시설에서 일하는 토비아스 코슈미더(32)다. 그는 다른 사람이 버린 식품을 공짜로 가질 수 있는데, 왜 먹을 것에 돈을 써야 하냐고 물었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하는 크리스티안 발터(30)는 자본주의가 문제라고 말한다. “자본주의가 모든 과잉생산을 초래한다. 나는 사회주의자다.”
독일에서는 매년 식료품 1800만여t이 폐기된다. 환경보호단체 WWF에 따르면 그 양은 매년 1월1일부터 5월2일까지 생산되는 식료품 총량과 같다. 음식물 쓰레기 39%는 가정에서 나오고, 14%는 마트와 상점 등 유통업자에게서 발생한다. 많지 않아 보이지만 계산하면 1년 기준 약 260만t에 이른다. 유통기한이 지난 유제품, 흠집 있는 과일, 안 팔린 빵 등이 버려진다. 마트 진열대뿐만 아니라 마트 쓰레기통에도 식료품이 넘쳐난다.
공짜 음식을 찾는 사람에게 마트와 상점은 최고 장소다. 하지만 컨테이너 채집 활동은 절도로 간주된다. 법 규정에 의하면 사유지 물건은 그 땅 주인 혹은 땅을 빌린 사람의 것이다. 쓰레기도 예외가 아니다.
6월, 함부르크를 대표하는 틸 슈테펜 녹색당 상원의원이 쓰레기통에서 식용 가능한 폐기식료품 취득을 합법화하는 방안을 연방 상원에 제안했다. 이를 계기로 폐기식료품 문제가 큰 관심을 받았다. 컨테이너 채집은 책임 문제에 가깝다. 컨테이너 채집은 지속가능한 삶을 살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위고, 쓰레기통에서 건진 음식을 먹는 사람은 과도한 소비문화에 대한 저항자다. 아헨 그룹처럼 단 하룻밤만 하는 행위이더라도 여기에 해당한다.
그룹 투어 리더 발터에 따르면, 이들에게도 규칙이 있다. 첫째, 고무장갑을 착용한다. 너무 급하게 파헤치지 않는다. 쓰레기통에 유리 조각이 섞여 있으면 다치고, 더러운 오염 물질이 혈관으로 침입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둘째, 주민이 놀라 경찰을 부르는 일이 없도록 조용히 해야 한다. 셋째, 아직 먹을 수 있는 식품인지 잘 살펴본다. 곰팡이가 핀 버섯이나 빵은 버린다. 한 군데만 곰팡이가 나도 식품 전체가 상한 것이다. 치즈는 곰팡이 핀 부분만 잘라내고 먹을 수 있다.
7월 그날 밤 진행한 투어는 두 번의 실패와 함께 시작됐다. 지금까지 쓸 만한 식료품을 상당히 찾을 수 있었던 레베(Rewe) 마트 폐기물 컨테이너에 최근 자물쇠가 달렸다. 리들(Lidl)에서는 대문이 잠겨 매장 부지로 들어가지도 못했다. 네 번째 규칙을 배울 시간이다. 잠겨 있는 사유지에는 컨테이너 채집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담을 넘어가면 주거침입죄에 해당한다.
페니마트에서 발견한 콜라비는 초기 실패에 대한 보상이었다. 이제 다섯 번째 규칙이 적용된다. 뒤에 올 쓰레기통 다이버를 위해 쓸 만한 것을 모두 가져가지 않고 적당히 남겨둔다. 그리고 여섯 번째 규칙,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2시간 이상 걸린 투어를 마치고, 잔디밭에 획득한 전리품을 늘어놓았다. 누구나 필요한 것을 가져갈 수 있다. 마치 교회 예배처럼 엄숙한 분위기다.

   
▲ 독일에서는 매년 1800만여t의 식료품이 버려진다. 음식물 쓰레기의 39%는 가정에서, 14%는 마트와 상점 등 유통업자에게서 나온다. 유통기한이 지난 유제품, 흠집 있는 과일, 안 팔린 빵 등이 폐기되는데 그중 대부분이 식용 가능하다.

