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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스타 중심 상거래 확산
[SPECIAL REPORT] 중국의 ‘왕훙 경제’- ① 리자치를 복제하라
[114호] 2019년 10월 01일 (화) 위안루이양 류솽솽 economyinsight@hani.co.kr

중국 전자상거래는 인터넷 스타를 뜻하는 ‘왕훙’이 이끈다. 웨이보와 콰이서우 등 인터넷 플랫폼은 왕훙과 이들이 소속된 기획사인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중심으로 생태계를 형성했다. 왕훙의 마케팅 능력과 몸값은 이제 연예인과 맞먹는다. 그러나 왕훙이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분야는 화장품과 여성 의류 등 일부다. 판매와 직결되는 트래픽에 거품도 적지 않다. 립스틱을 바르는 20대 청년 리자치와 같은 최정상급부터 무명에 이르기까지 여러 등급이 피라미드 구조를 이루는 중국 ‘왕훙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_편집자

위안루이양 原瑞陽 류솽솽 劉雙雙 <차이신주간> 기자

   
▲ 2019년 중국 청두에서 열린 웨이보 주최 차오지훙런제. 차오지훙런제 개막식은 유명 영화배우들이 참석한 영화제를 방불케 했다.

2019년 7월 한 달 중국 ‘왕훙’(인터넷 스타)들은 유난히 바빴다. 베이징에서 콰이서우(快手·짧은 동영상 플랫폼의 하나) 전략발표회에 참석한 뒤 쓰촨성 청두로 날아가 웨이보(微博·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가 주최한 ‘차오지훙런제’(超級紅人節)에 참석했다. 화려한 옷을 입은 왕훙이 레드카펫 위를 걸어가는 동안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졌다. 웨이보 차오지훙런제 개막식은 유명 영화배우들이 참석한 영화제를 방불케 했다. 이틀 연속 진행된 기자회견 주역은 왕훙과 그들 뒤에 있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이하 엠시엔) 대표였다. 왕가오페이 웨이보 최고경영자는 첫날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며 얼굴을 비췄다.
바이트댄스의 콰이서우가 개최한 전자상거래 포럼은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회의장에서 열렸고 시작 30분 전부터 빈자리가 없었다. 말투에서 다양한 지역 억양이 느껴지는 왕훙과 브랜드 업체, 공급업체 관계자들은 서로 명함을 교환하고 SNS 연락처에 추가하는 등 친분을 쌓기에 바빴다. 무리 지어 이야기를 나누며 채팅방에 초대했다.
왕훙과 엠시엔은 대형 인터넷 플랫폼이 추진하는 전자상거래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중국에서 엠시엔은 왕훙과 인터넷 영향력자인 KOL의 기획사를 말한다. 엠시엔은 상품 선별, 콘텐츠 기획,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생방송에 내보낼 플랫폼을 선택하는 등 왕훙에게 필요한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 자체 공장을 설립하고 공급망을 만들며 사후관리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왕훙 전자상거래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왕훙과 엠시엔 활약
콰이서우는 전자상거래를 시작한 뒤 13개월 동안 타오바오, 징둥닷컴, 핀둬둬, 모콰이 등 기존 플랫폼과 협력하면서 자체 상품 보관 창고와 상품의 입고·보관·배송을 처리하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갖췄고, 협력업체가 모여 산업군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후각’이 민감한 왕훙도 몰려왔다.
웨이보는 8월 초에 열린 차오지훙런제에서 전자상거래 진출을 공식 선언하고, 알리바바와 연계해 연예인을 포함한 각 분야 유명인을 통해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월에는 농산물, 육아용품, 식품, 화장품 등 14개 분야에서 웨이보 인증 파워블로거 ‘다(大)V’ 200여 명이 상품을 판매해 사흘 동안 판매 223만 건, 매출 3억3천만위안(약 548억원)을 기록했다.
여성 의류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왕훙인 장다이와 쉐리도 차오지훙런제에 나란히 참석했다. 두 사람이 한 화면에 등장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되자 호사가들은 둘 사이의 과거를 분석하기도 했다. 둘의 경쟁은 양대 엠시엔인 루한(如涵)과 천판(宸帆)의 경쟁이기도 했다. 미디어 분야 데이터 분석 기관 커라오루이(克勞瑞)가 3월 발표한 2019년도 엠시엔 산업발전 백서에 따르면, 2017년 1700개였던 중국 엠시엔 수는 2018년 12월 5천 개로 늘었다. 정상급 왕훙의 90%가 엠시엔에 소속됐고 일부 왕훙은 엠시엔을 직접 설립하기도 했다.
제2의 리자치나 장다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꿈이다. 2019년 들어 광고시장 규모가 줄었고 광고주가 실무적으로 돌아서면서 상품을 잘 파는 왕훙 몸값이 올라갔다. “리자치는 정말 잘 판다. 왕훙의 실제 판매실적을 보면 인기를 나타내는 척도인 트래픽이 30% 이상 부풀려진 것을 알 수 있다. 왕훙이 강세를 보이는 분야는 화장품이 유일하다. 다른 품목은 너무 분산되어 있거나 규모가 작다.” 일용소비재 전문 광고회사 책임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트래픽을 보유한 대부분의 인터넷 플랫폼에서 왕훙, 중국의 강력한 공급망, 세계적 브랜드와 연계해 상품을 판매했다. 하지만 더우인(틱톡)에서는 상품이 팔리지 않았고 콰이서우는 제값을 받지 못했다. 타오바오는 비용이 너무 비싸고, 웨이보는 데이터를 믿기 힘들었다. 왕훙의 상품 판매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제약을 받았고 브랜드 제조사와 인터넷 플랫폼 사이에 낀 엠시엔은 좌충우돌하며 수익을 내는 길을 찾고 있다.

