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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터넷 기업 과세 미국 조세개혁으로 ‘탄력’
[Issue] OECD의 두 가지 조세혁명
[109호] 2019년 05월 01일 (수) 크리스티앙 샤바누 economyinsight@hani.co.kr

크리스티앙 샤바누 Christian Chavagneux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반세계화 단체 아탁의 회원들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 애플 판매점 앞에서 애플의 탈세 의혹과 관련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REUTERS

2018년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글로벌 인터넷기업 과세에 세계적 합의가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심지어 세상을 바꾸는 데 엄청나게 두꺼운 책을 만들 필요도 없었다. 2쪽 반 분량의 짧은 문서면 충분했다. 2019년 1월 말, OECD는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GAFA) 등 글로벌 인터넷기업뿐만 아니라 다국적기업 과세 방식에서 혁명적 변화의 싹을 두 개나 가진 짧은 문서를 발표했다.

물리적 존재 없는 과세
1세기 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다국적기업 과세 원칙은 변함없이 단순했다. 이윤 있는 곳에 과세도 있다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 원칙 자체는 논리적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기업이 얼마든지 우회할 수 있는 원칙이다. 대기업은 세율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이윤을 인위적으로 이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이용했다. 비물질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기업은 기업 활동을 위해 굳이 물리적으로 그 나라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이점도 있다. 합법적으로 탈세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이 열린 셈이었다. 프랑스에서 벌어들인 구글 이윤이 아일랜드를 거쳐 버뮤다로 흘러가고, 아마존 이윤이 돌고 돌아 룩셈부르크로 이전되는 식이다.
이 주제에 대한 OECD 연구에 참여한 130여 개국이 기업 활동을 하는 지역이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더라도 인터넷기업에 세금을 매기겠다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연구를 주도하는 파스칼 생아망의 표현을 빌리면 이렇다. “기업이 의미 있는 물적 기반 없이도 여러 나라의 경제활동에 깊이 참여할 수 있는 21세기 경제 현실에 맞게 기본적 과세 원칙을 바꾸기 위한 해법을 찾기로 참여국들이 합의한 것이다.”
어떻게 세금을 부과할 수 있을까. 영국은 과세표준이 고객 서비스 이용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이 어떤 인터넷기업에 돈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순간 그가 사는 곳에서 기업 활동이 실현됐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세금도 이 지역에서 부과된다. 미국은 좀더 광범위한 과세 방식을 원했다. 모든 ‘무형 마케팅’이 과세 대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정의는 여전히 모호하다. 많은 나라의 지지를 받은 인도는 합의된 원칙이 특히 개도국에서 적용하기 쉽도록 단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는 재무부 차원에서 “선언문의 목표와 방법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결국 어떤 방식이 채택되든, 기업의 물적 존재와 상관없는 과세가 가능해진 것이다. 또 언제든 바꿀 수 있는 기업 위치보다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소비되는 장소에 근거해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계기가 됐다. 현재로써는 이런 과세 방식이 인터넷기업에만 해당한다. 
그러나 프랑스 재무부 노동조합 ‘공공재정연대’가 성명에서 밝혔듯이 이런 변화는 비록 세법으로 명문화하는 데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고 해도 경제 현실을 반영하는 다른 요소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물적 기반이 없는 나라의 인터넷기업 과세는 진정한 의미에서 혁명이다. 이는 이윤이 국가별로 배분되는 방식을 바꾸기 때문이다. 

최저 세율
OECD 선언문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전형적인 OECD 스타일로 작성된 다음 문장이다. “(참여국들은) 다른 조세 당국이 인터넷기업 이윤에 낮은 실질 세율을 부과할 경우, 해당 이윤에 (추가로) 과세할 수 있는 역량 강화를 추구한다.” 알기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어떤 기업이 2~3% 세율만 적용하는 조세회피처로 이윤을 이전할 경우, 이 기업은 이윤이 실현된 원래 국가의 최저 세율과 조세회피처 세율 차이만큼 원래 국가에 세금으로 내야 한다. 최저 세율 원칙은 선언문에 명시돼 있다. 
그야말로 엄청난 혁명이 아닐 수 없다. 기업의 조세회피처가 더는 존재할 이유를 잃게 된 것이다. 추가 과세는 인터넷기업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모든 기업이 대상이다. 프랑스처럼 기업의 조세 회피로 피해를 본 국가로서는 잃어버린 과세권을 회수하는 절호의 기회다. 기업 추가 과세는 미국에서 시작된 혁신이다. 2018년 미국 조세 당국은 추가 과세를 도입하면서 최저 세율을 13%로 확정했다. OECD 전문가 아심 프로스는 “현재 진행 중인 OECD의 추가 과세 연구에서 미국의 최저 세율이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공공재정연대가 우려하는 것처럼 추가 과세가 다국적기업에 ‘상징적 세율’의 세금을 부과하는 정도로 그칠 수도 있을까? 그렇지 않다. 최저 세율이란 말 그대로 그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할 수 없다는 기준일 뿐이다. 각국 정부는 자국 상황에 맞게 세율을 정할 수 있다. 조세회피처는 과도하게 낮은 세율로 다른 나라의 조세수입을 훔치려는 시도를 더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최저 세율이란 바로 그런 의미다. 그야말로 급진적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물적 기반과 상관없는 인터넷기업 과세와 최저 세율 위반 때 추가 과세라는 두 가지 혁명적 노정에 들어선 127개국은 2019년 3월까지 워킹페이퍼 작성을 마치고 회람하게 된다. 6월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담에 첫 번째 보고서가 제출될 전망이다. 2020년으로 예정된 최종 문서를 내기 위해 하반기에 계속 협상할 것이다.

