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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모금에서 지역경제 회복까지
[빅데이터로 보는 경제]
[109호] 2019년 05월 01일 (수) 최재원 jw@daumsoft.com

분석 기간:  2016년 1월1일~2019년 4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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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빅데이터 전문가

 
▲ 강원도 곳곳을 덮친 산불이 난 지 열하루째인 2019년 4월14일, 속초 중앙동 수산시장이 관광객들로 붐벼 활기를 되찾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4월4일 강원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산불로 고성과 속초 등 4개 시·군에 이재민 1천여 명이 생겼다. 산불 피해 규모는 산림 1757㏊와 시설 2112개소 전소, 사망 1명과 부상 1명으로 추정된다. 본격적인 현장 조사가 시작되면 재산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인데, 이번 산불 피해 규모가 역대 최대라는 집계가 나오면서 피해 복구와 지원에 관심이 높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7년이 지났지만, 주요 피해자 중 65%가 여전히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있다. 즉, 재난이 일어나면 많은 사람이 삶의 터전을 잃는 등 경제적 손실이 크므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강원도 산불을 계기로 현실성 있는 지원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산불 피해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재난지역 주민 가운데 고령자가 많아 피해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피해를 파악하기 쉽지 않고, 관광객 급감 등으로 간접적 피해를 겪는 이도 많다. 전국 각지에서 온정이 답지하고는 있지만, 지원 규모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라고 한다. 
빅데이터에서도 ‘재난’ ‘지원금’ 연관 키워드로 ‘취약하다’ ‘적다’ 등이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선 재난으로 집이 완전히 부서지면 최대 1300만원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조차 2018년까지 900만원이었는데, 정부가 올해 15년 만에 44%를 올린 것이다. 주택뿐만 아니라 재난으로 농경지·리조트·공장 등이 피해를 입고, 주요 관광지도 폐허로 변하면서 각종 지역 축제와 행사가 취소된 여파로 지역 상권이 침체돼 상인들이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다. 
강원도 내 시민단체는 산불 피해 지역을 여행하는 것이 자원봉사라며 시민들에게 관광지를 찾아줄 것을 당부했다. 코레일은 산불 피해 지역의 경제 회복을 돕기 위해 강원도 속초와 동해 지역을 여행할 수 있는 기차여행상품을 운영하고,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 배달앱 업체는 가맹점에 중개 수수료와 광고비 전액을 면제해주는 등 경제적 피해 복구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2019년 4월7일 강원도 속초 장사동 장천마을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전국에서 답지하는 산불 피해 구호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서 온정 이어져
이번 강원도 산불과 관련된 시민 반응을 키워드로 살펴보면 ‘소방관’ ‘고맙다’ 등이 나타났다. 특히 예고 없이 발생한 큰 재난에 많은 국민이 당혹해하면서 ‘혼란’이라는 키워드가 나타난 것이 주목된다. ‘무섭다’ 등의 키워드에서 보듯, 재난에 두려움을 느끼는 이도 꽤 됐다. 그럼에도 정부의 발 빠른 대처로 신속하게 산불이 진화되고 인명 피해가 적어 ‘희망’이 등장하기도 했다. 피해 주민을 돕기 위해 국민 기부와 모금 활동이 이어지면서 ‘돕다’ ‘관심 가지다’도 나타났다. 이번 산불은 규모가 워낙 크기도 했지만, 신속히 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전 국민적인 모금 활동 확산도 빨랐다. 연예인과 운동선수 등의 자발적인 기부도 주목받았다. 손흥민, 아이유, 찬성(2PM), 싸이, 수지, 장근석, 이병헌, 강호동, 유재석, 이영자, 정우성, 송승헌 등 수많은 스타가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잇따른 연예인 기부 행렬 
‘기부’ 관련 키워드를 살펴보면 ‘연예인’ ‘국민’ ‘대한민국’ ‘구호물품’ ‘팬’ 등이 나타났다. 다른 사람의 아픔에 잘 공감하는 젊은 세대의 특징이 반영돼 기부 연예인 중에서도 젊은 세대가 많았다. 카카오톡, 해피빈 등을 활용한 온라인 모금도 활발했다. 대체로 연예인 영향력에 힘입어 많은 팬이 기부에 참여하는데, 이번에는 팬덤이 먼저 자발적으로 기부에 동참하고 해당 연예인이 화답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누군가의 지시와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기부가 봇물 터지듯 되면서 ‘기부’ 연관 감성어로 ‘뿌듯하다’ ‘자랑스럽다’ 같은 키워드가 평소보다 많이 나타났다. 2019년 4월14일까지 재난·재해 구호단체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강원도 산불 피해 주민을 돕기 위해 모인 성금이 230억원이라고 집계했다. 
산불이 일어난 직후 국가안보실이 즉시 컨트롤타워를 가동했고, 전국 소방차들이 화재 현장으로 출동하는 등 청와대와 정부, 소방청의 신속한 대처를 칭찬하는 여론에 힘입어 ‘칭찬하다’ ‘빠른’ 등의 키워드도 나타났다. 산불은 수십 대의 헬기, 800대 넘는 소방차, 1만 명 넘는 인력이 투입돼 사흘 만에 진화할 수 있었다.  
화재를 진압한 영웅인 소방관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라는 청원을 낸 지 이틀 만에 10만 명 넘게 참여하면서 그 논의도 힘을 얻고 있다. 현재 각 시·도 소방본부 소방관은 지방자치단체장 지휘를 받는 ‘지방직 공무원’이다. 특정 시·도 업무가 늘었다고 다른 지역 업무 지원을 나가지 않는다. 2017년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관할 지역 구분 없이 국가 차원에서 총력 대응하도록 비상출동 시스템을 강화한 덕분에 신속한 공조가 가능했다. 

