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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히 따져보고 알뜰하게… ‘간장족’ 뜬다
[빅데이터로 보는 경제]
[107호] 2019년 03월 01일 (금) 최재원 jw@daumsoft.com
분석 기간: 2015년 1월1일~2019년 1월31일
분석 대상 문서: 블로그(585,414,611건), 트위터(13,799,183,697건), 뉴스(38,595,278건)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빅테이터 전문가
 
   
▲ 2016년 5월 점심시간 보행 전용 거리인 서울 덕수궁길에서 서울시 직원들이 ‘점심시간 30분만이라도 일을 멈추고 걷자’는 뜻에서 ‘점심시간 & WORK OFF, WALK ON’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는 걷기 마일리지를 쌓는 이들에게 기업 할인쿠폰을 제공했다. 연합뉴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간장족’이 새로운 소비 유형으로 떠오르고 있다. 간장족은 간장처럼 짜고 알뜰하게 소비하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이들은 할인쿠폰을 활용해 저렴하게 치킨, 피자, 커피, 프랜차이즈 외식 등 식음료를 즐긴다. 온라인 쿠폰을 미리 싼값에 산 뒤 오프라인 매장에서 20~3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하는 식이다. 
 
온라인쇼핑 업계에 따르면 2018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이(e)쿠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11번가에서 품목별 쿠폰 반매량을 보면 피자·치킨은 55%, 카페·음료는 75%, 뷔페는 57%가 늘었다. G마켓은 각각 13%, 10%, 10% 늘었다. 옥션은 각각 17%, 53%, 50%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온라인 쿠폰’ 언급량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1만248건, 8418건, 1만440건, 1만9912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쿠폰 판매량 증가는 클릭 한 번으로 다양한 식음료와 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데다, 외식비 증가에 부담을 느낀 이들의 선호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짠 간장처럼
이쿠폰은 구매한 쿠폰을 온라인이나 전화로 결제하거나, 온라인 결제 뒤 현장 결제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치킨, 피자 등은 대부분 온라인쇼핑몰에서 산 이쿠폰 번호를 해당 업체 주문 대표전화나 홈페이지에 입력해 사용한다. 프라이드치킨과 콜라 쿠폰을 1만6천원에 샀다면 대표전화로 연결해 모바일 쿠폰 번호를 불러주거나 치킨업체 홈페이지에 접속해 이쿠폰 번호를 입력하면 정상가 2만1천원보다 5천원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커피나 음료, 외식 상품권은 온라인 구매 뒤 현장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쿠폰을 사면 기프티콘 형태로 휴대전화 메시지가 오고, 매장에 방문해 해당 상품과 교환하면 된다. 이쿠폰은 대 부분 유효기간이 있고, 유효기간 안에 사용하지 않으면 주문 취소도 가능하다. 다만 결제액의 90%만 환불받을 수 있다.
 
   
 
할인쿠폰 사용처
할인쿠폰 사용처는 식음료 업체인 경우가 많다. 실제 빅데이터상에서도 2018년 ‘할인쿠폰’ 연관 키워드로 1위는 ‘햄버거’, 2위 ‘카페’, 3위 ‘식당’, 4위 ‘치킨’, 5위 ‘쇼핑몰’로 나타났다. 2016년에 비해 ‘쇼핑몰’ 언급량이 크게 떨어지고 ‘햄버거’ ‘카페’가 늘었으며 ‘식당’ 키워드가 새롭게 등장했다.
 
SNS에서 ‘온라인 쿠폰’ 감성어는 1위 ‘할인받다’, 2위 ‘저렴한’, 3위 ‘즐기다’, 4위 ‘합리적’, 5위 ‘당첨되다’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에 부담을 느낀 이들이 싼값에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목적으로 온라인 쿠폰을 찾는다는 뜻이다. 
 
최근 생일, 연말, 명절 등 기념일 선물을 기프티콘으로 대신 전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것도 이쿠폰 활성화에 한몫했다.
 
2018년 빅데이터에서 ‘기프티콘’ 언급량은 2015년보다 2.5배 늘었다. ‘온라인 쿠폰’의 긍정과 부정 비율도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긍정(85%)이 부정(15%)보다 높게 나타났다.
 
