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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 앱과 모바일페이 장착 소유구조 복잡, 확산 더뎌
[BUSINESS] 홍콩 택시업계 전자결제
[111호] 2019년 07월 01일 (월) 웨이이양 등 economyinsight@hani.co.kr
웨이이양 尉奕陽 류옌페이 劉雁菲 <차이신주간> 기자
 
   
▲ 홍콩택시협회가 출시한 택시호출 플랫폼 ‘이(e)택시’에 가입한 기사들이 플랫폼 선전용 택시에서 스마트폰 전자결제 시스템을 내보이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누리집
홍콩 택시기사 ‘쉬’는 운전대에 스마트폰 4대를 놓아 두고 있다. 전화기마다 다른 택시호출 애플리케이션(앱) 화면이 나와 있다. 미터기 아래 걸린 구식 무전기에선 택시호출업체에서 호출 정보를 알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창문에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로고가 붙어 있었다. 
 
“전자결제를 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현금이 좋다”는 쉬는 올해 52살로 홍콩에서 27년째 택시를 몰고 있다. 1년 전부터 차량호출 앱과 전자결제를 써왔다. 다른 홍콩 택시기사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신기술이 낯설지만 더 많은 손님을 태우기 위해 새로운 것을 해보기로 결정했다. 
 
쉬의 상황은 홍콩 택시업계 현실을 잘 보여준다. 나이든 운전기사가 많고 서비스 품질이 떨어진다. 게다가 현금만 고집하는 등 홍콩 서비스업계의 고질적 문제가 택시에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택시산업 개혁은 오랜 숙제다. 홍콩특별행정구 정부와 업계가 여러 해 동안 힘겨루기를 해온 ‘전쟁터’다. 개혁 걸림돌은 숱하다. 과학기술 발전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문화와 소비 습관이 보수적이다. 택시 관련 협회가 흩어져 있는 것도 변화를 더디게 한다.  
 
2017년부터 신용카드 회사와 지급결제 서비스업체가 다양한 방식으로 홍콩 택시에 접근했다. 하지만 승객 불편은 좀체 해결되지 않았다. 거리에서 손 들어 택시를 잡으면 전자결제가 가능한 택시를 찾을 수 없었다. 전자결제가 홍콩 택시업계는 물론 서비스업 전체의 포위망을 뚫으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교통카드도 세 번째 시도
2019년 4월 중순, 홍콩 현지 교통카드로 유명한 전자결제 서비스업체 옥토퍼스가 홍콩택시협회와 함께 전자결제 서비스를 한다고 밝혔다. 택시협회가 출시한 ‘이(e)택시’ 앱을 쓰면 ‘옥토퍼스 카드’로 택시요금을 낼 수 있다. 옥토퍼스는 홍콩 시장을 독점한 전자결제 업체다. 주요 결제 수단인 옥토퍼스 카드는 홍콩 전역의 대중교통 기관과 상점에서 쓰인다. 그러나 유독 택시업계는 난공불락이었다. 이번 합의는 지난 8년 동안 옥토퍼스가 택시업계와 해온 세 번째 업무협력이다. 
 
2011년 옥토퍼스는 특수 제작한 리더기를 택시에 부착해 요금을 옥토퍼스 카드로 내는 방법을 시도했다. 하지만 서비스 범위가 제한적이고 운영비가 비싸게 들었다. 운전기사와 승객에게 적절한 보상도 하지 않아 첫 번째 시도는 흐지부지 끝났다. 2018년 5월, 옥토버스는 결제 수단을 개선해 상업용 옥토퍼스 앱을 만들었다. 택시기사에게 앱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등록한 택시기사에게 현금 보상을 했다. 또 1년에 1%인 수수료를 면제해줘 1천 명 넘는 기사를 확보했다.
 
장야오탕 옥토퍼스 사장은 업무협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말했다. “택시에 전자결제를 도입하려면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야 한다. e택시와 협력한 것은 홍콩 택시협회 영향력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택시에서 옥토퍼스 카드 사용률이 높아지길 기대한다. 홍콩 택시기사가 4만 명인데 상업용 옥토퍼스 앱 사용자는 4천 명뿐이다. 아직 우리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홍콩택시협회는 17개 택시업계 단체로 구성됐다. 차주와 차량대여업체, 택시호출업체를 포함해 절반 넘는 업계 종사자와 차를 포함한다. 현재 홍콩 택시는 1만8천 대, 기사는 약 4만 명 있다. 주로 택시호출 서비스를 하는 e택시는 두 달째 시범운영 중이다. 
 
