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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반도체 집중 삼성 따라 배우기 안간힘
[Business] 중국 TCL 이야기- ② 구조개편 이후
[107호] 2019년 03월 01일 (금) 허우치장 등 economyinsight@hani.co.kr
허우치장 侯奇江 취후이 屈慧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TCL 공장 조립 라인에서 직원이 에어컨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REUTERS
기업 분할 계획이 알려지자 시장이 발칵 뒤집어졌다. ‘TCL을 헐값에 팔았다’ ‘상장사 자산을 빼돌린다’는 비난이 리둥성 회장을 겨냥했다. 매각 상대가 경영진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라서 경영진이 사적 이익을 추구한다는 의심도 불렀다. 일부 투자자는 매각액(47억6천만위안)이 너무 적고 TCL의 상표와 브랜드 가치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독 당국도 나섰다. 2018년 12월13일 선전거래소는 TCL그룹 구조개편 계획에 대한 31개 문항의 질의서를 보냈다. TCL그룹이 수익자산을 매각한 이유, 필요성, 매각 후 회사의 재무 상황과 경영 성과의 변화, 순자산 평가 방식, 상표 공동사용 방안 등의 설명을 요구했다.
 
TCL실업 자산평가액이 -7억9800만위안인 것도 지적받았다. 일부 소액주주는 다양한 유형자산을 보유한 회사의 자산평가액이 순식간에 마이너스로 전락한 것을 납득하지 못했다. TCL실업은 TCL그룹이 홍콩에 설립한 지주회사로 TCL전자·TCL통신·퉁리전자 등 272개 자회사를 두었다. 2019년 1월1일 기준으로, TCL전자의 시가총액은 68억7천만홍콩달러(약 9812억원), 퉁리전자는 16억2천만홍콩달러였다.
 
자산평가 논란
리둥성 회장은 2018년 이전까지 TCL실업이 그룹의 홍콩 등 모든 해외투자를 맡아 상응하는 부채도 부담했다고 설명했다. 리 회장에 따르면, 사업부문 재편 원칙에 따라 스마트단말 지분을 TCL실업에 남겼고, 그 밖의 부문은 새 홍콩 회사로 분리해 상장사에 귀속시켰다. TCL실업의 채무는 분리할 수 없어 모든 채무를 남겼다. 지리자동차, 텐센트, 알리바바 주식을 포함한 50억위안 규모의 자산을 상장사로 옮기고 16억8천만위안 상당의 부동산도 분리했다. 
 
자산평가 과정에 대해서도 기자들 질문이 이어졌다. 위옌페이 중롄(中聯)자산평가유한공사 소속 감정평가사는 “평가 방식에는 수익법과 시장법이 있어, 방식에 따라 평가액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TCL전자의 평가가치는 시장법에 따르면 70억8천만위안, 수익법에 따르면 63억4800만위안이다. 
 
리 회장이 말했다. “주가 변동폭이 커서 시장법에 따른 평가는 회사 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하기 어렵다. 수익법으로 가격을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77억홍콩달러였던 TCL전자의 시가총액은 기준일에 64억홍콩달러로 내려갔고, 평가보고서를 제출할 때는 67억홍콩달러로 조금 올랐다가 12월25일에는 다시 59억홍콩달러로 떨어졌다. 시장법에 따라 11억9천만홍콩달러로 평가된 퉁리전자의 가치는 수익법으로는 13억홍콩달러가 된다. 결국 금액이 더 높은 13억홍콩달러를 선택했다.”
 
구조개편 뒤 TCL그룹의 관련 상표는 양쪽이 공유한다. TCL그룹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중국 100대 브랜드 평가에서 TCL의 브랜드 가치는 806억5600만위안(약 13조3900억원)으로 평가됐다. TCL의 브랜드 가치와 영업권을 반영하지 않은 것은 과연 합리적일까? 리 회장은 “800억위안이라는 브랜드 가치는 남들이 평가한 것이고 현재 TCL의 시가총액은 300억위안 정도”라고 했다. 그는 구조개편 전에 각 사업부문이 각자의 매출에 따라 브랜드기금을 납부해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홍보, 대형 국내외 박람회 참가 비용으로 썼다고 설명했다. 브랜드기금은 관련 용도에만 지출했고 잔액이 남거나 결손이 발생하면 다음 연도로 이월했다. 
 