   
 
힘들어지는 외식업계
간장족과 온라인 쿠폰 시장의 확장과 맞물려 이를 악용하는 부작용 우려가 없지 않다. 유통·외식 업계에서 온라인 쿠폰 사용에 대비해 식품과 서비스 가격을 사전에 올린 뒤 쿠폰을 남발하는 꼼수를 쓰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온라인 쿠폰 사용이 외식업계 상황을 더욱 힘들게 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쿠폰이 없으면 아예 외식하지 않는 문화가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빅데이터에서 ‘외식’의 긍·부정 추이를 보면 2016년에는 긍정 67%(부정 33%)였지만, 2017년 긍정 56%(부정 44%), 2018년 긍정 47%(부정 53%)로 부정 비율이 점점 늘어났다. 
 
빅데이터에서 ‘외식’ 감성어를 살펴보면 2018년 기준 1위 ‘귀찮다’, 2위 ‘좋다’, 3위 ‘맛있다’, 4위 ‘비싸다’, 5위 ‘입맛에 맞지 않다’, 6위 ‘가격 인상’ 순으로 조사됐다. 과거보다 ‘외식’ 자체의 언급량이 크게 줄었고 ‘귀찮다’ ‘입맛에 맞지 않다’의 순위가 올랐다. 또 ‘비싸다’ ‘가격 인상’ 등 최근 외식 가격 상승을 반영한 감성어가 등장했다. ‘외식’을 귀찮게 생각하는 문화와 외식비가 올랐음에도 음식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의견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최근 간장족, 1인 가구, 혼밥족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의점 도시락이나 가정간편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문화가 확산되는 것도 그런 분위기의 하나라 하겠다. 가격이 3천~4천원대로 저렴한데다 종류도 다양해 선택의 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편의점 도시락 시장 확대가 불가피하며 기존 외식업 시장을 위협할 날도 멀지 않았다.
 
2018년 SNS에서 ‘식당’의 속성 키워드로 1위는 ‘메뉴’(1만3157건), 2위 ‘맛’(1만15건), 3위 ‘혼밥’(1219건), 4위 ‘분위기’(1169건), 5위 ‘느낌’(1135건)이었다. 2016년과 비교하면 ‘혼밥’ ‘분위기’ ‘느낌’ 순위가 크게 올랐다. 한식뷔페나 패밀리레스토랑 등 최근 어려움을 겪는 외식업계는 ‘혼밥’ ‘분위기’ ‘느낌’ 등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외식 유형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인 가구 트렌드와 분위기, 느낌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위해 매장 메뉴를 변화시키는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다. 
 
라이프스타일 변화도 외식업계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로 떠올랐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1980년 초반~1990년대 출생)가 강력한 소비자로 떠오르면서 이들의 요구를 반영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들은 디지털 기기를 자유롭게 다루며 SNS 등으로 일상을 공유하고 사회문제에도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한다. 또 세대나 성별에 상관없이 맛과 가격 외에 건강, 혁신, 윤리 등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잘 반영해야 식품업계가 살아남을 수 있다. 
 
온라인 쿠폰 거래가 늘어나면서 원치 않는 소비를 할 때도 없지 않다. 한 누리꾼은 “할인행사를 따라가다보면 내가 먹고 싶을 때 원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할인 품목을 따라가게 된다”고 했다. 일부에서 “할인쿠폰 발행을 줄이고 상품 가격을 내리는 게 낫지 않냐”며 범람하는 할인쿠폰 행사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 
 
요즘 들어 이쿠폰 중고거래도 활발해졌다. 한 중고거래 사이트만 봐도 최근 한 달간 각종 식음료 할인쿠폰 거래 글만 100여 건에 이르렀다. 피자, 햄버거, 제과·제빵, 커피 등 할인쿠폰과 기프트 카드가 정상가 기준 10~20% 할인된 가격에 거래된다. 이때 중요한 점은, 개인 간 거래이기 때문에 사기를 당할 위험이 높으니 안전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다.  
 
* 연세대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했고, 숭실대 IT정책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빅데이터 전문가로, 다음소프트 이사로 재직 중이다. 대학을 비롯한 기업체와 정부 기관에서의 다양한 강연활동을 통해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미래 전략과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을 제시한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9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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