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커버스토리
     
포르셰 ‘마칸’ 전기차로 선보인다
[Cover Story] 포르셰의 전기자동차 생산- ① 도전과 과제
[108호] 2019년 04월 01일 (월) 프랑크 도멘 등 economyinsight@hani.co.kr

포르셰는 스포츠카의 대명사다. 강력한 엔진이 내뿜는 대량의 배기가스와 나쁜 연비는 포르셰의 유전자다. 그런 포르셰가 전기자동차 대열에 합류했다.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스포츠카가 ‘고출력’과 ‘친환경’ 두 토끼를 잡는다면 전기차 보급에 기여할 것이다. 반면 홍콩에선 전기차 택시가 시범운행 5년 만에 퇴출됐다. 기술과 제도 면에서 운전자와 소비자의 기대에 못 미쳤다. 상용화 시도가 활발한 전기차의 명암을 짚어본다.  _편집자

프랑크 도멘 Frank Dohmen 지몬 하게 Simon Hage  <슈피겔> 기자   

▲ 스포츠카의 대명사 포르셰가 전기자동차 업체로 변신을 꾀한다. 2019년 말 최초의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인데 향후 출시될 소형 스포츠실용차 ‘마칸’의 새 모델은 순수 전기차다. REUTERS

포르셰 회장 올리버 불루메는 스포츠카 회사 포르셰를 기록적인 속도로 고급 전기자동차 브랜드로 바꾸려 한다. 그렇게 하면 포르셰가 자동차업계 선두 주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디젤 스캔들’(리콜과 벌금으로 인한 자금 압박)과 고성능 내연기관(엔진음 출력 좌우)의 향수가 새로운 시작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시 바이작의 모터스포츠 부서 앞에 눈에 띄지 않게 주차된 이 차는 아직 테스트 차에 불과하다. 하지만 포르셰는 2019년 말 최초로 전기자동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포르셰 브랜드를 근본부터 변화시키려 한다.

담당 엔지니어에게도 새 전기차는 문화 충격이다. 70년 전 첫 번째 스포츠카를 선보인 이래 포르셰는 액셀을 밟으면 강렬한 엔진음을 내는 허세 가득한 내연기관을 썼다. 높은 배기가스 배출량과 나쁜 연비는 말 그대로 포르셰 DNA에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새 모델 타이칸(Taycan)은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장난감 자동차처럼 조용하게 움직인다.

이는 앞으로 스포츠카 제조사 포르셰의 경쟁 상대가 페라리(Ferrari), 마세라티(Maserati), BMW, 벤츠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포르셰는 전기차 개척자인 미국 캘리포니아의 테슬라와 직접적 경쟁에 나섰다. 올리버 블루메 포르셰 회장은 “우리 목표는 기술 개척자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계획은 다른 자동차회사 계획보다 야심차다. 2025년까지 포르셰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절반 이상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포르셰 예측에 따르면 5년 뒤에는 내연기관을 설치한 스포츠카가 거의 사라질지 모른다. 

 

2025년까지 50% 전기차 전환

2018년 말 포르셰 감독위원회는 앞으로 몇 년간 포르셰의 베스트셀러를 전기차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소형 스포츠실용차(SUV) 마칸(Macan)의 새 모델은 순수 전기차다. 가솔린 모델은 앞으로 한 번 업데이트할 것이고, 그 뒤에는 마칸 내연기관 시대가 서서히 끝나게 될 것이다. 

큰 기회와 엄청난 위험을 안고 있는 도박이다. 블루메 회장의 계획이 성공하면 포르셰는 친환경 스포츠카 제조사로 올라서 독일 자동차업계에서 역할모델이 될 것이다. 독일 자동차업계가 디젤 스캔들에서 교훈을 얻었고, 전기차로의 전환 흐름에서 완전히 뒤처지지 않았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문제는 포르셰의 공세가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이뤄진다는 것이다. 제조사가 실제 원하는 수량만큼 전기차 모델을 팔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포르셰는 팬이 많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무쇠 인간들’이라 부르는 이 고객들은 여전히 내연기관에 매달린다. 포르셰 광고모델이자 전 랠리 드라이버 발터 뢰를조차 이(E)모빌리티를 ‘잘못된 길’이라고 말한다.

그와 동시에 거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성장률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무역 분쟁도 사업에 부담이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의 위협을 현실화해 유럽산 자동차에 징벌적 과세를 부과한다면 포르셰는 다른 독일 자동차업체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포르셰는 생산량의 거의 4분의 1을 미국에 팔지만, 미국에 자체 제조공장은 없다. 결과적으로 심각한 이익 손실이 생길 수도 있다. 

포르셰의 깨끗한(‘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이라는 이중적 의미가 있음 -편집자) 미래를 추구하려는 노력은 계속 더러운(‘배기가스를 배출하는’, 여기서는 디젤 스캔들을 은유함 -편집자) 과거에 발목 잡힐지 모른다.

