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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선 앱, 일자리 우버화 임금노동 아닌 1인사업
[TREND] 프랑스 학생 일자리 현황
[112호] 2019년 08월 01일 (목) 스테판 베쇼 economyinsight@hani.co.kr
스테판 베쇼 Stéphane Béchaux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니스에서 음식배달 플랫폼 ‘딜리버루’ 직원이 자전거를 타고 음식 배달을 하고 있다. REUTERS
디지털 플랫폼은 젊은이에게 많은 기업 일자리를 알선한다. 독립사업자 지위다. 하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많은 일자리다. 특히 임시직 노동자의 반발이 거세다. 학생들이여, 올여름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는가? 그렇다면 서둘러 여러분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앱) ‘사이드’를 깔아라!
 
2019년 6월 중순 앱에 올라온 구인광고는 모두 60여 개였다. 일단 에탐, 오카이디, 제옥스 등이 올린 구인 광고가 눈에 띈다. 상품 판매나 포장 등을 하는 고스포트와 프리슈티의 일자리도 있다. 대개 시간당 12~13유로(약 1만7천원)를 주는 이 일자리는 아무리 길어도 노동 기간이 며칠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몇 주간 하는 일자리도 있다.
 
6월 초 프로디바가 낸 광고를 보자. 이 회사는 8월7일까지 무려 42일 동안 룅지스(프랑스 에손 지역)에서 일할 사람을 찾는다. “본사는 상품 취급 업무를 도와줄 일손을 구하고 있습니다.” 유기농 과일·채소 포장 담당자가 올린 광고 문구다. 다른 일자리 알선 앱 VTC 캅텐(쇼푀르 프리베의 후신)도 거의 여름 내내 고객서비스 업무를 할 젊은이를 찾고 있다. “고객 불만 사항을 접수하고 파트너 기사와 전화를 주고받는 일이다. 회사에서 고객 불만을 처리하고 해결하는 업무 내용을 교육한다.”
 
일손을 구하는 기업과 일자리를 찾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디지털 일자리 알선 시장에는 3년 전에 서비스를 시작한 플랫폼 사이드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학생 구인구직 알선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던트팝이 있다. 길거리 판매·홍보, 임시 판매점, 전시회, 학술대회 등 한시적 이벤트 일자리가 주종을 이룬다. 30살 이하 고객에게 다양한 직군의 일자리를 알선해주는 스태프미도 있다. 마지막으로 브리가드는 호텔-요식업 일자리(20% 학생)를 전문으로 알선하다, 최근 유통·물류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했다. 

일자리 앱의 약진
그 결과 딜리버루, 우버이츠, 프리슈티를 통한 음식배달 서비스에만 집중된 일자리가 다양하게 늘어났다. 이 ‘새싹기업’들이 눈에 띄게 쑥쑥 자라난 것은 틈새시장을 잘 파고든 덕분이다. “사업 콘셉트가 기발하다. 누구나 원할 때, 시간이 날 때 일할 수 있다. 어떤 의무나 제약도 없다.”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하는 브리가드 회원 카롤린의 설명이다. 사이드와 스튜던트팝에 가입한 상업학교 1학년인 바생도 “일자리 알선 앱을 이용하면 힘들게 발품을 팔지 않고도 손쉽게 필요할 때 즉각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신뢰할 만한 데이터가 부족해 18~25살 학생 가운데 몇 명이 일자리 알선 앱을 이용하는지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 번 이상 서비스를 이용한 학생이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자리 알선 앱을 이용하는 학생은 굳이 이력서를 가방에 넣고 다니며 일을 찾아헤맬 필요가 없다. 학교 생활이나 공부에 지장을 주는 일을 억지로 할 필요도 없다. 부르고뉴대 교육학 교수 장프랑수아 지레는 “여러 연구조사에 따르면, 주당 10~15시간 넘는 학생 일자리는 학업에 큰 지장을 준다”고 지적했다. 
 
