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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키우다 콘텐츠 놓쳐 3위로 밀린 뒤 매각 소문
[BUSINESS] 동영상 플랫폼 유쿠의 고난- ① 추락 배경
[110호] 2019년 06월 01일 (토) 스루이 economyinsight@hani.co.kr

스루이 石睿 취윈쉬 屈運栩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 동영상 플랫폼 유쿠의 홈페이지 초기 화면. 유쿠 홈페이지

알리바바가 4년 전 45억달러(약 5조3460억원)에 인수한 동영상 플랫폼 유쿠(優酷)를 매각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틱톡’ 서비스로 인터넷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바이트댄스(字節跳動)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유쿠와 알리바바는 곧바로 헛소문이라고 대응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알리바바가 유쿠를 지원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한다. 판권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하고 경쟁이 치열해 흑자 전환은 요원하다. 알리바바 계열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트래픽을 통합해 수익을 얻는 방법을 시도했지만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바이트댄스가 유쿠를 인수한다는 가정은 상당히 논리적이다. 바이트댄스의 유쿠 인수는 콘텐츠업계에 남은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적자 사업을 청산하는 동시에 바이트댄스 창업자인 장이밍과 동맹할 수 있다. 장이밍이 이끄는 바이트댄스는 짧은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 더우인(抖音)과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 등 수십 가지 앱을 통해 텐센트 다음으로 많은 트래픽(전송량)을 확보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 트래픽 수요는 무한하다.

인수·합병 관계자는 양쪽이 주식을 교환해 합자회사를 세우면 된다며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문 투자자는 음악 판권이 필요한 더우인이 알리바바의 스트리밍(재생) 사이트 샤미(蝦米)음악을 인수하려고 했으나 아직까지 진전이 없다고 전했다. 시장 소문과 그럴듯한 분석을 두고 판루위안 유쿠 사장은 매각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알리바바 쪽도 계속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군을 지원하겠다는 결정이 확고하다고 밝혔다. 바이트댄스 쪽은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유쿠 재정비
인사이동과 조직구조 정비 과정을 보면 알리바바가 유쿠를 지키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2016년 1월 알리페이의 ‘원로’ 판루위안이 9년 동안 근무하던 항저우를 떠나 베이징에 있는 알리바바픽처스(阿里影業)로 자리를 옮기자 시장에서는 그가 은퇴 준비를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듬해 10월 판루위안은 위융푸에게 업무를 인계받았고, 2018년 극장용 영화 29편에 투자해 172억위안의 흥행 수익을 거뒀다. 개미금융서비스에서 그와 함께 일했던 동료는 “판루위안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맡으면 텐센트픽처스(騰訊視頻) 둘을 합친 것보다 더 잘해낼 것이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2018년 12월 양웨이둥이 경찰에 잡혀가자 판루위안이 유쿠를 맡았다. 그는 알리바바픽처스 건물에서 7㎞ 떨어진 왕징에 있는 유쿠 본사로 사무실을 옮겼다. 유쿠 관계자는 판루위안이 양웨이둥 대표 시절에 시행한 운영 방침과 심사 절차를 대부분 폐지하고 핵심성과지표(KPI) 중심의 정보기술(IT) 기업을 확립했다고 전했다. 회계연도 말에는 직원의 약 10%를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저성과자로 분류해 연말 상여금을 주지 않았다. 유쿠의 연말 상여금은 보통 4개월치 월급에 상당하는 금액이었다. 이는 유쿠를 떠나는 퇴사 행렬을 만들었다.

유쿠의 조직구조와 업무도 변했다. 2019년 4월 초 알리바바그룹의 광고시스템 알리마마(阿里媽媽)에서 콘텐츠 마케팅을 담당하던 직원 200명이 유쿠로 소속을 옮겼고, 판루위안에게 업무를 보고했다. 유쿠에서 수익 창출을 맡던 팀이 알리바바그룹으로 편성된 뒤 1년 만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

3월28일 판루위안은 40여 개 제작사 임원을 초청해 비공개 회의를 열고 새 작품 매입 방식을 제안했다. 작품 판권을 한번에 샀던 것과 달리, 일부 대금을 지급한 뒤 작품 수익을 제작사와 나누는 형태다. 유쿠로서는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제작사의 대금 회수 기간이 늘어난다. 유쿠는 제작사와 의견 조율 중이며 아직 적용된 사례는 없다.

