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커버스토리
     
정책 일관성 부족 과감한 지원 시급
[Cover Story] 실패한 홍콩 전기차 택시 도입- ② 원인과 대책
[108호] 2019년 04월 01일 (월) 류옌페이 economyinsight@hani.co.kr

류옌페이 劉雁菲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을 대표하는 전기자동차 생산업체 비야디의 BYD e6 전기차. 시범운행 끝에 홍콩에서 퇴출된 이 기종의 전기차 택시는 중국 선전에서 대부분의 연료기관 택시를 대체했다. REUTERS
“전기차 택시 보급을 위한 제도가 없어 지금의 곤경이 빚어졌다.” 왕촨푸 회장은 2016년 1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런 상황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갈수록 악화됐다. 전기차 택시가 홍콩에서 거듭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비야디(BYD)는 두 가지 원인을 지적했다. 먼저 급등하는 택시 면허 가격이다. 
 
1994년 홍콩 정부는 시내 지역 택시 면허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면허 수량을 1만5천 건으로 유지했다. 영구적으로 보유하는 면허여서 거래 가격이 급등했다. 홍콩택시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시내 택시 면허 가격은 500만홍콩달러 이상, 최고가는 700만홍콩달러(약 10억원)에 이른다. 평범한 택시기사가 부담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다. 기사들은 보통 대여업체한테 면허가 있는 택시를 빌린다. 하루 대여료는 400~800홍콩달러(약 11만6천원)고, 가격은 차량 노후 정도와 기사의 운행 횟수에 따라 결정된다.
 
비야디는 완전 시장경제체제인 홍콩에서 면허를 보유한 사람이 택시를 운행하지 않은 채 면허를 이용해 투자 수익을 거두는 데 따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홍콩 정부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택시 면허 발급을 제한했는데 면허가 줄자 택시 운영 비용이 늘어났다. 택시기사들은 주야 교대로 24시간 운행했다. 비용과 시간을 고려하면 가장 저렴한 액화석유가스(LPG) 택시를 선택해야 수익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전기차 택시의 운행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뜻이다. 
 
또 다른 이유로 비야디는 전기차 육성에 대한 홍콩 정부의 태도를 들었다. 비야디는 2012년 홍콩에서 충전소 11개와 충전기 50대를 설치해 택시기사들이 무료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홍콩 정부는 지난 몇 년 동안 새로운 충전소 건설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충전시설은 매우 적고 대부분 외진 곳에 있다. 현재 충전시설로는 전기차 택시가 제 기능을 낼 수 있도록 뒷받침하지 못했고, 순수 전기차는 영업을 지속하기 힘들게 됐다.
 
오락가락한 지원 정책
전기차 도입을 추진한 초기에는 홍콩 정부도 적극적이었다. 녹색교통시험기금을 조성하고 전기차 세금 감면 정책을 시행했다. 기업이 전기차를 포함해 친환경 자동차를 사면 첫해에 차를 구입하는 데 들어간 비용에 대해 기업소득세(법인세)를 전액 공제받았다. 이 정책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1994년부터 2017년 3월31일까지 홍콩 운수부는 처음 등록한 순수 전기차의 등록세를 면제해줬다.
 
홍콩에서는 보통 자가용을 살 때 누진 방식으로 등록세를 내야 한다. 차량 가격 가운데 첫 15만홍콩달러에는 40%, 다음 15만홍콩달러에 75%, 20만홍콩달러에 100%, 그 나머지 금액에 115% 세율을 적용한다. 테슬라 모델X 100D는 최근 판매가격이 73만3천홍콩달러였다. 여기에 일반 자가용 세율을 적용하면 등록세가 64만홍콩달러에 이른다. 세금이 차량 가격과 맞먹는 것이다.
 
등록세 면제 이후 도로에 자가용을 포함해 전기차가 크게 늘었다. 그러자 홍콩 정부는 2017년 4월부터 세제 혜택을 축소했다. 해마다 3천 대에 이르던 전기차 등록이 수백 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후 홍콩 정부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차로 교체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다시 차주의 세제 혜택을 강화했다.
 
홍콩 정부는 전기 상용차(화물차, 버스, 미니버스, 택시, 특수용도차량)와 전기 자전거, 전동모터 삼륜차에 등록세를 전액 면제하는 정책을 2021년 3월31일까지 지속할 계획이다. 하지만 세제 혜택이 택시기사에게는 큰 유인책이 되지 못했다. 홍콩의 대중교통 업계에서 택시기사가 가장 현실적이다. 전기차로 교체한 뒤 더 많이 영업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다. 현재 홍콩에서 전기차가 전체 차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미만이다. 그 가운데 자가용은 1만1249대고 중소형 화물차는 117대, 미니버스 6대, 버스 43대, 택시 0대다. 상용차 점유율이 매우 낮다.
 
