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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범한 철도망 적자노선 수두룩
[Issue] 중국 고속철도 부채 논쟁- ① 발단
[108호] 2019년 04월 01일 (월) 쑨리차오 economyinsight@hani.co.kr

쑨리차오 孫麗朝 <차이신주간> 기자 

 
▲ 2019년 1월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고속철도기지에서 춘제를 맞아 고향을 찾는 사람들을 실어나르기 위한 고속열차들이 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REUTERS

2019년 춘절을 앞둔 1월 마지막 주에 고속철도 투자 위험 논쟁이 시작됐다. 1월28일 자오젠 베이징교통대학교 경영관리대학 교수가 경제 포털 사이트 차이신왕(財新網)에 ‘고속철 회색 코뿔소 방지해야’라는 칼럼을 기고했다. 그는 고속철 건설에 막대한 비용을 들였지만 제대로 운행되지 않아 대규모 운행 능력이 유휴 상태이며, 적자가 늘고 정부 보조금도 늘었다고 지적했다. 광범위한 고속철도망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고속철 운행 밀도와 매출은 중대한 금융 위험을 숨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신 상하이교통대학 교수와 줘따제 서남교통대학 부교수 등 학자들과 철도업계,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기고문을 통해 논쟁에 참여해 큰 관심을 받았다. 수치와 현실에 기반을 둔 이성적인 논쟁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구축한 고속철도망이 수많은 국민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도시 간 거리를 좁혀 도시화 속도를 앞당기는 등 사회 발전에 기여한 것은 자명하다. 또 고속철도 관련 지식재산권을 확보해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해외에 기술을 수출한 성공 사례를 낳았다. 
 
고속철도를 포함한 철도 투자 담론은 △자원 배분 △국민경제 효율성 제고 △금융 위험 완화 등의 관점에서 건설적이고 실행 가능한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사실 고속철 투자가 갖는 과도한 소비나 사전 소비 성격의 대규모 투자, 채무 부담과 위험 등은 새로운 화제가 아니다. 그러나 이번 논쟁 배경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고속철 투자 규모와 속도, 전망에 대해선 제각각 다른 분석을 내놓았지만 철도의 시장화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데는 한목소리였다.

시장화 개혁 한목소리
금융 분야에선 ‘블랙 스완’(발생 확률이 아주 낮아 예측과 대비가 힘들지만 큰 충격을 낳는 위험)을 예방해야 하지만 ‘회색 코뿔소’(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지나치는 위험)도 막아야 한다. 산업 분야에서 공급 부문 개혁 등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시기에 이 문제가 사회 각계에서 광범위하게 논의된 것은 철도 개혁 기대가 과거 어느 때보다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2019년 1월 초에 열린 전국철도공작회의에서 중국철로총공사는 정부와 기업의 분리, 정부와 금융의 분리, 공정경쟁 원칙에 따라 민영화(주식제 개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몇 년 동안 철도는 화물수송과 지역 철도국 차원의 부분적 개혁에 머물렀다. 개혁 성과는 미미했고 ‘형식만 바꾸고 내용은 바꾸지 않았다’ ‘겉치레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자오젠 교수의 일부 관점에 반대한 천신 교수도 기고문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오랫동안 철로총공사 수익과 채무 문제에 의구심이 있었고 대규모 고속철도 건설로 위험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철로총공사의 고속철도 관련 정보 공시가 불충분하고 외부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여론을 효과적으로 주도하지 못한 것이 이런 사태를 가져온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철로총공사가 연간 보고서 등 공시하는 정보 범위를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고속철도사업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분석과 예측도 공개하고, 사회에서 주목하는 △철도 화물수송 시장점유율 하락 △중서부 지역 고속철도 수송 능력의 대규모 유휴 사태 △철도 화물수송 능력 부족 등의 문제를 연구해 여론 감독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연구 결과에 따라 전국 철도망 구축에 영향이 크지 않고 경제·사회적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고속철도 사업의 투자와 건설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 게 천 교수의 주장이다.
 
