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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과 상생협력·동반성장 전략 필요
[세계의 창] 황금알 낳는 동남아 시장
[107호] 2019년 03월 01일 (금) 권율 ykwon@kiep.go.kr
권율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2019년 1월18일 타이 치앙마이에서 열린 아세안(ASEAN) 외교장관 회의에서 외교장관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에 동남아시아는 황금알을 낳는 시장이다. 중국에 이어 제2의 교역시장으로 떠올랐고, 2018년 기준 한국의 대동남아 수출은 1002억달러, 수입은 596억달러를 기록해 교역 규모가 1598억달러(약 179조7천억원)에 이르렀다. 한국 기업의 투자 진출도 급속히 확대되면서 동남아 10개국으로 구성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에 대한 해외직접투자는 이미 중국을 넘어섰고, 수직분업 체제하에서 흑자 규모가 406억달러에 이르는 등 아세안은 미국에 이어 제2의 투자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남방정책, 아세안과 협력 기반 확대
문재인 정부는 새로운 외교 전략으로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구상’을 제시하고, ‘신남방정책’으로 아세안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아세안과 관계를 강화해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외교 지평을 넓히고, 신흥시장으로 떠오르는 아세안과 협력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2017년 11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발표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통해 ‘더불어 잘사는 사람 중심의 평화공동체’ 실현과 3P(People, Peace, Prosperity) 원칙이 제시되고, 2020년까지 한-아세안 교역 목표액을 2천억달러로 설정했다. 
 
그동안 국제 통상 환경이 급변하면서 아세안을 중심으로 역내 지역통합이 활발히 추진됐지만, 지역적인 중층적 경제체제를 형성하려는 동아시아 지역통합에는 일정 부분 한계를 보여왔다. 아시아의 경우 경제 규모 면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유럽연합에 이어 주요 경제권으로 부상했지만, 기능적 통합에 상응하는 제도적 통합을 위한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하기 어려웠다. 역내 국가 간 무역과 투자가 확대되면서 역내 분업 관계는 물론 상호의존 관계가 심화·발전돼왔음에도, ‘아시아 패러독스’(Asia Paradox)에 의해 제도적 통합 논의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타이에서 촉발된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아세안을 매개로 역내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아세안을 허브(hub)로 역내 협력 구도가 재편되고 있지만, 역내 지역통합 논의는 ‘아세안 경제통합의 심화와 외연적 확대’라는 측면에서 일부 성과를 보이고 있을 뿐이다. 동아시아 차원에서 경제통합은 역내 개발 격차 심화, 중국과 일본의 주도권 경쟁으로 사실상 답보 상태였다. 아세안도 주변화를 우려한 소극적 태도 때문에 그동안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아세안+1’ 차원의 협력체제 구축에 중점을 두어왔다. 특히 아세안은 역내 경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남남협력체라는 구조적 제약 때문에, 동아시아 경제통합을 위한 실질적인 추진력에서 많은 한계를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됨에 따라 아세안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타결에 적극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2017년 아세안 창설 50주년을 계기로 실질적인 협상 타결을 목표로 했으나, 아세안이 주도해온 역내 지역통합이 지연됨에 따라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 일본과 인도의 아시아·아프리카 성장 회랑 사업 등으로 주요국의 전략적 매핑(strategic mapping)에 큰 변화가 일어나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남방정책은 남북 정상회담 뒤 평화협력 외교를 강화하고, 한반도 평화 공존과 지역협력 기반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지만, 외교 다변화를 위한 아세안과 협력 기반 강화가 시급한 시점이다. 특히 아세안 외교를 주변 4강 외교 수준으로 격상하고, 아세안과 협력을 기본 축으로 동아시아 역내에 새로운 다자적 평화체제를 모색하는 것은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중·장기적으로 아세안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한국이 중견국가로서 외교 지평을 넓히고 균형 있는 외교를 추진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아세안 관계 수립 30주년 준비
2018년 11월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이해, 201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한국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특히 급성장하는 메콩강 유역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아세안 역내 개발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제1차 한-메콩국가 정상회의도 연이어 열릴 예정이다.
 
동남아 10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아세안과 중·장기 개발 협력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동아시아 역내 저개발국의 성장 기반 확충과 개발 격차 완화 노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무역, 투자, 기술이전,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연계한 종합적인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아세안은 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기술 역량이 부족해 중·장기적으로 자원을 소진하면서 성장 기반이 약화될 경우 중진국 함정에 빠질 우려가 있으므로 상생협력과 동반성장 전략이 필요하다. 
 
제1차 한-메콩국가 정상회의도 열리기 때문에 아세안 역내 저개발국 지원체제를 강화해 민간투자와 수출이 ODA 공여와 연계해 추진됨으로써 개도국 경제개발과 통상협력 기반 구축이 서로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호혜적 협력체제를 확립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생산기지로 떠오르는 아세안 생산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글로벌 보호주의에 공동 대응함으로써 미국과 중국의 강대국 간 대결 구도와 G2 리스크에서 탈피해 역내 지역통합 논의를 더 넓힐 수 있도록 협력 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할 것이다. 
 
* 남·북·미 관계 개선, 점차 심화되는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통상 갈등,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경제구조 변화 등 세계경제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 제시와 선제적 정책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글로벌 경제 분야에서 국내 최고 전문 인력을 갖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세계의 창’을 통해 전세계 경제 이슈와 해법을 보여준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9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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