▲ 홍콩에서 흔히 보이는 이층버스가 금융중심가를 지나가고 있다. 홍콩 당국은 단층버스를 대상으로 전기차 도입을 추진했으나, 배터리와 안전 문제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REUTERS
선전시 모범 사례
홍콩 환경보호부는 차량 배출 대기오염물질의 약 95%가 상용차에서 내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시험기금에서 전기 상용차와 내연기관 차량의 차액을 전액 보조해 상용차 기사에게 충분한 경제적 유인책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택시·미니버스총상회 천민창 이사는 정부가 탄소배출량을 줄일 의지가 있다면 전기차 구입 보조금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량 가격 절반을 지원해 차량 교체를 유도하면 “그만큼 탄소배출권을 돈 주고 사는 셈”이라고 말했다.
 
경제적 유인책은 차주들이 전기차로 바꾸도록 유도하는 한 방법이다. 우쿤청 회장은 홍콩 정부가 여러 전기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입찰하고 다양한 대여업체와 업무 협력을 통해 시험기금 지원 규모를 50~100대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시험기금을 통한 지원 규모가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그는 또 중국 선전시가 대중교통 분야에서 전기차 보급에 성공한 원인으로 정부 보조금 외에 관리회사 중심의 택시 관리를 꼽았다. 관리회사가 차량 대여와 충전 상황을 점검하고 즉각적인 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홍콩 택시는 대부분 개인이 면허를 대여해 운행한다. 대여업체가 관리하고 지원하는 관계가 아니라 택시면허를 빌려주는 데서 끝난다.
 
선전시 정부의 전기차 보급 정책은 효과적이었다. 선전시 경험을 보면, 차주는 차량을 구입·사용·홍보하는 과정에서 10만위안(약 1690만원)이 넘는 보조금을 받는다. 차량 가격의 40%를 할인받는 효과가 있다. 또 정부가 면허 비용을 감면해주고, 대량으로 전기차로 바꾸는 택시회사에는 신규 면허를 발급해주는 장려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2018년 장려 정책이 약간 조정됐지만 선전시 택시의 순수 전기차 비율은 계속 올라갔다. 비야디는 2018년 12월25일 기준으로 선전시의 전기차 택시가 2만2천 대라고 밝혔다. 대다수 택시가 전기차로 전환했고, 차종은 대부분 비야디 e6다. 홍콩에서 시범운행됐던 것과 같은 차종이다.
 
대안을 찾아서
환경보호부는 홍콩이 자유시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정부의 전기차 정책은 다양한 전기차를 공급하도록 장려하고 시민 의식을 제고하며 부대시설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부는 전기차 비율 등의 목표를 정하지 않았고, 시민은 차량 기술과 자신의 필요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구매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전기 상용차에 대해 환경보호부는 보급 효과가 기술 성숙도와 가격, 홍콩에서의 적용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전기 상용차 기술이 현지 운행에 필요한 수요를 완벽하게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비야디가 다시 전기차 택시를 제공한다면 시도하겠는가?” 이 질문에 황융중과 천민창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천민창은 다른 전기차 제조사를 찾아 전기차를 홍콩 택시업계에 도입하도록 시도하고 있다며, 현대자동차와 닛산자동차 등과 협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장쑤성의 한 전기차 제조사가 2019년 3~4월 견본 차량을 제공해 시범운행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홍콩의 무더운 날씨를 고려해 배터리에 냉각장치를 추가하고, 1~2년 안에 택시에 적합한 배터리 교환 장치를 개발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황융중이 가장 바라는 것은 배터리 장치를 교환할 수 있는 전기차 택시의 도입이다. 그는 택시기사 또는 택시상회가 차량 소모와 면허 유지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고, 배터리 비용을 정부와 전력회사에서 대는 대신, 택시기사는 전기사용량에 따라 전기료를 내는 방식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새 배터리가 개발돼 차량을 교체하지 않아도 축전 능력과 운행거리가 개선되기를 바란다. 성능이 떨어진 배터리는 축전장치로 사용하거나 정부 부처에서 예비전력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홍콩의 전기차 시장 전망과 관련해, 환경보호부는 현재 시험기금의 지원 범위와 신청 자격, 지원 수준, 규모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범운행이 아니라 전기차 구입 단계에서 지원금을 주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충전하기 힘들고 충전 속도가 느린 문제를 개선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정부는 중·단기적으로 정부기관 주차장에 중간 속도 정도의 공용충전기를 늘리고 길가 주차장에 충전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축 정부기관 건물에 적용되는 충전시설 의무화를 옥외 주차장까지 확대한다.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스마트충전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존 건물과 새 건물에 충전시설 설치를 장려하는 조치를 연구하고 있다. 
 
* 2019년 4월호 종이잡지 45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9년 제5호
消失的香港電動出租車
번역 유인영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권태호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장철규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