 

배기가스 조작 밝혀져

2019년 1월 말 포르셰는 독일연방자동차청(KBA)과 미국 환경보호청에 자진 신고를 했다. 포르셰 스포츠카의 아이콘인 911의 실제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명시된 양보다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해당 차들은 연식이 오래된 모델이 아니라 2016년과 2017년에 생산된 제품이다. 당국은 이 건이 단순한 실수인지, 아니면 제2의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스캔들인지 조사하고 있다. 슈투트가르트 검찰은 자료 검토를 시작했다. 포르셰는 내부 조사를 계속한다고 밝혔다. 

포르셰는 여전히 디젤 스캔들로 압박받고 있다. 검찰은 포르셰 직원 3명을 사기와 허위 광고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이런 의혹이 더욱 짙어졌다고 한다. 피의자 쪽은 아직 관련 서류에 접근할 권한이 없지만 소송 당사자들은 2019년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포르셰는 디젤 스캔들과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포르셰는 엔진과 조작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지 않고 자매 브랜드인 아우디(Audi)에서 샀다고 주장한다. 포르셰는 심지어 아우디를 상대로 2억유로의 손해배상 청구를 고려 중이다.

처음에 포르셰는 검찰에 협조했다. 양쪽은 벌금에 합의하기 위해 협상했다. 하지만 1월 포르셰는 대화를 중단했다. 회사 변호사는 회사가 해당 사건을 두고 다른 견해가 있다고 통보했다. 검찰은 포르셰 행정제재를 시작했다. 현재 포르셰는 수억달러의 벌금형을 받을 상황에 처해 있다.  

디젤 스캔들은 포르셰에 재정적 위험이 되었고 포르셰 후광을 손상시켰다. 창립자의 조카이자 현재 포르셰 감독위원회 대표인 볼프강 포르셰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브랜드 이미지는 우리 회사의 중추”라고 말했다. 포르셰가 앞으로 깨끗한 이모빌리티로 고객한테 인정받으려면 이는 더욱 중요하다. 디젤 스캔들을 극복해야 스포츠카 제조사 포르셰가 자동차 업계 선구자가 될 수 있다. 

만약 포르셰가 전 최고경영자 벤델린 비데킹 말에 귀 기울였다면 지금 같은 재난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2000년대 초 이미 디젤이 자동차의 미래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비데킹은 디젤엔진의 팬이 주로 유럽에 있고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수요가 많지 않은 것을 마음에 걸려 했다. 디젤자동차가 이산화탄소를 가솔린자동차보다 적게 배출하지만, 다른 유해가스인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는 사실을 문제로 여겼다. 비데킹은 디젤엔진의 배기가스를 ‘독성 가스’라고 칭했다. 그의 관점에서 보면 디젤엔진은 포르셰가 1950~60년대 생산한 트랙터에나 어울리는 물건이었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가 관건

폴크스바겐 그룹 안에서 비데킹의 의견은 점점 영향력을 잃었다. 그룹 감독이사회 회장이자 포르셰 대주주인 페르디난트 피에히가 디젤엔진을 설치한 포르셰를 만들라고 강요했다. 기술을 그룹의 다른 모든 브랜드로 확대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포르셰 영업부서도 좋은 사업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디젤엔진은 당시 포르셰가 선보인 제품 카테고리 SUV에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중량 2.5톤(t)의 SUV 카이엔은 다른 포르셰 모델보다 훨씬 무거웠다. 연료 소비율도 높았다. 이 덩치 큰 자동차는 100㎞당 13~15ℓ 가솔린을 썼다. 디젤 모델로 포르셰는 잠재 고객에게 경제적인데다 당시 생각으로는 환경친화적이기까지 한 대안을 줄 수 있었다. 카이엔 디젤 모델의 연료소비율은 100㎞당 9ℓ 정도였다. 고객이 양심의 가책 없이 커다란 SUV를 탈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약속이었다.  

편리하게도 포르셰는 이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할 필요가 없었다. 기술은 이미 확보돼 있었다. 계열사 아우디의 엔진 개발자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Q7이나 Q5 같은 무거운 SUV를 표면상 좋은 연비를 보이는 저공해 차량으로 변신시킬 수 있는 새로운 디젤엔진을 개발했다.

폴크스바겐 그룹 전체가 기술 기적이라고 찬양하는 기계에는 비데킹도 더 이상 저항할 수 없었다. 2009년 최초로 디젤엔진을 장착한 포르셰 카이엔이 생산됐다. 뒤이어 소형 SUV 마칸의 디젤 모델도 출시됐다. 두 모델은 의심스러운 기술로 가득 채워진 아우디의 엔진을 장착했다. 

 

* 2019년 4월호 종이잡지 36쪽에 실렸습니다.

ⓒ Der Spiegel 2019년 9호

Ausgeröhrt

번역 황수경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권태호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장철규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