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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약탈과 신흥국의 ‘트릴레마’
[Perspective] 미국의 통화전쟁 승리는 그만큼 대가 치를 것
[8호] 2010년 12월 01일 (수) 리처드 포테스 economyinsight@hani.co.kr
리처드 포테스 Richard Portes 런던 비즈니스스쿨 경제학 교수 겸 런던 소재 경제정책연구소(CEPR) 소장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 7월22일 상원 청문회에서 금융 정책에 관한 의원들의 질문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한겨레 자료 미국과 중국의 통화전쟁이 초래하는 위협은 지난 11월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의 주된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다.각국의 정책담당자들은 경제 규모가 큰 나라의 양적 완화 정책이 세계 전체의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언론매체는 일제히 ‘통화전쟁’을 머리기사 제목으로 올렸다.미국은 중국이 ‘통화 조작’에 몰두하고 있다고 믿는다.중국은 미국이 과도하게 느슨한 통화정책으로 세계 전체에 유동성 홍수를 부르고 있다고 비난한다.서로에 대한 비난에는 일면의 진실과 일면의 과장이 담겼다. 환율 압력, 세계적 불균형, 정책 공조 등은 모두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제적 상호의존 관계의 핵심에 직결된다.이것들은 미국과 유럽의 경제회복 추세가 미약하고, 디플레이션 위험이 상존하며, 주요 선진국의 중앙은행이 추가적인 양적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세 가지 맥락 속에서 봐야 한다.미국은 국내 문제에 발목이 잡히고 환율에 대한 직접적인 조치를 강구하지 못하게 되자, 경상수지 불균형에 ‘국제적으로 합의된 억제 목표를 도입하자’고 제안하기에 이르렀다.세상은 돌고 도는 모양이다.미국의 제안은 과거 브레턴우즈 회의에서 케인스가 내놓은 제안과 비슷한데, 그때는 미국이 케인스의 제안에 반대했다.   서울 정상회의가 외면한 것 ‘국제적으로 합의된 억제 목표’라는 정책은 적절한 분석틀이 없으면 그 효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지금은 ‘개방적인 자본시장’ ‘명목환율의 안정’ ‘통화정책의 자율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이 불가능한 ‘트릴레마’(삼중의 딜레마)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그런데 이 세 가지에 ‘개방적인 무역’을 더한 이른바 ‘불협화음만 내는 사중주’를 거론하는 목소리는 거의 들려오지 않고 있다.하지만 통화전쟁에서 사용되는 무기인 보호무역주의의 위협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미국 달러화는 2009년 초 이후 지금까지 ‘실질실효환율’Tip & Tap 기준으로 10% 이상 평가절하돼 그 가치가 2008년 초의 저점 수준으로 거의 되돌아갔다.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가 1조7250억달러의 자산을 사들인 것이 달러화 가치를 6.5%만큼 하락시켰다. 그러나 주요 20개국 재무장관들이 지난 10월23일 한국의 경주에서 회의를 가진 뒤 발표한 공동성명은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비난하면서도 통화정책의 국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회피했다.그들의 이런 태도는 그 자체가 ‘경쟁적인 평가절하’라고 불러도 좋을 만했다.그들의 공동성명을 일부 인용해보면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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