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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 둔화, 업계 재편 가속화
[집중기획] 9개월 만에 허가 재개
[108호] 2019년 04월 01일 (월) 스루이 economyinsight@hani.co.kr

2018년 말 중국의 디지털게임 ‘족쇄’가 마침내 풀렸다. 요즘 밀렸던 신규게임 허가신청 심사작업이 한창이다. 그러나 중국 게임산업 활기는 눈에 띄게 떨어졌다.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구가하던 전성기는 막을 내렸다. ‘대박’ 작품은 줄어들고, 게임 총량 규제 등 감독은 강화됐다. 베끼기와 무차별 광고로 사용자를 모으는 방식이 통하지 않게 됐다. 게임업계의 ‘뉴노멀’(새로운 정상상태) 시대다. 한국 게임업체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게임시장 판도를 점검해본다.  _편집자

스루이 石睿 <차이신주간> 기자 

▲ 2018년 여름 알리바바가 동영상 플랫폼 유쿠를 통해 독점 방영한 드라마 <무동건곤>. 알리바바는 게임도 동시에 출시하려 했으나 허가받지 못해 베타서비스를 하는 데 그쳤다.
9개월 동안 중단된 게임 ‘판호’(게임 출시 허가번호, ISBN) 발급이 재개됐다. 두 달 동안 다섯 차례 집중적으로 발급됐다. 이미 쌓인 신청 건수가 워낙 많아 신규 게임이 언제쯤 심사를 통과할지는 여전히 예상하기 어렵다.
2018년 12월21일 오전, 펑스신 중국공산당 선전부 부국장이 일부 게임의 심사가 끝났다고 밝히자 게임 상장사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텐센트(騰訊) 주가는 주당 315.2홍콩달러로 마감해 4.51% 상승했다. 이때부터 상승 곡선을 그린 텐센트 주가는 2월12일 장을 마감할 때까지 17% 상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게임업계는 조용했다. 지금 심사를 통과한 게임들은 2018년 또는 그 이전에 판호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심사를 통과한 게임 가운데 알리바바문화엔터테인먼트그룹 자회사 광저우아이주유(廣州愛九游)정보기술유한공사가 만든 모바일게임 <무동건곤>(武動乾坤)이 포함됐다. 알리바바는 드라마와 게임을 연동하는 방식으로 <무동건곤> 지식재산권(IP) 가치를 최대화할 계획이었다. 드라마와 게임을 함께 출시해 양쪽에서 사용자를 유입한다는 전략이다. 2018년 여름 알리바바의 동영상 플랫폼 유쿠(優酷)에서 이 드라마를 독점 방영했다. 하지만 판호 발급이 중단되는 바람에 게임은 베타서비스 단계에 머물렀다. 상업화가 가능한 공식 서비스를 출시하지 못해 드라마와 게임의 쌍끌이 전략은 차질을 빚었다. 
심사 재개 뒤 판호를 발급받은 게임회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신청 순서에 따라 심사가 진행된다고 전했다. 2018년 4월 신청한 게임까지 판호가 나왔다. 그는 “신청 건수가 적어도 4천~5천 건이 돼 7~8월은 지나야 기존 신청분을 처리할 수 있다”며 “올해 신청한 신작 게임은 4분기가 돼야 판호를 발급받을 수 있고 2020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주춤한 성장세
게임업계에선 강자는 더욱 강해지고 약자는 더욱 약해지는 ‘마태효과’가 심해졌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대형 게임 개발사가 판호를 신청하면 발급까지 보통 3~4개월이 걸렸다”며 “이번에 1년 정도 적체돼 올해 출시할 신작 수가 줄겠지만 전반적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의 바닥을 이루는 중소형 개발사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물량’으로 승부해왔기에 신규 게임 허가 속도가 느려지면 회사 실적 부담이 커지고 사업 지속이 힘들어질 수 있다. 
한 게임업체 창업자는 판호 심사가 늦어지고 게임 총량을 규제하는 등 관리·감독 강화는 업계 재편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판권 발급을 다시 시작했지만 ‘대박’을 터뜨린 인기 작품이 줄고 동질화가 심각한 게임업계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게임도 영화와 마찬가지로 본질적으로 콘텐츠 산업이다. 아무리 인기 배우를 섭외하고 거액 제작비를 투입해도 콘텐츠가 좋지 않으면 영화가 ‘대박’을 칠 수 없다. 게임업계의 근본적인 문제도 마찬가지다.”
게임산업이 소리 없이 ‘뉴노멀 시대’에 진입했다. 과거 고속성장의 영광은 사라졌다. 중국음반영상디지털출판협회의 게임출판공작위원회와 게임룩(伽馬數據), IDC가 공동 발행한 ‘2018년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를 보면, 2008~2017년 10년 동안 중국 게임시장의 실제 매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2008년에는 가장 높은 72.5%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8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3% 늘어난 2144억4천만위안(약 36조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다. 
과거 게임산업 성장을 주도한 ‘가속기’였던 모바일게임 매출 증가율도 5년 연속 뒷걸음쳤다. 2018년 실제 매출액은 1339억6천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었다. 2017년 매출 증가율은 약 42%였다.
중국국제금융유한공사(CICC)는 게임업계 동향 분석 보고서에서 “관리·감독과 판호 문제가 2018년 게임시장이 저조한 주요 원인이 아니다”라며 “모바일게임 판호 심사가 다시 시작됐지만 게임산업 성장률은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판호 심사 재개 이후, 심사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2019년 춘제 연휴를 앞두고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모두 447개 게임 판호를 발급했는데 대부분 중소업체 게임이었다. 대형 게임 개발사 가운데선 넷이즈(網易)와 비리비리(嗶哩嗶哩), 퍼펙트월드(完美世界), 유주(游族網絡)가 모바일게임 1건씩 판호를 받았다. 자이언트네트워크(巨人網絡)는 컴퓨터게임 2건이 심사를 통과했다.
 