무기력한 유럽
이 변화는 2021년 전까지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프랑스는 지금부터 독자적으로 인터넷기업 세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시작은 조금 완만하다. 매출액이 7억5천만유로(약 9647억원)를 넘는 인터넷기업에 매출액의 3%를 세금으로 받겠다는 것이다. 디지털세 부과 대상은 △타깃 광고 수익 △마켓플레이스로서 받는 중개 수수료 △데이터 판매 수익이다. 디지털세 법안은 각료회의를 통과해야 하고 여름 전에는 의회에 상정돼야 한다. 
프랑스는 또 유사한 내용의 법안이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도입되도록 전력을 다하고 있다. 독일의 지지를 얻기 위해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두 가지 큰 양보를 해야 했다. 디지털세는 타깃 광고 수익만 대상으로 하고, 2021년 전에는 도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3월 유럽연합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지만 논의는 쉽지 않다. 먼저 기업에 매력적인 조세 상품을 제공하는 아일랜드가 반대할 것이 명백하다. 디지털세가 미국을 자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도 반대할 것이다. 이 네 나라를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다. 조세 문제는 만장일치가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또 프랑스와 유럽연합은 국제적 합의가 도출되면 독자적 과세 계획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OECD의 최근 선언으로 국제적 합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럽연합과 프랑스는 자신들 덕분에 상황이 반전됐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진실은 다르다. 상황을 타개한 것은 미국의 조세개혁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흐름이 개도국의 완전한 지지를 등에 업고 인터넷기업 과세와 추가 과세 가능성의 문을 연 것이다. 정치적 현실도 이상과는 거리가 멀다.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조세회피처를 보유한 지역이다. 유럽의 조세회피처에 치명타를 가할 주체는 아마 OECD를 매개로 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이 될 것이다.  

 

 
▲ 2017년 12월 유럽연합 재무장관 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활동가들이 조세회피처를 상징하는 열대 섬나라 해변을 꾸며 대규모 탈세를 풍자하고 있다. REUTERS

전세계 세수 손실 규모

기업이 조세 회피 전략으로 얼마나 많은 세금을 아낄 수 있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OECD는 2015년 10월 기업의 조세 회피로 세수 손실이 세계적으로 1천억~2400억달러(약 273조원)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전체 이윤 4~10%가 사라진 것이다. OECD 수석 협상자인 파스칼 생아망은 당시 OECD 평가가 매우 보수적인 가설에 기초했다고 강조한다. 최근에 나온 OECD의 비공식적인 평가에 따르면 세수 손실은 5천억~6천억달러에 이른다. 전세계 법인세 4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017년 유엔이 진행한 연구도 비슷한 수치(5천억달러)를 제시했다. 같은 해 경제학자 가브리엘 주크만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다국적기업 이윤의 40%가 조세회피처에 숨겨져 있다. 
기업의 세금 회피를 막기 위해 조세 당국이 진정으로 노력한다면 각국 세수는 많이 늘어날 것이다. 세계 매출액이 7억5천만달러가 넘는 자국 주재 대기업에 대한 조세 정보 제공을 허가하는 법안이 80개국에서 도입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OECD는 2016 회계연도 보고서가 7천 건 이상 교환됐으며, 세계적 다국적기업이 모두 망라됐다고 밝혔다.  

* 2019년 5월호 종이잡지 132쪽에 실렸습니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9년 3월호(제388호)
Fiscalité: deux révolutions historiques
번역 박현준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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