폐기식료품 취득 용인하는 백화점
얼마 전부터 이 투어 운동에 일종의 수호성인이 생겼다. 키가 크고 체구가 건장한 42살 코르넬리우스 슈트란게만이다. 양복과 넥타이를 즐겨 입는 전형적인 돈 많은 기업가 스타일로,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과는 정반대 이미지다. 슈트란게만은 브레멘 레스트라백화점 소유주다(레스트라는 ‘레벤스미텔 슈트란게만’의 줄임말). 50년 전 아버지가 창립한 식료품점은 현재 직원 180명, 연간 매출액 2500만유로의 대형 백화점으로 성장했다.
슈트란게만은 개탄했다. “식료품을 버리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사람들은 생각해봐야 한다. 가축이 사육·도축되고, 파인애플과 아보카도가 지구 절반의 거리를 배에 실려 운송됐지만 결국 쓰레기 더미에 던져지는 상황 아닌가.”
슈트란게만은 10년 전부터 매장 폐기식료품 컨테이너에서 채집하는 것을 허용했다. “내가 쓰레기통을 뒤지는 대학생을 발견했을 때 그들은 상당히 놀란 듯했다.” 슈트란게만은 브레멘 사투리로 “나는 당신들에게 아무 짓도 안 해요”라고 말하며 그들을 안심시켰다.
슈트란게만이 정말 유명해진 시기는 2019년 여름이다. 이때부터 독일에서 쓰레기통을 뒤져 먹을 수 있는 식료품을 찾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을 놓고 토론했다. 슈트란게만은 그즈음 레스트라 매장의 대형 쓰레기통에 격려문과 컨테이너 채집을 제대로 하는 방법을 적은 표지판을 붙였다. 이를 계기로 그는 좋은 자본가라는 평을 얻었다.
지금은 매일 컨테이너 채집 구경꾼 20~30명이 레스트라에 온다. 언론 보도를 보고 호기심이 생긴 사람들이다. 슈트란게만은 쓰레기통을 뒤지는 것에 흥미를 일으켜 광고효과를 보려는 것 아니냐고 수군거리는 사람에 대해서는 말하려 하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말했다. “우리 사례가 워낙 시끄러워 다른 상점이 겁먹을 만하다. 만약 내 결단이 홍보를 목적으로 한다고 여기는 업체라면 아예 쓰레기통 뒤지기를 허락하면 된다.”
지금까지는 다행히 슈트란게만의 업체 누리집과 페이스북에 ‘다른 사람이 쓰레기를 뒤지는 곳에서 쇼핑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비판하는 의견은 올라오지 않았다. 칭찬이 훨씬 많다. 폐기식료품 처리와 관련한 조언도 많이 나온다. 예를 들어 남는 식료품을 가난한 사람에게 보내는 편이 더 낫다고 한다. 이 의견에 슈트란게만은 반대했다. “폐기식료품을 모두 소포로 포장해서 보내야 한단 말인가? 우리는 이익을 추구하는 사업체다. 자선 행위만 할 수는 없다.” 한 가지 제안이 실천에 옮겨졌다. 폐기식료품을 선반에 담아 더는 사람이 쓰레기통에 기어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것이다.

   
▲ 대형마트 쓰레기통에서 폐기식료품을 가져가는 ‘컨테이너 채집’은 지속가능한 삶을 살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위이고, 쓰레기통에서 건진 음식물을 먹는 사람은 과도한 소비문화에 대한 저항자다.

대부분 마트 폐기식료품 채집 방해
그사이 슈트란게만은 브레멘에 사는 한 여성 쓰레기통 다이버와 친해졌다. TV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한 것이 계기였다. 카타르치나 스벤드로프스키(32)는 예전에 야생동물 사육사로 일했다. 현재는 미니멀리즘, 지속가능한 삶, 마음챙김 워크숍을 운영한다. 채식주의자인 그녀는 9살 아들을 두었다.
스벤드로프스키는 6년 전부터 컨테이너 채집을 하고 있다. 레스트라백화점은 아니다. 이 매장은 그녀 집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대신 다른 상점과 주말 시장 쓰레기통을 이용한다. 주말 시장에 나오는 상인들이 남은 상품을 그녀에게 넘겨준다. 2주에 한 번 스벤드로프스키는 집에서 공개적으로 ‘찌꺼기 파티’를 연다. 약간의 비용과 노동력을 제공하면 누구나 이 파티에 올 수 있다. 그녀는 인스타그램에 파티 사진을 올린다.
스벤드로프스키는 온건한 활동가다. 그녀는 컨테이너 채집 활동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인터넷에서 대형마트 운영자를 공격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궁극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모든 팔리지 않은 채소나 당근을 관리하는 것이 유통업자 업무가 아니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고객 잘못으로 신선한 상품이 상하는 경우도 많다.

