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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힘든 수감생활… 존엄 지키며 투쟁할 것”
[PEOPLE]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 옥중 인터뷰- ① 일상
[111호] 2019년 07월 01일 (월) 옌스 글뤼징 economyinsight@hani.co.kr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은 한때 ‘좌파의 아이콘’이자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으로 꼽혔다. 하지만 퇴임 뒤 부패와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되는 등 부패 의혹에 발목 잡혔고, 이로 인해 수감되는 첫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옌스 글뤼징 Jens Glüsing <슈피겔> 기자
 
   
▲ 수감 중인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이 2019년 3월2일 손자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교도소를 나서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REUTERS
<슈피겔>은 수감 중인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을 옥중 인터뷰했다. 기자는 이를 위해 7개월 전부터 브라질 연방법원에 1년 넘게 수감 중인 룰라 전 대통령 인터뷰를 신청했다. 5주 전까지 요청이 번번이 거부됐는데 최근 인터뷰 승인이 떨어졌다. 인터뷰는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 주도 쿠리치바에 있는 경찰청 본부의 창문 없는 회의실에서 60분간 진행됐다. 무장한 경찰 두 명이 인터뷰 내내 자리를 지켰다. 우리는 악수하며 인사를 나눈 뒤, 인터뷰 내내 3m 거리를 유지해야 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정신적·육체적으로 최상의 상태로 보였다. 여전히 투쟁적인 모습이었다. 기자는 그가 수감 중인 독방을 직접 보지 못했다. 경찰청 본부 5층 독방에는 창살이 없다. 방문객들에 의하면 그가 수감된 독방 면적은 15㎡라고 한다. 그는 독방에 설치된 이동저장장치(USB) 포트가 있는 텔레비전으로 외부 소식을 접해 국내외 정치 상황을 훤하게 꿰뚫고 있었다. 매일 아침 언론 보도자료와 중요한 서류가 저장된 USB를 전달받지만 인터넷 접속은 할 수 없다. 
 
룰라 전 대통령은 감옥 생활 대부분을 책을 읽으며 지낸다고 했다. 일주일에 세 번 밖에 나가 햇볕을 쬘 수 있다. 그가 직접 요청해 독방에 러닝머신을 들여놓았다. 덕분에 건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독방 교도소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함께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이 브라질 민주주의를 비롯한 모든 것을 파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 이유도 설명했다.
 
   
▲ 현재 수감 중인 룰라 전 대통령은 2003년 1월1일 브라질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는 한때 ‘좌파의 아이콘’이자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으로 꼽혔지만, 퇴임 뒤 부패와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REUTERS
“연설하고 싶을 땐 사람들 사진 붙여”
-어떻게 지내나. 독방 생활이 외롭지 않나.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안다. 교도소 인근에서 캠핑하는 지지자들이 하루 세 번 감옥 밖에서 함성으로 인사를 한다. 형기가 끝나면 지지자들에게 평생 감사하며 살 것이다. 교도소 출입문을 나가서 지지자들과 제대로 술 한잔할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원래 대화를 즐기는 사교적인 사람이었다. 작은 독방이 갑갑할 텐데.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이 하나 있다. 오래전 노조 활동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나는 수줍음이 많았다. 행사 무대에서 말할 때면 항상 초조했다. 연설을 준비할 때는 사람 사진을 대거 벽에 붙여놓고 그 앞에서 연습했다. 존재하지 않는 청중 앞에서 연설 연습을 한 것이다. 독방에서 연설하고픈 욕망이 생기면 그때처럼 사진을 벽에 붙인다. 
 
-교도소 수감은 당신은 물론 가족에게도 큰 고통을 안겨주었다. 은행 계좌는 차단됐고, 당신 딸은 인터넷에서 과자를 유통하고 있다. 
가족에게 힘든 시기이지만 불평을 늘어놓을 생각은 없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일요일마다 먹을거리가 없어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눈을 씻고 봐도 먹을 것이 없었지만 어머니는 단 한마디 불평도 하지 않았다. 내 자식들은 최소한 굶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자식들이 험한 일을 겪지 않았다면 제일 좋았을 거다.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 
 
