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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객 증가 대부분 선진국 탑승률 높이고 운항 줄여야
[ISSUE] 항공기 온실가스 배출 대책은
[111호] 2019년 07월 01일 (월) 뱅상 그리모 economyinsight@hani.co.kr
뱅상 그리모 Vincent Grimault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프랑스 낭트아틀란티크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저비용항공사인 이지젯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항공기 이용객은 대부분 선진국 국민이다. REUTERS
잠시 눈 감고, 하늘로 이륙하는 비행기 모습을 떠올려보자. 다시 눈 뜨고 그 비행기가 그리던 포물선 형태를 종이 위에 옮겨보자. 잘했다! 그것이 바로 지난 40년간 항공교통 추이를 나타내는 그래프다. 자고로 모든 비행 계획이 그렇겠지만, 일단 우리가 목숨이 붙은 채 다시 무사히 땅을 밟고 싶다면 너무 높이 날아오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일정 선에 이르면 다시 고도를 낮추어야 한다. 하지만 고도를 낮추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그 해답을 찾아 네 곳의 경유지를 거쳐 여행을 떠나보자.
 
1. 불평등한 폭발적 성장
2017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르면, 항공기 이용객은 무려 40억 명을 돌파했다. 평균 5%대 성장률이다. 세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연간 약 3%)이나 세계 인구 증가율(연간 1.2%)을 훨씬 뛰어넘는다. 이 증가세는 앞으로도 크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예를 들어 2037년 하늘길 여행객 수는 자그마치 80억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내다본다.
 
성장세를 견인하는 것은 선진국이다. 물론 최근 아시아 대륙에서도 활발하게 항공기를 이용한다. 하지만 2017년 아시아는 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했지만 탑승객 비중(운항㎞ 기준)은 32%에 그쳤다. 반면 세계 인구의 5%에 불과한 북미와 10%에 불과한 유럽의 비중은 각각 28%, 25%를 기록했다. 2016년 프랑스 1인당 항공기 이용 횟수는 2.2회로 집계됐다. 유럽연합 평균치(1.9회)와 비교해 그리 높지 않고 독일(2.4회), 영국(3.8회), 스페인(4.2회), 아일랜드(6.8회)보다 낮았다. 
 
오늘날 비행기는 여전히 부유층 전유물로 남아 있다. 2006년 미국 연구기관 월드워치 추산에 따르면, 평생 비행기를 타본 적 있는 사람은 세계 인구의 단 5%뿐이었다! 그 뒤 항공교통량은 족히 두 배가 늘었다. 하지만 아직도 비행기에 발 한번 디뎌보지 못한 사람이 세계 인구의 80~90%를 차지한다. 
 
프랑스 민간항공총국(DGAC)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체 프랑스 인구의 28%에 불과한 상위계층, 즉 관리직과 중간직(중역과 실무직원 사이 중간 직업인 반장·감독, 초등교사, 간호사 등을 포함한 사회직업 범주 -편집자), 자유직 등이 항공기 전체 승객의 50%를 차지한다. 인구의 11.8%에 이르는 공장노동자는 승객의 2%만 차지할 뿐이다. 항공기를 ‘민주화’된 교통수단이라고 주장하는 로비단체의 말은 적절하지 않은 셈이다.
 
“비행기를 탈 수 있는지 결정하는 것은 파리(프랑스)~마라케시(모로코) 항공료 50유로(약 6만7천원)가 아니다. 오히려 실제 바캉스를 떠날 여력이 있는지(자유시간이 확보되는지, 돌봐야 할 가족은 없는지), 휴양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다.” 환경 전문 싱크탱크 ‘시프트 프로젝트’에서 항공 문제를 담당하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 산불 연기로 환경비상사태가 내려진 멕시코시티공항에서 여객기들이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항공기는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내뿜는 교통수단이다. REUTERS
2. 성공 비결
교통 문제에 정통한 경제학자 이브 크로제가 말했다. “비행기 여행이 지금처럼 저렴한 적은 없었다. 임금 대비 항공료는 많이 낮아졌다. 오늘날 최저시급으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자동차의 경우 1970년대 초보다 4배 더 길어졌다. 항공기에선 이 경향이 훨씬 더 두드러진다. 1시간 급여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자동차 40㎞이지만 비행기는 200㎞에 육박한다.” 사실상 저비용항공기를 타면 교통비가 ㎞당 3~4상팀에 불과하지만, 고속철도 테제베(TGV)는 10상팀, 자동차는 25상팀(약 50원)에 이른다.
 
