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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압박이 내부 혁신 가속페달
[COVER STORY] 미국의 화웨이 봉쇄- ③ 위기를 기회로
[112호] 2019년 08월 01일 (목) 장얼츠 등 economyinsight@hani.co.kr
장얼츠 張而馳 친민 覃敏 취후이 屈慧 <차이신주간> 기자 
 
   
▲ 2019년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서 샤오양 화웨이 소비자사업그룹 최고전략책임자가 연설하고 있다. 화웨이는 소비자사업부문을 시작으로 각 사업부문의 조직 정비에 나섰다. REUTERS
외부 환경이 급변하는 사이 화웨이는 조직을 정비했다.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하기 전까지 런정페이 최고경영자는 화웨이 조직이 비대해지고 직원이 필요 이상으로 늘어난 현실을 우려했다. 그는 앞으로 5년 동안 화웨이가 전투력이 강한 조직으로 거듭나길 바랐다. 그는 5월23일 인터뷰에서 “우리가 외부 환경을 바꿀 순 없으니 먼저 우리 내부를 개선해 외부 환경을 맞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화웨이는 내부적으로 ‘나무’에서 ‘숲’으로 사업 전환을 꾀했다. 각 사업부문에 충분한 권한을 부여하고 중앙통제 시스템으로 감독하는 방법을 준비했다. 단기 목표는 ‘식량을 많이 생산하는 것’이고 장기 목표는 직원들이 ‘지속해서 분투’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2019년 1월부터 아르헨티나와 코스타리카 대표처를 시작으로 시범사업을 할 예정이었다. 대표처가 ‘현지 시스템통합 기업’으로 변모해 독립경영, 독립적 급여 지급과 상여금 분배를 실현한다. 작전지휘권을 이양해 대표처가 활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하려는 의도다.
 
2018년 12월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가 캐나다에서 아르헨티나로 가는 항공편으로 환승하려던 것도 아르헨티나 대표처 개혁을 지휘하기 위해서였다. 억류된 멍완저우는 런정페이에게 “모든 화살이 아버지를 겨냥하고 있어요”라는 쪽지를 전했다. 긴박한 상황에서 쪽지를 전달받은 런정페이는 아르헨티나로 가서 개혁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내가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회의를 주재하지 않았다면 개혁이 성과 없이 끝났을 것이고 회사는 혼란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고맙다”
이후 화웨이 본사 개혁도 시작됐다. 3월29일 소비자사업그룹 결의대회에서 런정페이는 5년 기한 ‘군단작전’ 시작을 알렸다. 독립적으로 조직구조와 급여체계를 설계하고 직원의 적극성을 끌어올려 매출을 늘린다는 취지다. 화웨이 임원은 ‘3년 1천, 5년 1500’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소비자 사업부문 매출을 3년 이내에 1천억달러, 5년 이내에 150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뜻이다. 2018년 해당 부문 매출은 52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5.1% 늘었다.
 
화웨이 경영진은 소비자 사업부문에 더 큰 권한을 허용해 다른 사업 부문의 조직 정비를 위한 완충 구실을 하길 기대했다. 쉬즈쥔 화웨이 순환 회장은 회의에서 “단말사업은 주력 분야인 통신장비 사업부문 승리를 지원하는 버팀목”이라며 “여러분이 끊임없이 성공하고 수익을 창출해야 우리가 싸울 수 있다”고 말했다.
 