자오젠 교수는 천신 교수 제안에 동의하면서 고속철 정보 공시를 강화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철도 개혁의 심화라고 말했다. 개혁을 심도 깊게 추진하고 독점적인 철도 운행 관리 체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이런 제안을 실현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자오젠 교수는 현재 진행하는 대규모 고속철도 건설 사업이 철로총공사와 지방정부에 더 큰 채무 부담을 주고 중국 경제를 들이받는 회색 코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확률이 낮은 대신 위험이 큰 블랙 스완과 달리, 회색 코뿔소는 확률이 높고 위험도 큰 사안이다.

정부 보조금과 부채 논쟁
중국 고속철도는 주로 채권금융에 의존한다. 자오젠 교수는 2016년 말 자료를 인용해, 당시 철로총공사 부채 4조7200만위안(약 671조4천억원) 가운데 적어도 3조3천억위안(약 69.92%)을 총연장 2만2천㎞의 고속철도 건설과 열차 구입에 투입한 것으로 분석했다. 금리 4.75%를 적용하면, 1년에 내야 하는 대출이자가 1568억위안에 이른다. 철로총공사 2016년 여객수입은 2817억위안, 그중 고속철 여객수입은 1409억위안으로 대출이자보다 적었다. 정부 보조금과 신규 대출 돌려막기로 유지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천신 교수는 재무 상황을 봤을 때 이런 계산에서 인용한 수치가 단편적이라고 지적했다. 비록 철로총공사가 발행한 철도건설채권 조달 비용은 약 5%이지만, 국내외 은행 대출금리는 기준대출금리보다 훨씬 낮았다. 2017년 철로총공사 감사보고서를 보면 회사가 낸 이자는 760억위안이었다. 4조위안 정도인 유이자부채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평균금리가 1.9%에 그쳤다. 고속철도 건설을 위해 2조위안을 대출받았다고 가정하면 해마다 내야 하는 이자는 380억위안이다. 고속철도 여객수입으로 이자지출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두 학자의 계산은 고속철도 건설에 투입한 정부 보조금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나뉜다. 자오 교수에 따르면, 시장자원의 최적화 배분 차원에서 비슷한 할인율(또는 금리)을 적용해야 한다. 대출 기준금리에서 10% 내린 일반금리 수준인 4.75%에서 철로총공사의 이자를 계산해야 시장 원칙에 따른 위험 평가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철로총공사가 정부 보조금을 받은 뒤 실제 낸 이자를 기준으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 따라서 4조위안의 유이자부채에 따른 이자는 실제 낸 760억위안이 아니라 1900억위안으로 계산해야 한다.
 
자오 교수는 2% 이하 우대금리를 적용한 대출은 사실상 정부가 거액의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3%포인트 금리차와 2조위안의 유이자부채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고속철 부문 보조금이 한 해 600억위안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보조금을 농촌, 특히 빈곤 지역의 기초 교육과 의료보장에 우선적으로 투입해야 한다며, 철도여객 수송을 지원한다고 해도 우선순위는 침대열차가 아니라 좌석이 딱딱하고 좁은 일반열차를 이용하는 승객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속철도 보조금은 결국 가난한 사람이 부자를 도와주는 셈”이라며 자신의 제안은 국민경제 관점에서 교통운수 공급 분야의 구조적 개혁을 통한 자원 배분의 최적화라고 강조했다. 
 
반면 천신 교수는 시장금리를 기준으로 철로총공사의 재무 위험을 계산하면서 고속철도가 가져오는 외부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분석법은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철로총공사 관점에선 금리가 낮은 장기 우대 대출이 재무 위험을 통제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국가 경제 차원에서 정부가 3% 정도 금리 비용을 부담해 국민의 이동 효율이 늘고 토지 가격이 상승하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 셈이다. 
양쪽 논쟁은 철로총공사 부채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인지로 이어졌다. 철로총공사 2018년 3분기 재무보고서를 보면, 9월30일 기준으로 부채가 5조2800만위안(약 839조4천억원)으로 늘어 부채비율이 65.24%를 기록했다.
 
