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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운행 5년, 마지막 택시 퇴출
[Cover Story] 실패한 홍콩 전기차 택시 도입- ① 현황
[108호] 2019년 04월 01일 (월) 류옌페이 economyinsight@hani.co.kr

류옌페이 劉雁菲 <차이신주간> 기자

 
▲ 2013년 5월15일 홍콩의 전기자동차 택시 시범운행을 알리는 행사가 열린 건물 앞에 비야디(BYD) e6 전기차 택시들이 주차돼 있다. REUTERS
2013~2018년 황융중은 비야디(BYD) e6 전기차 2대를 운행했다. 2018년 가을, 두 번째 전기차를 폐차장으로 보냈는데 차는 고철덩어리로 변했다. 홍콩의 마지막 전기차 택시가 시장에서 사라진 것이다.

거듭된 도전과 실패
2009년 홍콩 정부의 전기차 택시 도입 계획이 알려지자 황융중은 광둥성 선전의 비야디 자동차공장을 찾아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비야디 자동차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시동을 걸 때 차에 힘이 없었다”며 “그래도 시작 단계여서 전력 소모를 줄여 주행거리를 늘리려는 조처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2013년 도입 예정이던 피아트 전기차 택시 10대가 현지 공장 자금난으로 공급이 불가능해졌다. 황융중은 홍콩 정부가 조성한 ‘녹색교통시험기금’으로 보조금 30만홍콩달러(약 4300만원)를 받고 자비 20만홍콩달러를 보태 비야디 e6 전기차를 구입했다. LPG 택시와 비슷한 가격이었다.
 
2011년 3월, 홍콩 정부는 3억홍콩달러 규모의 시험기금을 조성해 대중교통과 화물차의 녹색혁신기술 성능 시험을 지원했다.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배기가스 저감장치가 시험 대상이었다. 한 운수회사가 최고 1200만홍콩달러까지 지원받을 수 있었다. 시험기간은 12~24개월이며, 전기차는 보통 2년이었다. 지원받은 운전자는 시험기간 전력 소모량과 유지·보수 비용 등을 기록해 정부가 시험 대상 제품의 성능을 평가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해야 했다. 
 
3개월 정도 운행하자 문제가 잇따라 나타났다. 약 3만㎞를 운행할 때부터 차대 부품에서 문제가 생겨 교체 가능한 부분은 전부 바꿨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배터리 충전 시간과 축전 성능에서 나왔다. 비야디는 시간당 40킬로와트시(kWh)를 충전해 100㎞를 주행할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실제로는 1시간에 26kWh를 충전해 65㎞밖에 달릴 수 없었다. 최대한 충전해도 주행거리가 200㎞에 불과했다. 하루에 최소 600㎞를 달린다고 가정하면 적어도 4~5시간 충전해야 했다.
 
황융중은 “온종일 충전 문제를 신경 쓰느라 영업에 지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험기간 2년은 어떻게든 채워야 했다. 그는 아침에 몇 시간 운행한 뒤 100㎞ 정도 달릴 전력이 남았을 때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충전기에 꽂아놓고는 점심을 먹었다. 오후에 운행을 재개해 다시 전력이 떨어지면 퇴근했다. “많이 충전해야 하는 날에는 밥을 오래 먹어야 했고 그만큼 손해였다.” 대다수 택시 기사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처지였다. 택시 한 대를 주·야간으로 나눠 24시간 운행했기에 하루 서너 시간을 충전하면 일부 수입을 포기하는 일이 불가피했다.
 
2013년 홍콩의 택시·미니버스총상회도 대여 형식으로 비야디 e6 전기차 45대의 사용권을 확보했다. 기간은 역시 2년이었다. 기사들은 상회에 면허 대여료를 내야 했다. 시범운행에 참여했던 상회 이사 천민창은 “기사들 반발이 심해 점점 운영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세 번이나 운행 도중 충전소를 찾지 못해 갓길에서 견인차를 기다린 기사가 있는가 하면, 1년 사이 배터리를 세 번이나 교체한 기사도 있었다. 
 
▲ 홍콩에서 시범운행에 들어간 BYD e6 전기차 택시를 충전하고 있다. 전기차 택시 보급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는 긴 충전시간과 충전시설 부족이다. REUTERS
빗발친 반납 요구
긴 충전 시간, 부족한 충전 시설, 외진 곳에 있는 충전소 등으로 전기차 택시 이용률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차장에서 충전하려면 별도의 주차비도 내야 했다. 천민창은 전기차 1㎞ 운행에 0.3~0.4홍콩달러가 들어 휘발유차 연료 비용과 비슷했다고 말했다. 시범기간에는 전기료 전액을 비야디에서 지원했다. 천민창은 “전기차 택시 시범운행으로 상회에서 약 200만~300만홍콩달러를 손해 봤다”고 말했다. 1년이 지나자 기사들의 전기차 반납 요구가 빗발쳤다. 기사들한테 받는 대여료로 비야디에 낼 돈을 감당하기 어려워져 상회는 손해를 보고 사업을 접었다. 
 