   
▲ 2019년 6월 독일 법무장관 회의에서 폐기식료품 ‘컨테이터 채집’을 토론했는데 과반수가 합법화에 반대했다. 반대자들은 컨테이너 채집을 합법화하면 재산 피해와 주거침입죄 등 복잡한 법적 문제가 뒤따른다고 주장한다. 마트에서 폐기된 식료품들.

바나나를 예로 들어보자. 슈트란게만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바나나가 4~6개 붙은 다발이 매대에 놓여 있으면 한 개만 떼어놓고 사가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독일에서는 과일을 그램(g) 단위로 무게를 재어 판다. 이 때문에 바나나를 한 개든 두 개든 자신이 원하는 만큼만 떼어 사가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누군가가 떼어 남겨두고 간 바나나를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결국 바나나는 갈색으로 변할 때까지 매대에 남아 있다 쓰레기가 된다.
슈트란게만은 양복 차림으로 직접 매장 안 대형 쓰레기통에 들어가본 적이 있다. 거기에서 사과를 건져 말에게 주었다. 슈트란게만이 컨테이너 채집 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다. 매장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가져가는 사람들 범위를 환경미화원에서 소비자로 넓혔을 뿐이다.
다른 마트 점주나 상인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대형 할인마트 체인인 리들, 알디(Aldi), 레베, 대형 제빵업체 캄프스(Kamps)에 컨테이너 채집 활동을 어떻게 보는지 물었을 때, 이들 기업은 식료품이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주로 해당 지역 무료 급식소에 주거나, 가공된 빵은 동물 사료로 만든다. 알디쥐트(Aldi Süd)는 얼마 전 매장에서 파는 일반 우유 포장에 표기된 유통기한을 좀더 느슨하게 생각하라고 선전하는 문구를 넣었다. “냄새를 맡아봐요! 맛을 봐요! 저는 유통기한보다 오래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많은 기업은 스스로가 인정했듯 최선을 다해 컨테이너 채집 활동을 막는다. 리들, 레베, 알디쥐트는 쓰레기통을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에 둔다. 알디노르트(Aldi Nord)는 컨테이너 채집 활동을 언급하는 걸 피했다.
6월 법무장관 회의에서 이 현상을 논의했지만 과반수가 합법화에 반대했다. 각 주 법무장관은 ‘컨테이너 채집 활동으로 벌어지는 재산 피해와 주거침입죄를 무죄로 볼 수 있느냐’ 같은 복잡한 법적 질문을 한다고 주장했다. 위생·윤리 문제에서 합법화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미 쓰레기 절도 소송을 검찰에서 중단한 사례가 있다.

   
▲ 2019년 6월 틸 슈테펜 녹색당 상원의원이 식용 가능한 폐기식료품 취득을 합법화하는 방안을 연방 상원에 제안했다. 이를 계기로 폐기식료품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다.

재산 피해와 주거 침입… 합법화 이견
여기에 막스 말쿠스(29) 같은 변호사가 한몫했다. 말쿠스는 컨테이너 채집 활동을 합법적이라고 본다. 개인적 이유와 직업적 이유에서 그 자신도 컨테이너 채집을 한다. 그는 컨테이너 채집자를 대변한다. 라이프치히시에 있는 사무실은 공산주의자 카를 리프크네히트 생가 건물에 입주해 있다.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입장 표명’ 뜻도 있다고 말커스는 말했다.
현재 그는 언론에 이름만 공개한 두 여대생, 카로와 프란치를 대변하고 있다. 이들은 2018년 뮌헨 인근 올칭에 있는 에데카(Edeka) 마트에서 컨테이너 채집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이 사실을 매장 매니저에게 알렸고, 매니저는 두 여성을 고소했다. 나중에 에데카가 고소를 취하했는데 “공개적인 적대와 모욕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2019년 1월 이 지역을 관할하는 퓌르스텐펠트브루크 법원은 카로와 프란치에게 ‘합동 절도’ 혐의로 경고처분을 내렸다. 말쿠스는 항소했다. 무죄판결을 받을 때까지 계속 싸울 생각이다. 말쿠스는 “쓰레기통에 버린 물건은 주인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카로와 프란치에 대한 법원 처분은 우스운 면이 없지 않다. 두 사람은 각각 225유로 벌금과 사회봉사 8시간을 명령받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회봉사를 해야 할 장소는 바로 무료 급식소다. 폐기식료품을 채집해 처벌받은 두 사람이 이제는 무료 급식소에서 폐기식료품을 채집해 나눠줘야 한다.

ⓒ Der Spiegel 2019년 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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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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