2016년 학생생활국립관측소(OVE)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일자리 알선 앱의 미래는 아주 밝다. 대학에 다니는 동안 유급으로 일해본 적 없는 젊은이는 54%에 이르렀다. 그 가운데 39%는 일하고 싶지만 “시간이 충분치 않아서”라고 답했고, 22%는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일자리 알선 앱은 미래에 유망한 인력 기지 구실을 하게 될까? 물론 가능하다. 입법자나 판사만 끼어들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들 플랫폼 뒤에는 젊은이들이 꿈에도 모르는, 법적 측면에서 아주 취약한 사회모델이 감춰져 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일자리 알선 앱으로 맺은 구직자-플랫폼-기업 삼자 관계에서는 젊은이가 플랫폼 업체(임시직)에도, 구인 기업(계약직)에도 고용된 임금노동자가 아니다. 학생은 자영업자 지위의 독립사업자로 일한다. 

   
▲ 유기농 과일과 채소를 파는 프랑스 ‘프로디바’의 홍보 사진. 이 회사도 상품 취급 업무를 도와줄 임시직 노동자를 구하기 위해 일자리 알선 앱에 구인광고를 냈다. 프로디바 홈페이지
공격받는 플랫폼
식당 종업원, 상점 판매원, 상품 취급원 등의 일자리는 노동조건이 매우 열악하다. “현재 서비스 제공 시스템의 일탈 문제가 심각하다.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은 프랑스 사회보장·가족수당징수조합(URSSAF)에 고발당할 위험이 높다. 열악한 일자리를 알선한 플랫폼 업체도 공모자로 볼 수 있다.” 법무법인 STC파트너스 소속 변호사 에티엔 퓌졸의 설명이다. 
 
현재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는 기존 임시직 일자리 알선 업체는 일자리 알선 앱을 두고 불공정경쟁이라며 항의 목소리를 높인다. 사이드·브리가드·스태프미가 불법고용 공모자이며, 비합법적으로 인력을 거래하고 알선한 죄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회색지대가 아니다. 암흑지대다. 플랫폼 업체와 그 고객은 기본 노동법 규정조차 위반하고 있다. 사회보장제도를 전면적으로 뒤흔드는 처사다.” 임시직일자리알선기업협회 프리즘앙플루아의 이자벨 에노슈발리의 비판이다. 
 
2019년 4월 중순 프리즘앙플루아는 드디어 공격 개시에 들어갔다. 마침내 사이드 경영진에게 보낼 편지를 썼다. 법률 내용으로 가득한 이 2쪽짜리 문서에서 협회는 사이드에 조속히 사업모델을 손보도록 촉구했다. 
 
압박 작전은 결실을 맺었다. 그동안 자신들 사업모델을 결사적으로 비호하던 사이드 앱 운영사 위슬래쉬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었다. 7월 말 이 스타트업은 임시직 일자리 알선업체로 법적 지위를 바꾸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사이더’(사이드 앱 이용자)들은 이제 청구서에 따라 보수를 받는 것이 아니라, 임시직 노동계약을 하고 직원처럼 임금을 받아간다. 
 
“이런 변화 덕분에 우리는 사업 반경을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새 고객층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훨씬 더 폭넓은 일자리를 제공하려 한다.” 사이드 사업개발 책임자인 가스파르 슈미트가 말했다. 이 스타트업은 이미 사이드 템프라는 임시 자회사를 만들어 이런 식의 일자리 알선을 시험했다. 
 
“엄청난 문서 작업을 해야 한다. 관리부서에서 작은 실수 하나 없이 꼼꼼히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는 고객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작업이다. 고객이 체감하는 변화는 전혀 없을 것이다.” 사업을 총괄하는 다비드 벤자켄이 말했다. 어쨌거나 이것은 굉장히 예민한 공사임이 틀림없다. 까딱 잘못해 버그 하나라도 생기면 건물 전체가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다.
 
프리즘앙플루아는 어느새 다른 플랫폼 업체로 공격 목표를 확대했다. “좀더 체계적으로 새로운 공격에 나설 것이다. 다른 업체 역시 자신과 고객 안전을 보장하는 법적 기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자벨 에노슈발리에가 경고했다. 하지만 스태프미나 브리가드는 이런 경고에 눈도 깜빡하지 않는다. 

