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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기업 경쟁력의 불을 찾아서
[HERI Preview-2010 아시아미래포럼]
[8호] 2010년 12월 01일 (수) 이현숙 economyinsight@hani.co.kr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HERI) 연구위원
 
“아시아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세계경제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올랐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7월 한 콘퍼런스 개막 연설에서 아시아 시대의 도래를 선언했다. 그는 “아시아의 경제가 의미 있는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데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칸 총재의 말처럼, 한때 국제사회의 변방이던 아시아가 이제 국제사회의 주요 발언자이자 세계경제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부문은 기업이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여러 동아시아 기업이 서구의 다국적기업을 추월하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동안 서구의 앞선 경쟁자들을 따라잡으려 그저 ‘앞만 보고 달리며’ 쫓아왔던 이들이 대추격의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이런 변화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동아시아 기업 경쟁력의 원인이 무엇인지, 새롭게 확보한 위상에 걸맞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한국 기업이 한국 사회에서, 동아시아 기업이 국제사회에서 맡은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야 할 때가 온 셈이다.
한겨레신문사가 12월15~16일 여는 ‘2010 아시아미래포럼’은 서구와 대비되는 동아시아 기업 경영의 특성을 짚어보고, 이들이 앞으로 실천해야 할 경제·사회적 책임을 그려본다. 아시아미래포럼은 한겨레신문사가 올해 처음으로 여는 국제 콘퍼런스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지성이 모여 지역의 주요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보는 자리다. 2010년 첫 포럼 주제는 ‘동아시아 기업의 진화’다.

변화하는 기업-국가 관계
기조연사인 아오키 마사히코 교수(미국 스탠퍼드대학)는 ‘아시아 시대, 기업의 새 프레임’이란 주제로 그가 평생 몰두해온 일본 대기업과 서구 대기업의 경영방식 비교 연구를 토대로 미래 기업의 경영방식을 제시한다. 아오키 교수는 1980년대 일본 기업의 경영 특성과 성공 요인을 제시해 전세계 학계를 뒤흔들었던 석학으로, 여러 차례 노벨경제학상 후보로 이름이 올랐다.
기업과 국가의 관계 역시 변하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는 아시아 국가들이 서둘러 배워보려 한 영미식 패러다임에 대한 의구심을 일깨웠다. 이제 아시아 국가들은 각국의 경제발전 단계와 구체적인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여건을 고려한 제도와 정책을 개발해야 할 때다. 이번 포럼에서는 최근 영국 <가디언> 등 서구 언론의 격찬을 받았던 장하준 교수(영국 케임브리지대학)가 또 다른 기조연사로 나와 미래에 정부와 기업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동아시아의 경제발전 경험을 통해 보여준다. 장 교수는 기업이 국가나 사회와 관계 맺는 양식은 하나가 아니며 다양성이 중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신자유주의는 ‘규제 완화’ ‘작은 정부’ ‘주주자본주의’로 요약되는 특정한 양식의 ‘기업-국가-사회’의 관계를 ‘글로벌 스탠더드’라며 전세계에 퍼뜨려왔다. 하지만 장 교수는 자본주의의 보편적인 문제를 놓고 나라마다 나름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자본주의가 발전해왔다”며 “아시아 모델은 유럽 대륙의 모델과 유사점이 많고 오히려 외환위기 이후 우리가 전폭적으로 수용한 영미식 모델이 특이한 것”이라고 말한다.
기업의 ‘사회책임경영’(CSR)은 이번 포럼의 중요한 주제 가운데 하나다. 한·중·일 기업 CSR의 현재와 미래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양빈 교수(중국 칭화대학)가 중국 기업을, 에바시 다카시 교수(일본 호세이대학)가 일본 기업을 분석한다. 아리마 도시오 후지제록스 전 회장도 오랜 일본 기업 경영 경험에서 우러나온 CSR의 성과와 고민을 나눈다.
   
 

사회적 기업이 가야 할 길
동아시아 기업의 빠른 성장의 배경인 기업의 혁신과 경쟁력도 이번 포럼의 또 다른 축이다. 한·중·일 세 나라 기업은 서구와 차별화되는 성장 경로와 혁신 방식을 채택했다. 이 세 나라 기업이 가진 경쟁력의 공통점은 무엇이고, 이 특징은 미래에 어디로 진화할까? ‘2010 아시아미래포럼’에서는 아시아의 사회·문화적 맥락이 이들의 혁신과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대표 기업가와 현장 전문가의 입을 통해 직접 들어본다. 동아시아 기업의 혁신 전문가인 이근 교수(서울대 경제학부)가 ‘동아시아에서의 기업 혁신’이란 주제로 한·중·일 경영 전문가들과 함께 동아시아적 혁신 사례를 분석해 보여준다. 또 다른 기업 관련 세션 ‘아시아적 맥락과 기업 경쟁력’에서는 기조연사인 아오키 마사히코 교수가 직접 사회를 맡아 아시아적 특성이 기업 경쟁력에 어떻게 투영됐고, 무엇이 미래의 경쟁력이 될지를 제시한다.
사회와 함께하는 기업의 새로운 모습으로 사회적 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회적 기업은 전세계를 뒤흔드는 새로운 트렌드다. 한·중·일 세 나라에서 사회적 기업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정부의 주도로 시민사회를 끌고 가는 형태라는 점, 일본은 자원봉사에서 시작됐다는 점, 중국은 국가의 통제 아래 진행된다는 점처럼 양상이 모두 다르다. 이번 포럼에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다니모토 간지 히토쓰바시대학 교수, 리판 글로벌 링크이니셔티브 상임이사 등 세 나라 사회적 기업의 최고 전문가가 나서서 한·중·일 사회적 기업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특히 일본의 대기업 CSR 대표 학자로 CSR와 사회적 기업 두 분야를 섭렵한 다니모토 간지 교수는 “지속 가능한 사회적 기업을 위해 정부와 대기업의 동반자 관계가 필요하다”며 일본 대기업과 사회적 기업 사이의 독특한 협력 모델을 보여준다. 최근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저탄소 경영을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또 서구 투자자가 저탄소 기업에 왜 주목하는지를 한·중·일 전문가의 눈으로 분석하는 세션이 마련돼 있다. 지난 11월 초에 발표된 CSR 국제표준 ISO 26000에 중국과 일본 기업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도 분석한다.
이번 포럼에는 두 번의 특별한 강연이 열린다. 안철수 석좌교수(카이스트)가 특강을 통해 동아시아에서 중소 벤처기업이 실패하는 이유를 분석하고,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안철수 교수는 “기업의 성공과 실패의 조건은 그 사회가 얼마나 실패에 관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또 하나의 특강에서는 기업 성과를 위해 임직원의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인 시대에 정혜신 정신과 전문의가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한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알려준다.

‘2010 아시아미래포럼’은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진행되며, 청중은 국내 기업 관계자 300여 명이다. 연사는 주로 한·중·일 3개국 전문가로 50여 명이 참석한다.
문의 070-7425-5237.
www.asiafuturefor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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