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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상장에 미래 교통 눈뜨다
[COVER STORY] 공유 자동차 시대 성큼 - ① 배경
[111호] 2019년 07월 01일 (월) 지몬 하게 등 economyinsight@hani.co.kr
5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우버는 지난 10년 동안 독일 스타트업이 투자받은 총액보다 더 많은 투자금을 모았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기업이 강한 독일에서도 더는 공유차 서비스 무풍지대가 아니다. 우버에 맞서기 위해 독일에서는 BMW, 벤츠, 폴크스바겐 등 자동차 제조업체 이외에 국영 철도회사 도이체반, 승차공유업체 식스트까지 모빌리티 서비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택시·버스를 넘어 자전거, 킥보드, 바이크, 스쿠터까지 연계한 신개념 모빌리티 플러스(+) 실험이 한창이다.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 승차공유를 뛰어넘은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_편집자

지몬 하게 Simon Hage
귀도 밍겔스 Guido Mingels
게랄트 트라우페터 Gerald Traufetter
토마스 슐츠 Thomas Schulz <슈피겔> 기자
 
   
▲ 미국 매사추세츠주 소거스에 있는 우버 사무실. REUTERS
지구 전체를 가로지르는 교통혁명을 목표로 단 10년 만에 세계 700여 도시에 진출해 운전자 수백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우버는 아마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거대 기업일 것이다. 현재 경영진이 재판받고 있으며 도심에서 디젤 차량 운행이 금지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한 독일 자동차 기업은 우버 공세 앞에 겁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 독일 경제인 사이에서 놀라울 정도로 전혀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미국에 디지털 대기업이 생기건 말건, 독일 사람들은 택시를 탄다. 우버는 이곳에서 수익을 낼 수 없다. ‘우리가 왜 캘리포니아에서 어떤 미친 계획을 세우는지 신경 써야 하나’ 하고 애써 외면하는 것이다. 또다시 새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처럼 보인다. 독일 경제를 이끄는 이들이 지난 10여 년간 자주 저질렀던 실수다. 애플이 아이폰을 선보이며 스마트폰 시대를 예고했을 때, 구글이 자율주행 자동차를 소개하며 스마트 머신의 문호를 열었을 때, 아마존이 모든 것을 파는 판매점으로 변신하고 오프라인 소매점이 쇠퇴할 때도 독일 분위기는 비슷했다. 
 
우버 상장은 교통혁명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이동하고,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며, 이를 통해 이익을 얻는 이가 누구인지 결정할 전투에서 첫 총성이 울렸다. 수많은 선수가 참가하는 치열한 글로벌 전투에서 독일 자동차산업은 잠재적 희생자에 속한다. 인류의 이동 방식이 바뀌면 슈투트가르트(벤츠·포르셰), 뮌헨(BMW), 볼프스부르크(폴크스바겐) 기업도 변화해야 한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말이다.
 
확실한 점은 앞으로 기존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도시로 이주한다. 조만간 세계 인구 3분의 2가 과밀지역과 도시에 살게 됨에 따라, 인구 1천만 명 넘는 거대도시가 많이 생길 것이다. 동시에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대도시 인접 지역으로 몰려들어, 집과 직장을 오가며 출퇴근해야 한다.  
 
지금도 수많은 경제 중심지에서는 교통 상황이 지옥으로 변했다. 2011~2018년 독일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정체 횟수가 네 배로 늘었다. 여러 지역에서 공기 질이 악화됐고, 수많은 장소에서 측정된 질소산화물 수치가 기준치를 넘어섰다. 열차는 너무 붐비거나 지연되는 반면, 시골의 공공 교통수단은 인프라가 미흡한 경우가 많다.    

   
▲ 리프트에 이은 우버 상장을 계기로 자동차업체와 철도 등이 미래 대중교통에 눈뜨기 시작했다. 우버의 경쟁업 체인 리프트 차량. REUTERS
도시 인구과밀 해결할 대안 교통수단
현재 이와 관련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여러 실험도 진행 중이다. 함부르크에서는 자율주행 버스를 시험하고 있고, 폴크스바겐 자회사 모이아(Moia)는 전기 미니버스로 합승택시의 새 지평을 열려 한다. 도이체반(독일 철도)은 앱으로 제어되는 셔틀을 대도시에서 운행하고 열차 승객을 전동킥보드로 연계 수송하려 한다. 오랜 라이벌인 BMW와 벤츠는 자동차를 분 단위로 빌려주는 서비스를 하기 위해 손잡았다. 미국에서는 구글의 로봇 택시가 달리고, 두바이에서는 무인비행기 택시가 하늘을 날아다닌다. 
 