판루위안은 유쿠와 알리바바 디지털미디어엔터테인먼트(文化娛樂) 그룹의 방향을 외부에 알리는 데 주력했다. 그날 열린 회의의 열쇳말은 ‘대통합’이었다. 동영상 플랫폼의 치열한 판권 경쟁 가운데서도 유쿠, 알리픽처스, 티켓 예매 서비스 다마이왕(大麥網), UC브라우저가 업무 통합으로 모두 26억 명에 이르는 사용자를 확보한 것이 판루위안의 패다. 그는 콘텐츠 개발사들이 알리바바를 선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알리바바 경영진 측근은 그룹이 몇 달 전에 유쿠 책임자로 판루위안을 보내면서 유쿠의 ‘출혈’을 중단시켜 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 2019년 5월 중국 푸젠성 푸저우에서 열린 디지털 중국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바이트댄스 홍보관을 구경하고 있다. 짧은 동영상 서비스 틱톡으로도 잘 알려진 바이트댄스는 유쿠의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REUTERS

1년 만에 3위로
판루위안 취임 뒤에도 유쿠는 과거 명성을 회복하지 못했다. 업계 선두였던 유쿠는 2012년 투더우(土豆)를 합병한 뒤 3년 동안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알리바바가 지분을 인수한 지 13개월 만에 업계 3위로 밀려났다. 아이치이(愛奇藝)와 텐센트비디오(騰訊視頻)에 추월당했다.

유쿠의 문제점은 알리바바가 인수하기 전부터 잠재돼 있었다. 2005년 구융창이 유쿠를 설립해 중국에서 처음으로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를 시도했다. 유쿠는 5년 뒤 중국 동영상 플랫폼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뉴욕 증시 독립 상장에 성공했다. 2년 뒤에는 실력이 비슷했던 투더우왕을 합병해 업계 최고 자리를 지켰다. 구융창은 업계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유쿠와 투더우가 합병하자 투자 자본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냈다. 수익 창출이 구융창의 최대 임무가 됐다. 한때 유쿠에서 일한 관계자는 당시 유쿠 사장이던 웨이밍이 큰돈을 투자해 사업을 키우려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창작 웹툰 사이트 ‘바오저우(暴走)만화’와 코미디영화 <만만몰상도>처럼 규모가 작고 제작비가 적게 드는 콘텐츠를 선호했다. 철저하게 비용을 줄인 결과, 2013년 4분기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이때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에서 ‘개인 전문가 콘텐츠’(PGC)로 넘어가는 과도기였다.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분야 종사자는 “구융창이 이익을 좇을 때 경쟁사들은 거액을 투자해 판권과 제작팀 등 콘텐츠 자원을 선점했다”고 말했다.

2013년 한국 드라마 방영권이 편당 4천위안을 넘지 않던 상황에서 아이치이가 편당 18만5천위안(약 3천만원)을 들여 방영한 <별에서 온 그대>는 ‘국민 드라마’에 등극했다. 그 뒤 2400만위안을 투입해 <태양의 후예> 독점 방영권을 확보했다. 방영 첫주에 1억 건에 가까운 유료회원 조회수를 기록해 유료회원 성장을 견인했다. 같은 시기 텐센트비디오는 인터넷미디어사업군 자원을 통합해 성장을 촉진했다. 쑨중화이 텐센트 부사장이 말했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총경리판공실이 치열한 경쟁 속에 버티면서 독립 운영을 고수하고 영상사업을 발전시키도록 자극했다. 우리는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넣어 결국 본궤도에 올라섰다.”