폭등한 리자치 몸값
2018년 화장품 분야에서 직접 립스틱을 바르고 다소 과장된 표현을 남발하는 20대 청년 리자치가 나타나 정상급 왕훙으로 성장했다. 판촉 행사에서 그가 추천한 립틴트가 15만 개 넘게 팔렸고, 추천한 립스틱 색상이 인터넷쇼핑몰 전체에서 품절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리자치와 협업했던 판매자들은 그가 전문적이고 팔로어들의 충성심이 높으며 판매 포인트를 정확하게 파악한다고 평가했다.
2016년 말 로레알 판매 사원이던 리자치는 로레알과 타오바오 계열 엠시엔 미원(美one)이 공동 주최한 BA뷰티컨설턴트 왕훙 육성 프로젝트에 참가하면서 타오바오 생방송 진행자(BJ)를 시작했다. 2018년 티몰이 주최한 광군제 축하 행사에서 리자치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와 립스틱 판매 경합을 벌였고 짧은 시간 안에 마윈을 격파했다. 12월11일 타오바오 생방송이 예능프로그램 ‘인민의 보배’ 결선으로 주목받았을 때 상하이 최대 백화점 환치우강에 ‘립스틱 오빠’ 리자치의 대형 광고가 걸려 더욱 유명해졌다.
리자치가 더욱 유명해지도록 만들어준 조력자는 더우인이다. 2018년 12월5일 처음 상품을 판매하는 동영상을 공개했고 2019년에도 매일 새 동영상을 올렸다. 2019년 1월24일 바이두에 ‘리자치’ 검색지수가 0에서 3706으로 급상승했다. 5월12일에 최고치인 2만4080까지 오른 뒤 점차 떨어져 4천~5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리자치의 방송 출연료는 유명 연예인 수준을 넘어섰다. 광고회사에서 입수한 출연료 단가를 보면, 리자치가 타오바오에서 10분 동안 생방송을 진행할 경우, 판매 품목이 화장품과 치약·샴푸 등일 때는 6만위안, 립스틱 10만위안, 음식 3만위안이다. 더우인에 올리는 동영상 출연료는 15초 분량 50만위안, 60초 분량 120만위안(약 2억원)이다.
리자치 몸값이 올라가자 자금이 부족한 기업은 그를 기용할 수 없게 됐다. 리자치 외에도 웨이야를 비롯한 최정상급 왕훙이 무리를 형성했고 수많은 비제이가 ‘왕훙 경제’에 뛰어들었다. 티몰 기초화장품 브랜드 구위는 웨이야와 3년째 협력하는 고객사다. 왕안닝 구위 최고경영자는 웨이야가 1년 평균 10~20차례 방송을 진행한다며, 2018년 매출 2천만위안을 달성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올해 매출을 4천만~5천만위안으로 예상했다. 웨이야의 타오바오 생방송 출연료는 화장품 4만5천~5만5천위안, 음식 1만8천위안이다.
왕훙이 가장 많이 파는 품목은 화장품이다. 왕안닝에 따르면 화장품 판매점은 마케팅 예산의 40%를 인터넷방송에 배정하고, 엠시엔에 전체 매출의 약 20%를 수수료로 지급한다. 이에 반해 여성 의류 업체는 인터넷 생방송 예산을 적게 배정하고, 수수료도 4% 수준이다.
모든 엠시엔에서 제2의 ‘리자치’ 배출을 원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새 플랫폼이 등장하거나 강력한 혁신이 추진되지 않는 한 리자치 복제는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비용 부담으로 리자치를 쓰지 못하는 기업은 웨이야나 등급이 더 낮은 왕훙에게 눈을 돌린다.
웨이야는 타오바오 생방송 인기순위에서 1위에 올랐고, 팔로어는 616만 명으로 리자치를 추월했다. 스타일링과 화장품 분야 최고 비제이로 평가받았다. 왕안닝은 웨이야 실적에 상당히 만족했다. 광고 투자 대비 수익률(ROI)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엠시엔 운영책임자는 타오바오에서 최정상급 왕훙은 순위가 굳어졌지만, 회당 매출이 30만위안을 넘는 왕훙은 상위 100위 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자치 경쟁자는 왕훙만이 아니다. 텔레비전과 영화로 이름을 알린 연예인도 진출하기 시작했다. 알리바바는 3월30일 개최한 ‘타오바오 생방송 축제’에서 연예인 기용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7월29일 타오바오 콘텐츠전자상거래사업부 책임자 쉔더는 ‘생방송 모델’로 연예인이 왕훙처럼 스튜디오에서 직접 상품을 사용하고 소감을 이야기하면서 소비자와 실시간 소통하면 연예인의 상업적 가치를 가장 직관적으로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 최정상급 왕훙 자리에 올라 연예인보다 많은 방송 출연료를 받는 리자치가 립스틱 제품 홍보 방송을 하고 있다.

