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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중단에 수익분배 바꿔 업무 통합으로 탈출구 모색
[BUSINESS] 동영상 플랫폼 유쿠의 고난- ② 재기 노력
[110호] 2019년 06월 01일 (토) 스루이 economyinsight@hani.co.kr

스루이 石睿 취윈쉬 屈運栩 <차이신주간> 기자

   
▲ 2019년 1월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알리바바그룹의 미래 호텔 플라이주 공개 행사가 열렸다. 알리바바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무 통합으로 유쿠의 재기를 시도하고 있다. REUTERS

외부에서 보면 판루위안 유쿠 사장의 전략은 대규모 ‘손절매’에 나선 것처럼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영화업계 종사자는 양웨이둥 사건 이후 유쿠와 계약했던 드라마나 영화의 투자를 줄이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일부는 촬영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자금 투자가 중단됐다. 제작사는 드라마 편수를 줄일 수밖에 없었고, 내용이 연결되지 않아 완성도가 떨어졌다. 제작진이 출연료와 제작비를 받지 않는 대신 투자수익을 나누기로 하고 촬영을 완료하기도 했다. “유쿠는 드라마 제작 중단 여부에 개의치 않았다. 오직 손실을 줄이는 것이 목표였다.”

판루위안의 새 제안
제작사들은 분노했지만 강력한 힘을 가진 동영상 플랫폼 앞에선 참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계약 위반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제작사는 없었다. 투자 중단과 예산 삭감에 대해 유쿠 관계자는 “사업 정비를 위한 평가에서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취소하기도 했지만 투자 확대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판루위안이 2019년 3월28일 비공개 회의에서 처음 제안한 협력 방안은 △투자금 회수와 고정 수익금 보장 △투자금 회수 보장과 수익금 분배 △비용과 수익 공동 부담·분배의 세 가지다. 드라마 판권을 한번에 사지 않고 일부 금액을 지급한 뒤 성과에 따라 제작사와 수익을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 유쿠는 미국 드라마 <프렌즈>를 사례로 들었다. 25년 전에 방영된 이 드라마는 지금까지 해마다 10억달러 넘는 매출을 내고 있다고 했다. 판루위안은 회의에 참석한 제작사 대표 40여 명에게 “콘텐츠에 자신 있으면 우리가 제안한 방법으로도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작사 처지에서는 대금 회수에 걸리는 시간이 중요하다. 이 방법이 일시금 지급보다 수익성이 높다 해도 오래 기다려야 한다. 이 때문에 제작사들은 일단 지켜보자는 태도를 보였다. 판루위안은 알리픽처스를 포함한 콘텐츠 사업부를 정비했다. 유쿠 드라마제작팀은 알리픽처스로 통합된 상태다. 드라마 제작 업무를 통합해 제작과 방영을 분리하고 위험을 통제하겠다는 취지다. 알리픽처스가 유쿠 제작사가 되고 유쿠는 판권 매입에 치중한다. 양웨이둥이 재직할 때 발생했던 부정부패를 방지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알리바바 계열’ 전면 등판
양웨이둥이 경찰 조사를 받는 동안 미디어엔터테인먼트그룹은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판루위안, 주순옌(UC브라우저·알리뮤직·혁신사업부), 리즈첸(알리바바문학·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사업부), 창양(다마이·연예매니지먼트·디지털엔터테인먼트사업부 인사) 등 알리바바 계열 경영진 4명이 업무를 넘겨받았다. 이들은 콘텐츠 업무 경험이 전혀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때 업계에서 유명한 인사들이 미디어엔터테인먼트사업부 책임자 명단을 채웠다. 알리바바 후계자로 알려졌던 위융푸 UC브라우저 창업자, 알리뮤직의 쑹커·가오샤오숭·허지웅, 알리픽처스의 전 중국전영그룹 배급책임자 장창, 게임사업부의 류춘닝, 알리바바스포츠의 둥번훙 그룹 최고마케팅경영자(CMO) 등이다.
이들 실력자는 3년 만에 핵심 자리에서 물러났다. 업계에서 명성을 쌓은 이들은 알리바바의 공격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오샤오숭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뮤직플레이어 톈톈둥딩을 알리바바플래닛으로 바꾼 것은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2013년 텐센트비디오에서 알리바바로 옮긴 게임사업 책임자 류춘닝은 이직 2년이 지나지 않아 수사를 받았다. 텐센트는 그가 재직 때 판권 매각에 관여해 뇌물을 받았다고 신고했고, 그에게 징역 6년이 선고됐다.