좀더 범위를 넓히면 당시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BAT)가 투자 대상을 물색했고, 유쿠는 가장 주목받는 기업 가운데 하나였다. 수익 창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구융창에게는 자본 지원이 절실했다. 2014년 3월 인터뷰에서 그는 지분 투자를 논의하는 대상이 누구냐는 물음에 “투자 협상을 하지 않는 회사가 있겠느냐”라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보였다. 한 달 뒤 정답이 알려졌다. 알리바바와 YF캐피털(雲峰基金)이 12억2천만달러에 유쿠 지분 18.5%를 인수했다. 시장조사기관 애널리시스(易觀)에 따르면, 2014년 2분기 중국 인터넷 동영상광고 매출에서 유쿠가 시장점유율 24.45%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아이치이보다 5%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1년 뒤 퀘스트모바일 조사 자료에서는 아이치이와 텐센트비디오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가 유쿠를 앞질렀다. 5개월 뒤 구융창은 45억달러에 유쿠를 알리바바에 매각했다. 2016년 4월 아이치이와 텐센트비디오의 MAU는 2억5천만 명을 넘겼지만, 유쿠의 MAU는 2억 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알리바바는 유쿠를 인수한 뒤 과거 ‘업계 1위’였다는 것도 제대로 검증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알리바바 미디어엔터에서 일했던 전 임원은 “콘텐츠업계 실적 조작이 인터넷쇼핑몰 주문량 부풀리기보다 간단하다”며 “유쿠를 반드시 매각하겠다고 결심했으니 더 많이 부풀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쿠의 내부 통제에도 문제가 드러났다. 전직 직원은 유쿠가 “상장폐지한 뒤인 2016년 초 열린 회의에서 구융창이 한 발언의 절반 이상이 부패 척결과 청렴에 관한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며칠 뒤 유쿠는 내부 공문에서 루판시 전 부사장이 재직 기간 부정부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유쿠 직원들은 알리바바의 경영 방침에 불만이 컸다. 콘텐츠 업무 경험이 없는 알리바바 직원이 관리직과 업무 라인에 낙하산으로 내려왔다. 퇴근 뒤에도 직원이 통신설비 작동 정보를 1시간 안에 보고하고 밤 11시까지 휴대전화를 끄지 못하도록 지시했다. 출근 시각은 오전 10시에서 9시30분으로 앞당겼다.

   
▲ 구융창 유쿠투더우 회장 겸 최고경영자(맨 왼쪽) 등 중국 대표 인터넷 기업인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저작권 보호를 촉구하고 있다. 알리바바에 유쿠를 넘긴 구 회장은 2017년 9월 알리바바를 떠났다. REUTERS

구융창 퇴출
시장에서는 구융창이 이익을 실현한 뒤 떠날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지만 유쿠와 구융창 본인은 거듭 부인했다. 2016년 10월 구융창이 결국 유쿠를 떠났고, 2013년 유쿠에 합류한 양웨이둥이 자리를 물려받았다. 구융창은 유쿠투더우 회장 겸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난 뒤 알리바바 미디어엔터 전략투자위원회 주석으로 자리를 옮겨 미디어엔터 산업기금을 조성하고 집행하는 일을 맡았다. 조사 결과, 그는 2017년 9월 알리바바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알리바바는 전폭적으로 자금을 지원했다. 알리바바 회계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디어엔터테인먼트사업부는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131억8천만위안과 197억3300만위안(약 3조3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콘텐츠 창작 투자와 판권 매입이 적자 원인이었다. 같은 기간 아이치이 적자는 37억3700만위안과 90억6100만위안이었다. 2017년 9월 당시 미디어엔터테인먼트사업부 책임자인 위융푸는 “지난 12개월 동안 알리바바는 투자를 제한하지 않았고 유쿠가 선두를 되찾기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2개월 뒤 위융푸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사업부를 떠났고, 그룹은 분할경영 체제로 돌아갔다. 양웨이둥이 유쿠, 판루위안이 알리픽처스, 장위 그룹 부사장이 다마이왕과 알리바바뮤직을 맡았다. 그룹 최고위기관리자(CRO) 류전페이는 가오더(高德)지도 사장을 겸임했다. 사업부 총괄 사장은 순환제를 도입해 양웨이둥이 맡았다.

양웨이둥은 아이치이와 텐센트를 따라잡기 위해 분투했다. 2018년 말 아이치이 구독회원 수가 8740만 명, 2018년 6월 말 텐센트비디오 회원 수가 7400만 명을 돌파했다. 유쿠는 2016년 ‘광군제’(11월11일로 최고의 쇼핑 시즌) 직후 유료회원이 3천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힌 뒤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동영상 플랫폼이 유료회원으로 수익모델을 바꾸는 과정을 거치면서 유쿠는 경쟁사들의 견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궁위 아이치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문턱이 더 높아진 유료회원 경쟁은 아이치이와 텐센트비디오의 양자 대결”이라고 말했다.

양웨이둥 개인에게 알리바바 미디어엔터테인먼트그룹 순환 사장은 화려한 경력이 됐다. 하지만 알리바바 내부에서는 양웨이둥이 다른 사업부와 조율하는 능력이 탁월하지 않아 유쿠에 집중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2018년 11월 순환 사장이 판루위안으로 바뀌었다. 양웨이둥은 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지 한 달 만에 부정부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판루위안이 서둘러 유쿠 경영권을 넘겨받았지만 감사실 조사나 경찰 조사를 받는 직원이 늘었다.

* 2019년 6월호 종이잡지 66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9년 제14호
優酷闖難關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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