이 거대한 철제·알루미늄 새가 그보다 더 기본적인 기술에 기초한 자동차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드는 것은 대체 어떤 기적으로 가능한 것일까? 무엇보다 항공업계(항공기 제조사, 항공사, 공항 등)의 자구 노력을 손꼽을 수 있다. 시프트 프로젝트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이렇다. “항공업계는 체질적으로 기술 향상을 추구한다. 무조건 에너지 효율을 높여야 경유지를 거치지 않고 직항으로 오래 비행할 수 있고 연료도 아낄 수 있다. 연료비는 항공사에 큰 부담이 되는 비용 중 하나다.” 
 
이브 크로제는 “항공업계는 기술뿐 아니라 운영에서도 현저히 생산성을 높이는 쾌거를 올렸다”고 단언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는 기내 좌석 수를 늘리거나(항공기를 더 긴 형태로 만들거나, 승객 한 명이 누리는 공간을 줄이는 식으로), 수율관리(수요·공급에 따라 면밀히 가격 조정)로 여객기 탑승률을 크게 높였다. 
 
상업용 항공기 탑승률이  2008~2017년 76%에서 81%로 늘었고, 유럽에서는 84%에 육박했다. 그 결과 프랑스에서는 국내선과 국외선의 운항 횟수가 현격히 줄었다. 2008~2018년 프랑스의 항공기 탑승객 수는 30% 늘어난 반면, 비행기 운항 수는 오히려 5% 줄었다. 
 
저비용항공료가 가능한 또 다른 이유는 항공업계가 누리는 세제 혜택에서 기인한다. 시프트 프로젝트는 “다른 교통수단과 비슷한 수준의 공정한 세제를 적용한다면 항공료는 지금의 약 2배 수준으로 뛸 것”이라고 추산한다. 더욱이 정부는 항공업계에 세금 감면 혜택만 주는 것이 아니다. 흔히 공익 이미지를 둘러쓴 프랑스의 여러 군소 공항에 보조금도 지급한다. 
 
마지막으로, 유럽의 이중적 태도 역시 저비용항공료 형성에 한몫한다. 이브 크로제가 볼멘소리를 냈다. “먼저 유럽 정책결정자들은 온실가스 감축 의지를 널리 보여줄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유럽연합의 중요한 토대가 이동의 자유를 높이는 데 있으니, 교통비를 낮추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경쟁을 장려하려고도 한다.” 
 
프랑스 국토개발 사업은 대개 공항 수요에 맞춰 진행된다. 고속도로나 고속철도역을 적절히 배치해 공항과 공항을 편리하게 연결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항공업계 압력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상 항공산업은 프랑스 경제를 떠받치는 중요한 대들보다. 세계인이 가장 즐겨 찾는 여행지인 프랑스에선 항공사와 공항이 직접 창출하는 일자리만 무려 10만 개에 이른다. 항공 분야는 프랑스에서 수출을 이끄는 효자 종목(2016년 항공기 제조 부문 174억유로 흑자)이다. 
 
항공기 폐해의 하나는 온실가스 배출이다. 항공산업 로비단체들은 온갖 그럴듯한 근거를 들어 항공기가 그렇게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교통수단이 아니라는 점을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컨설팅업체 카르본4 창립자 장마르크 장코비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면서 항공기 이용이 늘어나는 현실을 그대로 지켜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잘라 말했다. 
 
   
▲ 미국 시카고 오헤어공항에서 탑승객들이 비행기표를 받기 위해 줄지어 있다. 항공기 운항에 따른 대기오염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자주 타지 않는 것이다. REUTERS
3. 온실가스 배출 문제
항공기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여러 요인으로 결정된다. 승객 탑승률, 운항 거리, 에너지 효율성 등이 그 요인이다. 일반적으로 항공기는 운항 거리 ㎞당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내뿜는 교통수단이다. 그렇다고 자동차나 오토바이보다 그 정도가 훨씬 심한 것은 아니다. 
 