이번에는 교통카드에 그쳤지만 업계에서는 더 많은 결제 수단이 홍콩 택시업계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홍콩택시협회는 옥토퍼스와 4개월 독점업무 계약을 했다. 이후 e택시 앱에 위챗페이, 알리페이, 신용카드 등 다양한 전자결제 서비스를 도입할 것이라고 협회는 밝혔다.
 
슝융다 홍콩택시협회 회장은 전자결제 대행업체와 협력해 각종 전자결제 수단을 일괄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전자결제 대행 기술은 금융기관과 인터넷을 연결해 결제 정보를 전송하는 데 쓰인다. “위챗페이나 알리페이, 비자, 마스터, 유니온페이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업체와 계약했다.”
 
홍콩 택시업계에서 전자결제 사용은 여전히 탐색 단계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택시를 직접 찾아가는 방법으로 홍보했다. 다른 전자결제 대행업체와 협력해 일부 차량에 간접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애플페이와 안드로이드페이도 다른 기술 플랫폼으로 시장을 탐색했다. 유니온페이와 비자, 마스터 등은 현지 택시호출 앱과 협력했다. 알리페이 대변인은 홍콩에서 택시 수천 대가 알리페이 서비스에 접속한다고 주장했다. 위챗페이와 유니온페이 대변인 역시 각자 1천 대 넘는 홍콩 택시에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 홍콩 운전자들이 우버 택시 기사로 일하기 위해 우버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홍콩에선 여러 택시호출 플랫폼이 치열하게 고객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REUTERS
복잡한 택시 소유 구조
중국 국내와 달리 홍콩 택시는 회사제로 운영하지 않는다. 개인이 차량을 보유하거나 빌려 운행한다. 전자결제가 대규모로 보급되기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다. 홍콩 택시는 차주가 택시를 빌리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차주가 직접 기사에게 차량을 빌려주거나, 차량대여업체에 맡기면 업체가 기사에게 다시 빌려준다.차주와 차량대여업체는 차량 유지·보수를 책임지는 대신 고정 대여료를 받는다. 기사와 이들은 대여계약을 할 뿐 고용관계를 맺지는 않는다. 따라서 홍콩 택시기사는 개인사업자에 속한다.
 
우쿤청 홍콩택시협회 부주석은 홍콩 택시의 개인 차주가 7천여 명이라며 차량 운행에 대한 생각이 제각각 다르다고 했다. 우 부주석이 운영하는 차량대여업체는 한때 유니온페이 결제를 시도했다가 바로 중단했다. 지금은 e택시에 가입했다.
 
우 부주석은 자신이 운영하는 차량대여업체 규모가 작아 전자결제업체와 단독으로 협력하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e택시에는 기사 6천여 명이 가입했다. 수십 개 상회나 차량대여업체가 참여해야 규모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택시기사는 차주나 차량대여업체에게 차량을 빌릴 뿐이어서 그들이 특정 플랫폼을 쓰도록 강요할 수는 없다. 개인사업자가 어떤 플랫폼 또는 앱을 써야 하는지 규정된 것은 없다. 대여업체도 관여할 수 없다. 중국 택시는 회사에 소속돼 있어 특정 업체를 지정할 수 있다. 홍콩 택시와는 제도가 다르다.” 
 
홍콩 택시 차주와 기사는 고용관계가 아니어서 택시업계 진출을 희망하는 전자결제업체나 차량호출 플랫폼이 서비스를 대규모로 보급하거나 홍보할 방법이 없다. 차주나 대여업체와 접촉하는 동시에 택시기사를 찾아다녀야 한다. 하나씩 공략해야 하므로 아래에서 위로 추진하는 개혁이 더 힘든 법이다.
 
택시기사 쉬도 이 과정을 거쳐 전자결제와 차량호출 서비스를 이용했다. “홍보 직원이 길가에 주차한 차 창문을 두드려 앱의 장점을 설명했다. 앱 이름은 들어봤지만 잘 알지는 못했다. 동료와 얘기하면서 앱으로 택시를 부르고 요금을 내는 관광객이 늘었다고 판단해 앱을 쓰기 시작했다. 한참 사용법을 배우고 나서야 쓸 수 있었다.”
 