자오젠 교수는 “철로총공사의 공식 부채 외에 지방정부가 고속철도 건설을 위해 부담한 채무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 분야 통계는 부족하다. 지방정부 채무를 합치면 고속철도 관련 부채 총액이 큰 규모로 늘어나 막대한 금융 위험을 낳는다는 것이다. 천신 교수는 철로총공사가 최근 4년 동안 자산부채비율을 65% 수준에서 유지해,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담당하는 대형 국유기업 가운데 높은 편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부채가 빠르게 늘었지만 회사 자산도 함께 증가해 재무 위험의 급격한 악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자오 교수는 “재무 위험을 결정하는 관건은 부채에 대응하는 자산의 매출 창출 능력”이라고 말했다. 자오 교수에 따르면, 철로총공사 2018년 여객수입은 3400억위안으로 예상된다. 수입 70%를 고속철도에서 얻었고 부채 75%가 고속철도 자산을 형성했다고 가정하면, 약 4조위안 고속철도 자산으로 2300억위안 여객수입을 창출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장금리 4.75%를 적용하면 철로총공사는 1900억위안의 이자비용을 낸다. 여기에 2천억위안이 넘는 고속철도 운영비용까지 포함하면 거액의 적자가 발생해 재무 위험을 피할 수 없다. 
 
줘따제 부교수는 철도 부문에서 부채 위험은 자산부채비율이 아니라 너무 방대한 규모에 있다며, 성장에 필요한 철도망 건설 규모와 낙후된 자금조달 방법 사이의 모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개혁을 통해 철도 부문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국가 금융체계에 실질적 위험은 없겠지만 지금 추세가 지속되면 위험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2019년 1월30일 헤이룽장성 하얼빈역에 춘제를 맞아 고향을 찾은 사람들을 실은 고속열차가 정차해 있다. REUTERS
고속철의 공익성 
이런 논쟁에 대해 철로총공사 관계자는 철도 부문 부채는 여러 원인으로 생겼다며 철로총공사는 공익성 업무도 많이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빈곤 지역을 지나는 수많은 노선을 운행하고 있다. 속도가 느린 이런 기차는 요금도 굉장히 싸, 해마다 40억위안이 넘는 보조금을 투입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고속철도 역할을 건설과 운영에 드는 비용으로만 평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고속철도는 중국 위상을 높여주는 대표적 국가 브랜드가 됐고 산업화와 도시화 속도를 앞당겼다. 노선 주변 도시로 경제가 집중되고 주변 지역으로 효과를 전파하는 기능이 강화됐다. 규모가 크고 광범위한 고속철도 투자는 여러 분야의 기술을 집적해 철강, 시멘트, 건축자재, 제련, 기계, 건축 등 관련 산업 성장을 견인했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관련 산업이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높였고, 과잉생산 해소와 경제산업 구조의 고도화에도 기여했다. 
 
그러나 자오젠 교수는 현재 베이징~상하이, 베이징~광저우 노선 고속철도는 효율적으로 운행하고 있지만, 나머지 노선은 운행 효율이 낮아 많은 열차가 멈춰 있고 적자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간쑤성 란저우와 신장웨이우얼자치구 우루무치를 연결하는 노선은 하루에 4편만 운행한다. 운송수입으로 전기요금을 내기에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 노선은 하루 160편 이상 운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수송능력 낭비가 매우 심하다.
 
란저우~우루무치 노선의 문제점을 놓고, 철로총공사 관계자는 이 노선이 지나는 지역은 주민 소득수준이 낮아 요금이 전국 고속철도 가운데 가장 싸다고 말했다. 앞으로 서부 지역 고속철도망이 완성되면 이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도 관계자들도 고속철의 대규모 투자가 일정한 재무 위험을 내포하고 있음을 인정했지만, 회색 코뿔소라고 판단하는 것은 정태적이고 단편적인 견해라고 지적했다. 
 
천신 교수는 사회 구성원이 오랫동안 철로총공사 수익과 채무 문제에 의구심을 갖고 대규모 고속철도 건설 위험을 우려해왔다고 말했다. 철도 전문가들은 철로총공사가 정보 공시 내용을 확대하고 고속철도의 수입, 보조금, 채무 자료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 2019년 4월호 종이잡지 77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9년 제6호
激變高鐵“灰犀牛”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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