TCL그룹은 자회사에 별도 브랜드 사용비를 걷지 않았다. 제품 판매, 홍보, 유통 경비는 각 사업부문에서 필요에 따라 지출했다. 구조개편 뒤 TCL 브랜드는 상장사가 소유하고, TCL그룹과 TCL지주회사가 함께 쓰게 된다. TCL지주회사가 TCL 브랜드를 사용한 신제품을 출시하려면 TCL그룹의 동의를 얻고 현행 브랜드 관리 방식에 따라 브랜드 유지비를 내야 한다. 
 
TCL그룹은 이번에 분리한 자산의 평가가치에 대응하는 주가순자산비율이 1.53배로, 상장사의 최근 주가순자산비율 1.1배보다 높아 저평가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이센스, 창훙(長虹), 캉자(康佳)의 A주 주가순자산비율은 각각 1.24, 1.02, 1.65였다.
 
2019년 1월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일부 소액주주는 분리되는 기업의 매각금액에 불만을 토로했고 주가가 더 오르길 바랐다. 하지만 표결 결과 분리 방안이 통과됐다. TCL그룹 주주의 96.65%가 논란 대상이 된 구조개편 방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구조개편 뒤 A주에 속하는 TCL그룹은 CSOT를 중심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소재, 산업금융, 창업투자 사업을 맡는다. TCL지주회사는 TCL전자, TCL통신, 퉁리전자, 가전그룹 등 스마트단말 사업으로 구성된다. 리 회장이 말했다. “구조개편 뒤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해 변해야 한다. 새롭게 편성된 조직에서 다시 한번 창업정신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구조개편이 마무리되는 시점이 TCL 변화가 시작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각 사업부문의 장이 직접 출자해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파트너가 되지 않으면 부문장을 맡을 수 없고 다른 사람의 부하직원이 되어야 한다. 임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실적을 개선해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다.”

   
▲ 2017년 9월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진행요원이 TCL의 카메라가 달린 스마트 냉장고를 작동해 보이고 있다. REUTERS
목표는 삼성
리둥성 회장은 CSOT가 앞으로 삼성 같은 기업이 되길 바란다. 2019년 1월4일 샤오미그룹은 TCL그룹 주식 6516만8800주(1억6700만위안어치)를 인수해 지분 0.48%를 확보했다. TV 등 경쟁사업을 분리하고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로 변신한 TCL그룹은 자연스럽게 샤오미 공급망의 일부가 됐다.
 
증권사들은 TCL그룹 구조개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주식 투자의견을 내 비중 확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광파(廣發)증권, 중신(中信)건설투자 등의 연구보고서는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해 앞으로도 공급과잉 위험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광파증권은 보고서에서 2017년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의 생산능력이 약 4% 늘어나는 데 그쳤다며, 수요가 억제된 상황이어서 경기가 단기간에 개선되긴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혹한기에 들어갔다. 일부 제조업체는 저세대 생산라인을 폐쇄해 공급을 줄였고 이익률이 떨어졌다. 삼성은 6세대와 일부 7세대 생산라인을 폐쇄했고, LG를 비롯한 몇몇 기업은 이익률이 미미하거나 적자 상태다. 중국 내 업계 선두인 BOE(京東方)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3분기 순이익이 33억8천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82% 줄었다. 3분기 순이익 하락폭이 81.42%에 이른다. BOE 매출은 694억6400위안으로 0.08% 느는 데 그쳤다.
 
이런 상황은 CSOT가 디스플레이 산업 주기의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CSOT의 2018년 상반기 매출과 총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06%, 33.98% 하락했다. 주주들은 CSOT 시장경쟁력을 우려한다. 주주총회에서 일부 주주는 “경쟁사인 BOE도 주가와 시가총액이 개선되지 않았는데 CSOT는 반드시 좋아질 거란 보장이 있나?”라고 물었다.
 