정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탑승률이다. 승객을 가득 태운 항공기는 승객이 절반만 탄 자동차보다 아무래도 오염 폐해가 적다고 하겠다. 승객이 반만 탄 자동차 역시 손님을 태우지 않은 버스나 기차보다는 더 낫다. 하지만 항공기는 항상 장거리 운항을 한다. 그러므로 높은 효율성을 운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다른 요인으로,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연료를 많이 쓰는 것을 들 수 있다. “장거리 여객기 탑승자는 혼자 같은 거리를 중형 자동차로 움직일 때와 같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반면 단거리 여객기 탑승자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양은 혼자 작은 트럭을 몰 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 장코비시의 설명이다.
 
여러 근거에 비춰, 항공기는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3%를 차지한다. 얼핏 작은 수치로 보이지만, 독일 같은 나라가 직접 배출하는 양에 거의 맞먹는다. 특히 항공기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00~2016년 57%나 늘었다.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율(39%)을 훨씬 웃돈다. 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하더라도 증가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기는 이산화탄소 외에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질소산화물과 메탄가스 등을 배출한다. 게다가 비행 중에 나오는 수증기로 생기는 비행기 뒤편의 비행운은 복사강제력(지구가 흡수하는 에너지와 방출하는 에너지 차이를 늘리는 힘 -편집자)을 증가시킨다. 온실효과를 강화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체적으로 항공기는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4~5%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러시아 같은 나라의 배출량과 거의 맞먹는 수치다. “아직까지 항공기가 높은 고도에서 초래하는 물리적·화학적 영향까지 고려한 평가를 한 적은 없다. 앞으로 더 나쁜 소식을 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프트 프로젝트의 설명이다.
 
4. 네 가지 해법
‘환경 폭탄’ 뇌관을 제거하는 방법은 모두 네 가지다. 먼저 항공교통량을 줄이는 것이다. 여러 방법으로 항공교통량 증가세를 뒤집을 수 있다. 세제 측면에선 항공기에 더 많은 세금을 매기면 된다. 개인적 차원의 해법도 있다. 비행기는 특히 선진국 국민의 관광이나 여가생활 등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1967년 프랑스에서 직업적 이유로 비행기를 타는 사람이 전체 승객의 절반을 차지했다. 국내선 이용자에서는 그 비중이 3분의 2에 이르렀다. 그러나 민간항공총국에 따르면, 최근 일 때문에 비행기를 타는 비율이 15%에 그쳤다. 휴가(48%)와 친지 방문(21%)보다 적다. 시프트 프로젝트는 “일주일에 두 번이 아니라 2주에 한 번 비행기 여행을 한다면 문제의 절반은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둘째, 항공기가 내뿜는 온실가스를 줄인다. 이 부분에선 어느 정도 기술적 향상이 이뤄졌다. 하지만 친환경 ‘그린 항공기’의 미래는 아직 머나먼 꿈에 불과하다.
 
셋째, 여객기 탑승률은 높인다. 이는 어느 정도 이뤄졌다. 유럽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 탑승률은 대체로 84%다. 빈 좌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드문 편이다. 좀더 수월한 방법은 탑승객이 비즈니스석을 선택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비즈니스석은 이코노미석보다 넓은 공간을 차지해 환경 피해 정도가 약 3배나 된다. 
 
마지막 해법은, 환경 피해가 덜한 교통수단(기차, 버스, 배)을 이용한다. 기후행동네트워크에 따르면 항공기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0%는 1500㎞ 이하 단거리 운항에서 비롯한다. 이 정도 거리라면 기차가 더 적절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 인내심의 미덕을 재발견해 장거리 여행의 맛을 즐길 필요가 있다. 
 
개인 여행만이 아니라 화물운송도 마찬가지다. 상품만 운반하는 화물항공기는 세계 항공교통의 3.3%, 전체 화물운송량의 0.5~1%만 차지할 뿐이다. 몇 주만 진득하게 앉아 배나 기차로 신상품이 도착하기를 기다릴 줄 안다면, 항공화물량을 훨씬 더 손쉽게 줄일 수 있다. 다른 환경오염과 마찬가지로, 항공기의 오염 해법도 기술 이전에 문화에 있다. 

* 2019년 7월호 종이잡지 95쪽에 실렸습니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9년 6월호(제391호)
Un plan de vol insoutenable
번역 허보미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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