황융중은 시범기간 2년이 지난 뒤 전기차 용도를 택시에서 자가용으로 바꿔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 2016년 비야디가 다시 시범운행 참여를 제안하자 그는 20만홍콩달러를 들여 두 번째 전기차 택시 운행에 나섰다. 
 
두 번째 전기차 성능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한 번 충전으로 200~300㎞ 주행할 수 있었고, 18만㎞ 주행 때까지 고장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2년이 지난 뒤 이 전기차 시험도 실패로 끝났다. 두 번째 시범운행에서 비야디가 유지·보수를 전담했지만 배터리에 문제가 생겨 수리 기간이 길어졌다. 수리가 끝날 때까지 충전을 조금밖에 할 수 없어 영업시간이 줄었다고 황융중이 설명했다. 시범기간이 끝나자 비야디는 유지·보수 서비스를 중단했다. 황융중은 배터리 수리 부담이 너무 커 자가용으로 쓸 생각이었다. 하지만 홍콩 정부가 2018년 전기차 세제 혜택을 축소했다. 세금만 28만7천홍콩달러를 내야 했다. “내가 감당할 만한 금액이 아니어서 폐차할 수밖에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왕촨푸 비야디 회장은 세계에서 전기차를 쓰기에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홍콩을 꼽고, 특히 뛰어난 대중교통 수단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예언은 빗나갔다. 홍콩의 지리 환경은 분명히 전기차에 적합하다. 면적이 좁아 원거리 주행 수요가 적고, 도로가 밀집돼 있다. 시민의 대중교통 이용률이 높아서 전기차는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홍콩 대중교통은 지하철, 택시, 이층버스, 미니버스 등으로 나뉜다. 현재 도심에 1만5300대, 기타 지역에 3천 대의 택시가 다닌다. 연인원 100만 명이 이용한다. 미니버스와 이층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연인원 580만 명이다. 홍콩의 상주인구는 약 722만8천 명이다.
 
24시간 운행해야 하는 택시와 달리 대부분 주간에만 다니는 버스에 전기차가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버스는 고정된 노선을 다니고 자가용이나 택시에 견줘 충전할 시간이 넉넉하다. 버스는 종점에 주차하기에 충전시설 설치에도 어려움이 없다. 

버스도 기대 못 미쳐
홍콩에서 택시 시범운행이 순조롭지 않자 비야디는 버스로 방향을 돌렸다. 하지만 효과는 역시 만족스럽지 않았다. 2018년 9월, 홍콩의 주요 버스운수회사인 주룽버스(KmB)는 시범운행을 하던 비야디 전기버스 10대의 배터리 용량이 일부 노선을 운행하기에 부족해 다른 노선으로 바꿨다. 
 
2018년 12월2일, 황진싱 환경국 국장은 홍콩 입법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홍콩 정부는 5개 버스회사가 단층 전기버스 36대를 구입하도록 1억8천만홍콩달러(약 260억원)를 지원했고 2년 기한으로 시범운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2018년 5월 시범운행을 끝낸 비야디 전기버스 5대도 포함됐다. 
 
이들 버스의 하루 평균 항속거리(한 번 실은 연료로 계속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약 190㎞였다. 하지만 기온이 높아 에어컨 가동을 많이 할 때는 항속력이 150㎞로 떨어졌다. 하루 평균 200~300㎞를 운행해야 하는 단층버스에는 맞지 않았다. 단층버스는 홍콩에서 운행하는 버스의 5%를 차지한다. 아직까지 시범운행에 투입된 이층 전기버스는 없다. 비야디는 이층 전기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터리 문제 외에 비야디 전기버스의 안전 문제를 시민들은 우려했다. 2015년 처음 시범운행에 투입된 전기버스 5대가 2주도 지나지 않아 안전 문제를 일으켜 공장에서 수리를 받아야 했다. 버스회사 점검 결과, 하차문 끼임 방지 고무장치를 누르는 힘이 커지면 차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비야디는 당시 하차문에 경미한 소프트웨어 문제가 일어나 직원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시민들은 승객이 버스에서 추락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2017년 7월, 차고지에서 출발해 정류장 하나를 지난 전기버스가 차문에 이상이 생겨 정비소로 보내졌다. 승객들은 다른 차량으로 바꿔 탔다.
 
홍콩특별행정구 입법부 문건을 보면 정부가 구입한 전기버스에 YAG(青年汽車) 버스 2대와 화샤션룽(華夏神龍) 버스 5대도 포함돼 있었다. 비야디 버스는 시험을 마친 5대 외에 14대가 시범운행 중이다. 
 
* 2019년 4월호 종이잡지 42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9년 제5호
消失的香港電動出租車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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