1년여 전 부패·돈세탁 혐의로 투옥
-2심에서 부패와 돈세탁 혐의로 12년형을 선고받았다가 최근 형량이 9년6개월로 줄었다(그러나 지난 3월 법원이 12년형을 추가 선고해 형량이 2배 가까이 늘었다 -편집자). 검찰은 2018년 브라질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와 관련된 공사를 특정 건설사에 맡기는 대가로 해당 건설사에서 해안가 아파트 한 채를 받은 혐의로 당신을 기소했다. 무죄를 어떻게 입증할 계획인가.
내가 무죄임을 증명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사법부에 내 유죄를 증명하라고 요구했다. 사법부는 검찰이 단 하나의 증거도 제출하지 못했는데 1심에서 유죄판결을 내렸다. 담당 검사는 법정에서 기소를 정당화하기 위해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한 것이 전부였다. 담당 검사가 프레젠테이션에서 내가 유죄라는 명명백백한 증거가 없고 ‘확신’을 토대로 기소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내게 유죄판결을 내린 세르지우 모루 전 연방판사(현 법무장관) 역시 아무런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불특정 팩트’를 기반으로 판결을 내렸다고 했다. 2심 재판정 역시 1심 재판문서를 읽지도 않은 채 유죄판결을 내렸다. 사법부는 어떻게든 나의 차기 대선 출마를 막는 데만 급급했다. 
 
-검찰은 당신이 부패 스캔들 집단의 우두머리라고 혐의를 제기한다. 
논란이 된 해안가 아파트가 정말 내 소유이고, 내가 해당 건설사나 페트로브라스에서 돈을 받았다는 것을 이제 누군가는 증명해야 한다. 사법부가 금고형 판결을 내렸는데 증거를 교도소에 갇힌 죄수가 기다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진실이 드러날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   
 
   
▲ 룰라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이 2019년 4월7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체포된 지 1년 된 룰라 전 대통령의 자유를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REUTERS
“외국 망명 후회 안 해… 진실 밝힐 것”
-그때까지 몇 년을 더 교도소에 있어야 할지 모른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괜찮다. 교도소에 갇힌 삶은 힘들다. 자유롭게 살고 싶다. 하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존엄만은 포기할 생각이 없다.
 
-체포 직전 우루과이 국경지대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다. 당시 사법부의 전횡에서 자신을 보호할 생각이었다면 한 발자국만 내디디면 된다고 말했다. 그때 외국 망명을 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나.
아니다. 내게는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나는 73살이다. 브라질 대통령이었고 아주 유명한 사람이다. 스스로를 난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시 주요 인사들이 차라리 브라질을 떠나거나 다른 나라 대사관에 망명을 신청할 것을 건의했지만, 브라질을 떠나지 않기로 결정했다. 나는 진실을 위해 싸웠다. 나를 고소한 사람들이 거짓말쟁이임을 입증할 생각이다. 비록 교도소에 있지만 양심에 전혀 거리낌이 없다. 나를 교도소에 집어넣은 세르지우 모루 전 연방판사와 검사들은 나처럼 편히 발 뻗고 자지 못할 거라고 확신한다.
 
-체포될 것이라고 예상했나.
이른바 ‘세차 작전’(Operation Car Wash)이라는 페트로브라스 수사가 시작된 뒤, 나는 사법부 목적이 오로지 나를 잡아들이는 것임을 꿰뚫어봤다. 반대파들이 내 후임이자 같은 노동당 출신인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을 탄핵하면서 내가 대선에 다시 출마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자신을 정치범이라고 생각하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내게 유죄판결을 내린 모루 전 연방판사를 법무장관으로 임명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5월12일 브라질 라디오 방송 <반데이란치스> 인터뷰에서 2020년 말에 대법관 공석이 생기면 모로 장관을 그 자리에 임명할 것이라고 떠들썩하게 발표했다. 이 모든 것이 각본에 의해 이루어졌음을 만천하에 내보인 셈이다. 
 
-모루 법무장관은 모든 의혹을 부인하는데.  
그는 내가 대선에 나오지 못하도록 막았고, 보우소나루가 대통령이 되도록 길을 닦았다. 

* 2019년 7월호 종이잡지 59쪽에 실렸습니다.
 
ⓒ Der Spiegel 2019년 22호
Bolsonaro gleicht Nero: Er setzt das ganze Land in Brand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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