택시호출 플랫폼이 나온 것도 홍콩 택시업계에 전자결제가 보급된 이유 가운데 하나다. 홍콩에서 주로 쓰는 7개 택시호출 플랫폼에선 신용카드나 제3자 지급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 디디추싱은 1년 전부터 홍콩에서 온라인결제 기능을 제공했다. 플랫폼에 등록한 택시기사 절반 정도가 온라인결제에 동의했다고 이 회사는 밝혔다. 디디추싱은 홍콩에서 가장 많은 택시기사를 확보한 앱이라며 등록 기사가 전체의 약 90%인 3만5천 명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차량호출 플랫폼 우버는 3월5일 홍콩에서 택시호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소식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앞두고 우버와 업무를 제휴한 홍콩 택시대여업체 톈청처항(天誠車行)이 갑자기 협력을 취소했다. 슝융다 회장은 업계에서 두 회사 업무협력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우버 면허와 법률 관련 논란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톈청처항은 합법적인  e택시를 선택했다. 현재 홍콩에서는 우버를 대상으로 자가용 불법영업 혐의 소송이 여러 건 진행되고 있다.
 
   
▲ 홍콩 전자결제 시장을 독점한 옥토퍼스 교통카드. 옥토퍼스는 홍콩택시협회와 손잡고 대중교통이나 상점에서 널리 쓰이는 옥토퍼스 카드를 택시호출 앱 e택시에서도 쓸 수 있도록 했다. 위키피디아 홍콩
정책과 기술 지원 늑장
“내부 개혁은 속도가 느리다. 택시기사 평균연령이 높고 신입 기사가 부족하다. 택시 운행 자체가 어려운데 어떻게 서비스를 개선하겠나. 홍콩특별행정구 정부가 앞장서 정책으로 업계 개혁을 주도하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지원해야 한다. 택시요금을 현금으로 내지 않아도 된다는 신뢰를 줘야 업계가 동참할 것이다.” 우쿤청 부주석의 말이다.
 
홍콩 정부는 다양한 분야에서 전자결제를 보급해왔다. 가치 저장 수단의 발행기관을 허가하고 은행거래 시스템을 개혁했다. 대중교통에서 전자결제 도입 관련 지침도 발표했다. 하지만 택시 전자결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구체적 조처를 발표한 게 없다.
 
택시기사의 보수적 태도 역시 택시업계 개혁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여러 택시업계 관계자들이 택시기사가 차량대여업체에 하루 대여료를 내고 남은 현금을 그날 가져가는 습관을 지적했다. 기사들은 과거 전자결제로 요금을 받으면 3~7일이 지나야 차량대여업체나 차주 계좌에서 돈이 들어오는 것을 불편해했다. 
 
장야오탕 사장은 택시기사가 받은 요금이 즉시 개인 계좌로 입금되지 않았던 것을 옥토퍼스 카드가 택시업계에 진입하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2018년부터 보급한 상업용 옥토퍼스 서비스도 근무일 기준으로 결제 다음날 대금이 정산됐다. 주말이나 연휴에는 입금까지 더 오래 기다려야 했다. 
 
이 문제는 이제 해결됐다. 2018년 9월 홍콩금융관리국은 신속결제시스템(FPS)을 도입했다. 홍콩 정부가 주도해 주류 은행이 참여했다. 사용자는 FPS로 수수료 없이 다른 은행으로 이체할 수 있고, 이체된 돈은 즉시 입금된다. 장야오탕 사장은 “FPS 도입 이후 옥토퍼스에서 결제된 대금을 실시간 입금해 택시기사의 불편을 해결했고 더 많은 택시기사가 옥토퍼스 카드로 택시요금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홍콩 택시기사들이 전자결제를 꺼리는 이유로 세금·복지와 관련된 부분도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택시기사는 소득을 적게 신고해 홍콩 정부에서 제공하는 ‘포괄적 사회보장 지원’을 받으려 한다. 전자결제 시스템을 쓰면 소득 규모가 드러나 지원받지 못할 수 있다. 장야오탕은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상업용 옥토퍼스에 등록한 택시기사에게 수수료를 계속 면제해주고, 처음 옥토퍼스 카드로 택시요금을 낸 승객에게 장려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쿤청 부주석은 “빠르고 편리하게 요금을 내고 가끔씩 보상도 지급받으며 관광객 사용이 늘면 택시기사도 전자결제를 더 많이 사용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슝융다 회장은 홍콩택시협회가 1년 전 e택시 시행 방안을 발표했을 때 모든 회원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모두가 업계 발전을 원했기 때문이다. “앱을 보급하려고 17개 단체가 수백만 홍콩달러를 투자했다. 많은 비용을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해했지만 어떤 성과가 나올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 2019년 7월호 종이잡지 79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9년 제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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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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