4월12일 화웨이 통신장비 사업그룹은 결의대회를 열어 인원 정비와 기구 축소를 결정했다. 런정페이가 생각하는 개혁 목표는 △제품라인을 ‘돌격대’로 만들고 △전략적으로 선도할 수 없는 제품과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며 △잉여 인력을 재배치하는 것이다. 화웨이의 전략적 배치는 미래를 대비한 것이었지만 갑자기 들이닥친 미국의 봉쇄는 파괴력이 강했다. 최악 상황을 묻는 말에 런정페이는 “전략적으로 적을 경시해도 전술적으로는 적을 중시한다”는 마오쩌둥의 구호를 상기시켰다. 그는 “그들이 공격한 것은 주변적인 것”이라며 “주변적인 것을 할 수 없을 때는 닫아버리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문화에서 ‘닫는다’는 것이 서구식 감원을 뜻하지는 않는다. 여러 해 동안 숙련된 직원이 본인이 희망하는 다른 부서에서 능력을 발휘하도록 배치한다는 의미다. 런정페이는 2017년 소프트웨어 제품라인을 조정해 1만 명 넘는 직원을 단말과 클라우드로 배치해 거둔 큰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부서를 축소하거나 정리할 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모두가 이런 현실을 이해하고 새 전쟁터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화웨이 일선 직원은 최근에도 평소처럼 일하고 있지만 미국 수출제한이 내부 개혁 속도를 높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부서 간 소통이 원활해지고 회의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등 개혁 기운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우리를 많이 도와줬다. 그들이 ‘채찍’을 꺼낸 덕분에 화웨이의 게으른 사람이 게으름을 피우지 않게 됐고 조직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런정페이가 농담처럼 한 말이다. 
 
화웨이 변혁에 자금조달과 상장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화웨이 모든 지분은 직원이 갖고 있다. 폐쇄적 지분 구조는 화웨이에 국제적으로 의구심이 생긴 원인 가운데 하나다. 런정페이는 더욱 경계해야 하는 대상이 자본의 탐욕스러운 속성이라고 주장했다. “상장하지 않는 이유는 기초 연구개발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서다. 애플은 장부에 3천억달러가 있지만 우리에게 그렇게 많은 자본금이 있겠나? 하지만 우리는 대범하게 돈을 써서 더 빠르게 달려갈 수 있었다.”
 
런정페이는 과거의 가격결정 전략을 후회했다. “우리 회사는 과거에 큰 오류를 범했다. 원가에 맞춰 가격을 책정해 가격이 낮았다. 그 바람에 서방 기업이 고사했다. 미국이 우리를 공격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이 문제에서 런정페이는 애플 태도를 배우려고 했다. “나는 항상 애플을 칭찬했다. 애플은 ‘우산’을 들고 높은 가격에 제품을 판다. 단말기도 하나의 우산이다. 그래야 그 아래 있는 작은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 엉덩이를 들이밀어 같이 앉으려고 했다면 작은 기업은 모두 사라졌을 것이다. 작은 기업이 없으면 산업군을 만들지 못한다. 우리도 높은 가격으로 제품을 팔면 전략적 투자를 늘리고 대학을 지원할 수 있다.”

   
▲ 화웨이 스마트폰과 구글의 선탑재 애플리케이션. 구글응용서비스가 중단되면 화웨이의 스마트폰 운영시스템이 영향받게 된다. REUTERS
봉쇄망 타개?
5월23일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으로 화웨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자, 업계에서는 문제 해결의 서광이 비친 것처럼 받아들였다. 스콧 케네디 연구원은 통신산업과 미국 국가안보에 주목하는 사람은 대부분 화웨이를 없애는 것이 국가안보를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며, 네트워크 보안을 확보하는 다른 방법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더글러스 풀러 부교수는 화웨이가 다른 나라에 통신장비를 팔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미국 정부의 첫 번째 목표는 아니라며 양쪽이 합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영국·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캐나다·미국으로 구성된 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즈’가 화웨이 장비를 쓸 수 있는 분야와 없는 분야를 명확하게 나누면 국가안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 현재 영국에서는 ‘비핵심 네트워크’에서만 화웨이 장비가 쓰인다.물론 이는 양쪽이 양보하길 원하느냐는 문제로 연결된다. 미국 뉴아메리카재단에서 중국 디지털경제를 연구하는 그레이엄 웹스터 연구원은 미국 정부와 화웨이가 합의하길 원한다면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적극적으로 전쟁을 준비하면서도 법적 구제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3월7일 화웨이는 미국 법원에 화웨이 장비 구매를 금지한 ‘2019년 국방수권법’ 조항의 위헌 여부를 판결해달라고 요청하고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제재하는 근거를 제시하도록 요구했다. 5월29일에는 약식판결을 신청해 소송을 재촉했다. 미국 법원은 9월19일 청문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런정페이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당연히 효과가 있을 것이다. 미국 법은 그래도 공정하다.”
 