그러나 정말 변화하려면 이 모든 아이디어와 실험 프로젝트가 어떻게든 연동돼야 한다. 이 지점에서 문제가 생긴다. 누가 조직하고 돈을 댈 것인지를 비롯해, 정말 많은 사람이 자동차를 공유하고 로봇 버스를 타고 직장에 출퇴근하길 원하는지 확신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이 모든 디지털 서비스가 대중교통 이용 상황을 지금보다 더 악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우버 운전자 수천 명이 라이드헤일링(Ride-hailing·전화나 스마트폰 앱 등으로 택시를 불러서 이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통수단) 서비스로 교통정체와 공기오염을 악화했을 뿐이다. 
 
인구과밀 도시의 교통문제를 쉽고 빠르게 해결하는 방법은 없다. 실리콘밸리에 사는 많은 사람이 원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새 이동성 세계의 윤곽은 이미 드러났다. 최종적으로 어떤 모습이 될지 예측할 수 없지만 개인 소유 자동차는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이 때문에 이동성 미래를 탐색하는 것은 독일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인 자동차 분야에서 이끌어야 한다.  
 
뮌헨 하늘 위로 솟아오른 네 개의 타워로 4기통 엔진 실린더를 형상화한 BMW 본사는 과거 독일 경제력의 아이콘이다. 그곳 22층에 있는 중역실은 권력의 중추를 그대로 보여준다. 발소리를 줄이는 푹신한 회색 카펫, 어두운 색 목제 가구, 널찍한 대기실, 도시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거대한 창문이 있다. 
 
페터 슈바르첸바우어를 이곳에서 만났다. 그는 BMW에서 내놓는 새 모빌리티 서비스 총괄 사장이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모빌리티 솔루션’을 총괄하고 있다. 전동킥보드부터 로봇 택시까지 모든 새 서비스가 연계돼야 하기 때문이다. “각각의 새 운송 서비스는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개별 사업자가 단독으로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BMW가 최대 라이벌인 벤츠와 협력해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연계하고 함께 투자하려는 이유다. 5년 전만 해도 이 상황을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이 갑작스러운 ‘정략결혼’으로 독일 자동차업체에 가해지는 압력이 얼마나 빠르게 커지는지 알 수 있다. 자동차가 발명된 이래 이 회사들의 사업모델은 자동차를 만들어 파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앞으로 많은 사람이 자동차를 사는 대신 자동차 공유를 원한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만으로도 악몽이다. 
 
사실 자동차 제조사는 미래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혁신적인 모빌리티 서비스에 거액을 투자했어야 한다. 벤츠가 2008년 카셰어링 서비스 카투고(Car2Go)를 만들고 얼마 뒤 BMW도 이를 뒤따르기는 했지만, 이는 시범 프로젝트에 불과했다. 카셰어링 서비스 사업에 제대로 뛰어들었으면 회사 수익 대부분을 이 분야에 투자해야 했을 것이고, 이는 기존 자동차 제조 사업을 위축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회사들은 예전 방식 그대로 리무진과 스포츠실용차(SUV)를 만드는 것을 선호했다. 결국 미래 이동성 사업은 공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한 미국 캘리포니아와 중국에 넘어갔다. 이 라이벌 기업에는 독일 자동차업체와 달리 거대한 규모의 기존 사업체와 근로복지를 생각해야 하는 수십만 명의 직원이 없다. 

   
▲ 우버를 비롯한 경쟁업체가 늘어나면서 조만간 자동차 공유가 빠른 속도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 개념이 자리잡을 것이다. REUTERS
승차 공유, 자동차 제조업체에 기회일까 
그러나 슈바르첸바우어는 “이제 망설이던 시간이 끝났다”고 단언한다. 변혁까지 앞으로 몇 년이 걸린다 해도 마찬가지다. “늦어도 10년 뒤 모든 것이 문제없이 작동하려면 지금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해야 한다.” 슈바르첸바우어는 BMW의 다른 동료 경영진에게도 이런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우리가 아무리 원해도 이대로 계속할 수는 없다. 통계가 증명한다. 교통량은 더욱 늘어나고, 세계는 점점 더 디지털화한다. 기존 아날로그 자동차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그는 이 상황이 위협이 아닌 거대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업체로서는 새 소비계층을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신형 BMW7 시리즈를 살 수 있는 소비자는 한정됐다. 하지만 이런 고급 자동차를 아내와 드라이브하거나 단기여행을 위해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분 단위 요금으로 빌리는 고객 수를 생각하면 사정이 완전히 달라진다.” 
 
