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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고양이로다
[포토 인]
[110호] 2019년 06월 01일 (토) 곽윤섭 kwak1027@hani.co.kr

곽윤섭 <한겨레> 선임기자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이장희의 시 ‘봄은 고양이로다’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화자는 고양이다. 제프리 아처의 단편소설 ‘아주 좋은 친구’(Just Good Friends)에서 남자 주인공과 동거하는 1인칭 주인공 ‘나’는 아주 매력적인 여성처럼 보이지만 거의 끝까지 가서 ‘알고 보면’ 고양이다. 고바야시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시리즈 <웬일이니 마이클>(What’s Michael?)의 주인공 마이클은 고양이다. 고양이의 특성을 아주 재미있고 공감 가게 묘사했다. 마이클은 실수하거나 민망해서 표정 관리가 되지 않는 상황이 오면 슬그머니 일어나 춤을 춘다.

4월 첫쨋주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에 갔다가 국악당 앞뜰에서 이 고양이를 만났다. 문외한이 보더라도 한눈에 요가 동작처럼 보였고 ‘고양이 자세’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아 검색했다. 요가 동작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 동작에서 요가 동작이 나왔다. 정확한 표현으로는 ‘고양이 등 펴기 자세’였다. 고양이 자세의 변형으로, 고양이가 기지개 켜는 모습을 재현하는 표현이다. 재미있는 요가 자세 이름이 줄줄 이어졌다. 초승달, 비둘기, 의자, 메뚜기, 소, 스핑크스, 도마뱀, 나무….
저 고양이는 아주 우아하게 요가 동작을 끝내고 나를 힐끗 보더니 아무 관심도 없다는 듯 다시 벌러덩 누워 잠을 청했다. 봄볕만큼 짧았던 봄이 어느새 지나가고 벌써 여름이 온 것 같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9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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