텐센트의 ‘치킨’ 난국
텐센트는 지금까지 교육용 게임 3건의 판호를 받았다. <순접묘화>(榫接卯和)와 <절선>(折扇)이 1월3일 심사를 통과했다. 2018년 4월 이후 처음 판호를 받은 신규 게임이었다. 9일 뒤 텐센트가 제작한 캐주얼 교육용 게임 <낭만장미원>(浪漫玫瑰園)도 판호를 받았다. 하지만 텐센트의 배틀로얄 게임(게임 최종 승자에겐 “winner winner, chicken dinner”라는 문구가 떠 ‘치킨게임’이라고도 한다 -편집자) <절지구생: 자극전장>(絕地求生刺激戰場)과 <절지구생: 전군출격>(絕地求生: 全軍出擊)은 아직까지 판호를 받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틀로얄 게임이 판호를 받지 못한 이유가 한국과 관련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 게임은 한국 업체 PUBG가 판권을 가진 <플레이어 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PUBG, 절지구생)을 바탕으로 개발했다. 텐센트는 이 게임의 컴퓨터 버전 중국독자대행권과 모바일 공식 서비스 판권을 PUBG와 협의했고, 이는 넷이즈를 공격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으로 평가받았다. 
2017년 11월 넷이즈는 배틀로얄 게임 <황야행동>(荒野行動)을 출시해 한 달 만에 누적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했다. 빅데이터 서비스 업체 지광빅데이터(極光大數據)에 따르면, <황야행동> 출시 이후 넷이즈의 모바일 사용자가 꾸준히 늘었다. 2017년 12월에는 전월 대비 400만 명, 2018년 1월에는 1800만 명이 늘었다. 반면 텐센트 모바일 사용자는 2017년 12월 전월 대비 2천만 명이나 줄었다.
숙적인 넷이즈에 맞서기 위해 2017년 11월22일 텐센트는 PUBG와 전략적 협력을 발표하고 <PUBG> 중국 지역 독점운영권을 확보했다. 5일 뒤 텐센트는 PUBG와 <PUBG> 모바일게임 공식 서비스를 공동 출시한다고 밝혔다. 2018년 2월에는 라이트스피드 앤 퀀텀 스튜디오그룹과 티미 스튜디오그룹이 하나씩 모바일게임을 출시하면서 사용자 이탈 현상이 신속하게 개선됐다. 지광빅데이터는 그달 텐센트 모바일게임 사용자가 전월 대비 4300만 명 늘었다고 밝혔다.
 
흔들림 없는 텐센트
<황야행동>을 저지하기 위해 텐센트가 급하게 내놓은 <자극전장>과 <전군출격>은 판호를 받지 못한 채 베타서비스로 출시됐다. 게임 내용이 법규에 부합하면 바로 판호를 받았던 과거와 달리, 2018년 4월부터 심의가 중단돼 텐센트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텐센트가 판호 없이 베타서비스를 내놓는 바람에 수익을 얻지 못한 반면, 3개월 먼저 출시된 넷이즈의 <황야행동>은 출시 한 달 만에 판호를 받았다.
텐센트가 선보인 두 모바일게임의 시장 반응은 좋았다. 퀘스트모바일 자료에 따르면, 2018년 9월 <자극전장>과 <전군출격>의 일일활성이용자수(DAU)>는 각각 4309만 명과 584만 명이었다. 넷이즈 <황야행동>의 DAU는 133만 명에 그쳤다.
배틀로얄 게임의 공식 서비스가 나오지 못한 상황에서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텐센트로선 수입이 없는데 운영비만 늘어났다. 2018년 3분기, 텐센트의 모바일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난 195억위안(약 3조2900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실적을 발표한 뒤 처음으로 증가율이 10% 아래로 떨어졌다. 온라인게임 매출은 3년 만에 처음 4% 감소했다. 게임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3%에 못 미쳐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게임회사 창업자는 일반 게임회사가 판호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게임을 출시하지 못한다고 했다. 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넷이즈와 시장점유율 경쟁을 해야 하는 텐센트는 사용자를 붙잡기 위해 모험을 감행했다. 중국에서 오직 텐센트만 시도할 수 있고, 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배틀로얄 게임의 상업적 가치는 시장에서도 증명됐다. 전문 데이터 분석기관 앱애니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한국, 미국, 일본 등 게임 대국에서 내려받기 상위 3위에 들어간 게임에 ‘배틀로얄’ 장르가 포함됐다.
텐센트의 대표 게임 <펜타스톰>(王者榮耀)도 게임 수명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대다수 모바일게임 수명은 1년인데 <펜타스톰>은 출시한 지 3년이 넘었다. 배틀로얄 게임을 배치한 텐센트는 게임 동향을 예측했고, 텐센트 배틀로얄 게임의 외국 수익도 나쁘지 않았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2019년 1월 <자극전장>의 국외 매출이 4100만달러(약 464억원)였다고 전했다. 모바일애플리케이션 시장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2019년 1월 셋쨋주 <자극전장>의 세계 사용자들이 낸 돈이 1400만달러였다.
배틀로얄 게임에 대한 텐센트의 결정은 흔들리지 않았다. 2018년 11월 텐센트 게임 책임자 마샤오이 그룹 수석부총재는 배틀로얄 게임을 중단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판호 발급 재개 이후 배틀로얄 게임이 언제쯤 판호를 받을 수 있을지에는 텐센트 게임 관계자들이 입을 다물었다.   
 
* 2019년 4월호 종이잡지 17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9년 제6호
遊戲行業新常態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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