많은 전문가가 자동차 공유는 빠른 속도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자동차가 자율주행을 할 경우 더욱 그렇다. 컨설팅기업 ‘호르바트 앤드 파트너스’는 2030년부터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 시장이 유럽에서만 연간 2천억유로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BMW와 벤츠의 슈바르첸바우어 동료 경영진은 전문가 예상을 그리 믿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 베를린미테 지역이 이를 잘 보여준다. 과거 얀도르프 백화점이 입주한 이 지역 건물은 현재 BMW와 벤츠의 합작 모빌리티 서비스 회사의 본사로 활용하기 위한 공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두 업체의 사업 전략과 마찬가지로 아직 완공되지 않은 상태다.
 
BMW와 벤츠의 공동 서비스에는 카셰어링(Share Now), 콜택시(Free Now), 주차장(Park Now)과 충전소(Charge Now) 탐색, 전체 여행 경로 검색(Reach Now)을 위한 플랫폼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 모든 서비스를 어떻게 연계할지 명확하게 나온 것은 없다. 각 서비스는 법적으로 독립적인 개별 회사 소유이며, 회사 집합체는 공통의 명칭이나 사장도 없다. 
 
BMW와 벤츠는 아직도 첫 실험 도시를 찾고 있다. 슈바르첸바우어가 말했다. “모빌리티 서비스에는 단순한 청사진이 없다. 도시마다 요구되는 사항과 전제 조건이 다르다. 이 때문에 우리는 서비스 전체를 제공하고, 각 도시와 함께 그중 어떤 서비스가 적합한지 숙고해야 한다.”    
 
슈바르첸바우어는 “일단 유럽에 집중할 계획이다. 여기서는 빠르게 성장해서 가장 큰 서비스 업체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런 태도는 조심스럽고, 소심하다고 비판받을 수 있다. 어쨌든 벤츠가 크라이슬러, 미쓰비시와 함께 합작법인(Welt-AG)을 만들고, 폴크스바겐이 지구에서 가장 큰 자동차회사가 되려고 과대망상에 가까운 계획을 세웠을 때와는 거리가 멀다. 앞으로 우버나 구글 같은 신규 디지털 운송 서비스 제공자의 단순 공급업체로 전락하지 않으려는 소극적인 방어 전략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독일 관점에서는 과장된 것처럼 들릴 수도 있다. 아직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가 완성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독일에서 우버는 몇몇 도시 중심지에서만 운행할 뿐이다. 하지만 세계시장을 놓고 보면 독일은 또다시 고립됐고, 변화에 뒤처진 갈리아의 시골 마을 같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거리에서는 구글, 우버, 벤츠의 자율주행 로봇 자동차와 10여 개에 이르는 다른 서비스 업체가 시험운행하는 모습이 어디서든 보인다. 미국 뉴욕부터 이집트 카이로까지 세계 대도시 도로 곳곳에서 자동차 앞유리창에 우버 표시판을 붙인 자동차들이 달리고 있다. 
 
우버는 몇 년 사이 글로벌 운송 시스템 인프라에 깊이 뿌리를 박았다.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을 열고, 2~3분만 기다리면 운전사가 도착한다. 도시 외곽에서 새벽 3시에 불러도 마찬가지다. 알고리즘으로 가격, 경로, 주행 시간을 사전에 알 수 있다. 최고의 투명성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자동차로 돈을 좀 벌고 싶은 운전자가 많고, 이들 중 일부는 자기 착취에 가까울 정도로 일하기에 이용료 역시 택시비보다 훨씬 싸다. 이 서비스는 놀라울 정도로 간편하고, 무엇보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살 수 있다는 생각을 실질적으로 갖게 한다. 

* 2019년 7월호 종이잡지 32쪽에 실렸습니다.
 
ⓒ Der Spiegel 2019년 19호
Uberholmanöver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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