시장에서는 텐센트가 알리바바의 게임산업 진출을 막기 위해 공격한 것으로 해석했다. 알리바바는 류춘닝의 이직 전부터 텐센트가 내사하고 있었고, 그가 경쟁업 금지 약정을 어기고 알리바바에 입사한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

책임자의 면모를 보면, 알리바바가 미디어엔터테인먼트그룹을 얼마나 비중 있게 육성했는지 알 수 있다. 2013년 루자오시는 그룹 최고경영자로서 전체 사업부를 이끌었다. 2016년 9월, 루자오시가 알리바바를 떠나자 한 달 뒤 위융푸가 그룹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책임자가 바뀌어도 실질적으로 유쿠를 움직이는 사람은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양웨이둥이었다.

미디어나 엔터테인먼트 경력이 없는 판루위안이 유쿠의 수장이 되자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유명 제작자 위정의 강연을 사례로 들었다. 위정이 드라마 ‘캐릭터 설정’을 이야기하자 판루위안이 말을 끊고 그것이 무슨 뜻인지 물었다. 사극 수십 편을 성공시킨 위정의 강점은 배우와 배역에 따라 성격, 행동, 표정을 설정한 것이다. 한 관계자는 “문외한에서 업계 전문가로 변신하려면 그만큼 학비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잇단 한류 드라마 방영으로 유쿠를 제치고 중국 1위 동영상 플랫폼 자리를 차지한 아이치이의 유궁 최고경영자(왼쪽)가 2018년 3월29일 아이치이의 나스닥 상장직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REUTERS

협업 효과는 언제?
3월28일 비공개 회의에서 판루위안이 강조한 핵심은 협업이었다. 알리바바 미디어엔터테인먼트그룹에 속한 유쿠, 알리픽처스, 다마이, UC브라우저가 기술·홍보·콘텐츠 세 분야의 업무를 통합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와 전자상거래의 홍보 체계도 결합했다. 판루위안은 이를 통해 제작사가 판권을 거래할 수 있는 기회와 다양한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모든 앱을 통해 연인원 26억 명(중복 사용자 포함)에게 콘텐츠가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알리바바 중간관리자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은 가치사슬이 완성된 상태여서 통합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디어엔터테인먼트그룹은 3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 조직이어서 융합과 조율 능력이 부족했다.

위융푸는 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 자리에 있을 때 업무 통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6개 분야가 동시에 통합해야 했기 때문이다. 콘텐츠 혁신 산업과 기술 플랫폼을 통합하는 것도 문제였다. 그는 2017년 3단계 통합을 제안했다. 그룹 내부의 업무 연계, 미디어엔터테인먼트사업군과 전체 알리바바그룹의 업무 통합, 마지막으로 시장 가치사슬에 속한 다른 기업 통합이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사업군의 업무 통합은 책임자 재직 기간이 너무 짧아 순조롭지 못했다. 예를 들어 2017년 9월 알리바바그룹 부사장인 장위가 다마이와 샤미뮤직 최고경영자가 되자 두 사업의 협력을 추진했다. 샤미의 초기 화면에 다마이에서 예매할 수 있는 공연 정보를 노출했다. 샤미가 기획한 스타 발굴 프로젝트 쉰광지화(尋光計劃) 순회공연에 다마이가 참여했다. 하지만 장위가 2018년 5월 그룹으로 돌아가고 양웨이둥과 판루위안이 샤미와 다마이 책임자로 부임한 뒤 업무 협력은 계속됐지만 새 사업 시도는 없었다.

2019년 초 알리바바스포츠는 유쿠스포츠, 다마이스포츠 등 미디어엔터테인먼트그룹 소속 스포츠 관련 사업군을 통합해 업무를 연계했다. 다이웨이 유쿠스포츠사업부 사장이 알리바바스포츠 최고경영자를 겸임했다. 알리바바 영화사업부도 극장용 영화 사업, 티켓 예매, 유쿠의 판권 사업, 인터넷영화 사업을 통합했다. 리제 수석 부사장이 영화사업군 책임자를 맡았다. 그는 타오바오의 영화티켓 예매 서비스 타오퍄오퍄오(淘票票)와 유쿠의 영화 예고편 재생 횟수가 다른 플랫폼보다 월등하게 많았다는 점을 가시적 성과로 들었다. 예고편은 영화 홍보와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 밖에 타오바오와 알리페이 초기 화면에 타오퍄오퍄오 메뉴가 배치됐다. 알리픽처스의 티켓 결제 시스템인 펑황윈즈(鳳凰雲智)도 신선식품 유통 매장인 허마(盒馬), 인타이백화점(銀泰百貨), 할인점 RT마트(大潤發) 등 다른 업종의 시스템과 연계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극장 주변 3㎞ 이내 매장의 정보무늬(QR코드)를 스캔해 영화표를 사면 할인권을 주는 식으로 사용자의 티켓 구매를 독려한다.