 
 

소방관 처우 개선
소방관의 열악한 처우는 그동안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소방관’ 연관 감성어에서도 ‘처우 개선’이 가장 많이 나왔다. 이외에 ‘헌신하다’ ‘열악한’ 등이 나타났다. 특히 지방직인 소방관의 경우 지자체 재정 여건에 따라 소방 인력과 장비에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재정 형편 탓에 최소 인력도 확보하지 못해 지자체 소속인 경우 격무에 시달리거나 장비가 부실해 위험이 큰 경우가 많다. ‘부족하다’는 키워드가 나온 것을 보면 많은 이가 이런 현실을 인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10개월짜리 비정규직 신분임에도 깊은 산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화마와 싸운 산림청 소속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헌신이 알려지면서 정규직 전환 등 이들의 처우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전국 5개 지방청, 20여 개 관리소에 총 330명의 특수진화대가 소속됐는데 이번 산불 진화에 88명이 투입됐다. 
‘안전’ 키워드의 감성어를 보면, 2015년부터 현재까지 긍정어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다음해인 2015년에는 긍정어 비율이 48%였다. 정부가 안전 정책을 강화하고 안전 예산도 늘리면서 2016년에는 24%포인트 늘어나 72%였다. 2017년 포항에서 일어난 지진의 여파로 긍정 비율이 다소 줄었으나 2018년 다시 80%까지 높아졌다. 2019년 초 긍정어 비율이 다소 낮아졌지만 78%로 여전히 높았다. 
이처럼 시민에게서 대한민국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높게 나타나는 데는 안전불감증이 있기 때문이다. 안전불감증은 모든 것이 안전해 위험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안전불감증 때문에 사고가 여전히 많이 일어나고 있다. 각종 인재(人災)가 발생함에도 우리 주변에는 형식적으로 안전 관리만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윤 극대화보다 안전을 더 중시해 해당 규제를 강화하고 안전 시스템을 더욱 탄탄하게 구축해 더는 인재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9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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