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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타닥’ 알았어!
[포토 인]
[109호] 2019년 05월 01일 (수) 곽윤섭 kwak1027@hani.co.kr

 글·사진 곽윤섭 <한겨레> 선임기자

 

 
 

 인물 찍는 일이 잦다. 연예인이나 정치인처럼 특별한 부류가 아닌 보통 사람들은 나 때문인지 카메라 때문인지 잘 모르겠지만 카메라 앞에서 표정이 굳어진다. 셀카가 보편화한 요즘에도 다른 이의 카메라 앞이 어색한 것이다. 
사람들을 찍으려고 하면 바로 여권사진 표정을 짓는다. 긴장을 풀려고 말을 시키면 카메라 앞에서 말하는 것에 또 부담을 느낀다. “이거 못할 짓이군요” 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그렇다. 다른 이의 카메라 앞에서 얼음이 된다. 하지만 찍는 것이 내 일이고 그들도 인터뷰에 동의했기에 화내거나 도망가진 않는다.
어쨌든 촬영을 시작한다. 포즈를 부탁하는데 비장의 노하우가 있다. 우선 오래 찍는 것이 기본 전제다. 한 10분 찍고 있으면 사람들은 카메라를 잊거나 익숙해진다. 원래 표정과 캐릭터가 나온다. 10여 분 더 찍으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다. 그들이 ‘어, 저 카메라 아직 있었어?’라고 생각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제 역설적이게도 카메라를 의식해 내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그들 스스로 여러 포즈를 시도한다. 나와 그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생기는 것이다. 그가 어떤 동작을 취했을 때 ‘타닥타닥’ 두세 컷 연속으로 눌러주면 그게 서로의 신호로 굳어진다. ‘저 카메라가, 저 기자가 이런 동작을 좋아하는구나! 알았어!’라고 그 동작을 반복해준다. 나는 기꺼이 ‘타닥타닥’ 호응해준다. 
2015년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를 찍었고 지난해에 <사랑할까, 먹을까>를 출간한 황윤 감독을 지난 3월 서울 홍익대 앞 경의선 책거리에서 만났다. 협조가 잘돼 비교적 빨리 찍을 수 있었다. 이땐 좀 특별한 경우였고 대부분 ‘뭔 사진을 이렇게 많이 찍어?’라고 생각할 것이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9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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