   
▲ 일자리 알선 플랫폼 ‘사이드’가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 파트타임 일자리 박람회. 이 업체는 유연한 시간 선택과 높은 시급을 적극 내세운다. 사이드 페이스북
플랫폼의 반박
이들 플랫폼 업체는 노동시장을 교란할 의도가 전혀 없다고 부인하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1인사업자와 계속 일한다는 방침이다. 두 가지 훌륭한 상업적 장점, 즉 아주 간편한 일자리 알선 행정 업무와 상당히 경쟁력이 높은 시간당 인건비를 도무지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1인사업자를 상대하는 덕분에 구직자를 즉각 구인기업에 소개해주고 최저임금보다 많은 급여를 줄 수 있다.” 스태프미 공동창업자인 장바티스트 아샤르가 힘주어 말했다. “물론 우리와 비슷한 임시직 일자리가 별도로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절대 노동시장을 교란할 의도는 없다.”   
 
2019년 5월 지속적으로 사업을 개발하려고 600만유로 자금을 모으기도 한 브리가드의 의견도 비슷했다. “우리는 상호부조로 재정을 조달하고 실용적인 직업교육을 하는 등 사용자를 위해 가장 건강하고 영구적인 생태계를 창출해왔다.” 브리가드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플로랑 말브랑슈는 주장했다. “우리 플랫폼 회사가 일자리와 기회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일부 불법에 가까웠던 일자리 상당수를 합법 세계로 끌어들이는 데 일익을 했다고 확신한다.”
 
스튜던트팝은 업종의 특수성을 강조한다. “우리는 학생만을 상대로 영업하고, 길어도 사흘을 넘지 않는 일회성 아르바이트만 제공한다. 일상적으로 기업이 제공하는 장기간 반복적인 업무와는 성격이 다르다.” 스튜던트팝 공동창립자인 우리엘 다르몽의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정부 당국을 설득하는 문제가 남았다. 특히 중앙사회보장기구청(ACOSS)과 노동부 산하 노동총국(DGT)을 설득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이 일자리 알선 플랫폼 업체와 그 고객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이런 문제에 끼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법을 철저히 준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말이다. 
 
사실 이는 더없이 민감한 사안이다. 최근 프랑스 행정부가 단기노동 계약을 악용하는 기업에 불이익을 주기 위해 실업수당제도와 관련한 가산-감산제를 도입했다. 이 조처는 기업이 무늬뿐인 독립사업자를 더 많이 고용하고 기존 계약직이나 임시직 노동자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   
 

자영업자 학생이라니
 
무늬만 독립사업자이고 실제로는 임금노동자라고? 대다수 학생은 이런 법적 지위가 의미하는 ‘미묘한’ 차이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되도록 많은 돈을 받는 것이다. 그것도 빨리. 이런 조건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것이 자영업자라는 지위다. 적어도 사업 시작 첫 3년 동안은 말이다. 
 
모두 기업창업자·인수자지원제도(ACRE)가 제공하는 역진적 성격의 사회분담금 감면 혜택 덕분이다. 젊은이들은 플랫폼을 통해 처음에는 시간당 평균 12유로를 받고, 1년 뒤 11.32유로, 2년 뒤 10.66유로, 3년 뒤 10유로를 받는다. 3년 기한이 만료된 뒤에도 9.31유로를 받는다. 시간당 순최저임금(유급휴가와 퇴직금 가산)은 9.4유로다. 
 
학생들은 높은 보수에 잘 넘어간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 대부분이 평생 아르바이트 자리나 전전하며 살 생각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금노동자와 자영업자 차이를 제대로 비교할 줄 알아야 한다. 독립사업자로 일하는 젊은이는 대개 노동계약으로 누리는 권리를 상실한다. 노동법 보호라고? 그들은 누릴 수 없다.실업수당 혜택? 그것도 없다. 산업재해 혜택? 당연히 없다. 보충연금 혜택? 그것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이 삼자 관계에서 최대 수혜자는 분명 일손을 구하는 기업이다. 이 기업들은 노동법 테두리 밖에서 유연한 노동력을 제공받을 수 있다. 사회보장분담금도 부담할 필요가 없으니 인건비도 놀라울 정도로 적게 든다. 물론 일자리 알선 플랫폼도 파이를 나눠 먹는다. 젊은이들이 받는 급여의 약 35%를 수수료로 떼어가기 때문이다.

 
* 2019년 8월호 종이잡지 61쪽에 실렸습니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9년 7월호(제392호)
Les jobs étudiants rattrapés par l’ubérisation
번역 허보미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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