하지만 지금은 교착상태다. 런정페이는 “미국의 화웨이 봉쇄는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고 예측할 수 없다”며 “우리는 지구전을 치를 준비를 마쳤고, 싸우다 9천 명밖에 남지 않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 내부에서는 통신장비 사업부문이 주력 부대다. 소비자 사업부문과 기업 사업부문은 보충부대로 간주돼, 돈을 벌면 주력부대가 돌격하도록 지원한다. 하이쓰는 지원부대로서 연료를 공급하거나 부상병을 호송하고 다리를 놓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하는 일을 한다. 런정페이는 5G와 광전송, 핵심망 등 핵심 사업부로 갈수록 충분하게 준비돼 있어 미국 공격을 받더라도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캐나다에서 아르헨티나로 가는 항공편에 환승하려다 체포된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가 2019년 5월 웃는 표정으로 캐나다 밴쿠버의 집을 떠나고 있다. REUTERS
대마불사
통신장비 사업부문 직원은 화웨이가 수십 년 동안 경험을 쌓았고 독자 개발한 특허와 기술이 많아 자신이 속한 부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많은 국가의 통신사가 화웨이의 3G와 4G 장비를 쓰고 있다. 다른 장비로 교체하려면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에 3~5년 안에는 교체가 불가능하다.”
 
장기간 통신산업을 연구한 A주 분석가는 화웨이가 이미 ‘대마불사’ 기업이라고 말했다. 유럽과 일본 통신시장에서 화웨이 시장점유율을 고려할 때 화웨이가 쓰러지면 유럽과 일본 통신사들이 큰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미국 압박 아래서도 40건 넘는 5G 장비 공급계약을 했다. 그 가운데 25건은 유럽, 뒤를 이어 중동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대상이다. 
 
그러나 경험이 많지 않은 사업은 지구전을 치른 뒤 상당한 대가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비축한 재고가 바닥이 나면 중저가 부품으로 대체해야 한다. 그에 따른 성능 저하를 화웨이 고객이 받아들일까?
 
화웨이도 준비하고 있다. 런정페이는 화웨이가 공급사를 지원하고 자사의 이론과 지식, 반도체칩 개발 경험, 연구 성과까지 공유하도록 할 생각이다. 위탁생산업체 책임자는 “화웨이는 공급사가 제품을 개선하고 완성도를 높이도록 도울 것”이라며 “이 때문에 화웨이 공급사가 되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고 얻기 힘든 기회”라고 말했다. 
 
화웨이가 미국과 ‘단절’되는 상황은 미국 공급사에도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블룸버그통신> 자료에 따르면 브로드컴, 시게이트 같은 미국 대기업도 해마다 매출의 5%를 화웨이에 의존하고 있다. 기지국 통신장비용 RF칩 제조업체 코보와 디지털신호처리칩 제조업체 인파이 등 전문 분야 기업은 매출의 10% 이상을 화웨이가 차지한다.
 
중국과 미국의 힘겨루기를 보면서 런정페이가 우려하는 것은 앞으로의 일이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가 기초교육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앞으로 이삼십 년 뒤 인류는 거대한 혁명을 겪을 것이고 인공지능을 실현할 수 있는 산업은 서방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와 파업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을 완벽하게 도입할 수 없는 산업은 생산원가가 저렴한 베트남이나 타이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런정페이는 중국이 교육, 특히 농촌 지역 교육에 힘을 쏟지 않으면 문화적 소양이 부족한 국민이 심각한 실업 문제에 직면하고 중국이 빈곤한 상태로 돌아가 선진국이 될 수 없을 것으로 우려했다. “세계화 흐름은 바꿀 수 없고 미래 세계는 하나로 연결되기 때문에, 미국이 스스로 문 닫고 고립을 자초하면 낙후될 것이다.” 
 
이 흐름에서 런정페이는 미국이 지금 화웨이를 산 정상에서 끌어내리려 하지만 화웨이는 다시 일어나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에도 우리는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는 인류 정보사회의 승리를 위해 서로 포용해야지 다시 칼을 들고 싸워선 안 된다. 미국도 조만간 자국이 이 세계와 떨어질 수 없고 다른 나라와 협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우리가 이번에 과거에 대항하고 나면 이 세계에서 대항이 사라질 것이다.”  

* 2019년 8월호 종이잡지 58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9년 제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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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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