리둥성 회장은 CSOT의 수익 창출 능력이 개선될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생산을 고도로 집약화해 대형 패널 생산라인은 선전, 소형 패널은 우한에 집중시켰고 관리 효율을 높였다. 생산공장 집약화는 분산 투자에 비해 보조금이 줄어들겠지만 장기적으로 더 경쟁력 있는 전략이다. 리 회장은 “단말 사업부문 매각대금 47억6천만위안이 TCL그룹 운영자금으로 쓰일 것”이라며 “CSOT의 T6, T7 생산라인에 420억위안을 투자해야 하고 T4라인에도 200억위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SOT는 현재 LCD와 아몰레드(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8.5세대 T1, T2라인은 TV용 패널을 생산한다. 월평균 생산능력이 28만 장이다. 32인치 TV 패널에선 시장점유율 1위, 55인치 UD 등 대형 패널에선 중국 시장점유율 1위다. T3는 6세대 TPS 생산라인으로 스마트폰·노트북 등 중소형 패널, 11세대 TFT-LCD와 아몰레드 생산라인인 T6는 65인치 이상 초대형 TV 패널을 생산한다. T3와 T6는 설계된 생산능력만큼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6세대 저온폴리실리콘(LTPS) 아몰레드 플렉시블 패널 생산라인인 T4과 11세대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T7은 건설 중이다. T7은 2018년 11월 착공해 2021년 말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 2017년 중국 상하이 국제가전기구박람회(AWE)를 찾은 관람객들이 TCL 홍보관을 구경하고 있다. REUTERS
스마트폰·TV 부문은?
TCL 스마트단말 사업부문은 2017년 17억5800만위안 적자를 기록했다. 휴대전화와 가전제품 분야는 경쟁이 치열하고 대기업과 유명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높다. TCL은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리 회장은 “10년 전 시장을 장악하던 선두 기업들이 지금 얼마나 살아남았나? 조용히 싸우면서 경쟁사가 실수할 때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TCL휴대전화는 국내 실적이 저조하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아시아·태평양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 평균보다 낮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리 회장은 TCL휴대전화가 저가 브랜드라는 것을 인정하고 앞으로 고급 브랜드로 확장해 5세대(5G) 제품에서 기회를 잡기를 기대한다. “미국의 한 이동통신사가 5G 스마트폰 개발에 1천만달러를 지원했다. 우리의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2018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TCL통신의 휴대전화 판매량은 2286만4천 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4% 줄었다. 리 회장은 “3년 전에는 휴대전화 사업이 흑자였지만 지금은 시장을 많이 잃었다. 2013년까지만 해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화웨이, 샤오미, 비보, 오포가 성장한 뒤 TCL휴대전화는 경쟁에 적응하지 못했다. 자금회전이 느리고 매출채권 회전 일수가 길고 정책 결정도 비효율적이었다”고 말했다. 2017년 8월부터 리 회장이 휴대전화 사업부문을 직접 챙겼다. “TCL통신에서 열 달 동안 근무했다. 2018년 상반기 4억위안 이상 적자였지만 3분기에는 적자를 면했다. 앞으로 어떻게 이익을 낼지는 젊은 사람들에게 맡겼다.”
 
2018년 중국 내 TV 시장은 침체됐다. 특히 오프라인 시장은 1년 내내 하락세가 뚜렷했다. 첸잔(前瞻)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1~10월 TV 소매판매량은 3692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3% 줄었다. 판매액은 1137억위안으로 11.1% 감소했다. 2018년에는 11월11일 ‘광군제’ 기간에도 TV 판매량이 처음 하락했다.
 
TCL의 2017년 TV사업부문 이익률은 2.23%에 그쳤다. 리 회장은 하이센스, 스카이워스(創維) 등 대형 TV 제조사 이익률이 모두 떨어졌지만 TCL은 2018년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해외시장에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TCL의 TV사업부문은 전통 제조업 한계에 갇혀 있다. 동영상 업체 러스를 선두로 인터넷TV가 탄생했을 때 전통 TV 제조사들은 당황했다. 샤오미 스마트TV는 중국 시장에서 최고 자리에 올랐다. 하드웨어에서 이익을 포기하고 소프트웨어나 콘텐츠로 이윤을 창출하려던 러스의 사업 방식은 결국 실패했지만 전통 제조업체들은 반격하지 못했고 사업을 전환해야 한다는 깊은 시름에 빠졌다. 전통 제조업체에 미래의 기회는 어디에 있을까? 리둥성 회장은 국내와 해외, 전방산업과 후방산업이 함께 싸워야 시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TCL으로선 지금 CSOT가 선봉에 서고 TV가 뒷받침하며 가전과 산업단지가 그 뒤를 따라 함께 전진하는 진영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 2019년 3월호 종이잡지 79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9년 제2호
李東生闖關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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