연예인 등판
타오바오 판매자가 조건에 맞는 비제이를 찾아 ‘임무’를 맡기는 플랫폼에 드라마 <녹비홍수>와 <북평무전사>에 출연했던 배우 왕이난이 등장했다. 1회 출연료 2만위안을 제시한 그는 7월2일 첫 방송을 시작해 56차례 방송을 진행했다. 7월25일 생방송은 조회수 81만회를 기록했다. 최정상 비제이와 출연료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미 상위 10위에 진입했다.
타오바오만 연예인에게 ‘감람나무 가지’(기회)를 건넨 것은 아니다. 중국의 사용자생산콘텐츠(UGC) 플랫폼으로 성장한 샤오훙슈(小紅書)도 일찍부터 연예인을 섭외해 상업 운영을 했다. 2017년 4월 배우 린윈을 영입해 지금까지 게시물 250편, 동영상 131건을 공개했다. 팔로어는 1028만 명에 이른다.
5월10일 샤오훙슈는 브랜드 파트너가 되는 조건(팔로어 5천 명 이상, 최근 1개월 게시물 평균 조회수 1만 회 이상)을 강화했다. 조건에 부합하는 영향력자를 자사 엠시엔에 영입하고 개인적으로 광고를 게시할 때 처벌을 강화한다고도 밝혔다.
그런데 연예인들이 타오바오가 원하는 것처럼 생방송에서 계속 상품을 팔려고 할까? 중국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연예인의 상품 판매는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충성도가 높은 팬을 보유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신 연예인과 최근 인기 작품에 출연한 배우는 상품을 판매할 조건을 갖췄지만, 전자는 팬들의 구매력이 크지 않고 후자는 오랜 기간 인기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자오위안위안 타오바오 생방송 운영책임자는 타오바오가 추진하는 협력 방식으로 연예인이 직접 상품을 판다면 판매자로서는 금상첨화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 사례를 소개했다. 산구 샴푸는 타오바오 생방송에서 배우 가오루를 초대해 5분 동안 제품을 설명하도록 의뢰했다. 설명한 내용의 판권을 계약해 30초 분량 광고로 제작한 뒤 더우인과 웨이보에 올렸다. 1년 단위 모델로 기용하는 것보다 싼 비용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또 다른 판매자는 배우 리샹 초상권을 1~2개월 단위로 계약해, 수만위안으로 단기간 제품을 홍보했다. 콘텐츠를 신속하게 배포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했다.
타오바오 생방송에서 연예인을 영입한 뒤 브랜드 제조사는 더 싸고 유연한 방법으로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했다. 왕안닝은 마케팅 예산을 인터넷 생방송에 많이 배정한다고 말했다. 연예인은 단기적으로 기용하고 1년에 1천만위안을 넘기지 않지만, 왕훙의 상품 판매에는 장기적으로 투자한다.

피라미드형 계층 구조
브랜드 업체는 광고회사에 전체 마케팅을 위임한다. 광고회사는 광고주가 원하는 주제, 특성, 예산에 따라 적합한 개인 미디어 창작자나 엠시엔을 선택하고 상황에 따라 연예인을 섭외하기도 한다. 연예인 기용 때는 단순히 온라인 노출로 끝나지 않는다. 일용소비재 전문 광고회사 책임자는 “연예인은 보통 오프라인 활동이 중심이고 더우인이나 샤오훙슈에 게시물 1~2건을 게시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등급의 왕훙이 사실상 피라미드형 구조를 만들었다. 꼭대기에는 유명 연예인 2~3명과 리자치 수준의 최정상급 왕훙이 있다. 중간은 전문 분야 개인 미디어 창작자가 차지했고, 그 아래에 수많은 무명 왕훙이 있다. 샤오훙슈 관계자는 “플랫폼이 그렇게 오랜 기간 ‘천인천면’(개인 맞춤형 서비스)을 말했지만 결국 판매자는 비슷한 왕훙 사진을 사용했다”며 “기업은 전혀 특징이 없는 왕훙보다 변별력이 높은 연예인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 財新週刊 2019년 제31호
複製李佳琦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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