외부 기업 투자도 적극적이다. 2019년 1월 알리픽처스는 콘텐츠 제작사 두 곳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1월15일 유명 작가 한한이 설립한 팅둥픽처스(亭東影業)의 지분 13.12%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일주일 뒤 화이브라더스(華誼兄弟)는 알리로부터 7억위안을 투자받았다고 발표했다. 알리는 5년 동안 화이가 제작하는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2018년에도 알리는 멀티플렉스 극장 완다필름(萬達電影) 지분 7.66%를 6억7600만위안에 사들였다.

하지만 유쿠 관점에선 이런 투자가 제작사에 대한 강한 영향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2018년 큰 화제를 모은 예능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제작사는 유쿠가 투자한 회사였지만 프로그램 제작은 텐센트비디오와 함께 했다. 이 제작사 상황을 아는 관계자는 “영화와 달리 드라마와 예능은 제작팀이나 개인에게 투자한다. 팀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개인이 독립해 다시 투자를 받는다.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BAT) 모두 각각 인맥이 있고 자금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그룹 중간관리자는 “알리바바가 산업 가치사슬의 상단과 하단을 연계하려 하지만 이들 회사에 투자해 대주주가 되어야 실질적 연계를 추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쿠의 더 큰 임무는 전자상거래와의 업무 통합이다. 동영상을 보면서 상품을 사는 방식을 여러 번 시도했다. 한때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지만 최근 새 도전을 시작했다. 2014년 유쿠는 쇼핑 서비스를 내놓았다. 소비자가 동영상을 보는 도중 화면에 나온 상품을 살 수 있는 서비스다. 자연스러운 사용자 체험을 보장하기 위해 외부 기술 업체 ‘이(衣)+’에도 투자했다.

전자상거래와 통합
1년 뒤 알리바바 내부에서 이 사업은 실현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저우쥔 유쿠톈마오(優酷天貓)공작실 총경리는 2017년 10월 동영상을 보면서 구매하는 방식은 사용자 습관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동영상을 보는 사용자가 거의 없고, 동영상 프로그램을 보면서 상품을 사는 것은 드물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 사용자의 전환율은 0.1%에도 미치지 못했다.

알리바바는 포기하지 않았다. 2018년 1월 린원웨이 알리마마 미디어사업센터 총경리는 개선된 서비스를 소개했다. 신기술을 적용해, 유쿠 화면에 나오는 광고를 선택하면 제품 매장을 저장하거나 장바구니에 추가하고 쿠폰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시청하는 화면에서 벗어나지 않고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사용자 데이터는 통합 관리된다. 사용자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접속했을 때 동영상을 보면서 했던 행위가 제품 추천에 중요한 정보로 쓰인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쪽 트래픽이 늘자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트래픽을 보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2019년 춘절 연휴에 리제 수석 부사장은 타오바오 앱 초기 화면에 타오퍄오퍄오 광고를 싣고 영화표 반값 예매 이벤트를 했다. 전자상거래가 주춤하고 영화 관람이 많은 춘절 연휴 특성에 맞춰 타오바오 방문자를 늘리고 사용자 이용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가시적 성과도 거뒀다. 퀘스트모바일은 2019년 춘절 연휴(2월4~10일)에 모바일타오바오 사용자의 평균 이용 시간이 26.8분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늘었다고 밝혔다. 더우인과 웨이보보다 높았다.

1년 전 알리마마로 갔던 유쿠의 콘텐츠 마케팅팀도 돌아왔다. 콘텐츠의 상업화 효율을 높인다는 취지다. 광고와 투자 유치 등 상업화와 드라마·예능 등 콘텐츠 사업이 조화를 이루도록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사업군을 육성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를 잘 보여준다.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종사자는 사업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다른 회사와 지분을 바꾸거나 외주를 줘서 해결하는 것은 텐센트 스타일이지 알리바바 방식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판루위안이 유쿠를 다시 살릴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볼거리다. 판루위안에게는 아직 뚜렷한 대책이 없어 보이며, 유쿠 인력과 운영체계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 2019년 6월호 종이잡지 70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9년 제14호
優酷闖難關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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